검은 등 뻐꾸기

[모란꽃]

아이들의 왁자한 소리가 사라져버린 동네마다 봄도 스러져가는데 모내기를 끝낸 논은 연초록으로 유월을 열어젖힌다.

녹음이 우거진 뒷산의 숲은 어둑하게 빽빽하여 습기조차 증발할 틈이 없어 이끼류들은 제 세상을 만났다고 비단자락 같은 진초록을 뽑내느라 숲속은 그윽하다.

숲속에는 자태를 드러내지 않는 수많은 새들이 살면서 생태계에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데 여름철새 종류도 수백여 종류나 된다니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새들이 엄청 많다.

어떤 새들은 밤에만 운다거나 낮에만 운다거나 하는데 농사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검은 등 뻐꾸기란 놈은 낮이나 밤이나 울어댄다.

물론 혼자 그러지는 않겠지만 밤중에 서너 차례 깰 때가 있는데 깨는 날마다 보면 밤새도록 울고 있다.

울음소리가 4음절로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은 없다지만 꾀꼬리 소리도 표기하기 어렵고 검은 등 뻐꾸기의 울음도 어렵다. 또한 작은 몸에서 소리가 얼마나 큰지 온 동네가 시끄러울 정도다.

여러 사람들이 검은 등 뻐꾸기 소리를 표기하기 어려워 하며 '빡빡 깎고' '홀딱벗고' '휙 휙 휙 휙' 한다거나 '뻐 뻐 뻐 꾹'이란 표현도 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검은 등 뻐꾸기 소리를 직접 들어본다면 아! 그게 검은 등 뻐꾸기 소리였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⑨

[수명산]

예전에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걸을 때였습니다. 정맥꾼들은 정말 아무도 만나지 못하는 외진 산길을 걸어야했지요. 그때 만났던 '홀딱벗고새' 우리는 오월에 아가씨라고 불렀지요. 올해는 딱 두번 들었던것 같아요. 내년을기대해야 되겠지요. 덕분에 옛 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모란꽃]

ㅋ ㅋ ㅋ
못 들어본 사람들은 이상하다 하겠지만 검은 등 뻐꾸기 울음을 세종대왕님께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 여쭤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