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약국 줄줄이 부도·폐업 '이유는?'
(출처; 데일리팜, 감성균 기자, 2014.01.08.)
타 사업 투자가 주 원인..최근 경영난 급증 추세
의약분업 이후 최적의 약국입지로 평가받아 온 문전약국.
웬만한 불경기에는 끄덕없는 무풍지대로 부러움과 질시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문전약국의 경영수지도 상당히 악화되며 부도와 폐업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문전약국의 경영난은 비단 문전약국의 문제 뿐이 아니라 약국가 전반적인 경영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뒤숭숭한 약사사회를 더욱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럼 최근 연이어 전해지고 있는 문전약국 부도의 원인은 무엇일까.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백병원 인근 D문전약국이 수십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대표약사가 잠적했다.
D약국은 해운대백병원의 처방전을 50% 이상 소화하고 있던 곳이었다.
부도의 원인은 약국거래보다는 대표약사의 무리한 사업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원 사업 등 타 사업에 과도한 투자를 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는 문전약국의 부도 원인은 약국 자체 보다는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실제 지난해 부도소식이 전해졌던 아산병원, 고대안암병원, 성모병원, 김해중앙병원 등 대형 문전약국들의 부도원인 역시 부동산 투기와 다른 사업 투자 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도매업체 한 대표는 "도매업체들에게 수십억원대의 매출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거래선 확보가 더욱더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특히 약국 경영보다 다른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약국들은 위험요소가 많다고 보고 거래를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지나친 약국간 경쟁과 경영난 등으로 인한 도산과 폐업이 적지 않다.
앞서 부산 해운대 백병원 인근 문전약국들만 하더라도 지난 2011년 병원 개원 당시 10여곳의 약국이 몰리며 엄청나게 치솟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지불했지만 1년새 3곳이 폐업을 했으며 현재도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도매업체의 전전세 입지에 약국이 개설되며 갈등이 발생해 본지에 보도된 바 있는 대구 가톨릭대학병원 인근 한 문전약국 역시 결국 경영난이 갈등과 폐업의 원인이었다.
지난해 서울 아산병원 인근 문전약국들 역시 병원 순환버스 정류장 논란이 일어나며 처방전이 분산돼 약국 지도가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랑구 서울의료원 앞 약국들도 마찬가지. 이 지역은 개원 초기 정문 쪽으로 4곳의 약국이 있었으나 3곳이 폐업을 했다.
후문 쪽으로 형성된 약국타운에 있는 5곳의 약국도 경영이 어렵다고 한다.
이미 일찌감치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곳도 있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을 정도이다.
이 뿐 아니다. 서울 주요 대학병원 인근 문전약국 상당수가 부동산 매물로 등장했지만 쉽게 매매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약국가의 주장이다.
문전약국 한 약사는 “갈수록 병원과 초근접한 약국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죠. 그렇게 경쟁이 심해지고 처방이 많지 않더라도 직원을 안쓸수는 없고 일반약 판매수도 예전같지 않고 조제료 하나만 가지고 운영을 한다고 봐야죠. 많이 힘들죠. 거기에 카드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고 항암제의 경우 조제료보다 카드수수료가 더 상회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환자들은 그것도 모르고 약이 비싸다며 깎아달라고 하는 등의 곤란한 경우가 있습니다. 약국뿐만이 아니라 경기가 힘들잖아요“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 문전약국들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는 것은 최근의 법인약국 논란이다.
법인약국이 허용되면 규모가 크고, 많은 자본이 투입된 문전약국들도 대자본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져 부도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인근에 대기업이 투자한 체인약국이 생기면 서비스 경쟁과 일반약 판매가격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문전약국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