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내서읍 주민들 “시내버스 노선 개편 이전보다 더 불편”
기사입력 : 2023-06-13 20:50:17
일부지역 개편 혼란 불만 속출
3개 노선 합쳐지고 일부 구간 폐지
직행버스는 소요시간 더 늘어나고
상남동 등 도심 가려면 환승해야
시 “민원 모니터링해 보완할 것”
“시내버스가 개편되면 외곽 지역은 더 편해질 거라 했는데 내서읍은 오히려 더 불편해졌네요.”
13일 오전 9시께 찾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내서운동장 버스정류장. 창원 시내버스 노선이 전면 개편된 지 3일이 지났지만, 시민들은 바뀐 노선을 놓고 서로 이 노선이 맞는지 물으며 안내도를 일일이 확인하는가 하면 환승 구역을 제대로 알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방면 버스에서 탑승해 다시 내리는 시민도 자주 보였다.
<13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리 내서운동장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114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류장에서 만난 박모(80)씨는 “원래 110번 버스를 타면 명서동 창원농협에 바로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리에서 환승해야 한다”며 “합성동까지 갈 수 있는 버스는 마산대학교로 쭉 돌아가서 이전보다 10분 정도 더 걸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시민 조명희(68)씨는 “삼성창원병원에 가려면 80번을 타고 갔는데 이제는 가지 않아 다른 곳에서 환승해야 한다”라며 “삼계리 쪽에 노선이 6개 정도 있었는데 현재 4개로 줄어들어 정말 불편하다. 직행버스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빨리 가려면 중리에서 환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창원시는 지난 10일부터 대중교통의 안전성과 정시성, 신속성 향상을 위해 현재 운행 중인 시내(마을)버스 150개 노선 726대를 별도의 증차 없이 137개 노선으로 개편했다.
개편안은 △외곽 지역 급행버스 신설 △주요 간·지선 노선 효율화 △원이대로 BRT 구간 연계 강화 △무료 환승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는 이번 개편을 통해 외곽에서 도심까지 40분 내 이동이 가능해 시민들의 편의가 증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급행버스가 생긴 외곽 지역인 북면, 동읍, 진동면 등과 달리 내서읍의 경우 3개 노선이 하나로 합쳐지고, 일부 구간이 폐지돼 주민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내서읍에서 창원 도심까지 통학을 위해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 불편이 크다. 대학생 이모씨는 “버스가 개편되고 114번 버스를 타고 창원문성대까지 갔는데 기존보다 30분 더 걸린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다. 오늘은 배차 시간이 맞지 않아 바로 가는 버스를 못 타고 환승해서 학교에 가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원래 합성동으로 가는 버스가 111번, 710번 버스가 있었는데 111번이 사라지면서 정말 불편해졌다. 상남동으로 가는 버스도 710번 버스밖에 없어 외곽인 내서읍에 사는 사람들이 창원 도심에 가기가 정말 힘들다. 시청은 배차 간격이 줄었으니 더 편해졌다고 하는데 노선이 사라졌다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창원시는 이 같은 민원을 접수하고 노선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창원시 신교통추진단 관계자는 “내서읍 지역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존 111번, 112번, 116번 노선이 하나로 합쳐지고, 경로가 달라져 환승해야 하니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것 같다. 특히 창원 도심으로 오는 114번 버스노선 또한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환승이 적게끔 노선을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 교수는 “환승 횟수가 많을수록 버스 이용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크다. 대다수가 실제 탑승하는 시간이 길더라도 환승 횟수가 적은 걸 선호하는 편”이라며 “버스 주 이용객은 고령자와 학생인데 환승할 때 굉장히 힘들 수 있다. 버스노선을 개편할 때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