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마산·창원·진해지역의 토지시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진단됐다. 또한 마창진 아파트시장은 하반기에 가격안정기로 접어들겠지만 지역내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관련기사 15일자 1면>
이는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 14일 창원대에서 가진 ‘2006년 하반기 경남지역 부동산 시장전망 세미나’에서 발표된 것으로, 마산·창원·진해지역을 중심의 시장분석이다. 부산항 신항사업과 함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향후 경남의 토지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개발호재가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나라감정평가법인 신재영 평가사는 하반기 토지시장 전망 발표에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각 개발지역과 마산신항개발사업·창원 지방산업단지 계획을 주목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른 토지시장 전망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부산과 진해지역을 포괄하고 있는 곳이지만 대형 국책사업에 따라 마산·창원·김해지역까지 파급이 클 것이라고 꼽았다.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지역은 크게 나눠 부산 쪽의 신항만지역, 명지지역, 지사지역과 진해 쪽인 두동지역, 웅동지역 등이다.
이들 지역은 짧게는 2010년까지, 길게는 2020년까지 개발이 추진되는 곳으로, 토지면적 규모와 수용인구만 보더라도 대규모 사업임을 알 수 있다.
먼저 명지지역은 △2010년까지 수용인구 1만6000명의 비즈니스·주거단지로 개발되는 명지지구 △2010년까지 르노삼성차 등 첨단산업과 외국인기업전용단지로 개발되는 74만평의 화전지구 △올해 마무리되는 38만평의 신호지방산업단지 △2010년까지 경부선·경전선 등과 연결돼 25만평의 대륙물류기지로 개발되는 서부산유통단지 등이다.
지사지역은 △첨단산업과 연구개발단지로 지난해 1단계공사가 마무리되고 올해 2단계 공사가 끝나는 59만평의 부산과학산업단지 △6만5000명이 거주할 신도시로 2010년까지 개발되는 미음지구 △그린벨트를 해제해 국제금융·고부가가치산업유치할 23만평의 송정지구는 2020년까지 개발된다.
2010년까지 개발되는 두동지역은 △수용인구 2만5000명의 46만평인 두동지구 △50만평에 동아대 보배캠퍼스 등 연구개발시설이 들어설 보배지구 △인구 2만6000명의 35만평의 가주지구 △2만2000평의 57만평 규모의 마천지구 등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마산신항·창원지방산단 조성
또 웅동지역은 △2008년까지 9만평에 첨단생산시설이 들어서는 남양지구 △2020년까지 전문교육·연구개발·주거·지원시설 등의 28만평 남문지구 △40만평에 여갇휴양·물류·유통시설이 들어설 웅동지구 등이다.
신재영 평가사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른 전망에 대해 “진해 두동·웅동지역이 부심을 능가해 중심지로 활성화 될 것”이라며 “시청이 있는 풍호동 일대 토지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산신항 및 창원지방공단 조성 영향
이와 함께 마산신항개발계획은 서항일대를 매립해 주거지역으로 개발하는 서항지구해양신도시, 율구만을 매립해 대규모 컨테이너 터미널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또 창원지역은 부족한 산업용지와 주택지 개발을 위해 대산면 가술리 일대 14만4000평을 지방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재영 평가사는 “마산의 경우 신항만 주변 개발이 착공될 때 시장이 민감할 것이고 KTX역과 해안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창원지역에 대해서는 “공장용지와 택지개발사업으로 대산면이 꼽히는데 인근의 김해지역과 입지조건에서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아파트가격 안정화
대규모 국책사업에 따라 토지시장은 어느 정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마창진 지역의 아파트가격은 안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114의 김희선 전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진다고 보겠지만 부동산시장 전문가 입장에서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은 △아파트가격 흐름 △수요와 향후 공급물량 △현재 미분양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에 따른 것이다.
오랜 침체 벗을 호재로 작용…땅값상승·거래활기 전망
아파트가격 흐름을 보면 올 들어 창원지역을 비롯한 마산·진해지역의 매매가 상승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말까지 전국 아파트매매가격 상승률은 9.0%인데 비해 경남은 0.8%에 그쳤고 그 중에서도 창원은 -0.5%로 마산 0.4%, 진해 0.6%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04년과 이듬해 각각 8.3%·12% 상승률을 보였던 창원지역이 하락세로 반전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재건축을 중심으로 경남의 아파트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창원지역이 지난해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8·31부동산 대책,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담은 3·30대책을 거치면서 약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재건축아파트가 가격 상승뿐 아니라 가격 하락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향후 재건축 추진단지가 많은 창원지역의 경우 낮은 용적률에 따른 사업성 하락과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될 9월 전까지 관리처분계획인가신청을 하지 못할 경우 사업진행에 차질이 생겨 재건축을 통한 공급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뿐만 아니라 창원과 마산의 인구 감소추세도 가격 안정 요인으로 꼽았다.
창원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김해와 진해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많다는 것은 마창진 지역의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미분양 물량뿐 아니라 올해부터 내년까지 많은 입주할 물량과 신규분양 물량도 마찬가지. 올해부터 내년까지 입주물량과 올해 분양물량은 마산이 각각 2000가구·6000가구, 창원은 5300가구·1200가구, 진해는 4500가구·1203가구에 달한다.
고전 면치 못하는 아파트 시장 ‘가격 안정 동시에 양극화’
이에 대해 김 전무는 “미분양 현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분양일정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급매물 중심으로 좋은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시점으로 신규분양도 단지나 건설사별로 좋은 조건을 검토해서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창진 지역의 신규분양에 대해서는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받고 있는 데다 과세 강화 등 분양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악재가 많아 고전이 예상된다”며 “분양시장 침체로 분양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미분양 소진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파트가격 지역내 양극화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것과 함께 지역 내에서 양극화도 커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아파트 평당 매매가는 창원지역이 582만원으로 도내에서 가장 높고 다음으로 100만원 더 낮은 진해(440만원), 마산(376만원), 김해(358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창원은 재건축단지와 평당 1100만원에서 1400만원까지 하는 롯데아파트가 있는 용호동과 한림푸르지오와 성주유니온빌리지·프리빌리지 등 신축아파트가 많은 성주동이 평균 900만원에서 1000만원에 육박하지만 가격이 낮은 곳은 300만원 미만도 있을 정도로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김 전무는 이 같은 지역내 양극화에 대해 “창원지역 내에서 평당가격이 5배까지 차이가 나는데 평당 1200만원이면 서울과 같은 수준”이라며 “마산·진해도 신규 분양가가 높기 때문에 양극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분양가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 또한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