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장정일의 독서 일기 5
저- 장정일
출- 범무사 (2006.12.10.)368쪽
책명-장정일의 독서 일기 5.hwp
독정-2019. 12. 1
·지루할 때 참고 읽으면 작가의 진득한 육성이 들린다.
· 동굴 속의 독자인 우리는 책이라는 가느다란 통로를 통해 인간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림자 이상의 것을 바라보고 찾는다. 그래서 너무 인간적인 것은 항상 폄하된다.
<바다의 침묵>은 거의 들리지 않을 듯이 낮은 못소리로 선한 사람들의 희쇼ᅟᅢᆼ과 그들의 희생을 화력 삼아 전진하는 미친 역사에 대한 심문과 저항을 문자화해 놓은 것들이다.
· 좋은 영화란 넓게는 세계와 역사를, 좁게는 영화를 보고 있는 ‘나’자신의 삶을 해석하게 해준다.
남상순의 <흰 뱀을 찾아서>는 아주 규범적 작품이다 초등 3년 우경영이 할머니와 사촌 언니의 죽음, 할아버지의 노망과 아버지의 가출을 경험하며 유년을 마감하느 성장소설이면서 유년시절에 목격했던 불가해한 수수께끼를 중학교 백일장에 나가 가족이야기를 써서 주인공으로 문학에 눈뜨게 화는 입문소설이다. 경경이 쓴 글은 필화로 번져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경찰서로 끌려가 초죽음이 되고 간첩으로 몰린다, 그후 아버지는 패인이 디과 “나는 그 후 더 이상 책을 보거나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맹세”하면서 그동안 써두었던 글들과 책들을 모조리 불태운다. 끝은 “:그리고 내가 다시 글 쓰는 일을 시작하면 더 이상 할아버지의 손녀아 아니라느 맹세문을 작성한 다음 그곳에 내 손도장을 꾹 눌렀다. 도장밥이 종이 위에서 피처럼 문질러졌다. 나는 그때 중3이었다로 맺어진다.
· 내것보다 더 훌륭한 시집들을 수천 권이나 버리면서 내 시집은 한 권도 버리지 못했다. 그게 훌륭해서가 아니라 혹시 나를 참조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자료 삼아 남겨 두었다. 그리고 그날 알았다. 業업이 뭐냐고? 다른 것은 모두 버려도 ‘나’는 버리지 못하는 것. 내가 ‘나’를 버릴 수 ㅇ벗는 것. 그게 업이고 그래서 윤회가 빈복된다. 려지느 훌륭한 것들ㅈ보다 훌륭하지 못하면서도 내 것이기 때문에 1호봉투에 넣고 다시는 열어보지 ㅇ랂을 서랍 속에 숨겨둔 애물단지들.
· 사랑 운운하는 문장은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지하철의 차내나 간혹 큰 빌딩의 엘리베이터에 적어 놓은 ‘오늘의 명언’처럼 주인 없는 말이다. ‘시간은 돈이다’같은 명언 밑에 소크라테스니 그 말을 발설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 놓는 것이 우스개처럼 느껴질 때가 얼마나 많은가?
슬픈 영화에 속하느 것은 서부영화다 주인공이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리다가 모습이 점차 작아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러면 우리는 “The end”라는 글씨에 아랑곳없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직원이 일어나라고 말할 때까지. 왜냐면 주인공의 모습이 여전히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로 가는길>과 <읹디아 몬순>은 인도인 귀족 연인과 달아난 할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 오리비아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손녀 올리바아와는 어떤 혈연도 없는 자가 겪는 인도 체험기기다. 화자인 손녀는 유부남이었던 토후와 달아난 오리비아의 상황을 더듬으며 서구인의 눈에 먼지처럼 보이는 인도와 서구인의 눈에 포착되지 않는 인도의 열기를 함께 느낀다. 마지막 장에 묘사되는 ‘먼지와 열기’와도 다른 기후는 바로 인도의 또 다른 모습이다. “나는 거의 아래를 내려다 보지 않았다. 비가 기칠 때면 계곡에는 안개가 소용돌이치고, 공기는 습기에 흠뻑 젖어서 새들은 그 짙은 안개 속에서 헤엄치는 듯 보이며, 나무들은 마치 해초처럼 물결치리라.
· 오토미톤은 “어떤 내용이 입력되었을 때 자동으로 틍ㄱ정한 출력을 가능헤 하는 무의식적 자동화 영역.‘이다. 운전 교습 받을 때 온갖 순서와 주의 사하을 집중해서 의식적으로 행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자동화 부분에 의애 이루어지면 인간은 그 능력만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문명은 오토마톤화된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고 지적 욕구를 항상 새로운 것을 향해 돌리는 인간에게서 이루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