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읽고 하루종일 내내 울었습니다.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저렇게 공부하고 연습하는것이 하기 싫어서였는듯...싶습니다.
나는 시간도 없고, 경제력도 없고!! 하는건 핑계대는것이라는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예원과 선화예중의 차이까지 느껴지는... 아니면 저 사람이 비하하는것일까
이 사람이 얘기하는 모든것이 힘드면서도 얄미울정도로 부럽더군요.
저렇게 처절하게 해야하는걸까.... 난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때문에
엄마한테 대학나오면 나 뭐하냐... 지금 인문계 가버리면 적응못하는 나로써는 힘들텐데
너무 멀리온것 같다...하며 울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 하나때문에....]
제목:예원중->인문계 이과->인문계 문과->서울대 경영학과까지 파란만장한 나의 18년
은비내리는나라님. 오르비스옵티무스 합격자수기 펌.
11월 16일 밤 9시.. 도저히 맨정신으론 채점 할 수가 없어서
친구들이랑 술한잔 한 뒤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한개씩 채점을 했다.
언어 98
수리나 100
외국어 100
국사 50
근현 50
경제50
한국지리 47
독일어 50
채점을 하고 하고 또하고, 보고 또 보고,,,,아마 이날
울면서 잠들었던 것 같다. 나의 불쌍하고도 힘들었던 지난 6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 갔던 것 같다.
예원중에서 상위권이면 떨어지는게 더 힘들다는 서울예고를..
그 힘든 일은 해냈었다.
13년간 쳐 왔던 피아노를 그만 두면서, 수능 138일을 앞두고
문과로 전과하면서... 과연 내가 잘하는 짓일까? 미친 짓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결국엔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했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비록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굳은 다짐으로 버텼던
나의 치열했던 고등학교 생활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11월 16일 눈물로
잠들었던 것 같다.
나는 89년생이다.
92년 4월부터 그러니까 말도 제대로 못할 때 부터 나는 피아노를 쳤다.
엄마 말로는 내가 배우지도 않았는데 피아노 앞에 앉아서 건반을 치면서
좋아하길래
일찍부터 시켰다고 했다. 아, 물론 소질도 있었다.(민망 -ㅁ-ㅋ) 뭐 어디까지나
일반인에 비하면 말이다. 적어도 엄마 손에 이끌려 피아노 학원에 가서 시간 때우다
오는 또래 들과는 달랐다
초등학교 가기 전까지 체르니 40번 까지 했던것 같다.
아빠가 미국으로 발령나는 바람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의
피아노 레슨비는 정말 상상 초월이였다. 왠만한 선생님들은 1시간당 40만
원(그당시돈) 정도를 요구 했다. 예원중 입학을 염두해둔 엄마는 이 돈을 감수하며
하루에 7시간씩 연습을 시켰고, 나도 별 무리 없이 피아노를 쳤다.
어린 나이라 영어도 금방 배웠고,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5,6 개월 정도 뒤엔 학교에서 정상수업을 받고 미국인과 말하는데 문제가 거의 없
었던 것 같다. 어린 애들끼리라 인종차별의 개념도 없었고, 음악 교육이 활성화된
미국에서, 피아노를 잘 치던 나는 음악시간이면 늘 반주를 쳤고, 쉬는시간마다
애들이 피아노를 쳐보라고 몰려들어서 친구들을 금방 금방 사귀었다.
5학년 때 한국에 돌아 왔는데 학년이 맞지 않아서, 그냥 한 학년을
건너 뛰었다. 지금은 이렇게 못한다고 알고 있다. 5학년 때 한국에 온 나는
예원중 입학을 목표로 각종 전국 콩쿨에 나갔고, 하루에 8시간 이상 연습 했다.
6학년 때는 13시간 정도 쳤다. 손톱이 부러지는건 일도 아니였고, 장시간
앉아 있어서 허리도 아팠지만 어쩔수 없었다. 예원중 입학은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굉장히 힘들다. 게다가 학교 수업에 절대로 쳐지면 안돼기 때문에
공부도 함께 했는데, 학교 갔다와서 밤11시 까지 피아노 치고 새벽까지
재능수학, 구몬국어 등을 풀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몇시간씩 연습하고
책상에 앉으면 머리에서 피아노 음이
울려서 공부하는데 힘들었다. 한국말을 너무 많이
까먹어서 엄마랑 국어 공부도 했다. 이 당시엔 영어로 생각하고 한국말로
말하는게 편했다. 지금은.......당연히 그 반대다. ㅋㅋ
또래 친구들이 한창 뛰놀 나이에 나는 하루에 1시간도 마음 놓고 놀지 못했다.
6시간 이상 자지도 못했고 6학년 2학기 땐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삶이 피아노 잠으로 양분 됐다.
누구나 그렇듯 초등학교 때 대학은 서울대 밖에 없는 줄 안다. 나 또한
예원중 -> 서울예고 -> 서울대 음대 ->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라는 민망한 -_- 꿈을 가지고 있었고, 반드시 예원중학교를 붙겠다
는 강렬한 의지로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예원중 시험장에서 콩쿨에서 만났던 익숙한 얼굴들과 KHJ PLK 등
초ㅚ수급 실력을 가진 애들도 보여서 정말 덜덜 떨렸던 것 같다. KHJ는 예원학교
수석 입학졸업 서울예고 수석 입학 후 1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가볍게 합격해 주신 전형적인 천재인데, 예원중 시절 왠만한 노래는 한번 들으면
환상적으로 악보를 작성해 내서 나를 기절시키던 친구였다.
어#51726;든 나의 유년기를 통채로 바쳤던 예원중학교 피아노과에 최종합격을 했다.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은 모른채, 마지막 6학년 겨울방학은 행복하기만 했다.
--- 왕벌의 비행은 내립니다. -_ㅠ 저도 어떻게 해야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ㅠㅠㅠ
중학교에 들어가 보니, 내가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 알게 되었다. 누구하나
빠짐없는 실력이였고, 다들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실기에 굉장히
민감해 했다. 예원중을 나오면 당연히 서울예고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말도 안되는 것이였다.
예원중학생들이 다 서울예고를 붙는 것이 아니라 서울예고
에 갈 실력이 있는 학생들이 예원중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었다.
학교에서 4시 반에 집에 오면 11시 까지 피아노를 치고 12시 부터 새벽 3시까지
공부를 하고 자야지 상위권을 유지 할수 있었다. (약 15% 정도....)
피아노 - 8시간 + 공부-3시간 이 내 일과 였고 잠은 수업시간에 조는 것 까지
합쳐도 5시간도 못 잤다. 중학교 1학년이던 내겐 힘들었지만, 이 당시엔
적어도 실기가 하는 만큼 나와주었다. 2주 간격으로 있는 실기 평가는 정말 두려
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피아노는 조금만 연습을 소홀히 하면 티가 팍팍 나기
때문에, 모진 질책을 받아야 되기 때문이였다. 물론 점수가 낮으면 자존심도 엄청
상한다. 방학때는 13시간 정도 피아노와 씨름을 했다. 솔직히 이 정도면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손목이 퉁퉁 붓고, 파스와 매일 함께 했다.
1학년 겨울방학 이후로 피아노 치기가 정말 싫었다.
공부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남의 떡이 커보이나보다. 공부 하는 애들
중엔 차라리 예체능을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던데, 나는 이 당시 차라리
공부가 재밌다고 생각했다.
주로 국어 수학을 위주로 혼자서 공부했는데, 많이 할 수 없는 공부기 때문에
더 재밌게 느껴졌다. 희소성이랄까. -_- ;; 집중하지 않으면 시간이 늘어나고 그러면
실기시간이 줄어 들기 때문에 할 때 최대한 집중을 했는데, 2학기때 배우는
도형이 참 재밌었다. 2학년 때 부터는 실기곡이 부쩍 어려워 지고 화성학 청음 등
정말 피 마르는 실기 전쟁이 이어졌다. 실기 최상위권은 절대 불변의 법칙으로
절대로 자기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노력은 다 똑같이 하는데, 절대적으로
기본적 센스와 표현력에서 점수가 갈렸다. 한 마디로 타고 나야된다.
어느 분야든 그렇겠지만 천재는 정말로 노력하는 범재들을 슬퍼지게 한다.
공부와 음악 둘다 해본 나로서는 음악은 절대적으로 1%의 영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저히 뛰어 넘을 수가 없는 4차원의 벽이 라는 것이 있다. 단순히 열심히
하고 돈을 들이 붇고 하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그 무엇인가 <- 가
최고를 만드는 것이 예술 분야이다. 그 예로 얼마전
로잔국제콩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1등)에 오른
서울예고 2학년 박세은가 있다. 초4 때 즉, 남들보다 최소 6,7년 늦게
발레를 시작해서 3년이 안되는 기간에
예원중 합격했고, 발레 시작후 정확히 5년만에 이미 대한민국에 그녀의 적수
가 없었다. 정녕 단시간에 정상에 오르기까지 피나는 노력 밖에 없었겠는가? ..
나에게는 아마도 그 알 수없는 무엇인가 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피아노를 미치도록 사랑한 것도 아니였다.
정체기.......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실기 성적은 잔인하게
그것을 나타내 주었다. 실기 점수가 50명중 20등 정도로 꾸준히 쳐졌고,
나는 전체 성적을 유지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쉬운 공부에 매달린다.
인문계 에서는 수행평가 잘하고 예체능 잘해서 높은 평균을 유지하는 아이들은
흔히 "실기빨" 이라면서 은근히 무시 하지만, 예중예고는 국영수사과로
높은 평균을 유지 하는 애들을 "필기빨" 이라며 은근히 무시 한다. -ㅁ-
나는 소위 필기빨이였다. 이렇게 어영부영인채로 나는 중3으로 올라간다. 사실
피아노를 그만둔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4살때부터
12년간 해온 피아노다. 한달에 학비만 200~300만원은 가볍게 나간다.
그만 둔다는 생각 자체가
부모님에 대한 죄악이요, 그만 둘만큼 피아노에 정이 떨어진 것도 아니였다.
중학교 3학년,,, 두둥 !! 예고 입시를 압두고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로 시스템이
돌아갔다. 선화예고로 낮춰 쓰는 애들도 간혹 있었지만( 이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07 서울대 입학생 서울-89명, 선화 32명... )
다들 서울예고를 목표로 손이 폭팔할 만큼 연습했다. 유명한 교수한테 레슨받는 애
들도 많았지만, 나는 하지 않았다. 눈이 튀어나올 만큼 레슨비가 비쌌기 때문이다.
1분 단위로 레슨비 계산이 들어 가는데 (스탑 워치로 재시는 분도..덜덜)
애들 말로는 화장실 한번 갔다오면 5만원 날라간다고 했다. 0_0 ;;
아, 진짜 똥싸는 건 쫌 빼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기 시간.....졸라 살벌하다. 다들 눈빛이 변했다. 생각을 해보자. 한반 53명중
53명 전원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 원서를 내고 그 학과 입학 정원은
60명이다.... 어떻겠는가......친구가 친구로 안 보인다. 물론 여유로운 그분의경지에
계신 애들은 예외지만 말이다.
굉장히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이 전국 ㅚ수급 아이들 10명중 4명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그게 내가 될것 같아
오싹했다. 하루에 12시간 넘게 연습했다. 팔이 미치도록 아파서 엄마가 마사지
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다음날 일어 날 수가 없었다. 하루일정이 끝나면 시체처럼
잠들었다. 꿈속에서 피아노 음반들이 나를 공격하는 꿈도 수도 없이 꿨다.
중3 3월 이후 부터 나는 초단위로 살았다. 스피드와 정확성을 올려야 했고,
박자에도 문제가 있었다. 5손가락 밑이 퍼렇게 멍들었다. 도저히
3시간 이상 잘 수가 없었다. 능력이 있는 애들은 7시간만 연습해도
내가 12시간 한것 보다 더 잘했기 때문에 더 연습을 했다. 이미 최고가 되겠다고
생각하며 나를 괴롭히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정체된 실기 점수는 나를 눈물
나게 했다. 살이 많이 빠져서 162에 43키로라는 경이적인 몸무게를 기록했다.
(지금은 -_- ;;;)
팔과 손목이 미치도록 아팠지만 2학기 때 있는 서울시 교육청 주최
비교평가시험이 있기 때문에 공부도 해야 했다. 특수중학교(외국어중,국악중,예중
등)는 3학년 10월 쯤에 비교평가이라는 시험을 봐서 일괄적으로 등급을 매기기 때문
에, 내신은 일반중보다 훨씬 유리하다. 범위는 2학년 1학기 부터 3학년 전 범위였
다. (수학.영어.국어.물상.생물.국사.사회.도덕.음악.미술.기술.가정 총 12과목)
서울,선화 예고를 붙으려면 피아노과는 이화경향콩쿨 1등 막 이런 수준 아니면
상대 평가 20등급중 닥치고 1등급 실기 극상이라고 할때 최소 2등급이 나와야 한다.
일반중에서 서울예고에 오는 아이들이 무서운 이유는 예고 내신
1등급 컷-3% 2등급-6% 3등급-9% 4등급-14%
인데 인문계에서 1,2등급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할 실기까지 해내는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특히 피아노는 아무곳에서나 할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다.(밤에 못함. 집에 고등학생 있으면 못함.. 등등)
내 기억에 고3 보다 10배는 살벌 했던 것 같다. =_= 고3 때는 적어도 다 함께
서울대 법대 가자 ~~~ 이건 아니였기에 서로 도움과 위로를 주지만, 우리는
모두들 서울예고 피아노과~~ 이거 였기에 걍 라이벌이다. 정말 처절한 1학기가
지나고 방학이 됐는데, 손이 이상했다. 원래 아파서 그려려니 했지만, 어느날 왼손
이 움직이지 않았다. 손목이 부러질것 같은 고통에 병원에 같는데,
인대가 늘어나서 한달 동안 간은 왼손을 쓰지도 말라는 것이였다. 때는 8월이였다.
Are you kidding? 11월이 시험인데 한달 손을 쓰지 말라신다.
막 안#46080;다고 엉엉 울었다.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다 쳐다 보는데, 속상해서 막
눈물이 났다. 손목 진통은 늘 있는 것이여서 병원 생각도 안했는데, 미칠 것 같았다.
9월 부터 그냥 피아노 앞에 다시 앉았지만, 30분만 쳐도 아파서 데굴데굴 굴렀다.
길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마음을 다시 가다 듬었다.
우선 먼저 있는 비교평가를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오른손 가지고 무한 연습을 했다. 떨어지면 편입하자 라는 마음으로 왼손이 나을 때
까지 기다렸다. 그 해 9월 비교평가 시험에서 나는 기술가정 1개를 틀리며
서울시 수석을 했다. 뭐 별거 아닌거다. -_- 인문계 학생들이 보지 않은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입시곡이 나왔다. 베토벤 소나타 4번 Chopin Etude 10-1
오 이런 ~ ㅆㅂ. 완벽한 왼손 연습곡이 아닌가.......GG...
평소에 예상 입시곡이여서 연습을 많이 했지만, 왼손 상태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오른손 가지고만 연습해서 붙는건 불가능이였다. 친구들은 10월달엔 잠도 안자고
피아노를 쳐댔다. 올해 서울대 피아노과 수석 합격한 친구가 우리 반이 였는데
스톱워치로 연습시간
을 쟀는데 31일 동안 400시간을 넘겼었다. ...(...) 얘는 올해 수능도 무려
478점을 기록 했다. =_= ....수학은 안봐도 되는데, 내신 공부 한걸로 93점을
받았다. .........(...) 아무리 쉬운 시험이였다지만.. 덜덜
사실 서울대 피아노과에 안정권으로 가려면 서울대
인문2 점수 정도는 나와야 하지만, 절대적 공부시간이 부족한걸 감안할 때
이런 애들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최대한 살살 치면서
하루에 8시간동안 쳤지만, 떨어졌다. 뭐 당연 하지만 말이다. ,...
예중 3년간 들인 돈이 에쿠스 리무진에 풀 옵션 값이다.
중학교에서 공부 잘하던 중학생이 심심해서 한번 쳐본 외고 시험에서 떨어진
그것과 예고를 떨어진 예중생의 충격은 비교 불가다. 음대, 상위권 음대에서
일반고 학생은 찾아 볼 수도 없을 만큼 희귀하다. 나에게 다른 친구들에게
예고 탈락은 한마디로 서울대 음대와의 이별의 종소리처럼 들렸다.
(06년 서울대 피아노과 29명 정원 중 서울예고-18명 선화예고-4명...일반고 0명)
서울대 파워는 예체능계에서 더 강하게 작용한다.
보수적인 음대에서 서울대 파워는 극강이다. 나머지 대학과는 안드로메다급
차이가 있다. 실질적 실력은 비슷하겠지만 말이다.
한예종이 따라온다고 하지만, 실기 100%인 대학임을 감안할 때 수능 내신 실기를
다잡아낸 서울대 음대 출신과는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다.
도저히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자괴감이 밀려 왔고, 패배자로서의 12월은
지독히도 괴로 웠다. 나 때문에 언니 오빠들은 집에서 공부해본 기억이 많이
없다. 다들 독서실로 쫓겨 나면서 까지 나를 도와 줬는데 너무 미안했다.
예고 편입은 해마다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번 떨어지면 끝이라고 보면 된다. 예고에 가지 않으면 서울대 음대는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내신과 피아노 모두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서울대 정모에서 일반고에서 피아노과에 합격한 신입 여학생이 나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했는데, 순식간에 소름이 돋았다. =_= ..진심으로....무서움과 존경심으로...)
서울대 음대 뿐만 아니라 연대,이대도 말이다. 실기 100%인 예종에 가기엔
너무 리스크가 크다......
내 인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이젠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중3 겨울방학 부터 나는 공부를 시작했다. 왼손과 지친 마음 때문에 피아노는
3월 까지 쉬기로 하고 12월 부터 3개월간 공부를 하기로 했다.
목표는 1학년 주요과목 모두 끝내기 <= (학기중에는 피아노에만 집중하기 위해.)
학원을 다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까지 공부는 혼자 해왔고, 왔다 갔다할
시간이 아까웠다. 하루에 14시간 정도 시간표를 짜서 공부했다.
피아노 13시간씩 쳐왔던 내겐 그닥 힘든 일은 아니였다. 오히려 체력적으로 훨씬
넉넉했다. 기본 정석과 실력정석으로 수학 공부를 했고 모의고사 문제집 4권
을 풀었다. 국어는 그냥 재밌는 책을 읽었다. 책읽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이게 무척 곤혹 스러웠다. 과학은 하이탑 사회 국사는 누드교과서로 공부를
했다. 수학은 솔직히 쉬웠다. -_- 10-나 부분은 엄마한테 물어보면서 공부했고,
과학은 모르는건 2학년 하이탑을 가지고 참고해 가면서 공부했다. 영어는
안했다. 영어로 영화를 보고, 한달에 원서 한두권 읽었다.
3개월 동안 입학 전까지 10 가,나 공통과학, 사회, 국사 전범위를 공부했다.
이 당시 한창 언론에서 대치동 붐이 일었기 때문에, 너무 빡쎈 학교로 배정되지
않았으면 했지만, 주위에서도 가장 빡쎈 여고에 배정 됐다... 이런 -_-
그런데 막상 입학해 보니, 다들 미친 듯이 공부하지는 않는것 같았다. 다만
미친듯이 학원을 다닐 뿐. -_-....... 도대체가 뭐 하는 짓인지 이해가 안갔다.
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켜 줄 때는 떠들고, 쳐 자면서 학원가서 혼자 해도 충분한
내용을 배우는게 이상했다. 그러면서 공부했다고 또 힘들다고 학교와서 논다. -_-
다 그런건 아니고, 8,90% 정도의 친구들이 학원에 너무 의존하는 듯 했다.
중학교 때처럼 치열한 막 서로를 뛰어 넘으려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였다. 인문계는 인문계다. 공부하는 애는 하고 나머지는 놀았다.
나는 4시에 집에 오면 밥먹고 자고 놀다가 6시 부터 10시까지 공부하고 티비 보고
놀았다. 평일에는 4시간 토요일에는 8시간 일요일에는 국영수사과 모의고사를
한회씩 풀고 나머지 시간에는 놀았다. ( 5월 중간고사가 끝나고 심각한 고민 끝에
피아노를 그만 둔다고 선포했다. 부모님은 허락해 주셨다.)
남들에 비해서 많이 공부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학기 중에는 3년 내내 저 패턴을 유
지했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수학 물리가 좋다는 이유로 이과로 목표를 정하고
최인자(現 메가) 선생님 수업을 따라서 수1을 공부했다. 정석은 지루한 편이 였지만
그냥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여름방학 때는 하루에 12시간정도 공부 했다.
나는 15년간 새벽 5시에 일어나고, 8년간 4시간씩 잠을 잤기 때문에, 하루 20시간을
깨어 있었고, 새벽 5시 부터 저녁 6시 까지 공부 하고 나면 거의 새벽 1시 까지
게임하고, 영화보고 놀았다. 공부할 때 밥먹는걸 싫어하고 쉬는 것도 싫어해서
한번 앉으면 4,5 시간씩 공부했다. 아마도 이러한 집중력은 피아노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수리-5
언어(그냥 책읽는거 -_-)-3
과학( 물화생지 1)-4
이렇게 공부했고, 나머지는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수1,물화생지1 전범위, 책 10권 정도를 읽었다. 이건 정말 불변의 진리인데
학교 수업이나 들어라, 내신을 잘 받고 싶거든. 다른 꼼수를 구해 봤자, 시험은
선생님이 낸다. 학교와서 자고, 떠들고, 학원 다녀서 대학 잘간 친구 내주위엔 없다.
반에서는 1등이였고, 500명중 전교 20~30등이였다. 아무래도 국사가 너무 어려
웠는데, 기본 지식이 거의 바닥에 가까웠기 때문인 것 같았다.(장영실이 누군지도
몰랐다. -_- ) 고1 때 카투샤 지원하는 오빠를 따라서 토익과 토플을 봤다.
토익-980 토플-297 고2 때본 텝스가 920(서울대 영특 수시-850이상) 였다.
2학년 때도 평일 5시간, 토요일 8시간 ,일요일 전과목 모의고사 1회
체계를 유지했고, 2주에 한번씩 서점에 가서 읽을 책들(에세이,기행문,문학 장르 불
문)과 풀 문제집을 3,4 권씩 골랐다. 학원을 전혀 안다녔기 때문에, 혼자 공부할
시간이 충분했다. 학원을 안 다닌 이유는 내가 혼자 공부하는게 시간적으로 효율
적이고, 무엇보다 사람마다 부족한 부분이 다른데 진도에 맞추는게 싫었기 때문이
다. 화학1에서 물의 특성과 탄소 화합물을 같은 비중으로 나가는 건 아이러니 하다.
수2도 이차곡선 뒷부분이 실제로 수능에서 고난이도로 나오는데 깊이 있게 수업을
안해줘서 혼자 양을 조절해 가며 공부하는 게 훨씬 편했다.
수학: 언어 : 과탐 = 5 : 2 : 3 으로 공부했다. 언어는 2학년 까지
3등급을 꾸준히 유지 했고
실제로 언어는 내신과 책이 2학년 때 공부의 전부 였다. 70대 초반이였다.
수학은 1학년 때는 80대 후반 ~ 90대 초반이였고, 2학년 ~ 수능까지 한번 빼고
100점이였다. (6월 평가원 까지는 가형이였음) 외국어도 거의 100점이였다.
난이도와 상관없이 엄청 쉬운 걸 틀릴 때도 있었다. 과탐은 2학년 때 물리확학은 1
생물은 1,2 등급을 왔다 갔다 했다. 내신은 150명중 3~5등 이였다.
뭔가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아니였지만, 아무 생각없이 꾸준히 공부했다.
고2 기말 때까지, 수1, 수2, 심화미적을 기본실력 정석으로 4회독 했고,
물화생지1 + 화2는 하이탑과 누드교과서로 가가 5회독 정도 했다. 문제집은 정말
많이 풀었다. -_- ;; 고2 때 고3 이과생이 푸는 ebs+ 모의고사를 비슷한 양으로
풀었다. 실제로 학원을 안 다니니까, 남들보다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도
많이 풀게 되더라...
(너무 썰렁하지만, 정말 이다. ㅠㅠ 공부해서 뭐해? 이런 생각 없이 3년 내내 정말
꾸준했다.)
고2 겨울방학 때는 하이탑 + 실력 정석 과 사 놓고 안푼 ebs 분권을
풀었고, 과탐은 하이탑을 언어는 강남메가에서 김재욱 선생님 기본과정을 들었다.
김재욱 선생님은 충격적이였다. 내가 워낙 백지 상태여서 스폰지 처럼 흡수 한것
같다. 애초부터 아는 개념따위가 없었기 때문에 헷갈릴 개념도 없었다. -_-
문학 특히 시를 풀때는 신기할 따름이였다. 추천 교재 오감도 4권 현대시의 이해
그리고 유인물과 매주 20문제의 과제만 풀었는데도 예습과 복습까지 하니
하루에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수학은 한참 박승동 선생님 붐이 불어서 들어 볼까
하다가, 맛보기 강의 듣고 안들었다. 그냥 역시 수학은 혼자 문제 풀도 고민하는게
더 편했다. 영어는 역시 안했다. 할리우드 연애 주간지만 원서로 읽고, 소피의 세계
등 읽고 싶은 책을 원서로 몇권 읽기만 했다. 과탐은 좀 무리해서
하이탑 + 과목별 5권 정도 문제집을 풀었다. 대성, ebs, 새롬, 올플,디딤돌을 풀었
다. 방학 동안에 하루에 14시간정도 공부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8시 까지
공부 하고(뭐 중간에 밥,샤워 등등 -_-), 새벽 1시까지 영화보고 오빠랑 위닝하고
퍼즐 마추고 =ㅂ= ;; .......뭐 그랬다.
월~ 토 까지 수학-5시간 언어-4 과탐-4 외국어- 1 아무거나 영어로 된 모든것( 그
냥 논거라고 봐도 무방 ㅋㅋ) 씩 공부 했다.
일요일에는늘 그랬듯이 언어를 빼고 과목별로 모의고사를 풀었다. 대성, 교육청
등의 모의고사들을 모아 놓은 것을 야매로 샀다. -_- ..
수리 -2회 과탐 - 1회 외국어 - 2회씩을 풀었고 새벽 5시 부터 오답까지 고치면
오후 4시 쯤 끝났다. 끝나면 놀았다. =_= // 그야말로 공부하고 놀고 자고가
인생이였다. -ㅂ-....... 남들은 많이 공부한다고 하는데 20시간정도 깨어있는
나로서는 하루에 5,6시간씩 놀고, 쉬고 해서인지 스트레스 자체가 쌓이지 않았다.
3학년 3월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에서
언어 94(1) --------> 고2 마지막 모의고사 대비 21점 상승 !!
수리 가 100(1)
외국어 100(1)
물리1-48(1)
화학1-50(1)
생물1-45(2)
를 받았고, 전교 1등 전국 0.2%( 잘 기억이 ;ㅁ;) 가 나왔다.
공부는 혼자 처음에 할 때는 요령없이 버벅 대지만, 혼자 할 수록 스킬이
는다.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어떠한 공부도 그냥 혼자 해보지 뭐, 라는 자신감이
붙는다. 공부에 있어서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치명적이다.
아마도 1학년 때부터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내 성적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일요일날 모의고사를 보는 것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됐는데, 이건 언니랑 오빠들이 썼던 방법이다. 인간이라면 배운 내용을 까먹기
마련인데, 이렇게 누적 복습을 1학년 때 부터 하니까 오히려 그 단원에 대해서
내신 공부 때 보다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니
이과라면 수리 과탐이라도 풀어보자. 3시간 조금 넘게 걸리지만, 학원 가는 시간에
비하면 정말 적지 않을까. 골백번 인강 듣는 것 보다 내가 고민해서 얻은 지식이
더 유용하다.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뭔가를 정해놓고
해온 것이 결정적으로 공부에도 도움이 됐다.
인강 5,6개씩 듣는것이 능사가 아니다. 수리공부는 특히 인강 선생님의 환상
적인 풀이에 넋이 나가지 말자. 수능장에서 정작 필요한것은 출제 의도를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다. 단원별 핵심 포인트를 잡고 평소 문제를 풀때 무턱대고 광분해서
달려 들지 말고, 대강이라도 출제의도를 파악하자. 공간도형 - 좌표 놓기
벡터 - 내적, 법선 이차곡선 - 정의 , 이런식으로 문제를 딱 보고 도대체 이놈의
출제자가 원하는게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자. 그냥 달려 들면 출제자에게 낚이게
된다. 은근히 10-가나의 개념이 중요하므로 놓치지 말자. 산술 기하는 특히 어설
프게 알바에는 아예 쓰지를 마라. 07수능가형에서 벡터인가 공간도형 인가 문제에서
산술 기하 잘 못 썼다가 답이 216 인게 243이 나와서 수많은 이과생이 낚였다.
08 수능에서 수리 나형을 1등급을 못 받는 다는 것은, 냉정히 말해서 당신 탓이다.
쉽다. 솔직히 쉽다. 수리 가형이라면 평소 실력만 발휘하자 . 수리 ㅚ수들 탓하
면서, 자신의 머리 탓으로 수학 점수를 합리화 시키지 마라. 수1은 깔쌈하게
다 맞아 주고, 수2랑 미적에서 틀리라고 낸 문제 3문제만 틀려줘라. 운 좋으면
한문제 3문제중 1문제는 맞는다. 3문제 틀려도
1등급 나온다. 쉬운 문제에서 버벅 대지 말고, 나한테 어려우면 남들은 더 어렵다.
그리고 뭔가 문제를 푸는 도중 이차방정식의 자태가 오묘할때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과의 생명은 수리다. 반드시 평소 모의고사를
풀 때도 이 문제의 요점이 뭔지를 파악하자. 특히 이차곡선 처럼 미치도록 정형화
된 문제에서 틀리면 억울 하잖소. 전혀 무의미 한 이야기이지만, 수능이 끝나고
수리 가형이 어렵다고 해서 집에서 풀어 봤는데, 인간이 충분히 풀수 있는 문제다.
요번 수리 나형은 뭐, 말할 가치가 없지만 -_-, 수리 가형 같은 경우 평소 출제의도
를 파악하며 풀던 학생이면, 벡터와 공간 도형에서 크게 선방을 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내친구......... 3월 모의 82 -> 수능 100 서울대 의대 고고싱)
솔직히 영어는 쓸말이 없다. -ㅂ- ;; 사람마다 방법이 너무 다르고, 나는 어렸을 때
5년을 살다왔기 때문에,,,,,,,,,-_- ... 과탐은 실수 하지 않고, 열. 심. 히 스. 스. 로
개념을 위주로 충분히 습득한 후 다양한 문제를 풀면 절대로 망할 수 없는 과목이라
확신한다. 인가으 듣는 학생들은 과탐 1년 패키지를 모두 다 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자습량과 절대적으로 비례하여
성적으로 나와주는게 과탐, 사탐이다. 아,,,,,,화2는 예외가 있을 수도 -_-;;
화2는 몰에서 헤메지 않고 부드럽게 농도 쪽 넘어가면, 공부 하는데 큰 문제는
없겠지만 무엇보다, 화2는 충분한 문제량과 노련한 스킬이 필요하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서 뒷장은 5문제를 버리는 불상사가 생긴다. 계산 연습 충분히
하자. 너무 뻔한 얘기 지만, 개념이 확실 하지 않은 상태에서
쌓여가는 문제집을 보며 흐뭇해 하지 말자.
제대로 된 붕어빵 틀을 만들어야 붕어빵을 100만개를 찍어낼 수 있다.
3월 이후의 얘기는 다음번에 쓸께요. ㅠㅠ
p.s 너무 알바 같은 말이지만 말이죠, 담임 선생님조차도 신기해 하는 제
언어 점수의 상승에는 김재욱t의 수업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다른 분의
수업을 들어본적은 없지만, 맛보기 강의로 메가 언어 선생님 10 몇분 것을 다 보았
고, 개인적으로 문학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강남메가에서 현강을 신청했는데
언어에 대한 눈을 키워 주십니다. 맞지 않는 분은 어쩔 수 없지만, 아직 우왕좌왕
하시는 분들은 믿고 따라가 보세요. 정말 훌륭한 강좌라고 생각합니다. 프린트와
읽기 자료만 읽어도 저절로 논술 공부가 됩니다. 고3 때는 남들에게 추천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ㅂ_ㅂ //
=========================================================================
1학년 전국모의고사 (언수외사과)----평균 백분위 96.82
421/32 311/22 311/21 (성적표가 3개 밖에 없음 ㅠㅠ)
2학년 전국 모의고사 (언수외물화생)----평균 백분위 99.01
311/1(언수외과) 311/122 311/112
3학년 전국 모의고사(언수외 물화생화2)----예상 평균 백분위 99.64
111/112 (3월) 211/1121(4월) 211/1121(6월...... 여기까지 가형)
3학년 전국 모의고사(언수외 국근경한)----수능 빼곤 사탐 때문에 =_= ;;무의미.
211/4212(9월) 111/2211(10월) 111/1111 (대수능)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어보니 전과목 1등급이 한번 밖에 없었네요. -_-
갑자기 08학번들이 불쌍해 진다......-ㅂ-
예원중 -> 인문계 이과 -> 문과 -> 서울대 경영학과 까지 파란만장한 나의 18년(5)
3월 모의고사 가채점 후 담임 상담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들뜨신 표정으로 언어만
올리면 최상위 의대도 바라볼 수 있겠다고 기뻐했다.(속단은 금물..) 그러면서 꾸준
히 페이스를 유지하라고 했다.
엥..?-_-^ 왠 의대? .<- 처음 그말을 듣고 이런 생각을 했다.
뭐랄까 당황 스러움?;; 생각해 보니, 한번도 뭐가 될까 심각히 고민해 본적이 없었
던 것 같다. 막연히 생명공학과를 가고 싶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황우석 교수님의
파장으로 포기 했다. 가끔씩 고2 때
“난 뭐가 될까? 그냥 점수가 나오는 대로 공대나 갈까?”
라고 생각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의사는 생각도 해본적도 없다.
우리 엄마는 의대 졸업 후 바로 결혼해서 바로 큰오빠, 이란성 쌍둥이 언니오빠를
줄줄이 낳고, 전문의가 될 때 까지 죽을 만큼 아니, 죽기 직전 까지 고생을 했다고
한다. 엄마는 평생동안 유산을 무려 3번이나 했다. 워낙 임신이 잘되는 체질이기도
했지만,,,전공의 1년 당시엔 이토록 엄마가된 직장여성들한테 지원이 열악한
사회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악 까지 품었다고 했다. (ㄷㄷ)
아빠는 이당시엔 집안일은 여자가... 라는 생각으로 집안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외할머니 말로는 결혼후 전문의 3년차 까지 8년간 이혼 직전까지
수도 없이 왔다 갔다고 한다. 그 정도로 고되고 힘든 직업이 의사다.
(아빠-_-++) 엄마는 슈퍼우먼이여야 했고, 언니 오빠들을 외할머니
가 키웠다.
그래서인지 큰오빠랑 엄마는 사이가 굉장히 단조롭다. 큰오빠는 정말 엄마랑
대화가 없는데 밥먹었니. 아뇨 배고프니. 아뇨. 성적은 잘 나오니. 네.
공부는 할 만 하니. 대충요. ( 대학교 이후에는 경제적으로 독립까지 해버려서
더더욱 삭막해져 버린-_-. 자식이 돈이라도 달라고 애교도 부리고 해야 긴밀해
질것인데........)
대략 초등학교 때 부터 대화의 내용이다. 막내인 나는 다르지만 말이다.
게다가 평생 휴가 한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울 지라도 여유롭지 못 한 의사의 삶은 나에겐 무미건조해 보일
뿐이였다. 평양감사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다. 엄마랑 병원에 가면 30살이 훌쩍 넘
도록 시집도 안가고 연애 한번 못해본(덜덜)채 10수년간 공부만 해온 여의사들을 봐
오면서 저 직업은 나의 길이 아니라고, 늘 생각해 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의사로서
의 사명감도 없었다. 적성도 제로.......이과에서 의치한+약대를
스킵하면 공대+자연대 밖에 없는데 이것도 그닥 땡기지 않았다. 이건 뭐, 공부는 하
는데 꿈이 없는 어이 없는 상황이 4월달에서야 닥친 것이다.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
고 말없이 공부만 하면 인생이 탄탄대로라고 했지만 나는 이당시
정말 심각했다. 전국 수석을 해도 하고 싶은게 없으니, 기쁘지 않을 정신 적 공황 상
태였다. 18년 인생동안 꿈도 없는 내가 한심했지만, 꿈을 꿀 시간 자체가 없었다.
사실 고1 끝날 때까지도 가슴 한편 에 남아 있던 피아니스트의 꿈을 완전히 접지 못
했기에, 남들에 비해 직 업 선택의 시간이 너무나 적기도 했었다. (1년 남짓)
갑자기 공부의 능률이 미친 듯이 떨어졌다. 공부하는 시간은 늘어나되, 집중력은 평
소의 10%도 안되는 붕 뜬 상태로 성적이 꾸준히 하락했다. 그나마 수리, 외국어가
버팀목이였지만 내가 이 공부를 왜 하나라는 생각
밖에 없었다. 문과로 바꾼 것에는 평소에도 문과 공부를 재밌어 했고, 학교에서 배
운 경제를 너무 좋아했던 것과 혼자 상상속으로 문과에 가서 일할 나를 상상해 온
것등 복합적 영향이 있었지만, 강력한 계기는 칼리 피오리나의 에세이집과, 가난하
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고승덕) 라는 책을
읽고 나서 부터다. 칼리 피오리나는 HP의 CEO로 세계 최고의 CEO로 손꼽힌다. 읽
으면서 목표도 없었던 내 인생이 한심해 지면서, 진심으로 저런 여자가 되고 싶다
는, 경영학을 전공해 CEO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치솟았다.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2년전 독하게 마음을 먹고 13년간 해온 나의 피아노를
접으면서 공부가 나의 길이다 라고 생각 했을 때처럼, 경영학에 대한 동경과 열정
이 솟아 올랐다. 추상적일 지라도 저렇게 세계를 무대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때부터 유명한 경영인이 쓴 책과,
인도 철강왕의 수기, 인수 합병에 관한 기사들 까지 시간이 허락하는한 읽어 댔다.
사회 경제쪽 책을 도서관에 박혀서 읽고 있으면 어찌나
재밌는지 !!! 읽을 수록 정말 짜릿(?) 하고, 뭔가 역동-_- 적인 인생에 대한 동경 같
은 것이 생겼다. 경제학 콘서트를 읽으면서 경제학에도 관심이 많이 갔다. 문과 공
부엔 정말재밌는게 많아 보였다. 난대 없이 증권 쪽도 관심이 갔다.
내가 철이 없는 것일 수도, 안정된 직업의 소중함을 모르는 어린애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저런 사람들의 삶을 엿볼수록 부모 님이나 언니 오빠들처럼 어딘가에
만 딱 안착해야 하는 인생이 너무 재미없어 보였다. 사람들에게는 각자만의 행복
의 조건이 있고, 그게 권력, 사회적 위치, 경제력인 사람도 있다. 이걸 욕하려는
건 전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저 조건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다만 나는 조건이 달랐을 뿐이다. 하지만 한 때 미스터 초밥왕을 읽
고 일식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도 생각을 했고, 위인전을 읽을 때 마다 이것도 저것
도 해보고 싶어 했던 나이다. 입시를 몇 개월 압두고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가 싶어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대뜸
“너는 이과와서 후회 한적 없어? 수학, 과학이 좋아서 왔어?” 하고 물으면 다들 우
물쭈물 댔다. 나 조차도 대답할 수 없는 대답이였지만 말이다. 일생에 있어서 중요
한 선택중 하나 인 문이과 선택, 그리고 나는 내 선택에 대한 이유조차 말할 수 없
는 사람이였던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이과를 가서, 그냥 뽀대 나서....... 뭐 이
런 이유 였을 수도 있다.
또는
넌 의대 갈꺼야? 라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no ~
라고 했다.(그래 놓고 결국 의대 가더라...-_-) “그럼 공대 갈꺼야?”하니까 “뭐,,,,,,
그냥 점수 허락하는한 가장 높은과를 가야지.ㅋㅋ그런건 왜 묻냐?
“그럼, 점수가 허락하면 의대 가겠네?!”
“음......뭐 그렇겠지?ㅋㅋ 야! 어차피 못 가ㅋㅋ”
이게 우리 반 1,3등의 대답이였다.(둘다 의대, 약대 갔다) 나보다 공부를 더 했으면
더했지 적게 하지 않는, 잘했으면 잘했지 못하지 않는 아이들의 목표가 점수가 허락
하는 삶을 산다는 것이라면, 나는 싫었고, 냄비 근성일지라도 내가 지금 미치도록
하고 싶은 걸 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
해보면 너무 무모한 짓을 하는 것에 대한 자기 위안이였던 것 같다. 나는 적어도 저
들과는 다른 삶을 선택 할 수 있다는 쓸데 없는 자존심 같은것이였지만, 얘네 들의
대답이 영향을 미쳤다기 보다는 내 마음이 이미 문과 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었
다. 나중에 엄마한테 말했을 때도 나를 이해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오르비 인들이
이 당시 나를 이해해 줄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무모하게도 간단했다.
이과에서 하고픈게 없었고 문과공부를 가고 싶다.
6월 평가원에서 떨어진 수리 점수와 과탐 점수를 보며 더욱 내 생각은 굳어 졌다. 공
부를안하니 당연히 떨어지는 것이지만 말이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 할 수도 없다의 저자인 김현근 씨는 영재고 시절 몇날 밤
을 새가면서 아이비리그 입학을 위해 3년간 달려왔다. 고승덕 변호사는 3개월 만에
사법고시 1차시험(이당시엔 8과목, 지금은 5과목)을 통과 했다. 내가 문과로 바
꾸면 공부해야 할 과으로 우선 내신으로 많이 공부했던 경제, 한국지리......그리고 1
학년 때 고생하며 공부한 국사.. +...... 양이 적은 근현대사를 선택하면 승산이 없을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사법고시도 3개월 만에 통과 사람도 있는데 사탐 4과목
쯤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승덕씨와 내 머리 사이의 괴리를 무시 -_-)
사회문화는 언어가 약한 나로서 말릴 가능성이 농후한 관계로 얇은 교과서의 유혹
을 뿌리치고, 택하지 않았다. 설령 까먹었다 할지라도 3과목은 공부를 했고, 근현대
사는 대충이라도 우리나라 역사니까 알고 있지 않을 까 라는 착.각으로 자신감이 넘
쳤다........=_= 그리고 상대적으로 수리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 드니까, 문과애들 수리공부할 시간에 사탐을 해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았고, 무
엇보다 애들이 슬럼프에 빠질 7월, 나는 이 때 새로운 공부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있
었다.문과가면 과학이 재밌어 보이고, 이과가면 사회가 재밌어 보이지 않는가 -ㅂ-
중요한건 문과반으로 옮길 것인가 인데,,,,,, 2학기 때 친구도 없는 외딴 반에 가서
여러가지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 바에는 그냥 이과반에 정착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2학기 때는 모두 자습이다. 내신이 타격이 크겠지만, 벼락치기가 통
할 거라는 착.각에 빠진 채로 나는 과감히 문과행을 결정한다. 이미 이과에 마음이
떠났기에 공부도 대충하며 발로 친 기말고사가 끝난 날 ,,,
강남교보에 가서 모든 사탐 ebs 문제집과 기본 개념서 2권씩과
(누드교과서, 하이탑)학교 추천교재, 문제집을 샀다. 배달시키면 2,3일 쯤 걸린 다
는 말에 무려 책 15권 가까이를 직접 들고 집으로 왔다.
언니에게만 말하고 친구들에게도 안말했다.
수능시험을 138일 앞둔 때였다. (수정12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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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오르간과〃
뭐라 할말이 없네요...하루종일 이 글때문에 속이 말이아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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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1.21 22:46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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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존경스럽네요 좋은글감사드려요^^
어디서퍼오셨어요? 이분이 누군지...저랑좀 비슷하네요내용이.. 예원갔다가 예고안된것들 초등학교때 예원가려고 모든것을 바쳤떤날들.. 저랑 케이스가 비슷해서 공감가고 눈물나네요......하.
누구신지..?;
더없나여?이게끝이에여?ㅠㅠ
이거 실화라면 참 대단한사람인데....왠지 소설냄새가 나네요.ㅡ
오르비스옵티무스 합격자수기에서 퍼온거라네요~~ㅎㅎ
ㅎ제가 밑에 올린 글이네요
이거 정말.. 인문계 애들이 보면 까무라치겠음 ㅋㅋ
많이 지어냈네요. 몇군데 예를 들면, 예원 애들은 학교 이름 틀리는거 극도로 싫어함(예원중,예원예중,서울예중 X). 미국 레슨비가 시간당 40만? 국내 교수레슨비를 분으로 카운트? 서울대 피아노과 정원 29명 아님(24명). 시험곡이 무슨 9월에 나와? 10-1이 왼손 위주 연습곡? 예원가기 전부터 서울대가 목표였던 애들은 작곡과외에는 수학이 필요없다는거 알기 땜에 6학년때 수학공부 안함. 이상 예원학교 출신이란건 구라일 확률 높음. ㅋ
제말이.. 게다가 제가 저분이랑 입시 똑같이 했는데 저때 예고 입시곡 저거 아니였어요.. 이글 아무래도 수상함...저번글에도 이렇게 리플 남겼는데....아무도 안 믿으시더군요.ㅠㅠ 어흑.....ㅠㅡㅜ
그러게요 저도 이거 보면서좀 그랬다는....10-1 왼손연습이랑은 좀 거리가 먼듯..베토벤 4번도 처음에 왼손 연타가 나오긴 하지만 오른손돌리는 어려운부분이 더 많은데..그리고 89년생이신데 예원 시험장에서 KHJ이랑은 어떻게 만나신건지...이니셜 KHJ이면서 예원 서울예고 수석하고 예고 1학년때 예종 영재붙은 우리 나이근처학생은 91년생KHJ인걸로 알고있는데.....뭔지-,.-? 그리고 서울대 피아노과가려면 서울대 인문계열 학생만큼 공부해야한다는 소문이있는데 좀 오버구요..(서울대 다른계열은 수능 언수외 1등급은 거의 기본이죠..피아노과는 2~3등급이면됨..)
소연님 저도 이부분에서 진짜 구라인거 딱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89년생인데 KHJ이랑 어떻게 시험을 같이보지?ㅋㅋㅋㅋㅋ걘 91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그니까 이것저것 맞춘거니까 앞뒤는 안맞는거죠 그런데 모르는사람들은 그냥 대단하다 하는거죠..뭔가 어설피는 알고계신데 뜯어보면 하나도 안맞는....그리고 돈 너무 많이 든거 강조하면서 참 너무 위화감 조성시키네요..좀 보기 그렇다....그리고 대체 얼마나 연습을 어떻게 하셨길래 손을 쓰지 말라나요? ㅋㅋ실제로 서울대를 꿈꾸는 예원학생이 무조건 빨리 세게 막 쳤을리도 없고..예원정도 다닐정도면 기본적 릴렉스는 알텐데..만약 진짜라면 작작좀 하시지 - _-
그리고 한가지힌트가 있는데 저분 ........ 예원다닐적에 내친구랑 동기였는데 그때 예원애들 전원 서울예고 합격했었음
예원다닐때 동기? 그럼 저분 예원 나온건 맞아요? 근데 무슨 인문계는??
전원이 합격했는데 떨어졌다는 저분 머임? ㅋㅋㅋ
헐..
진실인지,아닌지 모르지만,,,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게하는 마력이 있네요.. 반성도 좀 되고..
헐 예중 2주마다 실기평가있는거 아닌데....2주마다 평가하면 2주마다 한곡씩 끝내나요? -_-; 향상은 주마다 있어도 그것도 돌아가면서 하기때문에 한사람당 한학기에 한번이구요..실기는 두번인데 대체 뭐가 2주마다 있다는건지 모르겠네여..그리고 서로 경쟁자이긴 하지만 저 글처럼 살벌한 경쟁자는 아녜요...; 너무 과장하시는듯..ㅠ
그쵸? 너무과장하는것 같애요. 전 선화생인데 다 저렇게 처절하게 하지는 않아서;;; 이 글 보면 누구라도 어쩌면 예원학생들이라도 다 눈물나겠어요...;;
맞아요 그냥 과장한다 생각하세요ㅋㅋㅋ그리고 89년생이면 이번에 대학들어가는 08학번 아닌가요? 뭔가 글이 너무 앞뒤가 안맞는듯..그리고 서울대 음대에 요 근래에 인문계에서 온 여학생은 없는걸로 알고있는데..작년인가에 남자 분 한분 들어가신건 알고있다만..
도데체 어떤생각으로 구라글을썼는지...............
이거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렷을듯..................ㄷㄷㄷ 누가 쓴건가여 ㄷㄷ
그러게요 그리고 대체 어디까지가 진짜인지ㅡㅡ? 아무튼 거짓정보 이것저것 써놓은게 보는입장에선 기분나쁘네요
근데모두들 끝까지봣다는...ㅋㅋㅋㅋ
그래도 이걸 진짜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삽시다~!
낚시글인가요...과장이좀 있는거같지만 이학교나온분이 있다면 정말 분위기가 이런지 들어보고 싶네요...낚시글이라기엔 너무 처절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