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짓날 / 손해목 ]
닭도 울지 않는 꼭두새벽
솔가지 매운 연기 속에서
분주하게 팥죽을 쑤시던 어머니
땟국물 졸졸 흐르는 발들이
구들목으로 소복이 모일 때쯤이면
빨갛게 얼어버린 손으로
새알이 송송 박힌 붉은 팥죽 그릇과
살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큰 사발을 들고 오셨다.
안에는 해맑은 아이들 웃음소리
밖에는 청명한 까치 울음소리
모든 게 꽁꽁 얼어버린
그해 겨울의 동짓날은
사랑이 가장 긴 날이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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