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자끼 자장가를 들으며
정철훈
자장가는 왜 이리 슬플까
그건 꿈에서 왔기 때문이지
이루지 못한 꿈
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
자장가는 전생에서 오는 것
세상이란 슬픈 곳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지
태어나기 전부터 알기 때문이지
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
자장가는 태반에서부터 빙글빙글 돌아가는 음반
바늘이 운명의 표면을 긁을 때 나는 소리
하늘의 별도 그렇게 태어나고 그렇게 소멸한다지
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
자장가는 아기의 귀에 수면의 묘약을 흘러보내며 말하지
세상 같은 거 잊으라 잊으라
지구는 회전하고
세상의 모든 자장가는 그 회전축을 따라 돌고 있지
바유시키 바유 바유시키 바유
***** 까자끼는 우크라이나와 남부 러시아 땅에 주로 살았던 코사크족의 러시아식 발음입니다.
우크라이나 발음으로는 코자키. 아울러 ‘바유시키 바유’는 우리말로 자장자장 같은 뜻입니다.
전쟁도 벌써 일 년, 포성이 아닌 자장가를 들으며 단잠에 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