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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전통 계승, 건강한 세대 통합 | ||||||||||||
[연속기획/건강한 교회가 희망이다] (16)순천 대대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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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교회사 동안 지켜온 믿음, 다음세대 인재양성으로 이어져
순천 대대교회(공학섭 목사)에서는 세대차이라든지 이질감이라든가 하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진다. 모두가 함께 예배하고, 함께 사역하고, 함께 나누는 이곳에서는 남전도회니, 주일학교니 하는 구분 대신 오직 ‘대대교회’라는 하나의 이름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주보에는 각종 모임의 내용이 한 데 모여지고 어른들의 동정, 아이들의 자잘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다. 모두가 같은 제목을 가지고 기도하며, 같은 말씀을 들고 매일 성경 묵상을 한다. 주일 점심 설거지에도 남녀노소 구분이 없다. 여느 시골마을 작은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리 별난 모습도 아닌 듯싶지만 하나의 교회 안에서도 서로 외딴 섬처럼 괴리를 지닌 도시 대형교회나, 장년 중심 혹은 남성 중심 문화가 엄연한 교회들의 시각에서 보면 대단히 독특한 풍경이다. 대대교회의 개성은 주일오후예배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시간은 젖먹이부터 최고령 어르신들까지 함께 하는 기회이다. 가족 단위로 나란히 앉아 예배하고. 서로를 축복하는 모습은 정겹고도 행복해 보인다. “믿음의 계승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입니다. 세대통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요. 교회가 쌓아온 전통, 기성세대가 지켜온 신앙을 다음 세대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야하지 않겠어요.” 공학섭 목사의 말처럼 대대교회에는 커다란 긍지가 있다. 대대교회에서 어린 시절 믿음을 키워 목회자로 자라난 이들만 30여명을 헤아린다.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 목사, 총신대 신학대학원장 서철원 교수, 예장고신 총회장을 지낸 조재태 목사, 총신 재단이사장 김삼봉 목사 등 쟁쟁한 인물들이 모두 이 교회 출신이다. 역대 시무교역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일제하 105인 사건을 주동한 조연성 전도사를 비롯해 장춘호 조경대 정영민 윤복남 목사 등 교단 총회장만도 4명이 대대교회를 거쳐 갔다. 설립 80주년을 바라보는 이 교회는 그 이름처럼 인재양성의 ‘큰 터(大垈)’ 역할을 해왔다. 자랑스러운 전통의 연원은 교회의 태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대대교회는 1926년 순천선교부가 매산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실시한 확장주일학교를 기초로 세워졌다. 도보로 시내에서 순천만까지 먼 거리를 걸어온 전도자들의 정성이 교회를 일으킨 것이다. 그 당시 복음을 들은 어린 세대들이 교회의 주축으로 자라나 펼친 사역도 다음 세대를 가르치고 돌보는 일이었다. 주변의 핍박 속에도 예배당의 불을 끄지 않고 주일학교 교사의 사명을 꿋꿋이 감당한 서사래 권사라는 전설적인 인물.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푼푼이 모아 바친 헌금으로 마련한 예배당 터, 문맹퇴치를 위해 시작한 야학,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 대신중학교와 대성중학교 개교 등은 대대교회 역사의 갈피마다 아름답게 장식된 사연들이다. 그리고 그 역사는 지금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순천만작은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대대교회는 지금도 어린 세대들을 신앙인재로 키우는 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이쯤 되면 대대교회 가족들의 혈관 속에는 행여 교육과 신앙계승에 목숨 바치게 만드는 특별한 유전자가 흐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웃 농촌마을은 자녀교육 문제로 사람들이 도심으로 떠나 텅텅 비는 판인데, 이곳만큼은 거꾸로 인구가 유입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공 목사는 “실제로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다른 지역에서 교회 주변으로 이사를 와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한다. 도서관과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만 즐거운 게 아니다. 손자들 모습을 구경하러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언제부터인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해 아예 어르신들을 위해 동화를 읽어주는 시간, 한글과 작문을 배우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었을 정도이다. 얼마 전에는 할머니와 손자가 한 편지쓰기 대회에 나란히 참가해 수상하기도 하는 등 대대교회에는 세대 구분 없는 교육열이 넘치는 모습이다. 할아버지와 함께 동화를 읽으며 생각이 자라는 아이들, 아빠 엄마와 함께 찬송을 부르며 믿음을 키우는 아이들. 대대교회는 참다운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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