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글도 못쓰고 있었습니다.
어쨋든,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무기,갑옷 매니아인 저의 눈에 띄는 것들이 많았습니다(하라는 일은 안하고-0-;;;;;).
바로, 용접기와 고속절단기, 자투리 파이프, 버려진 철사 등 입니다.
이러한 공구와 자재들을 이용하여 편곤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
가. 자료수집
융원필비 번역본에는
"보병용의 경우 편곤의 본체인 몽둥이(棍) 부분의 길이는 10척 2촌 5푼이고 몽둥이에 달린 채찍인 편(鞭)은 길이가 8척 9촌이고 편의 아래 부분인 자편(子鞭)의 길이는 2척 2촌 5푼이다. 몽둥이는 단단한 나무에 붉은 칠을 하여 사용한다. 기병용 편곤은 보병용 보다 작아 편의 길이가 6척 5촌이고 자편의 길이는 1척 6촌에 불과하였다." 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만 이 길이 단위가 주척인지 영조척인지 알 수 없어 두가지 모두 적용한다면 그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터법 환산을 적용하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주척은 20.795cm, 영조척은 31.22cm입니다.
-주척기준: 보편곤 모/자편= 213.14875cm /46.78875cm , 기편곤 모/자편= 135.1675cm / 33.272cm
-영조척기준: 보편곤 모/자편= 320.005cm /70.245cm , 기편곤 모/자편= 202.93cm /49.952 cm
![](https://t1.daumcdn.net/cfile/cafe/242CEA3E53EF558B21)
(원출처: 융원필비, 2차 출처: 문화컨텐츠닷컴,)
다만, 실제 유물들은 이 기록에 나온 제원과 차이나는 개체들이 상당수 입니다.
여러 편곤 유물들을 찾았는데, 그 중 단순하여 실용적인 용도로 보이는 유물 두 가지 입니다.
1.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소장 편곤유물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소장중인 편곤유물입니다. 모편(손잡이, 긴 부분)의 길이가 70.3cm 입니다. 자편은 약 20~25cm 으로 추정되는데 자편의 길이가 나오지 않아 화면상 비율을 통한 추정입니다.
(출처: 해사박물관, 사진출처: 이뮤지엄)
2. 육군박물관 소장 마상편곤유물
모편의 길이가 96cm입니다. 다만 이 유물은 손잡이 부분 목재에 손상이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에 본래 더 길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편은 약 35~40cm 으로 추정되는데 자편의 길이가 나오지 않아 화면상 비율을 통한 추정입니다.
(출처: 육군박물관)
이 유물 역시 매우 투박합니다.
위의 두 유물은 장식도 없고 밋밋한 것 이 의장용보단 실전용이 아니었을까 추정됩니다. 다만 융원필비에 나온 기록에 비해 절반에 가깝게 짧은 부분이 걸리긴 합니다. 따라서 일단은 기록 보다 위 유물들을 바탕으로 하여 건설현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과 집에 방치되고 있던 나무에 맞춰 재현안 2가지를 만들었습니다.
나. 재료
1. 구경 25mm파이프
-모편(손잡이)의 양쪽 테두리와 자편 하단부(모편에 연결되는 부분)에 들어가는 4개로 구성됩니다.
25mm파이프를 쓴 이유는 소방 설비에서 많이 쓰는 파이프 중 25mm가 제 손에 맞아서 그렇습니다.
2. 철사.
-두꺼운 철사인데 제가 일하는 소방설비에서 쓰는 것은 아니고, 형틀목수 하시는 분들이 형틀고정용으로 쓰고 남아서 버린 것 들 입니다. 둥글게 말아 용접해서 사슬을 만들려고 합니다.
역사적 고증 대로라면 고온에 달궈 망치로 떄려 접합하지만, 제 여건상 그럴 수 없어 전기 용접기로 용접 후 망치로 때리고 다듬어 만들려고 합니다.
3. 목재(모편,자편)
예전 투창기 만들어 보려고 잘라왔다가 방치중인 나무입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편곤을 만드는데 쓰려고 합니다.
해당 수종은 까치박달이란 종류로 박달나무나 물푸레 나무처럼 곧고 튼튼해서 공구나 가구 등의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무기를 만드는 용도로도 쓸만하다 여겨집니다.
(출처: 필자)
다. 장비
1. 그라인더: 쇠로 된 것들을 자르고 갈아낼떄 사용합니다. 손으로 들고 쓰는 핸드그라인더와 고정해서 놓고 사용하는 탁상 그라인더가 있습니다.
2. 용접기: 파이프, 철사 등등 준비한 금속 재료들을 용접기로 용접하여 접합합니다.
3. 망치(소형, 대형): 용접하고 아직 굳기 전에 때려서 평평하게 접합하거나, 용접부 표면에 생기는 산화피막(용접한 부분에 남는 산화철이 대부분인 검은 덩어리 혹은 막, 현장용어: 용접똥)을 쳐서 털어내는데 사용합니다.
4. 철솔: 망치로 때려서 털어도 남는 산화피막을 제거합니다.
라. 재현안
1. 1번 계획안
육군박물관 소장품을 바탕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모편(손잡이)의 양쪽 테두리와 자편 하단부(모편에 연결되는 부분)에 들어갈 길이 12cm짜리 파이프 3개와, 모편의 손잡이 부분에 들어갈 4cm짜리 1개로 구성됩니다.
-고리는 총 7개로, 모편 자편에 각각 1개씩 2개, 연결고리로 3개, 자편 고리에 장식적인 목적으로 2개가 연결됩니다.
2. 2번 계획안
해사박물관 소장품을 토대로 만들려는 재현안입니다.
-모편(손잡이)의 양쪽 테두리와 자편 하단부(모편에 연결되는 부분)에 들어갈 길이 12cm짜리 파이프 2개와, 자편의 타격부와 모편의 손잡이 부분에 들어갈 4cm짜리 2개로 구성됩니다.
-고리는 총 4개로, 모편 자편에 각각 1개씩 2개, 연결고리로 2개가 들어게 됩니다.
유물의 제원을 따라 이에 맞추어 모편의 경우 70~96cm기준으로 목재를 다듬으려고 합니다(육박 유물의 경우 실제보다 길었을 수 있습니다.).
ps. 공사장은 훌륭한 재료공급원입니다. 평소에는 퀘스트와 노가다로 돈을 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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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뮤지엄, (http://www.emuseum.go.kr/index.do)
문화컨텐츠닷컴, 융원필비번역본, (http://www.culturecontent.com/)
육군박물관, (http://museum.kma.ac.kr/kor_n/index.jsp)
첫댓글 완성되면 투구 속 수박이나 갑옷속 돼지고기 상대로 칼과 타격 비교 실험 하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ㅋㅋㅋ
투구와 갑옷도 다시 만들고 싶으나..ㅜㅜ
응원합니다. ㅎㅎ
다양한 재현안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보편곤의 길이가 어마무지하게 길군요. 저 정도 길이면 왠만한 창 저리가라 할 수준인데 저걸 어떻게 운용했는지 궁금하네요.
써 놓고 보니 주척이 기준같습니다. 3m면 창 수준이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탈곡은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