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 知者不言 言者不知” -노자의 도덕경-
몇년전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달렸던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떠오른다. 저자는 독특한 2분법적인 '패러독스'(paradox)로 독자들에게 정의에 대해 스스로 결론을 내리
도록 유도하지만 정작 '샌덜' 본인은 명확한 답변을 유보한다. 그만큼 딱 한 마디로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 읽어 보신 분은 이 책도 한번 쯤 읽어 볼 만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요즘은 서점에서 꼭 책 사서 볼 필요는
없어요. 서울시내 주민센터나 구립도서관에서 무료로 얼마든지 빌려 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과연 ‘춤이란 무엇인가? 이 또한 아주 다양한 답변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전제 자체가 댄스에 국한
되기 때문에 춤에 무관심하거나 전혀 문외한인 사람들에겐 질문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질문은
적어도 댄스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조건하에서 화두로 던져 본다.
먼저 “댄스는 스포츠인가?” “이 또 무슨 소리인가?” 당연히 스포츠의 하나지...” 그래서 댄스스포츠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시범종목에 든 적이 있었고 동아시아게임은 2010년 가을 중국 광조우에서 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댄스를 하지 않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마라톤이나 수영등 육상 종목 또는 축구나
배구의 구기 종목과 같이 정식스포츠로 보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은 희로애락을 표현 하기 위해서 춤을 시작했고 특정한 행사나 의식을 통해서도 춤을 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춤의 종류는 사람의 언어만큼이나 다양하다. 아프리카 오지의 어느 곳이든 중국 내륙의 아주
깊은 산속에서 사는 소수민족이라 할지라도 그들만의 고유 언어가 있고 그들만이 즐기며 추는 춤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춤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점차 인간의 삶의 한 가운데 자리 잡아
가고 있어서 개개인 의견 큼이나 분분할 거다. 우선 떠오르는 것이 댄스는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는 점이다.
결점이라면 하면 할수록 깊이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하다 보면 한도 없고 끝도 없다. 음악에 흠뻑 빠져서 파트너와 춤을 추다 보면 살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재미를 느끼다 보면 더 나은 춤을 추구하게 된다. 그야말로 댄스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즐거움
속에서 춤을 추게 된다.
물론 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남녀가 함께 어울리면 언제든 어디서든 늘 상 일어 날
수 있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事)와 같은 일들을 유독 댄스에만 더 크게 부정적 잣대를 들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춤을 시작하기 전 한 때는 나도 수영, 테니스 등을 좋아했었고 최근까지도 댄스 외에 골프도 즐기고 있었지만
이런 운동에서도 종종 누구는 어느 레슨코치와 어떤 관계라든지 그 여자와 그 남자는 그렇고 그런 사이라든지
하는 원치도 않는 소문이 내 귀에도 들려오곤 했으니 하는 말이다.
도대체 '춤이란 무엇인가?' 당장 일일이 물어볼 수가 없으니 댄스에 대한 단편적인 소견만을 말할 도리 밖에
없다. 나에게 춤이란 "이성(異性)이라는 상대 파트너와 같이 잠시 흥겹게 하늘 위의 구름다리를 걷는 산책”
이라고 말하고 싶다.(너무 감상적이고 서정적인가요? 나도 춤을 애호하는 사람의 하나니까 솔직히 가능한 한
댄스를 좀 더 미화하고 싶습니다)
춤을 출 때는 부드럽게 또는 격정스런 리듬에 맞추어 남녀가 사뿐사뿐 조화를 이루어 구름다리 위를 걷듯이
해야 한다. 왜냐면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란 서로가 상대방을 의식해가며 조심스럽게 춰야 한다는 게 평소의
내 지론이기 때문이다.(이 점에선 솔직히 가끔은 평소 내가 즐기는 춤과는 꽤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글 속에선
얼마든지 현실과 관념과는 크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 큰 상관없다)
이런 생각없이 파트너를 잊어버리고 자기 혼자만의 춤을 춘다면 이미 그건 둘이 추는 댄스가 아니다. 즉,
음악과 조화하고...파트너를 배려하고...자신의 수준에 순응하고...이런 것이 댄스라는 얘기다. 그리고 무엇
보다 먼저 우선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다. 댄스를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언젠가 배웠다고 자신만이 아는 소위 고난도의 스텝을 자랑스럽게 구사하려다가는 거의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단순히 춤을 즐기는 동호인 수준의 남녀가 이런 어려운 피겨(figure)를 사용하기 위해선 미리 서로
함께 약속된 루틴으로 수없이 많은 반복적인 연습을 거친 후에만 가능하다.
평생 낚시를 즐겼던 고대 중국의 ‘강태공’은 바늘없는 낚시로 낚시 자체를 즐겼고 남북조 시대의 ‘도연명’은
현(絃)없는 악기로 음악을 즐겼듯이 댄스도 스텝은 잘 모르더라도 분위기 자체만으로 춤을 즐길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선 춤의 실력보다는 기분에 맞게 음악에 심취되어 파트너와 어색하지 않은 조화를 이루어 추는 사람
이 진짜 춤꾼이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스포츠든 춤이든 먼저 겸허히 과욕을 없애고 상대방을 우선하면서 자신의 수준에 순응해야 한다
고 생각해 본다. 스스로 댄스를 즐긴다는 여러분! 과연 춤 이란 무엇인지요?
첫댓글 윈드님!
춤 이란 무엇인가요?!
춤 은~
평화롭고
즐겁고요~
나만의
행복입니다
헤
헤~
잘
계시지요!?
감사합니다 ^*^
잘 지내고 있어요. 뭐 어쩔 수 없는 운명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 스스로를 달래며 가능한 한 쓰나미
같은 이 상황이 빨리 종료되기를 바랄 뿐이죠. ㅎ~
어떤 운동(취미)이든지 본인하고 맞으면
그것이 기쁨이고 즐거움이 아닐런지요.
혼자하는 운동과는 달리 파트너와 함께
춤을 만들어가는 것은 매력인 것 같아요.
연습과 실전을 통하여 이제 심화과정으로
나가려는 찰나에 이런 시기를 만나니까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오프라인 모임에는
하나 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듯 합니다.
첨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은 좋은 거지만
넘 걱정 마세요. 몸으로 익힌 건 금새 다시 살아난
답니다. ㅎ~
춤이란 이성간에 음악을 매개체로한 바디 랭게이지(Body language:몸짓으로 소통하는 언어?)라
정의 한다면 동의해 주실라나요?
룸바, 왈츠,비에니스왈츠,자이브, 차차차.탱고등 댄스스포츠 종목의 기본 베이직 스탭만 익히고
중국의 대도시 우팅(舞厅(wǔtīng):댄스홀)에 가서 중국어 한마디 못하더라도
손만 내밀면 몇시간은 즐길수 있지요.
한국의 사교댄스(지루박.트롯트,부르스)가 통하는데는 유일하게 동경의 단스호르 에서
20수년전 출장가서 어울렸던적이 있었습니다.
파트너와 추는 춤자체가 신체의 일부분을 통한 의사표현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바디랭귀지(body language) 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도 몇 년전에 중국의 무도장(舞厅)에서 현지 여인과 왈츠를 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댄스스포츠 10종목(스탠다드 5, 라틴 5)은 국제표준화 되어 있어서 어느 나라에
가서든지 서로 기본을 알고 있다면 댄스를 즐기는 데 큰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