꺽정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앞의 쇼파에 기대어 서있는 태민의 얼굴을
바라 보았다.
태민:"짜식 뭐 그런 눈으로 보냐?"
꺽정:"정말 라라형수를 집으로 초대 한다고? 선배 그럼 벌써 라라 형수와 그렇고 그런사이야?"
태민은 그의 물음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다.
태민:"그렇고 그런사이라니?"
곧 꺽정은 어울리지 않은 몸짓으로 몸을 이리저리 꼬며 쑥스럽다는듯 말했다.
꺽정:"그..거 있잖아..라라 형수를 집으로 데리고올 정도면....음...그..거.. 거시기..음.."
"뻐억!"
꺽정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둔탁한 소리가 집밖으로 퍼져나갔다.
꺽정:"아악! 왜 때려"
태민은 흘겨뜬 눈으로 뒷통수를 싸매고 있는 꺽정을 바라 보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태민:"이자식이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어!! 야 헛소리하지 말고 어서 나와."
그는 소리를 지르곤 발거음을 문밖으로 향했다.
꺽정:"나오라니? 어딜 갈려고?"
태민은 곧 그의 물음에 발거음을 멈추곤 등을 돌려 꺽정을 바라보았다.
태민:"오늘 오후부터 비가 온단다. 그러니 늦기전에 마켓에가서 장봐야지. 음..그리고
꺽정아 사실 오늘 아침부터 널부른 이유는..."
순간 꺽정의 두눈이 동그랗게 뜨어지고 있었다.
꺽정:"잠까아아아안!! 뭣? 혹시..? 설마.. 오늘 나보고 ..선배 농담하지마 안돼! 싫어 싫어!!"
그는 체 끝나지도 않은 선배의 말에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좌우로 매우 흔들었다.
태민:"이자식이? 야 임마 너 선배가 준 파천이 값은 치뤄 야쥐!! 얼릉 따라 나와!"
꺽정:"선배 정말 너무 하네. 설마 그것 때문에 파천이를 나에게 준거유?"
태민:"이 멍청한 녀석. 내가 그까짓껏 때문에 집안 가보로 내려오는 유물을 너에게 줄것같냐?"
그는 선배의 말에 멋적었는지 뒷통수 긁었다.
꺽정:"아니 그래도..아유 싫어 싫어..그걸 언제 준비해."
곧 태민의 살기 어린 눈빛이 꺽정에게 향해 날라가고 있었다. 아마 몇년전 선배가
건희의 얼굴을 마주보며 뿜어내었던 그 살기와 흡사했다. 순간 이맛살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꺽정이였다.
꺽정:"아...아..아이씨..정말.. 알았어 알았어. 에이 오늘 일진 한번 드럽군.. 그거 준비
할려면 하루종일 걸리는데.. 에이쉬!"
꺽정은 내심 투덜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태민을 따라 문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태민:"흐흐흐 고맙다."
꺽정:"이..씨 근데 라라형수하고는 확실히 여기서 저녁 약속을 잡긴 잡은거야?"
태민:"아니."
꺽정은 신발을 신다가 멈칫하며 고개를 들고는 아니란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태민을 째려 보았다.
꺽정:"뭐라고? 아직 약속도 잡지 않았다고? 그럼 안올수도 있단 말이네? 그럼 내가 힘들게.."
그는 말을 끝맷을수 밖에 없었다. 태민이 그의 어깨를 토닥토닥 친것이였다.
태민:"녀석 걱정하지 말아라."
싱긋 웃은 여유까지 꺽정에게 보여준 태민은 등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게단을 내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배의 목소리가 아랫층에서 울려퍼졌다.
태민:"서둘자! 비가 내리기전에 다녀와서 준비해야지."
꺽정:"아이구 내가 정말 못살아. 선배 기달려! 같이 가자고!"
* * *
"그런..다음 난 포도잔을 세잔 비우고..그리고 그다음엔..아유 짜증나! 도대체 기억이 안나니
말이지"
그녀는 생각만큼 머릿속이 잘 정리가 되지 않은지 화장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안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라라:"혹..시 어제 내가 술김에? 흠...아니야 아니야 내가 아무리술에 취해도 그런말은
하지 않았을꺼야. 근데 이제 어떻게 태민이 얼굴을 보지? 앙~ 못살아 못살아 미쳤어 지라라."
라라가 그녀의 방한가운데서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을때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열고는
들어왔다.
"애 라라야 너 해가 중천애 뜬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방안에서 그렇게 있을꺼야? 할일
없으면 엄마 도와서 집안 청소라도 하든지."
라라:"참나 엄마는 무슨 해가 중천애 떳다고 그래? 밖에 먹구름만 잔뜩 끼어 있구만 그리고
나 지금 기운이 하나도 없어. 엄마 미안해 나중에 도와 줄꼐."
그녀의 말에 라라엄마는 고개를 저으시며 한숨을 내쉬고는 가져온 빨래 더미를 라라의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라라엄마:"너 근데 어제 그 태민이란 남자아이와 무슨 사이야? 혹시 너희들.."
라라:"아..아니야 그런..거."
라라엄마:"야 이지지베야 엄마에게 속일걸 속여라. 괜찮아 솔직히 말해도돼 어제 잠깐 보니까
태민이란 아이 꽤 멋지던데?"
라라는 엄마의 말에 한걸음 성큼 다가 서더니 엄마의 팔을 잡고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라라:"엄마 정말 태민이 괜찮게 보여? 엄마 눈에도? 응 응 응?"
라라엄마:"애가 점점. 너 정말 태민이 좋아 하는구나?"
그녀는 엄마의 말에 놀란듯 흠칫 했다.
라라:"아..아..니야 그런거."
라라엄마:"흠 어쟀든 너 조심하는게 좋을꺼야. 이제 대회도 몇일밖에 안남았는데 네 아빠가
너 요즘 벼르고 게신거 알지? 이젠 더이상 말썽 이르키지말고 집안에 얌전히 있어."
라라:"으..응 알았어."
그녀의 엄마는 라라를 흘겨뜬 눈으로 바라 보시더니 발거음을 아래층으로 향하셨다.
라라:"어..엄마 근데 어제 태민이가 우리집을 어떻게 알고 찾아 왔었어?"
라라엄마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리시고는 고개를 갸우뚱 하시며 말하였다.
라라엄마:"응? 아..어제 잠깐 들은것 같은데 너의 수첩을 보고 집을 찾았다고 하는구나.
근데 집 번호는 써놓지 않아서 꽤 고생했다고 하드라. 쯧쯧쯧.."
그녀의 어머니는 그말을 끝으로 혀를 차시며 아래층으로 내려가셨고. 라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라라:"수첩을 보고?"
곧 그녀는 화장대 앞에 다가 가서는 그녀의 핸드백 안에 그녀의 수첩을 꺼내 들었다.
그냥 친구들 전화번호가 적혀있고 간단한 메모만 하는 수첩이였기에 그녀는 태민이 자신의
수첩을 열어 보았다고 해서 그리 놀라해 하진않았다. 헌데 그녀가 그 수첩을 열으니
푸른 색갈의 메모지가 수첩에서 떨어져 내려 왔다. 곧 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방 바닥에 떨어진
푸른 종이를 집더니 그걸 펼쳐 보았다.
라라:"응? 이게 모지? 앗! 이건 태민이가 남긴 거잖아?
memo: 라라야 오늘 6시에 너희집 공원 앞에서 기다릴께..
-태민-
그녀의 두눈은 어느세 벽에 걸려 있는 벽시계에 가있었다.
라라:"3시..."
그녀의 놀란 표정도 잠시 라라는 부리나케 아래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순간 태민을 만나러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의 몸은 어느세
욕조위에서 샤워를 할려고 물을 틀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피곤하다고 쉬고 싶다고 한 딸아이가 엄청난 속도로 게단을 쿵쾅 거리며
뛰어 내려와 욕조실로 들어가는걸 보며 고개를 저었다.
"좋을 때다 좋을때야. 쯧쯧쯧.."
* * *
"으랏샤사! 자아 모 빠진건 없겠지?"
태민은 손에 한아름 들려진 장 봇따리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뒤따라 탁자위에 장봇따리를
내려 놓고 있는 꺽정에게 물었다.
꺽정:"흠..말했잖아 다 샀다고. 이젠 선배는 이거 오이 부터 다듬어죠."
그의 말에 태민은 싱긋 웃으며 부억에서 앞치마를 가지고와 꺽정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태민:"알았어. 오이 부터 다듬은다고. 자아 이거 입고 해라."
꺽정은 곧 선배에게로 부터 받아든 앞치마를 걸치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꺽정:"근데 선배 도데체 왜 슈시(초밥)를 한다는 해서 이렇게 힘들게 해? 이왕 할려면 분위기
있게 스테이크나 이태리 음식으로 하지.그러면 쉽고 빠르게 할수 있잖아!"
태민:"아.. 사실 어제 라라와 같이 스테이크를 먹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라라는 초밥을 좋아 한데."
꺽정:"칫. 라라형수가 선배에게 그렇게 말했수? 나 초밥 좋아 한다고?"
꺽정은 이내 못마땅했는지 장봇따리 안에 들은 갖가지 재료들을 꺼내면서 퉁명스럽게
물었다.
태민:"아니야 그냥 어떻하다가 알게됐어."
꺽정:"참 이상해 내가 분명 라라형수에 관한 정보를 줄때 그런것 까진 준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참나 근데 왜 꼭 집에서 먹어야 하는거야? 저기 맨하탄에만 나가도 초밥 잘하는 식당이
한두게가 아닌데?"
태민:"야 이자식아 솔직히 너만큼 초밥을 잘만드는 놈이어딨냐? 넌 한국에서도 그 유명하신
초밥왕 식당에 유일한 후게자..."
꺽정:"됐어 됐어 그만해. 알았으니.."
사실 꺽정의 집안에선 일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다. 일제시절 그의 할아버지가 일본에서
배워온것을 토대로 식당을 만들었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전국에 체인점이 있을정도로
부흥했다. 물론 꺽정역시 어렸을적부터 아버지에게 초밥만드는걸 배워 왔으나. 꺽정은
왜인지 모르게 유난히도 초밥만드는걸 싫어 했었다. 어찌보면 꺽정의 덩치로 조그마한
초밥을 만드는것 부터 아이러니 하게 보여졌을수도 있었기 때문있었다.
허나 꺽정역시 타고난 실력때문인지 그가 만드는 초밥의 맛은 최상급이였다.
그걸 자아알~ 알고 있던 태민이였기에 그에게 부탁한것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어느세 꺽정의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맷혀있었다.
지금 그의 요리하는 모습은 평소의 꺽정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뭔가가 틀린 비범한 장인 정신의
기도와 같은게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듯했다.
옆에 앉아서 꺽정의 요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태민은 꺽정의 심각한 모습이 신기한듯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태민:"야..그걸 그렇게 만드는구나 어떻게 김밥이 별모양으로 나올수가 있는거지?"
꺽정:"훗훗 선배 이건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니야. 봐 별모양으로 나왔지만 안에 있는 밥풀들은
제모양을 유지하고 있잖아.. 모양내는건 쉽게 할수 있지만 안에 있는 밥풀들은 터지지가 않았잖아
모르는 사람들은 김밥이라 생각하면 무조건 둘둘말아 제치는데 그렇게 돼면 밥알들이 터지게
되있다고. 그럼 그건 김밥이 아니라 김떡이야 봐! 힘조절을 잘하는대신 안에 있는 내용물들은
그대로 잘 조여져 있잖아. 그래야 나중에 씹을때 모든 재료의 향기가 살아나고 맛또한 그것
이상으로 느낄수가 있다고."
태민은 알겠다는듯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태민:"대단하군. 어쟀든 꺽정아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6시에 라라를 데릴러 가야해.
그때까진 끝낼수 있겠지?"
꺽정:"흥 알았어. 이제 말기만 하면 돼니까 걱정말라고.."
태민:"그래"
꺽정:"으랏샤샤샤샤샤샤 고노 이빠이 이쁜 김밥 데스네~~ 히히"
이상하게도 초밥 만드는걸 유난히 싫어한다는 꺽정이였지만 태민이 옆에서 게속 감탄사를
연발하는것에 기분이 흡족해 졌는지.. 되지도 않은 일본어를 외치며 박차를 가하는 그였다.
* * *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하늘을 가득 메웠던 먹구름 때문이지
세상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일기예보와 는 달리 아직비는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라라는
혹시나 해서 가지고온 그녀의 노란 우산을 펼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심장은 태민하고 만나기로 한 집앞 공원으로 향할수록 쿵쾅 거리고 있었고
그녀의 두눈역시 수줍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공원 입구에서 긴숨을 내뿜으며 마음을 가다담았다.
'히유~ 왜이렇게 떨리지?'
그때였다.
"턱"
라라:"끼야악~!"
라라의 비명소리가 공원 안으로 널리 퍼져 나갔다.
순간 더 놀랬던건 그녀의 뒤에서 라라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던 태민이였다.
태민:"으악? 앗...라라야 나야..나."
라라:"어엇? 태민이구나.. 야 깜짝 놀랐잖아. 갑자기 뒤에서 그렇게.."
태민:"아 미안해.. 헛."
라라:"응? 왜그래?"
그녀는 태민이 갑자기 헛바람을 들이키기에 의아스러운 눈길로 태민을 바라 보았다.
태민:"라라야..너 오늘 정말 이쁘다."
그의 말에 곧 라라의 얼굴이 씨벌건 홍씨처럼 닳아 올랐다.
그녀의 허리깨에까지 오는 긴머리는 앙증맞게 생긴 빨간 리본으로 정결하게 묶여있었고.
백옥같이 하얀 그녀의 피부는 알래스카 산중턱에 끊임없이 쌓여있는 새하얀 꽃눈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은 핑크색갈 립스틱을 발랐는지 연분홍 꽃이 핀것 마냥 화사해 보였고
립글로우 역시 발랐는지 가끔가다 수줍게 반짝이는 그녀의 입술이 그녀의 오똑한 코와 조화를
잘이루고 있었다.
큰 그녀의 두눈안으로 빛나는 보석이 박혀져 있는것처럼 그녀의 두눈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사실상 그녀의 이런 모습은 태민이 처음 보는것이였다. 도장에서의 그녀나 어제 학교에서의
화장안한 라라의 모습도 청순하고 사랑스러웠으나.. 모랄까 오늘의 그녀는 뭔가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어제 청순한 미가 돋보였다고 하면 오늘의 그녀의 모습은 여자로써 아름다웠다.
한참동안을 태민이 멍하니 그녀를 바라 보자. 그녀는 내심 3시간동안 꾸민 보람을 느꼈는지
수줍은듯 해맑게 웃었다. 그동안 그렇게 남자에게 쌀쌀하게만 대해왔던 그녀도 지금은 한남자에게
잘보이고 싶어하는 여인이 될수 밖에 없었다.
태민:"고마워 나와 주어서."
라라:"어? 응 아..아니야 근데 무슨 일로?"
태민은 또다시 싱긋 웃으며 그녀의 손에 들린 노란 우산을 빼앗아 들었다.
태민:"아직 밥안먹었지?"
라라:"응? 어..아직."
곧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자 태민은 라라의 손을 잡았다. 순간이였기 때문이였을까?
그녀는 이내 당황해했었으나 얼굴만 붉힐뿐 그의 손길을 거절하지 않았다.
태민:"가자 내가 오늘 널위해 저녁을 준비 했어."
그는 그녀의 손을 잡은체로 발거음을 제촉했다. 그런데 태민는 한가지 눈치체지 못한게 있었다.
오늘 라라의 손톱위에는 어제와 달리 진한 와인 색갈의 메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는 것을..
라라와 태민이 떠나자 하늘에선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고 있었다.
* * *
"자아 어서들 오시라고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라라와 태민이 들어스자 꺽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외쳤다.
라라:"아 대철아 안녕? 와! 이걸 네가 다 준비 한거야? 이야 넘 이쁘다 이걸 어떻게 먹어
아까워서?"
꺽정:"흐흐흐 이쁘기만 한게 아니야 맛도 일품이지 흐흐흐"
꺽정은 테이블위에서 걸어 나오더니 쇼파위에 던져저 있던 자신의 코트를 주워 입었다.
라라:"어 대철아? 너 가는거야?"
꺽정:"참나 라라형수도 그럼 내가 여기 끼여서 뭐 한다고? 선배가 라라형수를 위해 나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만든거니 남김없이 다 먹어야해? 알찌?"
꺽정은 곧 무서운 눈초리를 만들며 그녀를 노려 보았다.
라라:"어..알았어 근데 왠만하면 같이..."
꺽정:"됐다니까 그러네. 아참 그리고 선배 여기 후식은 내가 냉장고 안에 만들어 놨어 잊지 말고
그것도 챙겨 먹도록 해!"
태민:"그래 고맙다."
꺽정은 선배의 말을 끝으로 파천목검을 조심스럽게 한손에 들고는 성큼 성큼 문밖으로 나가더니
갑작스럽게 힐끔 돌아섰다.
꺽정:"라라형수 오늘 진짜 이뻐."
"쿵"
그말을 끝으로 꺽정은 사라졌다.
곧 그녀의 얼굴이 부끄러웠는지 붉게 물들여지고 있었다.
태민:" 라라야 그렇게 물끄러미 서있지 말고 여기로 와서 앉어."
라라:"응? 어..그래 알았어."
그녀는 남자의 집에 온게 꽤 어색했는지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음식이 준비된 식탁에 앉았다.
라라:"태민아 너 굉장히 깔끔하다. 들은바로는 남자들은 꽤 지저분하게 산다고 하는데.."
그는 그녀의 말에 싱긋 웃었다.
태민:"아 여기 집 말이야? 하하 사실 어지렵필게 없다고 해야하는건 아니니?"
사실 그랬다. 혼자서 유학하는 그였기 때문에 필요한 용품이의에 물건들은 없었다.
그냥 큰 마루위에 있는 쇼파와 그 맞은편에 발코니로 연결되어 있는곳에 걸려진 레이스 달린
베이직색갈의 커탠과 텔레비젼 그리고 오디오. 정말 꼭 필요한것만 가지고 사는사람처럼 그의 집은
너무나도 심플했다.
태민:"흠..잠시만 너무 썰렁해 보이지?"
태민은 곳 자리에서 일어 서더니 마루로 나아가 천정에 달려진 전등 스위치을 껏다. 순간 암흑
속으로 들어온 그녀가 뭐라고 말할려는 순간 태민이 옆의 또다른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집안 곳곳에 숨어 있었던 불루 칼라의 네온 전등이 들어 왔다.
불루 칼라의 네온 불빛이 집안 곳곳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자 태민이 만족한듯 싱긋 웃었다.
그리곤 마루 한쪽으로 걸어가 오디오를 켰다. 그러자 부드러운 음악이 오디오에서 흘러 나왔다.
태민:"이젠 어때?"
라라:"넘 이뻐"
태민은 그녀의 놀란 모습에 싱긋 웃어준후 다시 자리로 가서 앉았다.
라라:"간혹가다 너를 만나면 꼭 영화속에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태민:"정말? 핫핫 이거 기분이 좋은걸?"
그둘의 모습이 라라의 말대로 영화의 한장면처럼 보여졌다.
* * *
"이야 너무 맛있어."
그는 그녀의 모습에 싱긋 웃었다.
태민:"역시 이녀석 초밥 만드는 솜씨는 알아 주어야 한다니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아까 꺽정이 떠나기전 하고간 협박때문이였을까? 초밥은 남김없이 없어져 버렸고
태민은 웃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있었다.
"진짜라니까! 내가 어렸을적엔 얼마나 많은 애들을 때리고 다녔는데?"
태민:"핫핫 그래 믿어."
그때였다.
집안에서 누군가 풀래시를 터트린것 처럼 반짝였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세상이 터질것 같은 천둥이 귀고막을 울렸다.
"쾅쿠루루 쾅!"
그녀는 갑작스럽게 내리치는 천둥번개에 놀랬는지 귀를 막았다.
라라:"앙~"
태민는 그녀의 모습이 꽤 귀엽게 보여졌는지 그녀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태민:"이런 오늘 날씨가 최악인걸?"
태민은 어느세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에 난 창문으로 바깥을 바라보았다.
어느세 줄기찬 빗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또다시 천둥번개가 굉음을 내며 내리쳤다.
"콰르르쿵!"
이번엔 벼락이 지척에서 떨어졌는지 소리도 귀고막을 찢을셈으로 들려왔다.
"끼야악"
순간 라라의 비명소리가 집안을 울리면서 그녀의 몸이 옆에 서있던 태민에게 안긴건 순간이였다.
그녀는 몸을 떨면서 태민의 품에 안기였고 태민역시 순간 놀랬으나 곧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거려 주었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자 이젠 더이상의 천둥번개는 내리치지 않았다. 곧 라라의 얼굴이
씨벌겋게 달아 올랐다. 천둥의 공포에서 벗어나자 자기 자신이 태민의 품에 안긴걸 자각한
것이였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태민의 두눈이 바로 그녀의 눈앞에
마주쳤다. 그의 호흡소리도 들을수 있었다. 어느세 라라의 심장소리는 세차게 뛰고 있었고
그의 그윽한 눈으로 그의 생각을 읽을수 있었다. 순간 태민이 부드러운 손짓으로 그녀의 이마깨에
있던 긴 머리를 뒤로 넘겼다. 향기로왔다. 그의 냄새가 너무나도 달콤하게 느껴졌다.
어느세 약속이라도 한듯이 라라의 눈은 감겨 버렸고 어둠이 찾아 오기전 그의 솜사탕같이
뜨겁고 달콤한 입술이 느껴졌다.
* * *
잠시만의 행복은 너무나도 짧았다.
곧 그둘은 서로를 마주 본체로 어색해 할수밖에 없었다.
태민:"어..음. 커..커피 할레?"
그의 어색한 물음에 라라역시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라라:"어? 어..커피..커..피 좋아 커..피"
그녀 또한 말 더듬기는 매한가지였다.
태민는 곧 수줍은 얼굴을 뒤로 한체 부엌으로 가서 물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허탈감이 인건 순간이였다. 곧 태민은 미안한 얼굴을 하고선 라라에게
말하였다.
태민:"이런 커피가 다 떨어졌네."
라라:"응? 어. 그..럼 괜..찮아."
태민:"아 그러지 말고 여기서 잠시만 기달려 줄레? 마켓이 바로 집앞이야 금방 갔다 올꼐."
라라:"응? ..응 알았어."
태민는 서둘러 목에 목도리를 둘러 메고는 밖으로 급히 나갈려다 뒤로 돌아 라라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태민:"금방 뛰어 갔다 올께"
라라:"태민아 밖에 비와 우산 가져가야지."
태민:"앗 그렇군 핫핫."
그녀는 태민이 한손으로 자신의 뒷머리를 긁은것을 보자 그가 꽤 귀엽게 느껴졌느지 그녀 역시
해맑게 웃었다.
"쿵"
소리가 난후 이제 태민의 집안에 홀로 남겨진건 그녀 뿐이였다.
그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다가가 기대어 섰다. 얼마 안있어 밖에 태민이
파란 우산을 들고 뛰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여졌다.
'바보 넘어지면 어떻할려고'
그녀의 얼굴은 또 시벌겋게 달아 오르고 있었다. 필히 방금전의 태민과의 꿈만같았던 시간을
회상하고 있던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곧 수줍은듯한 손짓으로 손을 들어 그녀의 입술을 만져 보았다.
아직까지 뛰는 가슴은 진정이 되질 않았다.
"휴~"
곧 그녀는 긴한숨을 내쉰후 마루로 걸어나왔다. 그리곤 그녀의 눈은 의아한듯 한쪽을 바라 보았다.
태민의 방.
호기심이였을까?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듬고는 조심스럽게 그의 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헌데 그의 방역시 마루와 틀릴것 없이 심플하기는 똑같았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깔끔할수 있을까? 그녀는 피식 웃으며 태민의 책상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가 그의 책상으로 향할수록 그녀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지고 있었다.
사진이였다.
남자와 여자가 팔장을 끼고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찍은 사진.
물론 그남자는 태민이였다. 그러면 그옆의 여자는? 허나 그녀는 그녀의 생각을 거기서
그만둘수 밖에 없었다. 마루에서 전화벨소리가 울린것이였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울려대는 전화 소리에 놀랐는지 서둘러 태민의 방을 빠져 나왔다.
그리곤 그녀는 다시 탁자위로 돌아와 앉아 턱을 괸체로 그 아까 사진속의 여자가 누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느세 전화기 벨소리는 다하고 태민의 응답기가 돌아 가고 있었다.
"김태민입니다 지금 외출중이오니 메세지를 남겨 주세요~"
그녀는 푸웃 하고 웃을수밖에 없었다. 전화기에 녹음된 태민의 목소리가 너무나 귀여웠기
때문이였다.
"나다 네친구 성욱이다 태민아~ 이자식 너 요즘 뭐하고 다니는데 콧배기도 안보이냐? 흐흐흐
어쨌든 다름이 아니라 너 저번에 내기 한거 잊지 않았겠지? 흐흐흐 하긴 너 요즘 소문에 듣자하니
아주 열심이라며? 야 태권도 하는 여자아이 확실히 이뿌니?.."
라라:"?!"
순간 라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곤 그녀의 두눈이 못믿겠다는듯 게속 치켜져
뜨어지고 있었다
허나 응답기에선 그녀의 이런 모습을 조롱하듯 그의 친구의 목소리는 게속 흘러 나오고 있었다.
"흐흐흐 낼 모래까지다 꼬실수 있겠냐? 내일 모레 까지 못꼬시면 넌 내기에 지는거다. 우리를
실망시키지 말아 다오. 그럼 낼모래 그 태권도 하는 여자와 한번 보자! 이만이다 오바."
그때였다.
"쿵!"
무엇인가가 떨어지는 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리난쪽을 바라 보았다.
떨어진것은 비닐봉지 않에 쌓여있던 인스턴트 커피통이였다.
어느세 태민이 문앞에서 두눈을 크게 뜨고 전화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곧 그의 두눈이 천천히
아직까지 경악으로 바르르 떨고 있는 그녀의 두눈과 대치상태를 만들었다.
태민의 두눈은 넋이 나간 사람의 그것처럼 멍하니 그녀를 바라 보고 있었고 그녀는 아직까지
믿을수 없었는지 크게 뜨여진 그녀의 두눈은 태민을 마주보며 파르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서로 마주 보고 있었을까?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핸드백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믿을수 없는.. 아니면 있을수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였을까? 현기증이 났는지 그녀의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진정을 한후 발거음을 밖으로 향했다.
필히 무슨 말이라도 태민에게 할줄알았는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지금
그녀의 모습은 엄청난 충격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이 서질 않은것 같았다.
그역시 갑작스러운 일때문에 넋이 나가버렸을까? 태민은 멍하니 그녀가 옆을 지나쳐도 아무런 말없이
처음 그녀가 서있던 그곳만을 뚤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쿵!"
그녀가 나가고 문이 닫혀졌다.
태민의 몸이 굳어 버린것일까 그는 그렇게 굳어 버린것 같이 게속 그녀가 떠나버린 자리를 바라
보고 있었다.
"번쩍!"
"쿵콰콰쿵쿵!!"
그때 태민의 정신을 들게해준건 또다시 들려온 천둥번개 소리였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돌려 신발장위를 보았다. 그곳엔 아까 그녀가 가지고 온 그녀의 노란우산이
노여져 있었다.
'라라!'
그는 재빨리 문을 열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뛰쳐 나갔다.
"라라야! 라라야 !!"
"쏴아아아아 쏴아아아아"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있었다. 삽시간에 그의 몸이 온통 비에 젓어 버렸다.
아무렴 어떠하랴.. 그는 제차 그녀의 이름을 불러 대며 뛰었다.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보았지만
그녀의 모습은 빗물과 어둠속에 가려져 쉽사리 찾을수가 없었다.
"라라야 라라야!"
얼마나 뛰었을까? 태민은 저기 멀리서 비를 맞으며 걸어가고 있는 그녀를 찾을수 있었다.
곧 그는 숨이 턱에 까지 차도록 뛰고 또 뛰었다. 그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앞지를수
있었다.
"라라야 라라야!"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뒤에서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어깨에다 손을 얹었다.
"획!"
그리고 그의 얼굴이 돌아간건 순간이였다.
"철썩"
태민의 돌아간 고개로 빗물이 줄기차게 그의 얼굴 곡선을 타고 흘러 내리고 있었다.
라라:"나쁜놈."
그녀의 흐느끼는 말이였다. 분명 하늘에서 폭포수 처럼 쏟아 지는 비때문에 그녀가
지금 눈물을 흘리는지 알수 없었지만. 그녀의 지금 말투로 봐서는 그녀는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걸 태민은 알수 있었다. 그의 마음이 안타까운걸 초월해서 그역시 그녀의 모습에
슬픔을 느꼈는지 그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태민:"그..그게 아니야..라라야."
라라:"꺼져 이 나쁜놈아 너 같은 자식은 두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
태민:"라라야! 제발 내 말좀 들어봐.."
라라:"무슨말? 넌 처음 부터 날 가지고 논것이였어!"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는 그녀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을까? 태민은 그녀의 손을 거칠게
잡았다.
태민:"바보야 왜 몰라 주니? 물론 처음엔 그렇게 널 알게 돼었어 하지만..."
라라:"됐어 이젠 그만해! 그만!!"
태민:"라라야 제발 내말좀 먼저 들어줘.."
라라:"무슨말? 또 무슨말을 하고 싶은데? 넌 진심이였다고 말하고 싶은거니?
어떤 말을 하고 싶은데? 됐어 김태민!! 날 더 이상비참하게 만들지마 넌 정말..흑흑."
태민:"라..라야.."
태민은 그녀의 모습에 아무런 말을 할수 없었다. 곧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라라:"다...신 내..앞..에 나타나지 말아줘."
그녀는 그말을 마지막으로 등을 돌리며 발걸음을 제촉했다. 태민은 그녀의 뒷모습에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태민:"바보야 난 널 사랑한단 말이야!"
그의 말에 라라는 잠시 멈칫했으나 그 순간도 잠시 곧 그녀는 어둠속으로 뛰어 갔다.
그녀가 사라지자 태민은 털석 무릅을 끓고 주저 앉았다 그리곤 한손으로 빗줄기 때문에
흘러내리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아니 어떻게 보면 얼굴을 감싸고 그 역시 흐느끼는것처럼
보여졌다.
곧 그의 나지막하는 말이 빗줄기를 뚫고 하늘로 올라갔다.
"널 진심으로 사랑한단 말이야..라라야."
세상을 온통 삼켜버릴듯한 물줄기가 내려지는 밤에 일어난 일이였다.
* * *
"도대체 태민오빠와 이 마녀는 안오는거야? 혹시 이거 또 둘이 어디로 도망친거 아냐?"
그녀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우며 도장창문밖을 바라 보고 있었다.
"비한번 더럽게 많이 내리네. 아유 짜증나 왜 이리 안와? 오겠지..설마 오늘까지
수련을 빼먹기야 하겠어?"
허나 그녀의 바램과는 달리 아침동이 틀때까지 언니와 태민오빠는 도장에 나타나질 않았다.
결국 그곳에서 날밤새운 나나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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