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말 여행 취재차 순천을 다녀왔습니다. 너무 좋더군요.. 광활한 갈대밭과 수로,,불타는 저녁놀. 철새들을 따라 배를 타고 지나가기도 하고..
너무 너무 좋았습니다. 기대가 적었던 탓인지.. 정말 감동이더군요. 여행기사로 정리해 둔 것이 있는데..
참고하세요.
겨울 순천여행.. 왕추천해요.
답사의 1번지로 `남도'가 인기를 끌며 순천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온 수 많은 인파들이 이 도시를 지나갔다. 그러나 모두들 정작 순천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그나마 선암사,송광사,낙안읍성 정도가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곳엔 감탄사가 쏟아질 만큼 흥미로운 여행지들이 넘쳐난다. 순천 여행은 마치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상사호의 절경속에 차향이 넘쳐나고…
옆 동네 보성의 유명세에 밀려 지금까지 순천은 `차밭'여행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근데 알고 보니 최근 몇 년간 차 품평회를 1등 자리를 차지한 명차는 순천산이 아닌가. 놀란 마음에 우선 순천의 차밭부터 찾아 나섰다. 시내를 통과해 상사댐이 있는 고개쪽으로 접어든다.
왼쪽으로 상사호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호수를 살포시 안은 산은 유연한 허리선을 내밀며 운전자를 유혹하고 있다. 기막힌 드라이브가 코스이다. 생각지 못한 선물에 기분이 좋아질 즈음 오른쪽에 차밭이 등장했다. `토부다원'이라는 소박한 안내판을 따라 들어가니 동산을 따라 차밭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다.
보성의 그것과 확연히 다른 풍경. 차밭 중간에서 나무 장승이 미소를 보내고 작은 분재들이 이쁘게 자리잡고 있다. 조경,분재에 조예가 깊은 이 곳 주인의 솜씨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차를 너무 좋아했던 주인이 대한민국 최고의 명차를 만들어보겠다고 8년전 시작했단다. 100% 손작업으로 무농약 녹차를 소량 생산해내고 있다. 흙을 아버지 섬기듯 하겠다며 `토부다원'으로 이름짓고 차밭을 일군 노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상사호가 한 눈에 보이는 다실에서 느껴보는 토부차는 여행의 소중한 `여유'를 생각하게 해 준다.
#동서남북 다른 풍광을 가진 순천만
갈대밭 덕분에 이제 순천만을 아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하지만 갈대만 이야기한다면 순천만의 매력 중 10분 1도 모르는 것이다.
봄에는 파릇파릇한 갈대의 싹을 볼 수 있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위로 백로가 놀고 가을엔 일곱번 변신하는 칠면초 군락이 가슴 설레게 만들고 겨울엔 진귀한 철새들의 군무를 만날 수 있다. 광활한 갯벌위에선 짱뚱어가 뛰고 게들이 그림을 그린다. 11월엔 갈대에서 나온 흰색의 포자들이 눈처럼 날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새벽녘엔 바다 위로 안개가 피어나 `안개나루'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여행지마다 제 철이 있다지만 순천만은 1년 365일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한 두번 방문해선 순천만을 다 보고 왔다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올해가 저무는 지금 순천만엔 갈대밭 사이로 반가운 철새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진귀한 흑두루미의 비상을 비롯해 오리,왜가리들이 자기들만의 순천만을 꿈꾸고 있다.
둑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풍광도 좋지만 순천만을 느끼려면 배를 타야 한다. 배를 타고 순천만의 수로를 내려가면 갈대 숲 사이 사이에서 철새를 볼 수 있고 이 곳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최근 갈대밭 위를 산책할 수 있도록 나무 산책로를 조성했고 순천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순천만의 매력을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불타는 낙조속에 한 해를 마무리하다
낙조는 서해안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남쪽 바다에 이렇게 불타는 낙조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순천만에서 20여분 달리면 도착하는 와온마을. 이미 사진 작가들사이에선 `와온낙조'라는 이름으로 한국내 으뜸 일몰 중 하나로 소문이 나 있단다.
오후 4시 40분경 이미 바다 건너 저 멀리 하늘엔 붉은 기운이 퍼져나가고 있다. 구름 위 아래로 붉은 기운을 토해내며 붉은 색 실크를 깔아놓은 것 같다. 손톱 위 봉숭아 물들이듯 그렇게 온 세상을 물들여 놓고 해는 어느새 저만치 사라져 버린다.
연말이면 누구나 한 해를 정리하고 싶어한다. 와온의 낙조를 보며 그 정리작업이 아름다워질 수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관광지스러운 느낌이 전혀 없는 것도 이 곳의 미덕이다. 최근에 예술작품 공방을 겸한 까페가 하나 생겼는데 소박한 그 모습이 와온마을과 딱 떨어지는 것 같다.
와온의 바다에 반해서 이 곳에 공방을 열었다는 주인은 와온의 바다를 `사람냄새'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광활한 갯벌을 넘어오는 겨울바람을 차갑지만 와온의 바다는 붉은 낙조속에서 뜨거운 정을 나눠주고 있다.
첫댓글 우와! 불타는 낙조 정말 절경이네요. 사진 잘 찍으셨네요. 내년에는 남도여행과 영남지역 여행을 틈틈이 해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