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두레박 둘
길을 갑니다
승연 / 사집과
도량의 꽃들은 피고 지고, 또다시 피어납니다.
사집 첫 철, 밤이면 더욱 화사함과 은은한 빛을 선사합니다.
슬며시 걸음을 늦추며 자문합니다. "나는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제대로 가고 있기는 한걸까? 지름길이 잇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제대로 정진하는지, 자신있게 선명하게 답할 수가 없습니다.
행자, 그리고 치문 네 철을 보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접했을 때 나를 돌이키는 키워드는 "뭣이 중한디?" 였습니다. 산문에 들어오면, 고요한 흐름 속에 그냥 나를 맡기면 되려니 했던 것은 큰 판단 착오였음을... 역류하는 에너지는 상상 밖으로 센 것이었습니다.
호된 역행보살님들은 담장 밖으로 마음을 몰아냈고 한편, 도량 곳곳에서 제 근기를 살피시며 외호해주는 신장님들은 용기와 격려로 잡아 주었습니다. 이런 씨실과 날실들로 역인 곳에서 '나' 를 붙잡고 있을수록 역류하는 물살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음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정신 차리자, 자칫하면 표류할지도 몰라! 신장님과 역행보살은 서로 역할을 바꾸기도 하시니...'
한편, 타인의 언행에 의존해서 울고 웃는 자신을 보는 씁쓸함과도 마주 해야 했습니다.
'뭣이 중헌디?, 부처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관점을 바꾸자! 높이와 방향을 달리해서, '나' 라고 생각하는 것들로부터 거리를 띄우자.
내가 생각하는, 기억하는, 느끼는 그런 '나' 는 없다. 그리고 다시 묻습니다.
'수행을 잘 하고 있는 겨?'
민첩함을 요구하는 규칙생활에 난항을 겪던 중, 새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스스로 단단해지기 위한 노력,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을 생겨나게 하려면 어찌할까?
꾸준히 할 수 있는 그 무엇, 일단 기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매일 108를 하자... 한 달도 못 되어 포기.
하안거 결제와 더불어 금강경 주 5회 독송하기... 일주일 만에 중도 포기.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삼장원에 들러 서가에서 [샹웃다니까야]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냥 읽자! 내용을 못 새기더라도 자신감을 고양시키는 셈 치고, 그렇게 야간자율학습시간을 주로 이용해서 겨울철에 읽기를 마쳤습니다.
매일 약간의 메모를 남겼지만 노트는 2/3 이상이 졸음의 흔적입니다.
그래도 뿌듯해 하던 중, 수업시간에 이런 글귀를 만났습니다.
'學語之輩학어지배 設時似悟설시사오 對境還迷대경환미 니라'
말을 배우는 무리들은 말을 할 땐 깨친 듯 하다가도 경계에 부딪히면 캄캄해지나니 말과 행이 서로 다르다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이는 스스로 속는다. 곧 자만을 일컬음이라, 머릿속으로 아는 것을 깨쳤다고 착각하는 바로 나같은 이를 경계하는 말이구나!
경황없는 중에도 휴일엔 가벼운 산행을 도반 서넛과 같이 나섭니다. 날씨 따라 피로도에 따라 목표지점을 정하지만 대체로 학소대를 꿈꾸다가 절반 못 간 아랫재 삼거리, 계곡 쪽이거나 아랫재의 평이한 오르막길입니다.
시작할 때 "아, 글쎄, ㅁ라도 안 되는 이런 일이..." 로 시작하지만 돌아오는 길엔 "그럭게, 그렇지 뭐..." 이런 식으로 끝났니다. 고맙고 귀한 시간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워내고 몸도 적절히 노곤해지면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공간이 생겨납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아침저녁으로 염송하는 반야심경의 첫 구결 - 오온이 공함을 비추어보고 고통의 바다를 건너느리라.
오늘 이 제자는 다시 부처님께 묻습니다.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오온이 공함을 알아 '나' 라는 생각, '내 것' 이라는 생각과 자만에서 ㅂ넛어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답하십니다.
"어떠한 물질도 느낌도 인식도 심리현상도 알음알이도 이런 모든 것은 무상하고, 형성되었고, 조건따라 형성된 것임을 알고 보면 즉시 번뇌들이 멸진한다. 취착하기 때문에 '내' 가 존재하고 사량분별한다.
-[쌍윳다 니까야], {수라다경} 中에서
그 말씀 돌이키며 그렇게
길을 갑니다. 길을 갑니다.
부처님 따라 그 길을 갑니다.
오늘 이 길을 갑니다.
이 글은 불기2566년 雲門지 봄호에 있는것을 퍼왔습니다.
그리고 운문사 홈폐이지 계관운문에서 더 자세히 볼수 있습니다.
저번주 부산박물관에 갔다왔습니다...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 특별전을 보고 왔습니다...
요번에 같이 올리기가 사리암카폐 사진올리는 갯수제한도 그렇고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있다보니 늦어도 2~3일 이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산 인근에 계신 분들은 꼭 관람을 추천드립니다... 입장료는 물론 무료입니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불교에 많은 것을 배우고 올수 있었고 제 마음이 치유되는것을 느끼끼도 했습니다...
타 지역에 계신분들도 혹 이런 비슷한 행사가 있으시면 꼭 관람 추천드립니다...
혹 비슷한 행사가 있는지 주변을 한번 돌려보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운문사 사리암 도반 법우 여러분 나반존자님의 가호 가피 많이 많이 받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첫댓글 찬찬히 읽을 소식이 풍성합니다. 청와대 개방때 경재(子)가 줄타기 축하공연을 했습니다.
청와대 줄타기 공연 유튜브 검색하면 짧은 영상 올린게 나옵니다.
저는 오전에 경복궁 체험수업이 있어 잠간 짬을 내어 청와대 들러, 둘러보고 왔어요.
각지에서 오신 사람들이 많았어요. 변화된 사회분위기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특별전 소식도 전해주시고 감사합니다. 나반존자 나반존자 나반존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