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포동 공항 도착>
오후 2시 30분 : 처음에 여행계획서에 포동공항 도착시간이 잘못 표기된 줄 알았다. 비행소요시간 약 1시간 50분이라고 했는데 뭐야 시간이 안맞아! 했는데 알고보니 한국보다 한시간 빠른 현지시각 적용이었다. 로밍해간 SK핸드폰을 보니 정확하게 현지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포동공항에서 단체비자 순대로 줄서서 입국장 통과 후 9번 출입구 '하나투어' 피켓 앞에서 4일동안 우리를 안내할 조선족 가이드 조순희씨를 만났다. 후덕한 인상의 30대 중반의 여자분으로 4일간의 여행동안 힘든일 있어도 내색안하고 우리를 챙겨준 고마운 분이다.
34명의 일행이 버스에 타고 출발하는데 어떤 일행들일지 매우 궁금했다. 다행히 4일동안 튀는 사람도 없고 특히 우리 아들은 그중에 가장 어려(초1) 모든 분들이 귀여워 해 주시고 챙겨 주셔서 여행이 한결 순탄했다.
<상해 임시정부청사>
공항에서 하나투어의 전용버스를 타고 포동공항에서 상해시내로 이동해 처음 가본 곳은 항일 독립운동의 거점지였던 임시정부청사였다. 92년 수교후 복원되어 여러차례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데 요즘 국내에도 등장하고 있는 타운하우스식 3층 가정집으로 여러사람이 기거하기에는 너무나도 좁았다.
이런 곳에서 고생하시면서 독립운동을 하셨는데 지금의 우리 후손들은 이분들이 부끄러워 하지 않을만한 사람이 되었는지 의문이다. 특히 이곳을 복원하는데는 우리 기업과 시민들의 돈으로 되었는데 관리하고 돈을 버는 것은 중국인들이 하고 있어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이 중국인들의 돈벌이로 전락된 기분이 들어 씁쓸했다.
<남경로>
다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상해 최고의 번화가인 남경로였는데 여기서 1시간 가량 자유 관광시간을 가졌다. 아들과 함께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여기저기 구경하는데 왜 이렇게 거지와 부랑아가 많은거야. 구걸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 이 나라의 빈부격차를 새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많은 구경거리가 있었지만 남경로의 쇼핑몰 2층 베란다에서 트럼펫 부는 아저씨의 멋진 연주가 상해를 더욱더 친근감있게 느껴지게 했다.
6시 40분경부터 중국에서의 첫 식사를 하게 되었다. 3년전 벤처대학원의 중국 심양 견학시 중국측에서 하도 만찬을 많이 베풀어 잘 먹어서 그런지 이번 여행의 식사는 그저 그랬지만 여행하면 배가 고픈 법이라 다들 맛있게 잘 드셨고 특히 우리 밥조 A팀의 9명은 항상 밥을 1번 더 시킬 정도로 다들 먹성이 좋았다.
< 상해 마시청서커스 >
저녁 7시 30분 : 상해에는 서커스장이 여러 곳 있고 그중에서 최고는 상하이 마시청(馬戱城)서커스이다. 북경서커스도 볼만하다고 하지만 상해서커스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했다. 요즘은 중국서커스를 우리나라 각종 축제에서도 많이 볼 수 있어 과연 어떨까 하는 약간은 냉소적인 심정과 그래도 중국최고라는데 하는 기대감을 함께 가지고 서커스장에 들어갔는데 와!!! 정말 최고였다.
퀴담에서 베낀 것으로 보이는데 서커스와 뮤지컬을 혼합하여 춤과 노래, 서커스, 기발하고 멋진 최첨단 무대장치와 공연설비로 최고의 공연을 보여줬다. 이번 여행에서 이 공연을 본 것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공연이었다. 공연하는데 방해가 되는지 내부에서 공연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 아쉬웠지만 생각해 보니 단원들이 집중해 공연할때 터지는 플래쉬 한방에 출연진의 목숨이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수긍하게 되었다.
식사시간이 오래 걸려 공연장에는 몇분이 지나 입장한게 두고두고 아까웠다. 40분 공연, 휴식시간 10분, 40분 공연으로 휴식시간이 되면 막이 내려오고 10분 00초부터 거꾸로 카운트되는 초시계가 막에 비춰진다. 다람쥐통, 링통과 묘기 등도 끝내줬지만 역시 압권은 후반부의 오토바이쇼였다.
오토바이 1대부터 시작해 8대까지 지름 10미터 정도의 지구의모양으로 된 장소에 들어가 펼쳐지는 오토바이 묘기는 정말 최고였다. 이 묘기는 정말 위험해 다른 서커스장에서 이 공연을 따라하다가 7명이 죽은 적이 있는 위험한 서커스였다.
아들도 너무 재미있게 봤다고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냐고 감탄하며 좋아한다. 이번 공연은 아들을 데리고 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공연을 보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버스를 타니 겨우 마음이 진정되었다. 최고의 공연을 보고 나니 정말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제 2일 7월 19일 목요일 소주, 항주 ]
< 유원(留園) >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을 호텔 부페에서 간단하게 먹고 소주관광에 나섰다. 소주(蘇州)는 도시 전체를 수로가 가로질러 연결되어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가로수가 많아 보기에 좋았다. 소주에는 중국4대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 두군데가 있다. 우리 일행은 유원을 관광하게 되었는데 명대의 대표적인 정원이라 한다. 정말 그 넒은 정원에 기암괴석, 정돈된 나무, 단아한 정자 및 건물로 꾸며놓아 볼만했다.
그러나 이 정원에는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물것(모기로 추정되나 눈에는 보이지 않음)이 물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세어보니 15방 정도 물려 상당히 간지러웠다. 차에 돌아와 한국에서 구입해 놓은 벅스탑이라는 팔찌형 벌레퇴치 밴드를 두르고 다니니 그 다음부터는 안물렸는데 그 정원만 그렇게 물것이 많았나보다. 벌레퇴치용품을 미리 사놓고도 방심하다가 물렸으니 누구를 탓하리오.
< 한산사 >
서기 502년에 건립된 고찰로 서유기로 유명한 삼장법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한산사'를 구경했다.
< 호구탑 >
경사지게 기울어져 중국의 피사탑이라 불리는 소주의 명물 ' 호구탑' 은 올라가는 길은 정신없고 힘들고 별로 좋지 못하다. 그러나 다 올라가서 반대편으로 내려오는 길은 호젓하니 산책로로 좋다. 중간에 수로가 있어 작은배가 흐르고 탑이 멀리 크게 보이는 길이 좋다. 사진찍기 참 좋은 곳이다.
<소주운하뱃놀이 >
15불 선택관광으로 다른 여행자의 경험담에서 별로라고 해서 참가하지 않고 버스에서 한숨 자면서 기다렸다.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로는 배는 20분 정도 타고 나머지는 재래시장 구경이었다고 별로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니었다.
< 발마사지 >
관광을 마친 후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심양에 갔을때 지저분한 집에서 발마사지를 받은 적이 있어 안가려고 했으나 다들 받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따라 갔는데 의외로 시설도 깨끗하고 종업원들도 친절해 여행중 가장 좋았던 곳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
아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서 받았는데 한국인이 얼마나 많이 왔는지 종업원 중 일부는 한국말이 잘 통했고 웬만한 말은 다 알아듣는 것이었다. 8살 우리 아들의 발마사지하는 아가씨는 아들이 너무 귀엽다고 하며 여러가지 말을 시켜 재미있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항주 송성가무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송성에서 펼쳐지는 송성가무쇼를 보러 갔다. 이미 온라인여행기에서 상하이서커스를 본 사람은 별로 재미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다. 가기전에 예상하기로는 큰 극장하나 달랑있어 그 곳에서 보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고, 넓은 유원지같은 곳이 있어 중국의 옛날 거리를 재현해 놓고 각종 상품과 전통공연등을 보여주는 곳이 있고 그 유원지 중앙에 큰 공연장이 있는 것이었다. 공연은 스케일도 크고 돈도 많이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챕터를 6개로 나누어 각각의 장면별로 춤과 노래, 무용, 서커스를 섞어 보여주는데 무대와 스케일만 키웠지 공연의 스토리, 짜임새 등은 엉망이고 공연장 내부는 덥고 사람이 너무 많아 집중도 안되는 등 1인당 3만원씩 내고 보기에는 아까운 공연이었다. 특히 맨 마지막의 부채춤 공연은 사물놀이는 왜 나오는지 아리송했고 옷도 우리 전통복장과는 많이 달라 너무 어설퍼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들도 공연시작 후 20분도 안되어 재미없다고 나가자고 하고 나도 실망감이 들어 나갈까 하다가 돈이 아까워 그냥 앉아 있었다. 다 보고 서둘러 나오면서 드는 느낌은 뭐랄까 맛없는 식은 짬뽕 먹는 기분이랄까? 다음날 나보다 연장자이신 분한테 송성가무쇼 어땠냐고 여쭈어보니 스케일크고 볼만했다고 하신다.
역시 사람의 눈은 다 다르고 그러기때문에 이런 공연도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주관적인 결론은 돈내고 보기에는 아깝고 오히려 주변 유원지의 상품들과 전경, 공연등이 더 볼만했다.
[ 제 3일 7월 20일 금요일 항주, 상해 ]
< 서호(西湖) >
항주(杭州)관광은 서호부터 시작했다. 서호(西湖)는 중국 10대 명승지 중 하나로 인력으로 완성한 호수라고 한다. 서호에서 유람선에 탑승하여 30분 정도 걸려 한바퀴돌고 다시 돌아오니 뭘 보러 여기에 왔는지 별로 재미없었다.
< 뇌봉탑 >
술먹고 몸도 힘들고 날씨는 사우나같아 올라가지 않고 밑에서 에어컨아래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일행을 기다렸다.
< 동방명주 >
상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동방명주(東方明珠)는 황포강변의 포동 개발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방송 관제탑인 동방명주는 높이가 무려 468m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전세계적으로는 세번째로 높다고 한다. 가이드가 하도 많이 이야기하고 중국이 이것때문에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서 더 이상 중국에 돈을 보태주고 싶지도 않고 야경이라면 한국의 남산타워 야경도 봤고 해서 옵션투어(25$)에 참여하지 않았다.
탑에 갔다 온 사람들 이야기로는 야경이 볼만했다고 한다. 탑앞의 야외광장에서는 공연도 펼쳐져 올라가지 않아도 볼거리가 충분히 될 것 같았다. 올라가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들지 않았다.
< 외탄 >
원래는 첫째날 보기로 한 외탄을 보지 못해 동방명주 관람후 10분정도 관람했는데 온세계 사람들이 다 모인 것처럼 각나라 사람들이 다 모였고 바글바글대고 있었다. 포동의 강 건너편이라 아래서 보던 동방명주탑을 강건너에서 다른 건물들과 함께 봤는데 와! 멋지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동경, 싱가폴도 가봤지만 도시전체를 멋지게 꾸며 놓은 것은 외탄에서 황포강 넘어 보이는 동방명주탑쪽 풍경이 제일 좋았다. 원더풀...
[ 제4일 7월 21일 토요일 상해 포동공항 -> 인천공항 ]
아침 9시 50분 FM839편으로 상해포동공항 출발하여 출발시 먹었던 기내식과 비슷한 수준의 식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불과 4일인데도 한국이 너무 좋다. 역시 나가서 고생해봐야 고국이 좋은 것 안다더니...
12시 40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한게 1층의 KFC가서 냉커피 한잔 주문해서 먹은 것이었다. 중국내에서 먹어본 커피(호텔, 캔커피, 병커피 불문하고)맛에 질려 한국에 오자마자 냉커피 한잔 먹고나니 한국에 온 실감이 났다.
첫댓글 상해 저도 스탑오버는 해봤는뎅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