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알프스(간월~신불~영축산) 다시 보기 ♡
(사랑의불시착 촬영지, 억새평원, 파래소폭포)
1. 산행일시 및 경로
1) 2024년 4월 6일 (토), (18.2km)
07:40 ~ 13:50 (6시간 10분)
2) 배내고개(울산학생교육원) - 배내봉(966m) - 간월산(1,069m) - 간월재(900m) - 신불산(1,159m) - 신불재 - 영축산(1,081m) - 단조산성(950m) - 신불산자연휴양림(하단) - 파래소폭포 - back - 태봉마을버스정류장(파래소유스호스텔)
2. 산행소감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지 10여 년.
그 서막을 이곳 '영남알프스' 에서 열었다. (05년 10월)
당시에는 GPS도 없고, 지도 보는 법도 모르고, 그냥 선배님의 발걸음만 길 잃을 새라 부지런히 뒤쫓아 갔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간월~신불~영축의 정상석에서 당당히 인증을 했더랬다.
그렇게 나의 산행 사랑은 시작되었다.
다시 찾은 영남알프스.
밀물처럼 인파가 들어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현재는 고요한 황금평원만 남았다.
당시의 상기된 흥분을 오늘은 차분히 거슬러 가본다.
새벽 4시에 버스에 올라 잠을 청해보지만, 신통치 않다.
이리뒤척 저리뒤척이다 3시간 30여 분 만에 이곳 배내고개에 도착한다.
컨디션이 썩 좋진 않지만, 나아지길 바래보며 서서히 고도를 올려본다.
혼자서 걷는 길.
산행은 잡스러운 생각을 걷어내는데 딱이다.
오늘은 밀려나가는 감기기운으로 상태가 별로지만, 평상의 산행에서는 목과 코를 뻥 뚫어주고, 이는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뭐든 마음먹기에 달렸지만, 산행을 즐기는 나에게는 보약같은 친구다.
오랜만에 본 간월산 정상석은 그대로다.
당시에는 엄청 크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사용감이 있는 중고 비석이 되었다.
딱히 쉬기도 뭐해 내리막 걸음이 숨고르기를 대체한다.
머얼리 신불산과 억새평원이 조망되고, 빙 둘러쳐진 영남알프스로 명명되는 산군들이 즐비하다.
언제 저기까지 갈꼬.
연말, 연초에 유행처럼 번진 인증따라하기 산인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지금은 한가한 까마귀 한 쌍만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말끔히 정비된 간월재의 쉼터는 시력도 회복해 준다.
와이프가 그토록 사랑한 "드라마 - 사랑의 불시착" 패러글라이딩 씬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하니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무등산의 목교삼거리~중봉 평원을 너무도 닮아 더더욱 그렇다.
눈은 멀어져 있지만, 두 다리의 걸음걸음이 풍경을 계속 당겨온다.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 까지 단번에 올라왔다.
코를 너무 풀었더니, 머리도 띵하다.
나지막한 라디오 소리에 기대어 영축산 정상 한 켠에서 숨고르기를 해 본다.
당시도 그랬지만, 오늘도 내리막길은 영 꽝이다.
흩어진 돌부리 진흙길은 지그재그 걸음을 만들고, 편안한 하산길을 기대한 나에게 다시금 긴장을 하게 한다.
꽤나 내려온 하산 계곡길.
상부의 진흙길이 이어진 터라 당연히 탁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맑고 깨끗한 덩어리 계곡수는 눈과 귀를 치유해 준다.
시간이 허락되어 파래소폭포('바래다'의 기원을 비는 어원)도 감상하고, 이곳 영남알프스의 메인광장은 꼼꼼히 섭렵한 기분이다.
벚꽃이 만발한 4월 봄날, 소풍 한번 제대로 즐겼더랬다.
첫댓글 영남알프스 멋진 산행을 축하합니다
덕분에 구경 잘 했습니다
2년전 블랙야크 따라서
신불산 눈꽂 산행이 추억이 되네요
고생했어요,삭막함 과 고요함이
교차하는 능선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