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도 일손을 거든다는 망종 절기예요.
요즘은 모내기를 좀 더 일찍 하지만 (이앙기에 모를 넣어서 모내기 하려면 모가 작아야 한대요.)
예전에는 망종절기에 모내기도 하고, 밀보리도 거두고
김매기하랴, 밭작물들 돌보랴 무척 바빴다고 해요.
밭에 가보니 한 주 사이에 또 작물들이 쑤욱 자랐습니다.
밭에 둘러 서서 하늘땅 기운 느끼고 밭 작물들과도 마음 나눠요.
밤꽃 향기가 바람 따라 은은하게 퍼지고, 달걀후라이 닮은 풍년초꽃이 많이 피어있어요.
완두콩 꼬투리가 통통해져서 완두콩을 땄어요.
지난주에 남겨놓았던 진주찰밀도 이제 싹 다 거두어줍니다.
청치마상추도 큰 잎은 따주었어요.
학교에 가져와서 상추는 겉절이 해서 먹고, 완두콩 꼬투리째 쪄서 먹고
진주찰밀은 마중터에 잘 말려두었어요.
풀이 기세좋게 자라고 있어요.
김매기를 제 때 안 해주면 작물들 자람새도 더디고, 한여름에 고생하지요.
쪼그리고 앉아서 밭두둑에 있는 풀 뽑고, 풀덮개도 해줍니다.
진주찰밀 거두고 난 자리에 개골팥을 심기로 했어요.
구덩이에 물 붓고, 개골팥과 마음 나누고 토닥토닥 심어주었어요.
마지막으로 풀덮개도 해줍니다.
인제할머니오이가 벌써 꽃이 폈어요.
오이꽃도 그리고, 밭에 있는 여러 작물들 관찰하며 날적이 씁니다.
논에 내려가서 모가 얼마나 자랐는지도 보고, 논에 사는 개구리와 곤충들도 살펴보았어요.
쑥쑥 자라라! 노래하고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나니
그때부터 신이 난 어린이들!
오늘은 백련사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했거든요.
밭에서 뜨거운 햇살 아래 일하고 나니, 시원한 계곡물에 망설임없이 풍덩!
그래도 아직은 계곡물이 차가워서 너무 길지 않게 물놀이하고
짭짤하게 삶은 감자 하나씩 먹고 학교로 돌아왔어요.
물놀이 하고나서 먹는 감자가 어찌나 맛나던지! ^^
밭일하고 몸 식힐 수 있는 계곡물이 있어서 참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