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두 번 연락할 정도로 평소에 거의 연락이 없던 친구로부터 갑작스레 전화 연락을 받는다면 당신은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가. 결혼을 앞둔 친구라면 아마도 직감적으로 결혼식이 임박해서 꼭 참석해 달라는 전화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물론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한편 갑작스레 전화를 걸어 결혼식에 꼭 참석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는 친구가 안쓰럽기도 하고, 평소에 연락이 없다가도 꼭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는 친구가 괘씸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솔직히 절친한 친구라면 몰라도 과거에 한 번이라도 안면 있는 사람에게까지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해 달라는 말을 건네기가 그리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평소에 안부를 묻는 전화 연락이라도 하지 못한 자신이 미워질지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소위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 까지 등장했다.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의 결혼식장에서 하객으로 행세하는 신종 아르바이트. 우리 사회의 척박한 인적 네트워크를 대변하는 씁쓸한 단상이다.
전문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직업의 고유한 영역도 더욱 세분화되고 협업·분업화되고 있다. 개인과 개인 간의 연결 고리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네트워크가 지지하는 힘도 강해지고 있다.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다가도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다급한 목소리로 그동안 연락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친구의 전화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인간은 누구든지 남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고 반대로 남에게 도움을 줘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통해 남으로부터 좋은 정보를 얻거나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 동기 부여를 받을 수도 있다.
이왕이면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로 한 인맥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정작 적시적소에 자신이 당면한 문제에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해 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과거에는 직장 상사에게 업무적인 도움을 얻거나 실무적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맺는 것이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신이 보유한 지적 정보가 곧 자신의 경쟁력이자 밥그릇이라고 생각,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제대로 전수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상사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인맥과의 관계 고리를 끊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고립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네트워크 관계는 질풍노도와도 같은 인생의 역경 속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삶의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풀거나 인생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카운슬러 역할이 가능한 것도 인간관계의 힘이다.
‘삶의 스승 운동’이라고도 불리는 멘토링은 자신이 후견인으로서 경험을 공유하고 능력을 키워 주는 한편 조직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인맥 네트워킹 활용의 좋은 예다.
실제로 일부 대기업을 비롯한 조직 사회에서 멘토링을 적용, 선배 사원이 멘토가 되고 신입 사원이 멘티가 돼 후배 사원의 적응을 돕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인맥 쌓기가 붐을 이루면서 관련 실용 서적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세상을 떠나 홀로 존재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이러한 서적이 필요 없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인적 자원 확보에도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해 나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시 이병철에게 배워라’(서울문화사 발행)에서 저자는 “실력과 능력으로 사업에 성공하는 것은 전투에 이기는 것이지만 신뢰와 진실한 마음이 바탕이 된 휴먼 네트워크를 가꾸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인맥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땀과 노력에 견줄 만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꾸준히 자신의 인맥을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맥을 관리하는 데 나름대로의 원칙과 체계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한때는 혈연, 지역적인 연고와 학연의 고리가 길수록 성공의 확률도 그만큼 높았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와 학연 등 고질적인 ‘연’ 문화가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실력과 능력을 보유한 진정한 엘리트가 묻혀 버리거나 ‘연’과 ‘줄’이 있는 사람이 득세하는 경우는 점차 사라져야 한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과 실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집단 네트워크를 쌓아 성공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급 세일즈맨의 뒤에는 거미줄 인맥이 있고,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뒤에는 수많은 인맥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처럼 성공의 열쇠는 자신이 보유한 인맥과 네트워크 내에 근접해 있다.
첫댓글 성공의 열쇠!!! 함께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