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탄 이후 난생 처음으로 대회참가라는 명목하에 작년 9월 1일에 개최된 뚜르드 코리아 동호인 대회를 신청
했었습니다.
그 대회를 신청하고서는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을 저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챙피하지 않을 정도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 거의 한달동안 준비도 많이 했었죠.
하지만, 대회를 이틀 앞두고 마지막으로 대회코스(올림픽공원)를 돌다가 산책하러 나온 개줄이 길게 풀리면서 그
개줄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걸리면서 공중에서 내동이 쳐져서 갈비뼈 세대가 부러지고 이곳 저곳 큰 타박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해 앰블런스에 실려가는 사고가 났었습니다.
그 사고 이후 어떤 대회도 나가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뒤로한채 이번 광명대회에 참가신청을 하였습니다.
참가신청을 해 놓고도 지난해 처럼 연습도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기념품으로 주는 방풍복을 받고 싶었고
또한, 대회가 어떤 수준의 사람들이 참가하는지를 직접 참가하여 알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보다 더 큰 이유는 그 동안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보고 싶었으나 만나지 못했던 분들을
광명대회에서 만나 대회의 성적보다는 함께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신청을 했었죠.
하지만, 나의 이러한 기대는 내가 참가한 대회가 끝나기 이전까지는 실망감으로 다가왔죠.
최근 카페가 둘로 나누어 지면서 중도의 길(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비앤피나 비피에 계신 좋은 분들과 즐겁게
잔차타는 것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을 걷고 있는 저에게는 참 난처한 상황이 되어버렸더군요. 비앤피에서 비록
짤리지는 않았지만 좋은 분들의 번개모습과 제가 함께 할 수 있는 번개를 찾기 위해 비피에 가입하였으나 대부분의
번개가 제가 살고 있는 이곳과 너무 멀고 시간이 맞지 않아 그 동안 눈팅으로만 즐겼는데 그 때마다
제 자신 스스로가 참 많이 어색하더군요. 꼭 염탐하러온 스파이가 된 것 같은 기분...
또 비앤피에서 강퇴당하신 회원님이나 비피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회원님들께서 혹 그런 시선으로 저를 보시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 물론, 제가 비피를 찾지 않으면 이러한 마음도 들지 않겠지만 그 동안 정들었든
분들의 모습이 보고싶어 나도 모르게 찾게 되더군요.
각설하고...
오늘 아침일찍 광명대회장에 도착해 얼마후 도착한 와이님 일행을 만나 무척 반가웠으나 저의 마음과는 달리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멋쩍은 저는 번호표와 준비물을 받는 와이님 일행의 옆모습과 뒷모습을 카메라에
몇 컷 담고 그 일행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배회하였죠. 왜 그렇게 낯설게 여겨지는지...
물론, 아는분들이 몇분되지 않고 만나뵙지 못한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만나면 무척 방갑고 함께 즐길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 같았습니다.
사실, 비앤피나 비피의 회원들이 저를 알아 볼 수 있게끔 옷도 팀복으로 입고 갔는데...
저는 그렇게 멋쩍은 모습으로 그 곳을 나와 혼자서 제가 참가하는 대회가 열리는 2시 이전까지 혼자서 방황아닌
방황을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그 동안 뵙고 싶었던 노자님과 소리새님, 그리고 꿀레님과 잠시동안의 이야기도
나누고 와이님 일행이 머물고 있는 곳을 줌으로 당겨 사진도 몇컷 찍고 혼자서 외롭게 점심도 먹고 그렇게 시간을
때웠습니다. 왜 그렇게 시간이 안가는지... 자꾸만 죄없는 시계만 들여다 보면서 2시가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2시가 가까워 오면서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선 근처로 나오신 비피 회원님들을 한분 두분 뵙고 서로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그 동안 어색했던 마음들은 어디로 갔는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멋있는 가리대전차님, 지난해 뚜르드 코리아 대회 기념품 받을때 처음 뵙고 오늘 두 번째 뵙는 지티라이터님,
그리고 선수 실력을 가지고 계신 기차님, 그 동안 온라인에서만 뵈었던 만날까님, 딱따구리님, 홀더님 등등...
드디어 저의 대회...
와이님과 함께 선두에 서 있으면서 앞쪽에서 해피님이 찍어주시는 사진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우리들을 향해 목청을 높여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회원님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 긴장된 순간에도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고 나를 위해 파이팅을 외쳐주고 또한,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뿌듯함을 느겼습니다. 정말 힘들게 페달질을 하며 한바퀴를 돌고 두바퀴를 돌면서, 그리고 마지막 바퀴를
돌때까지 출발선 근처를 지날때면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함성소리.
“야누스님 파이팅! 힘내세요!!”
뚜렷하게 귓가에 들려오는 회원님들의 소리쳐 외치는 함성소리에 정말 힘이 났습니다.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피앤피, 비피의 회원으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함성소리에 힘을 얻어 최선을 다했습니다.
비록,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응원에 힘입어 처녀출전한 대회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의 대회만 끝나면 바로 집에 가야겠다는 오전의 마음과 달리 대회를 마치고 회원님들과 즐겁게 사진을 찍고
이야기도 하고...(그렇게 해서 박호순님과 가리대전차님, 지티라이터님 등등 몇분은 사진이 많이 찍혔습니다. 이해해 주시길...ㅎㅎ)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고 또 그렇게 다음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아쉼움을 뒤로한채 헤어졌습니다.
혼자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참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이렇듯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좋은 분들과
오늘도 아름다운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사실에...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오전에 가졌던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하루빨리 지금의 비앤피와 비피가 하나되어 예전의 비앤피가 되어서 모든 회원님들이 반목과 대립이 없이 평화롭고 즐겁고
행복하게 잔차탈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또한번 가져 보며 허접한 사진 올립니다.
두서없는 글이 무척이나 길어졌군요.
오늘 함께하신 모든 분들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겠죠?
아무쪼록 어디에서나 항상 행복하시고 안라, 즐라 하실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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