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번째 동상이몽~밀양 천황산,재약산 ♡
(밀양 얼음골, 영남알프스, 층층폭포)
1. 산행일시 및 경로
1) 2024년 2월 17일 (토), (13.5km)
09:10 ~ 14:50 (5시간 40분)
2) 얼음골주차장 - 천황사 - 얼음골 - 가마불폭포- back - 동의굴 - 천황산(1,189m) - 천황재 - 재약산(1,108m) - 고사리분교터 - 사자평 - 층층폭포 - 흑룡폭포 - 표충사
2. 산행소감
이제 나도 나이가 먹은 것인가, 아니면 산행구력이 쌓인 것인가.
최근 오르는 산마다 두번째, 세번째 산들이다.
이번 천황, 재약산도 17년도 가장 더운 8월의 어느 날 동일 코스로 다녀왔었다.
당시 너무 더워 얼음골 틈새에서 골바람이 무척이나 시원했던 기억이 있다.
헥헥~ 거리며 오르고, 내리막에 말라버린 폭포수에 망연자실한 어렴풋한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은 어떤 경험이 될까.
얼음골주차장에서 24년의 시산제를 지내고, 9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얼음골부터 시작된 너덜겅 오름길은 당시의 상황과 정확한 역전이다.
그리 춥지 않은 날이건만, 손끝의 저림이 추위로 타들어간다.
두꺼운 장갑의 거추장스러움을 알기에 얇은 장갑을 겹쳐 신었지만, 자꾸 주머니 속으로 손이 숨는다.
너덜바위의 오름은 밤새 내려앉은 서리로 인해 걸음걸음이 조심스럽다.
자칫 미끄러지기도 할라치면 이건 정강이, 무릎의 사망선고와도 같다.
그래도 오르고 오르니, 영남알프스라 명명된 들판길로 접어들고, 이제부터는 큰 허벅지의 부담감은 덜겠다.
요 몇년 사이부터 인증의 바람이 불었고, 이 곳에도 산객들 발걸음이 자주 출몰해댄다.
천황산과 재약산의 정상석에는 불나방처럼 돌진하려는 인증대기자들이 넘쳐난다.
나도 그 중에 한명이지만, 얍샵하게 옆구리 틈새로 정상석만 살짜기 보이게끔 사진을 남겨본다.
산에 오르면 그날의 하이라이트가 분명 있다.
오늘 크게 두가지 씬이 압권이었다.
너덜바위를 만들어낸 수직 절벽의 고드름은 상반된 감정이 이입된다.
마치 귀신의 집 덜겅덜겅 핏빛 칼날의 그림자 같기도하고,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의 대형 상들리에 투명 자수정 같기도 하고.
호러와 휘황찬란함의 적절한 버무림이라고나 할까.
툭 떨어지기도 할라치면 머리 빵~의 아찔함이 상상된다.
두 번째는 하산길에서 마주한 층층폭포의 무지개이다.
겨우내 멈춰있던 것들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리지 못하고 기지갤 펴고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꽤나 넘치는 유량은 보는 내내 시원하게 맑아진다.
그 사이로 반원을 그리며 펼쳐진 선명한 무지개는 이곳이 놀이동산이요, 나는 그곳을 동경하는 아이가 된다.
머리가 복잡하지만, 산은 실타래를 풀어준다.
적당한 건강도 안겨준다.
산을 오르기 위해서 체력을 키워야 하지만, 오히려 산에 오르니 체력이 키워진다.
인생도 산에서 배워나가리.
첫댓글 별동별님의 산행 기록을 보면 제가 가본 산들은 새삼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되새겨지고 가보지못한 산들은 후기만 봐도 너무 자세하게 알려 줘서 마치 내가 산행을 한듯하게 눈에 선할 정도입니다.
설레임을 갖고 산행을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이번 산행후기도 너무 감사합니다 ~^^
시산제를 시작으로 영알의 멋진 발걸음 시작되다
영알의 동경이 거짓이 아님을 이번 재약산과 천황산 탐방으로 인해 더욱더 동경의 대상이지 싶다별똥별님과 함께한 산행이 얼음골에서 부터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지요 설명절이 끼여 휘발유 사랑에 더욱더 힘든 여정이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인해 정말 멋진 날이었지요 함께한 덕분에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언제까지나 이끌어 주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