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무지개 문(쌍홍문)의 전설 (동화)
[나는 먼 옛날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들었다. 선녀가 날개옷을 입고 큰 딸 무지개와 남동생 돌이를 안고 하늘나라로 올라간 후부터의 이야기가 잘못 알려진 것이라는 것이다.]
선녀가 두 남매를 안고 하늘나라로 간 후, 나무꾼은 매일 남해 금산 보리암에 올라 한려수도의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멀리서 들려오는 인어공주의 고운 노랫가락으로 시름을 달래었습니다. 나무꾼은 대나무 숲에 다정히 살고 있는 팬더 부부와 가끔씩 왕래할 뿐 모든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나무꾼이 팬더 부부를 방문할 때면, 나무꾼은 늘 흑설탕이 빠진 호떡을 선물로 주었지요. 늘보는 흑설탕이 빠진 호떡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팬더는 늘 호떡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팬더 부부는 나무꾼이 방문할 때마다 늘 우전차(작설차)를 대접하곤 했지요. 흰 눈이 마구 퍼붓는 날에는, 녹차 잔에 냉동 창고에 보관해 놓았던 매화 꽃 봉오리를 하나씩 올려놓으면 따듯한 녹차의 물에, 잔에서 매화꽃 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는 것이었어요. 나무꾼은 이 때문에 팬더의 집을 자주 방문하곤 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은 떠나간 선녀와 두 자녀가 너무도 그리워, 저승에서나 그들을 만나볼 요량으로 상사바위 끝에 서서 이 세상을 막 하직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은 사슴이 나타나 나무꾼에게 두레박에 올라타고 선녀를 찾아가라는 충고를 했다고 잘 못 알고 있지만, 사실은 팬더가 나타나 나무꾼에게 선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사실 팬더는 하늘나라의 젊은 신선중의 하나로 장난기가 심하여 곰의 형상으로 인간세계로 잠시 추방되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팬더는 하늘나라의 비밀을 세상에 알려서는 결코 안 된다는 엄명을 받고 있었으며, 이 세상에서 착한 일을 하면서 백년을 채우면 다시 신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옥황상제의 언명을 받고 있던 몸이었습니다. 이미 이 땅에서 99년을 채운 팬더로서는 하늘나라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고 1년만 더 버티면 신선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무꾼의 절박한 상황을 목도한 팬더는 마침내 하늘나라의 비밀을 나무꾼에게 누설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친구를 위해 희생을 각오한 것이지요. 만일 나무꾼이 무지개가 뜨는 날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 등 일곱 가지 색으로 자신의 몸을 뒤 덮으면, 무지개의 다리를 건너 선녀가 있는 하늘나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무꾼으로서는 자신의 몸을 일곱 가지 색으로 감출 방법이 없었습니다. 나무꾼은 매일 악어바위와 도선바위, 사선대, 제석봉, 좌선대, 상사바위, 부소암, 단군성전, 대나무숲, 금산 정상, 일월봉, 화엄봉, 대장암, 보리암 등을 오가며,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지요.
그 때, 악어바위아래서 멋진 남성의 노랫소리가 나무꾼의 귓가에 들려왔습니다. 베이스 남 저음의 “돌아오라 쏘렌토로”...아! 그 것은 바로 당대 최고의 문장가요 창의 권위자이며, 조정의 공식입장 표명자인 몸부림님의 노래 소리였습니다. 나무꾼은 몸부림님이 제석봉까지 올라오기를 기다렸지요. 그런데 몸부림님과 함께 나타난 분들이 있었으니...당대 최고의 연주가와 그의 정열적인 마나님이신 호세와 카르멘, 창가의 일인자 한사랑님 그리고 가히 모든 음률을 통달한 인자무적님 등이었습니다.
나무꾼은 그 분들에게 절을 올리고, 자신이 일곱 가지 빛으로 몸을 감쌀 수 있는 비법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몸부림님 일행은 좌선대에 정좌하고, 모두 함께 듣도 보도 못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였습니다. 그 음악이 멀리 퍼지자, 마치 부처님의 설법에 다라니법 꽃동산의 향기가 진동했듯이, 보리암에도 꽃향기가 환히(화니) 진동을 했지요.
예쁜 종이인형들이 날아다니고, 노랑 원추리와 번개 그리고 꽃 별들이 춤추고, 로즈마리, 라일락, 봉선화, 개나리 꽃의 향기가 진동하고 목소리와 오치가 화답을 했습니다. 바람막이님, 허부적님과 아저씨가 찬 바람을 막아주었지요. 그 때 먼 곳을 떠돌고 온 떠돌이님이 무엇인가를 배낭에서 꺼내어 금송 아래 풀어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반딧불처럼 희미했으나 시간이 갈수로 찬란한 빛을 내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다비(Darby)식에서 나온 진신사리였지요....여섯 빛깔의 광채가 너무나 강렬해서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그 빛에 보리암 암자에서 기도를 올리던 오르미, 비비아나, 단비, 슬비, 리아, 가을여자, 비상, 휙소녀, 예진, 산울림님....등 수많은 보살님들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습니다. 둥구나무아래 검은 독수리가 귀한 진신사리의 껍데기와 알맹이를 눈여겨 살펴보며...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나무꾼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염원 속에서 산내음의 향기와 부처님의 진신사리의 광채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빛깔-보라색-이 모자랐습니다. 일곱 가지 빛깔을 채워야 만이 무지개다리를 건너 선녀와 두 아이가 살고 있는 하늘나라로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무꾼은 해돋이님과 인어공주에게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나무꾼을 도울 생각이 별로 없는 듯, 이름을 “느물딱”으로 고치라며 놀려대기만 했지요. 그 때 장군암 곁에 모여 있던, 산내음 보살님들과 처사님들의 한결같은 기도소리가 하늘을 감동시킨 듯, 금산이 진동을 하고 장군암 곁에 너무나 선명한 쌍무지개가 떴습니다. 여섯 가지 빛깔에 감싸여있던 나무꾼에게 마지막 보랏빛이 하늘에서 내려와 일곱 가지 빛깔을 완성시켜 주었습니다. 산내음 님들이 하늘을 쳐다보니, 아! 나무꾼과 선녀의 아들 돌이가 보라색을 주관하는 신선으로 성장한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산내음의 모든 처사님들과 보살님들은 한 목소리로 “아! 보라돌이”라며 합장을 하였습니다.
나무꾼은 하얀 구름처럼 몸이 가벼워져, 쌍무지개 다리를 타고 하늘나라로 향하였습니다. 산내음 식구들의 작별 인사에, 나무꾼은 아홉 번 절을 하고 감사를 표명하였습니다. 나무꾼이 하늘나라로 들어가자 무지개다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두개의 굴이 생겨났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그 두개의 굴을 쌍홍문이라고 불렀으며, 그 쌍무지개 굴에서 기도를 하면, 헤어졌던 옛사랑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옥황상제는 팬더를 1년 일찍 하늘나라로 불러들여 더욱 큰 중책을 맡겼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나무꾼 가족과 팬더 가족은 영원히 행복하게(happy together) 살았답니다. 보리암은 그 후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적멸보궁]으로서 명성을 쌓아가게 되었지요....
[이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퍼져 잘못 전달되었던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가 올바르게 고쳐질 수있기를 기대하며 - 산내음 나무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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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새벽에 일어나서 혼자서 낄낄대면서 웃고 있으니 부모님이 제가 정신이 어떻게 되었는지 압니다..ㅎㅎ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너무 잘 읽고 갑니다..^^
너무 재밉군요~ 대단한 재치입니다. 늘보가 보기 전에 제 처 이름을 바꿔주세요~ 바람피고 있는 걸 어떻게 어셨나요? ㅋㅋ
허걱! 지송해유......늘보님을 보보로...이런 실수가? ㅋㅋㅋㅋ 빨리 바꿔드리겠습니다.
캬~ 법상치 않은 입답과 재치에 감탄을 아니 할 수가 없네요...머리 나뻐서 두번 읽었더니만 이해 되네요..ㅋㅋ
ㅎㅎㅎㅎ너무 재미있습니다. 산내음 보리암에 함께한 인물이 총출연 동화군요.. 역시 해박한 지식과 문학적 가치가 돋보여 새로운 동화작가로 등단될 것 같습니다. 이글을 보면서 일전에 [좋은하루]님께서 올린 산내음 식구들이 총 출연한 산행기가 생각나네요..ㅎㅎ 정말 긍정적이고 시원스런 말 솜씨와 글 솜씨,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산행기 안쓰기만 혀봐라 나무꾼 지게 뺐을꺼유~~~!!!!
넘 잼나는데... 산냄에 재주꾼이 또 탄생되는 순간입니다~~~~~느물딱이라니 재주꾼으로 닉을 바꾸시지....
선녀와 나무꾼의 진실을 이제야 알게되었네요....우리 아이들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지...
느물딱이 멀까? ㅋㅋ
느물느물..ㅎㅎㅎㅎ 아마 민달팽이 혹시 아닌가유?? 무라까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 나오는 괄태충쯤...ㅋㅋㅋㅋ
이렇게 잼난 동화는 여기서만 읽을수 잇을거에요....넘 멋진 동화입니다 .산도라지가 빠져서 좀 서운하지만. 앞으로 좋은 작품 기대할께요
재미 없다~ 단비 없어서 ..ㅋㅋ 이제 팬더부부는 하늘나라에서 산을 내려오는 건가 ㅎㅎ
들어있는디? 작가께서 수정하신 것 같군요~
ㅎㅎㅎ 아이고 재미있다 ㅋㅋㅋ
정말 멋지네요~~~ 산내음산악회에 대한 님들에 표현이 이렇게 훌륭한 동화로 탄생시키니 역시 훌륭한 나뭇꾼님이네요....
훌륭한 나뭇꾼은요.. 나무는 안하고 하늘나라로 올라갈 궁리만 하는디 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비님도 들어 있어여....지송...*^ ^*
그대들있어 산내음이 넉넉합니다...
ㅎㅎㅎ조~~론..못된 인어공주같으니라구...시상에 도와줄 생각은 안하구 놀려만 대다니..그러니까 바다에서 쫒겨나서 산을 헤메고 다니지..쯧...느물딱을 부정적으로 보지 마세요...전 무지 좋게 해석하는데..ㅋㅋ 요즘같은 각박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요소중 하나가 아닐런지...ㅎㅎ 암튼 무지 잼있게 보고 갑니다..건필합쇼~^^*
재미있는 동화(?)네요. 아예 동화작가로 나서 책을 펴내심 무진장 잘 팔릴 것 같은데....ㅎㅎㅎ. (합장한 뒤에)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정말 감동 그 자체네요 ~~~이런분이 산내음에 계신다는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하고 기존의 멤버나 들어갈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날 첨으로 같이한 일행까지 동원시켰다는거에 대해 감탄이 절로 나와요. 역시 재주꾼이셔요. 암튼 잘보고 웃고 가요.내내 건강하시고 담에도 또 부탁해도 되죠??
ㅎㅎ...즐감하고 갑니다~~~~~앞으로 쭈~~~~욱 동화 눈팅 시켜주세요....안그러면 담부턴 기도 안해 줄껴~~~~~ㅋㅋ 고맙습니다
감동깊게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와 수고하셨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동화가 나오리라 기대하긴 했지만 그 주인공이 나무꾼일줄이야
아니 이런나무꾼이 있다니 웃음이 . 이런 재치있는 동화는 난 처음 따악 다음 2탄을 기대하며 나무꾼님 ``감사 (꾸뻑 ) 드려유 *^^*
ㅎㅎㅎ 산내음의 재주꾼~~~~또 입성~~즐겁게 감상하고 갑네다~~~~
ㅎㅎㅎㅎㅎ 이시간 이후로 산내음 작가로 임명합니다.머리가 주먹만해서 3번 보고 가유....다음에 또 기대합니다.
ㅎㅎㅎ 나뭇꾼님~~동화속 보리암으로 여행을 보내주니 감사합니다~~ㅋㅋㅋ
캬~~~~ 맛깔스럽고 짭쪼롬하네요... 재치에 감동먹고 갑니다...
나무꾼님 상상력이 너무 풍부 하십니다. 어떻게 이런내용이 머리 속에서 나올수 있을까요 대단하십니다.
ㅎㅎ 보리암 산행을 했어야 동화의 이름이라도 올려보는건대,,ㅠㅠ 저도 울애들 교육 자료료 활용해야겠어요 동화가 왜곡된걸 몰랐네요 ㅎㅎ
산냄의 재주꾼 탄생 했슴다.. 짝짝짝
좋은하루 였지요? 잼 있게 읽었습니다.
사무실서 캬캬하고 있으니 술 생각나냐 묻는 직원에게 술 보다 글에 취해 웃음이 절로나온다 했슴다......감사합니다 동화에 진수를 알게 해 주어서요.....산냄은 보물 창고같습니다...어쩌믄 이리 보물이 만으지
우왕 찐짜진짜 신기하네여 말문이 막혔슴다 억지가 이렇케 좋은거구나 담에 또 써주세여
억지라니? 그 무슨 오짱같은 소리여요?! 여하튼 최대의 조회수, 답글...대단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