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갑을 단 한방에 비워줄 녀석!
Cowboy Bebop
이건 명백한 범죄다!
90년대 최고의 OVA작품인 <자이언트 로보>가 출시된다고 발표된지가
언제인가? 세계명작동화중 최고로 꼽히는 <빨강머리 앤>이 나오기
시작한지가 얼마나 되었는가? 도대체 이건 말이 안된다. 왜 이런 명작들이
이렇듯 줄줄히 쏟아져 나온단 말인가? 도대체 제작사들은 소비자들을
거지로 만들기로 작정한 것일까? 작금의 상황에서 필자는 복권을 사는
일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복권이 나를 속일지라도...
글 : 심보선 (vreal@hitel.net">vreal@hitel.net)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vdprime.com%2Fpreviewimage%2FBOP_01.jpg)
『COWBOY BEBOP』은
이미 그 이름 자체로 모든 것을 증명한다. 이 지면을 통해 누가 일러스트를
하고 누가 감독하고 음악을 했는지 말안해도, 필자보다 모두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계시거나 노출되어 있을 것을 안다. 그런 뜻에서 조금 다른
의미에서 필자는 『카우보이 비밥』에 대해 접근해보려 한다. 『비밥』은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작품에 속한다. 이 작품은
마치 시대의 흐름을 거슬리려는 듯 구식인간들이 등장한다.
2071년이 배경임에도
그 속에서 펼쳐진 세상은 지금과 조금도 다를바가 없다. 『현상금 사냥꾼』이란
미국 초기 서부시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언제든지 생팔로 바꿀 수 있음에도 기계팔을 고집하는 제트와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스파이크, 엄청난 미모를 지녔지만 마찬가지 엄청난 빚을
지고 있는 페이, 천재해커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에드, 그리고 비밥호에선
똥개로 취급당하는 데이터견 아인. 이 다섯녀석이 극을 이끌어 나간다.
전 26화로 이루어진 『비밥』은 서로 "동료"라는 울타리속엔
있지만, 서로간의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이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적으로 『비밥』은 스파이크가 가장 주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3년전에 죽었다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항상 줄리아를 찾아헤매는
그의 모습은 애처로움과 함께 허무함이 짙게 내재되어있다.
『비밥』은 현재까지
국내에 알려진 많은 작품중에서 가장 "성인용"이란 꼬리표를
붙이기에 알맞은 작품이다. "성인용"이란 딱지를 붙인 이유는
페이의 아슬아슬한 복장이나 간간히 보이는 여인들의 나신 혹은 과도한
폭력노출때문이 아니다. 극의 내용이 현대사회자체. 즉,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하며, 그 속에서 짙은 허무의 그림자와 함께 고독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밥』은 그냥 보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많은
일본 상업 애니메이션과는 그 표현양식부터가 다르다. 특히 총 6세션까지
나온 이번엔 1,5,6세션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스파이크와
관련된 세션들과 몇 개의 괜찮은 부분들을 추스려 10화내로 만들었으면
일본 애니메이션중 "최고의 명작"으로 꼽혔을 거라 말한다.
필자가 보기에도 1/3은 정말 훌륭하고, 1/3은 그냥 그렇고, 나머지 1/3은
아무런 생각없이 만들어진 작품같다. 그렇지만, 그 1/3들이 모여 비밥을
비밥답게 만든 것이라 본다. 그들은 때론 진지하고, 때론 어설프며,
때론 일견 멍청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들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은 그속에 우리 자신의 삶의 모습이 진실하게 투영되기
때문이다. 『COWBOY BEBOP』발표되고 지금까지 일본 TV애니메이션중
그와 우열을 가릴만한 작품이 없었고, 적어도 앞으로도 몇 년간은 그
적수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처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만드는
되풀이되는 패턴의 작품들론 인생에 대한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의
진지한 시선이 뭍어난 이 작품에 감히 범접할 수가 없을 것이기에...
메뉴 디자인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vdprime.com%2Fpreviewimage%2FBOP_03.jpg)
캡춰한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괜찮게 만들어져 있다. 그동안 『DVD애니』에서 나온
타이틀들을 보면 본편의 질은 좋아도, 케이스 디자인이나, 메뉴 화면은
별로 감흥을 주지 못했는데, 이번만큼은 필자에게 꽤 신선한 충격을
줄만큼 잘 되어 있었다. 썰렁한 화면 하나만 보여주던 코드 2번이나,
나름대로 아이디어가 신선했던 코드 1번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화질 ★★★☆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타이틀중에선 제일 낫다. 일단 TV방영중단을
선언할정도로 작품의 '질'을 고집한 감독의 탓인지, 작화도 무너지는
부분이 별로 없고, 색감도 좋으며, 어두운 부분의 사물의 표현력도 괜찮은
편이다. 배경에 들어간 CG와 셀화간에도 그다지 큰 이물감도 없고 해상도도
TV애니메이션치곤 꽤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인물이나 사물의 외곽선을
따라 보이는 계단현상이나, 엔딩에서 스탭롤을 따라 보이는 무지개 현상등은
사람에 따라 눈에 거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색의 번짐도 종종 보인다. 쓰고 보니 무척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서술되었는데,
이러한 부분은 그런 것에 민감한 분들에게 신경이 쓰이지, 작품을 즐기는
분들에겐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색의 번짐이나 계단현상등은
최근에 출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타이틀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며,
작품의 화질자체는 최근작중에서도 꽤 좋은 편에 속한다. 특히, 작품의
특성상 액션신이 많은 『비밥』은 흔히들 "깍두기"로 표현하는
블록 노이즈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극장판 부럽지 않은 매우 부드러운
화면을 선사한다.
#「DVD애니」에선
PC로 감상시 비디오모드에서 "BOB모드"로
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타이틀 속지에 자세히 설명해줄
것이기에 여기선 그냥 넘어가겠다.
음질 ★★★☆
위에도 몇번 언급했지만
『비밥』은 액션신이 많은 작품이며, 동시에 칸노 요코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수시로 흘러나와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돌비 디지털 2.0이라 서라운드적
쾌감은 느끼기 어렵지만, 비교적 잘 녹음된 효과음과 배경음등은 기존
TV애니메이션들과는 짝을 찾기 어려울만큼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나
투니버스 방영시 일본어 더빙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은 우리말 더빙은
신선한 재미를 부여한다. 스파이크가 존대말을 쓰는 부분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성우들의 연기도 국내더빙중에 손꼽힐만하며, 배경음악과 효과음이
잘 믹스되어 일본어더빙과 비교해들어도 크게 음질이 손상되지 않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dvdprime.com%2Fpreviewimage%2FBOP_02.jpg)
끝으로...
현재까지 비밥과
관련되어 출시된 타이틀은 코드 2번 일본판이 TV판 9장, 컴플레이션
2장, 극장판 1장, 세션 0로 나온 특별판 한 장이며, 코드 1번 미국판은
TV판을 6장으로 출시했다. 이중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신 것이 바로
코드 1번 6장짜리 버전일 것이다. 코드 1번은 1,2장은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미국인들의 눈에 맞춰 과중한 콘트라스트비 조정으로 인해 어두운 부분의
표현이라던가, 색감등이 일본판과 많이 달랐다. 특히 3번째 장이후론
싱글 레이어에 가변비트레이트를 써서 많은 이들에게 원망을 샀다. 이번에
9장으로 출시되는 국내판은 일본판과 거의 동일한 화질을 보여준다.
일본판은 미국판보다 색감과 어두운 부분에서의
표현, 해상도등에서 월등하다. 더욱이 9장짜리 일본판의
경우 각각의 일러스트들도 매우 유명한데, 국내판은 그러한 일러스트들을
차용하고 더불어 마지막 9번째장에 『비밥』과 관련된 부가영상인 세션제로를
넣을 예정이라고 하니 상당히 알찬 디스크가 될 것 같다. 모두들 명작이라고
말하기 주저하지 않는 『카우보이 비밥』은 소장하지 않기 힘들 것이다.
녀석들은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영화쪽에서도 대작이 나오는 이 잔인한
8월달에 당신의 지갑을 여지없이 한순간에 비우게 만들 것이다. 『비밥』은
충분히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작품이다. 왜냐하면 『비밥』이니까...
DVD 정보
- 런닝타임 : 디스크당 약 75분
- 발매사 : DVD애니
- 음성 : 일어/한국어
- 자막 : 일어/영어/한국어
- 지역코드 : 3
- 화면비율 : 4:3 풀스크린
- 스페셜 피쳐 : 마지막 9번째 디스크에 수록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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