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1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손을 내밀어 살려주소서.
어려서 내가 살던 고향집 앞에는 작지 않은 방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이름도 ‘방죽골’이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그 방죽은 아주 꽝꽝 얼어서 썰매를 타거나 외발타기(통나무를 삼각형으로 깎아서 굵은 철사를 밑에 대서 스케이트처럼 만든 놀이기구)를 타거나 미끄럼을 타는 데 가장 좋은 놀이터였습니다. 장난기가 많은 아이들은 얼음을 송곳으로 구멍을 내서 아주 조금만 빠지게 만들어 놓습니다. 그러면 살얼음이 얼어서 쏜살 같이 지나치지 않으면 썰매나 외발을 끈으로 묶은 발이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그러면 버선이 젖어서 발이 꽁꽁 얼기도 하였습니다. 짚불을 놓아 말리다가 바지도 태우고, 버선도 태우고, 집에 와서 어머니한테 혼나기도 하고, 동상에 걸려 고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해 겨울인가 갑자기 날씨가 무척 푹해졌습니다. 얼음이 많이 연해졌고, 일부는 녹아서 작게 뚫어놓은 구멍들이 갑자기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개구쟁이들은 방죽에서 놀면서 살얼음 위를 지나치는 묘기에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 박수도 치고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얼음 위를 지나다가 그만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얼음 구멍에 빠진 아이는 무거운 솜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솜이 물에 젖으면서 얼음을 잡으며 나오려고 하면 다시 얼음이 꺼지고, 꺼져서 몇 번을 물에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구경하던 우리는 같이 빠지게 될까봐 접근도 못하고, 정말 속수무책이 되었습니다. 우왕좌왕할 때에 동네 아저씨 한 분이 가마니하고 새끼줄을 가지고 와서 던져가지고 아주 힘들게 얼음 구멍에서 구해냈습니다. 얼음에 빠졌던 아이는 아저씨의 손을 잡고 겨우 살아났습니다. 아저씨는 군대에서 배운 응급처치 요령으로 아이의 옷을 벗기고, 담요를 덮어서 따뜻하게 해 주고 온몸을 비벼서 몸을 풀어준 다음에 집에 데리고 갔습니다.
죽음 직전에 살아난 아이는 동네 아저씨의 우악스러운 손에 이끌려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대하면서 문득 60여 년 전에 있었던 그 사건이 생각난 것은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나병 환자를 어루만지며 살려주신 것이 가슴에 강렬하게 실어오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손을 내밀어 나를 어루만져 주시고, 놀란 가슴을 달래 주시고, 꺼져가는 생명의 숨길을 되살려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좌절과 절망에서 몸부림칠 때, 죄로 더렵혀진 나를 주체할 수 없어 괴로워할 때. 내 인생이 끝날 때, 주님은 내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기를 기도합니다. “얘야! 내가 하고자 하니 살아나라. 내가 너와 함께 있고자 하니 내 곁에 머물러라.”
내 인생이 끝날 때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가족에게 부끄럼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때 반갑게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좋은 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내 할 일을 다 하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님께 순종하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다른 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힘주어 대답하기 위해
지금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사회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느냐고 나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나는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겠습니다.
내 인생이 끝날 때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우겠습니다.
【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에서... 】
<이스라엘은 크게 패배하고, 하느님의 궤도 빼앗겼다.>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4,1ㄴ-11
그 무렵 필리스티아인들이 이스라엘을 대적하여 싸우려고 모여들었다.
1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러 나가 에벤 에제르에 진을 치고, 필리스티아인들은 아펙에 진을 쳤다.
2 필리스티아인들은 전열을 갖추고 이스라엘에게 맞섰다.
싸움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인들에게 패배하였다.
필리스티아인들은 벌판의 전선에서 이스라엘 군사를 사천 명가량이나 죽였다.
3 군사들이 진영으로 돌아오자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말하였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를 치셨을까?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옵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시어 원수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도록 합시다.”
4 그리하여 백성은 실로에 사람들을 보내어, 거기에서 커룹들 위에 좌정하신 만군의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왔다.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하느님의 계약 궤와 함께 왔다.
5 주님의 계약 궤가 진영에 도착하자, 온 이스라엘은 땅이 뒤흔들리도록 큰 함성을 올렸다.
6 필리스티아인들이 이 큰 함성을 듣고,
“히브리인들의 진영에서 저런 함성이 들리다니 무슨 까닭일까?” 하고 묻다가,
주님의 궤가 진영에 도착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 필리스티아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말하였다. “그 진영에 신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망했다! 이런 일은 일찍이 없었는데.
8 우리는 망했다!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겠는가?
저 신은 광야에서 갖가지 재앙으로 이집트인들을 친 신이 아니냐!
9 그러니 필리스티아인들아,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
히브리인들이 너희를 섬긴 것처럼 너희가 그들을 섬기지 않으려거든, 사나이답게 싸워라.”
10 필리스티아인들이 이렇게 싸우자, 이스라엘은 패배하여 저마다 자기 천막으로 도망쳤다.
이리하여 대살육이 벌어졌는데, 이스라엘군은 보병이 삼만이나 쓰러졌으며,
11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고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죽었다.
축일1월 11일 성 토마스 (Thomas)
신분 : 신부
활동 지역 : 코리(Cori)
활동 연도 : 1655-1729년
같은 이름 : 똠마소, 도마, 토머스, 톰마소
이탈리아 벨레트리(Velletri)의 코리에서 태어난 성 토마스는 매우 가난한 집에서 자라났지만 자비심 많은 어느 사제 덕분에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부모를 도와서 여러 가지 일을 도왔고 또 로만 캄파니아(Roman Campania)에서 양치는 일에 오랫동안 종사해야만 하였다. 그는 양치는 동안에 친구들과 잡담하는 대신 혼자 조용한 곳에서 하느님을 관조하며 묵상하였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기도와 관상하는 습관이 붙었다.
양친을 잃은 뒤 성 토마스는 22세의 나이로 코리에 있던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여 6년 뒤에 사제로 서품되었다. 그는 수련장으로 임명되었으나 항상 한적한 곳을 찾아 그곳에서 관상생활에 몰두하기를 원하였다. 마침내 그는 허락을 받고 수비아코(Subiaco)와 인접한 치비텔라(Civitella)로 갔다.
그가 한 번은 성당에서 성체를 영하던 중에 탈혼에 빠져들었는데 성합을 손에 든 채로 천장까지 떠올라 잠시 있다가 밑으로 내려와서 형제들에게 성체를 영하여 준 적이 있었다. 또 그는 식탁에 놓인 빵을 모두 걸인들에게 나누어 주기 때문에 그 공동체의 회원들이 식탁에서 빵을 모두 치우곤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말을 자주 하였다. "만일 마음이 기도하지 않으면, 혀는 헛수고만 할 뿐이다." 그는 1990년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해 시복된 후 1999년 11월 21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같은 교황으로부터 성인품을 받았다. 그는 코리의 톰마소(Tommaso da Cori)로도 불린다.
축일1월 11일 성 히지노 (Hyginus)
신분 : 교황
활동 연도 : +142년경
같은 이름 : 히기노, 히기누스, 히지누스
성 히기누스(또는 히지노)에 대해서는 그리스 출신으로 교황이었다는 사실 외에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그리스어로 ‘건강한, 유익한’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그는 아마도 교황 성 텔레스포루스(Telesphorus, 1월 5일)를 계승하여 138-142년까지 재위한 듯 보인다. 그는 재위 기간 중 영지주의자인 발렌티누스(Valentinus)와 케르도(Cerdo)와 논쟁을 벌여 정통신앙을 고수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교회의 성직 제도를 재정비하고 사제 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을 설립했으며, 세례성사 때 대부모를 세우는 제도를 도입한 교황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는 순교하여 바티칸 언덕에 묻혔다고 전해지지만 순교하였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오늘 축일을 맞은 토마스 (Thomas), 히지노 (Hyginus)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