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일요일 맑음
새벽 1시 출발 비행기인데 0시 10분에 벌써 손님을 태운다. 간단한 가방 검사 후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이동하여 비행기에 탔다. 우리 좌석 번호는 12번의 E,D다. 비행기는 잠시 지체함도 없이 손님이 다 타자 바로 하늘을 난다. 쉽게 이륙했다. 까만 밤이라 일단 잠을 청했다. 눈을 감았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국내선이라 기내 서비스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음료수를 준다. 오렌지 주스를 받아들고 감사했다. 잠시 후에 기내식도 준다. 눈이 번쩍 떠진다. 쇠고기(beef)와 생선(fish)라는 단어가 들린다. 물론 우리는 서로 각자 다른 메뉴를 주문한다. 쇠고기는 누들과 함께 나왔고, 생선은 밥과 함께 나왔다. 햄과 치즈, 토마토와 야채, 달콤한 케익이다. 국외선 같이 풍성한 메뉴다. 식사가 뜨겁다. 손님을 오래 기다렸나보다. 감사히 잘 먹었다. 내리기 전에는 빵이 두 개 담겨있는 상자도 하나씩 준다.
아침인가 보다. 정말 잘 먹었다. 이렇게 2시간 정도 지나고 또 조용히 1시간 정도를 날아가더니 내릴 분위기다. 창문 밖으로 동쪽에서 해가 밝아온다. 드디어 하바롭스크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대합실로 나왔다. 한국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시내 나가는 것이 염려되어, 어디 가냐고 물으니,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잠시 여기서 대기한 후 비행기를 갈아타고 한국으로, 중국으로 간단다. 아내와 둘이서만 짐을 찾고 화장실에 다녀온 후 공항 청사를 나오니 우리밖에 없다. 공항 밖은 썰렁했다. 기온도 선선한데 분위기도 썰렁했다. 우리나라 사천 비행장 같이 무슨 군부대 비행장 같은 느낌이다. 버스 타는 곳이 보인다.
하바롭스크 국제공항은 도심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은 공항버스, 트롤리버스, 택시가 있다. 트롤리버스는 공항과 시내 사이를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공항을 나오면 왼편 주차장과 트롤리버스 정류장이 있으며 이곳에서 타면 된다. 가이드북에는 노선은 두 가지인데 1번은 시내까지 직선거리를 달리고, 2번은 기차역까지 운행한다고 해서 2번을 기다렸다. 기다리다보니 버스 221번도 있고, 35번도 있다. 우리는 먼저 오는 35번을 탔다. 차는 여유롭게 간다. 시내를 살짝 들어가서 역 앞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차비는 두당 25루블(500원)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극동지역 하바롭스크로 온 것이다. 우리에게 극동지역은 가깝고도 멀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나 아주 오랫동안 우리에게는 닫혀 진 땅이었다. 이곳은 이제 더 이상 닫혀 진 땅이 아니며, 오히려 가까운 곳에서 우리를 손짓하는 동반자의 땅이다. 이곳에 가면 파란 눈의 사람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 바다와 여름의 태양, 화산도 있으며 영구히 얼어버린 당도 있다. 다양한 자연의 매력에 푹 빠질 수도 있고, 이국적인 사람들이 우리를 동반자로 맞이하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다. 이곳에도 우리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의 강렬한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나라 사랑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시베리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우랄 산맥 동쪽에서부터 태평양 연안까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러시아 연방에서는 공식적으로 극동 지방이라는 행정 구역을 만들어서 샤하 공화국과 아무르 주부터는 그 서쪽의 시베리아 지방과는 구분하여 쓰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베리아로 알고 있는 광대한 샤하 공화국이 극동 지방에 들어가는 것이 조금 낯설기도 하다.
러시아의 도시 하바롭스크(러시아어: Хабаровск, 중국어: 伯力)는 극동 연방관구의 본부가 있는 러시아의 최동단 지역의 수도이며, 하바롭스크 지방의 중심지이다. 우수리 강과 아무르 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1649년 엘로페이 하바로프라는 탐험가에 의해 발견되었다. 1858년 군사요충지로 세워진 하바롭스크는 러시아 극동 지방의 문화, 산업의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충지로서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정차하며, 아무르 강의 중심을 이루는 하항(河港)이다. 교육도시이기도 하여 종합기술대학, 농업대학, 의과대학, 사범대학, 철도공학대학 등이 있다. 여러 개의 과학연구소도 있다.
차가운 시베리아라는 이미지를 씻어 버릴 만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아무르 강을 바라보며 줄지어 서 있고, 많은 공원과 강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오솔길, 극동의 역사를 간직한 시내 등이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한국에서 2000km 정도 북방에 위치해 있다. 혹심한 내륙성 기후를 나타내어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22도 정도 된다. 하바롭스크 시에 5천명, 주 전체에 2만 명 정도의 한인이 살고 있단다. 이곳은 한국과 교통편이 좋고 러시아를 통과하는 중계무역의 요지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교역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은 버스, 합성섬유, 절연전선 등 케이블,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등이다. 주요 수입품은 기중기, 선박, 특수선박, 고철, 원목 등이란다.
아무르 강 유역에 자리 잡고 있는 하바롭스크는, 강을 끼고 있는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이미지를 씻어버릴 만큼 고풍스런 건물들이 줄지어 아무르 강을 바라보고 있으며, 많은 언덕과 강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오솔길, 극동의 역사를 간직한 시내는 관광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무르 강'은 중국어로 '흑룡강' 이라고 불린다. 중국어로는 헤이룽 강이라 불린다.
하바롭스크 시내를 흐르는 아무르 강은 몽골 고원 북부에서 발원하여 중간에 송화강, 우수리 강 등을 합치면서 넓어져 하바롭스크 북동쪽의 오호츠크 해로 흘러간다. 극동 지방 물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결빙한다. 고조선의 건국신화에 관하여 시기(市旗)에 나타내었다. 바로 곰과 호랑이가 들어있다.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경유로는, 8,523km의 지점에 있고 7시간의 시차가 있다.
우리가 내린 기차역은 참 멋지다. 꼭 성 같다. 비둘기가 광장에 가득하다. 약간 언덕져 있다. 올라서서 역사를 등지고 보니 숲속의 시내가 펼쳐진다. 역은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데 역 앞 광장에는 탐험가 하바로프의 동상이 서 있다. 위대한 탐험가, 미지의 개척자 에브로페이 하바로프가 기차역 부근 광장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의 외양 묘사는 고문서, 초상화 등 어디에서도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기념비만이 그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념비에는 하바로프가 절벽 위에서 고개를 들고 아무르 먼 곳을 바라보는 구도로 조각되어 있다. 그의 왼손에는 두루마리 문서가 꼭 쥐어져 있고, 오른손은 어깨에서 흘러내린 겨울 외투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있습니다. 받침대 정면 돌에는 '에브로페이 파블로비치 하바로프 에게' 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약간 아래에는 '하바롭스크 시 100주년. 1858-1958'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부조의 높이는 4.5m이며 받침대에서부터 전체 높이는 11.5m다.
우리는 역으로 들어가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는 기차표를 교환했다. 이른 아침이라 일꾼들이 기차표를 많이 산다. 모두 어디로 일 가는 것 같다. 여유 있게 표를 바꾸었다. 역사 내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모스크바와 7시간 시차가 난다. 걸어서 숙소를 찾아간다. 지도에서 보면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역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아침의 거리는 조용하고 서늘하다. 육교를 이용해 역사 뒤로 나간다. 한적한 길을 가려니 좀 경계가 된다.
우리 숙소는 버스 터미널과 붙어있다. 우리 숙소는 Hotel Pyat Zvezd(Ulitsa Voronezhskaya 19, Khabarovsk, Russia)이다. 6층 높이의 5성급 호텔인데 우리나라 모텔 같은 느낌이다. 새로 지어진 건물이다. 체크인을 하는데 여러 사람이 앉아있는데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대충 의사소통을 했다. 오전인데도 방을 준다. 고맙다. 우리는 503호다. 전망도 좋고 넓고 깨끗하다. 빨래를 하고 샤워를 했다. 라면을 끓여 먹고 누룽지를 끓여 숭늉을 만들었다. 잠시 쉰 후에 오전 10시에 시내를 구경하러 나섰다.
역 앞에 강으로 쭉 이어지는 아무르스키 길로 간다. 공원이다. 쇠를 이용해 만들어진 조형물이 많이 나타난다. 새우 모양, 니모를 찾아서의 물고기 모양, 사람 형상, 사자 모양, 그네 타는 여인, 피아노와 전갈, 황소, 저울 등 다양하다. 아내는 사자위에도 올라타고, 저울 위에도 올간다. 저울이 움직이지도 않는다. 몸무게가 가벼운 것이 아니라 고정되어있다. 어른이 올라서도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다. 공원길에는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아빠들이 보인다. 엄마는 직장에 나갔나보다.
동쪽을 뻗어있는 레닌그라드 길로 걸어간다. 먼저 만난 것은 김유천 거리다. 한국 사람의 이름을 따서 거리가 만들어 졌다니 신기하다. 김유천 63이라는 팻말이 건물 벽에 붙어있다. 김유천(1900~1929)은 젊은 나이에 러시아 볼셰비키 군대에 입대하여 전투 중 죽음을 당한 한국인이다. 1921년 빨치산으로 내전에 참여하고 이후 한인들로 조직된 소련군 76연대의 중위로 1929년 중국 만주 군벌과 국경 싸움에서 전사했단다. 이를 기념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이 알려지도록 활동을 했나보다. 하바롭스크는 일제 강점기 좌파 독립 운동가들의 본거지였단다, 한인 독립운동가 김유천도 당시 활동하던 인물이란다.
한 블록 더 걸어가니 큰길이다. 칼 막스 거리다. 건너편에는 동상이 있다. 가서 살펴보니 푸쉬킨(Monument Pushkin Монумент Пушкин)의 동상이다. 그 앞에 있는 건물이 대학이다. 태평양국립대학교 사범대학이란다. 길 건너편에는 관공서가 견고하게 세워져 있다. 도로는 소나무가로수 길로 잘 만들어져 있다. 관공서에는 현재 온도 섭씨 23, 12시 13분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 옆에는 공원을 등에 업고 공연 예술 극장(Regional Musical Theater)이 있다.
바로 공원이 이어진다. 공원 이름은 디나모 공원(Park Dinamo Парк Динамо)이다. 마르크스 거리와 푸시킨 거리에 면해있으며 여기저기 꽃들이 만개하여 아름다운 전경을 보인다. 산책하기 좋은 코스가 마련되어있으며 분수가 있는 연못과 편안히 쉴 곳이 마련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공원 옆에는 각종 체육시설이 마련되어있으며 어린이 놀이터까지 준비되어있다. 꾸준히 현대화를 진행하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현대식 공원으로 자리 잡았다. 공원에는 산책하기도 좋고 벤치도 많아 쉬고 있는 주민들이 많이 보인다. 꽃도 잘 심어 놓았고 잘 정비되어있다. 손자들을 돌보는 어르신들이 몇 보인다. 커다란 원형 관람차도 보인다.
연못과 높이 치솟는 분수가 멋진 곳이다. 여름이면 이곳에는 분수의 시원한 물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에 마련된 노천카페에서 잠시 쉬었다가는 것도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아레나 경기장과도 이어진다.이 공원이 유명한 이유는 사랑의 다리(мост Любв) 때문이란다. 사랑의 다리 옆에는 자물쇠가 가득 달려있다. 어린이 놀이 시설도 보인다. 꼬마들을 주제로 한 기념물도 있다. 러시아 판 톰과 제리인 누(Nu)와 포고디(Pogodi) 라는 만화영화 캐릭터의 동상들이 만들어져 있다.
브레멘에서 온 음악가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동상들이 있는데 표정이 재미있고 익살스럽다. 가수와 악단들 그리고 춤추는 이들이 만들어져있다. 2002년 6월 24일 부천시와 자매결연을 했다는 기념석도 보인다. 사랑의 다리가 있는 연못, 그리고 다음 연못엔 커다란 풍선이 떠 있고 그 속에 꼬마가 들어가 즐기고 있다. 말과 당나귀, 그리고 순록을 갖고 와서 꼬마들을 태우고 공원을 돈다. 아가씨들이 더 건강해 보인다. 공원을 걷다가 레닌 광장 쪽으로 간다.
하바로프스크시 중심에 자리한 광장으로 광장의 이름은 러시아의 상징적인 인물인 레닌에서 따왔다. 광장 안에는 청동으로 주조된 레닌 동상이 있으며 광장 가운데의 분수는 밤마다 조명을 비추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매년 축제 때가 되면 각종 이벤트와 전시회 등이 열리는 장소이다. 여름철에는 수많은 꽃이 피어나 하나의 꽃 카페트를 이루며 겨울에는 얼음 조각으로 공원을 단장한다. 하바로프스크 시민들에게 대표적인 휴식처 역할을 하며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곳이다.
도시의 중심 도로인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거리(Muravyov-Amursky Street)를 통해 콤소몰 광장(Komsomol Square)까지 연결 된다. 레닌 동상의 뒤 건물이 멋지다. 현대 미술관(бывший Art Hall)과 은행, 상품 매장, 식당, 카페가 들어있는 건물이다. 레닌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심장과 같은 곳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며, 여름이면 아름다운 분수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주 정부 청사(Administration of the Khabarovsk Krai)와 의과대학을 사이에 두고 형성되어 있으며, 광장에는 레닌 동상과 분수대가 있다. 하바롭스크라는 글자를 가지고 있는 쇼핑센타도 있고 종합병원 건물도 보인다.
풍선을 파는 젊은이들, 놀이용 자동차를 대여해주는 젊은이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벤치에는 책을 읽는 아가씨도 있다. 아니스크림 판매대가 있어 하나 사서 먹었다. 엄청 비싸지만 맛은 좋다. 수제품인가보다. 길거리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사먹지 말아야겠다.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거리를 걸어간다. 레닌 광장에서 아무르 강으로 이어지는 이 거리는 하바롭스크의 매력을 혼자서 다 지니고 있는 듯한 거리다. 제국시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서로를 뽐내듯 늘어서 있는 이 거리는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도 세련되어 보이는 멋진 거리다. 이 거리는 멋지기도 하면서 하바롭스크의 중심가를 이룬다. 백화점, 우체국, 대학교, 음식점, 노천카페 등이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중앙 백화점 쭘은 건물이 아름답다. 들어가서 내부를 살펴본다. 3층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의류, 잡화, 책, 전자제품, 모피, 모자, 마뜨료슈카 등 토산품을 판매한다. 영화관(Gigant Гигант)도 보인다. 1897년~2017년,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지 120년이 되었다는 홍보판도 보인다.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거리의 끝에는 콤소몰 광장이 있다. 콤소몰 광장에 세워진 성모승천 사원과 혁명내전영웅 기념탑(Monument to the heroes of the Civil War, 1918-1922)도 여행객의 사진 찍기를 즐겁게 만드는 이 도시의 상징이다. 이 두 건축물은 애증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원래 기념탑 자리에 사원이 서 있었으나 혁명 후에 사원을 없애고 기념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물러가고 다시 사원은 복원되어 두 건축물이 사이좋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성모승천사원(우스펜스키 사원/ Градо-Хабаровский Собор Успения Божией Матери)은 파란색 지붕이 너무 예쁘다. 동화 속에 나오는 성처럼 예쁘다고 "신데렐라 성" 이라고도 불린다. 그 뒤에 있는 도서관(Far Eastern State Scientific Library)건물도 멋지다. 광장에도 작은 말을 태우는 사람들이 있다. 전망대가 있는 데크(Observation deck)에 서니 드디어 강이 보인다. 누런 강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이 난다. 넓다.
아무르 강변 공원을 만난다. 콤소몰 광장에서 러시아군 장교회관 맞은편에 있는 입구를 통해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공원은 넓은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다른 길을 이용해 공원으로 갈 수 있다. 하바롭스크의 상징적인 동물인 곰을 조각한 조형물도 있다. 꼭 들러봐야 하는 곳은 역시 공원 전망대이다. 전망대에 들어가기 전에 서 있는 동상은 동시베리아 총독이었으며, 시베리아 철도를 처음 제안 했던 무리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다. 이동상은 1891년에 만들어졌으나, 1925년 볼셰비키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 1992년에 다시 복원되었다.
무라비요프의 동상 밑 부분에는 비문이 있는데, ‘아무르 강에 최초로 발을 디딘 러시아의 명예로운 아들에게 바친다.’ 라고 새겨져 있다. 이르쿠츠크에서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다. 바로 알렉산드르 3세 동상 밑 부분에 새겨져 있는 부조가운데 하나다. 전망대에 들어서면 정말 광대한 강인 아무르를 볼 수 있다. 과거 고구려 시대부터 가까이 일제시대 까지 우리 선조들과 많은 세월을 함께했을 이 강을 보면 누구나 잠시 상념에 잠기게 될 것이다. 맑은 날의 강 풍경도 멋지고, 또한 이곳에서의 석양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은 야외 공연장도 있다. 강변을 보면 모래사장에 수영 객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왼편 강 끝을 보면 중국과 국경이라는데 벌채한 나무를 실고 가는 뗏목선이 여러 채 보인다. 북한의 김정일이 2001년 8월 17일 방문했다는 기념비도 있다. 주변에는 박물관이 많다. 여기에서 한국 단체 관광객 3팀을 만났다. 참 한국 사람이 많구나. 모두 중년이다.
극동 미술관은 향토 박물관에 인접한 흰색 건물로 1992년 5월에 개관했다. 특히 3층의 러시아 미술 컬렉션은 매우 훌륭하다. 이콘화와 레핀(1844~1930 역사적 주제를 극적으로 힘차게 다룬 화가), 크람스코이(1837~1887.레핀의 스승, 화가이자 미술 평론가) 등 러시아 거장의 작품들이 있다. 1층에서 민예품이나 회화를 살 수 있다. 또한 이 지역 어린이들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하얀 벽에는 레핀으로 보이는 화가의 부조가 작게 만들어져 있다.
그 옆에 있는 향토 박물관(Khabarovsk Regional Museum)은 인투리스트(Интурист) 호텔 오른 쪽에 위치한,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1895년에 설립되었다. 연해주 일대에 있는 향토 박물관 중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으로, 1층은 하바롭스크 지방의 생태계에 관해 전시하고 있는데 1975년에 발견된 맘모스, 아무르 호랑이 등의 박제가 유명하다. 2층은 시베리아원주민들의 자료, 러시아인이나 우크라이나인들의 이주 역사를 볼 수 있다. 3층에는 탐험가인 아르세니예프와 델스 부자의 시베리아 극동 탐험사가 전시되어있다. 하바롭스크에서 가장 큰 박물관인 향토 박물관은 진짜 크다. 그리고 별게 다 있다. 러시아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극동 지역의 동 식물들 박제해 놓은 것도 있고, 화석도 있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매머드 뼈였는데, 진짜 상상초월이었다. 전시중인 한인 빨치산의 깃발도 볼 수 있다면 행운이다. 밖 정원에는 거북돌이 있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감이 느껴진다.
전쟁 박물관(군사 역사박물관 Военно-исторический музей). 적군의 극동전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 만주를 점령한 일, 중, 소련군의 전투자료도 상세히 보존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내부와 외부 전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내부는 2층 건물로서 각 홀마다 세계대전 당시 전쟁 자료들과 무기들 그리고, 밀랍인형으로 만들어진 당시 상황 재현 세트들과 순국한 전사들의 이름을 전시한 기념물이 있다. 2층 미술공예품 매점에선 시베리아 소수 민족의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로케트와 탱크, 장갑차, 전투기 등 제2차 세계대전에 사용되었던 무기를 전시하고 있다. 전쟁 박물관은 향토 박물관 길 건너편 세프첸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질학 박물관. 19세기에 건축된 아름다운 건물로서 1977년 지리학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역사는 짧지만 하바롭스크 주에서 나는 광물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다. 달 표면 탐사기인 ‘루나’가 가져온 달의 흙이나 1947년에 시포테아린 산중에 덜어진 운석의 파편 등도 전시하고 있다. 고고학 박물관. 인류의 발생에서부터 청동기, 철기시대, 그리고 14세기가지의 유물을 모아 놓앗다. 특히 하바롭스크 인근의 시카치-알랸의 바위 조각품들을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가니 놀이공원(CKALand)이 펼쳐진다. 실내 체육관도 있다. 사람도 엄청 많고 역동적이다.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타는 사람들, 조랑말 타는 이들, 롤러브레이드 타는 젊은이들, 가족들이 많이 보이고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그늘에 앉아서 구경을 한다. 죽 걸어가면 레닌 스타디움이 있다. 장군의 흉상도 있다. 레스토랑에, 오락실까지 시설도 많다. 강변으로 간다. 강물이 탁하다. 엄청 넓다.
아무르 강가에 가면 과거 하바롭스크의 기초가 되었던 요새 건설 기념비가 보인다. 거기에는 러시아 군인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으며, ‘1853년 5월 31일 제 13전열대대 장병이 이곳에 요새’하바롭스크‘를 건설하였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모래사장에는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며, 그 뒤에 있는 카페와 카페거리에도 여름을 즐기려고 나온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길을 따라서 더 가면 유람선 선착장을 만난다. 유람선은 두 대가 운행되는데 유람시간은 약 1시간 정도란다. 다시 내려와 우스펜스키 사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간다. 계단에는 만화영화 라푼젤을 흉내 내는 금발 머리 잇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있다. 금발 머리를 많이 갖고 와서 계속 잇는 작업이다. 계단 끝에 나타나는 사원이 참 멋지다.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고풍스러운 팔레스 호텔(Hotel Complex Parus)이 꼭 박물관 같다. 맞은편에 관공서도 있다. 언덕을 약간 내려간다. 디나모 공원과 이어지는 정원길이 길게 이어진다. 언덕을 약간 오르며 걸어가니 헐리우드라는 커다란 쇼핑센터가 보인다. 작은 집 앞에는 펌프가 있다. 아내가 펌프질을 하니 물이 잘 나온다.
콤소몰스까야 광장에서 투르제네프 거리를 따라 내려가서 올라가면 명예광장이다. 명예광장과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러시아 정교회)은 높은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다. 성당의 지붕인 황금색 돔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어 아무르 강변이나 꼼소몰 광장에서도 잘 보인다. 구세주 성당(순수의 성당)은 러시아에서 3번째 규모로 모스크바의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삭 성당 다음으로 큰 성당이란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흰색 건물에 황금빛 지붕이 너무 멋지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규모는 큰데 약간 썰렁하다. 정면에 이콘들이 잘 만들어져 있고, 천정에는 예수님의 거대한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다. 명예 광장에는 전쟁영웅기념탑, 구세주 성당, 하바롭스크라디오 방송국이 있다. 2차 대전 전몰자와 소비에트 영웅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장소이지만 , 어디에 가더라도 그 규모에 놀라곤 한다. 멋들어진 탑과 이 지방 출신 소비에트 영웅들을 새겨놓은 검은색 대리석 벽에는 극동군 32,66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이름 중에는 우리 민족인 고려인도 있단다. 거대한 기념조형, 그리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아름다우면서도 숙연함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 광장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985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교회를 나와 기념탑 그늘아래 잠시 안자서 성당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성당에서 사제들을 앞세운 행렬이 줄줄이 나온다. 건너편에 있는 수도원으로 간다. 커다란 이콘화를 들고 간다. 광장에서는 아무르 강과 헤흐치르(Khekhtsir) 산맥의 전경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 현지인 할 것 없이 누구나 사랑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오후 4시다.
아내가 속이 안 좋다고 한다. 서둘러 숙소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그냥 걸어가려고 했으나 갑작스런 변화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성당 맞은편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작은 과일 가게가 있다. 커다란 메론을 하나 샀다. 34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왔다. 버스 종점이 숙소 옆이라 편했다. 라면을 끓여 먹고 메론을 깎아서 먹는다. 정말 달고 맛있다. 우즈벡스탄을 여행하며 먹던 메론 맛이다. 아내는 배탈이 났단다. 샤워 후 침대에 뻗어버렸다.
*8월 13일 경비- 버스비 50, 숙박비 2,600, 아이스크림 305, 물 30, 메론 200, 버스비 50.
계 3,235루블 *20. 계=64,700원
누계 3,040,000원.
첫댓글 여러 현장을 두루보시고 그 느낌을 잘 정리해 놓으셨군요 ~ ^^ 구 소련이 부동항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동쪽으로 왔다는 말이 있던데.. 어땠나요?
맞는것 같네요. 겨울이면 러시아는 모두 얼어서 배로 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지금은 항공이 발달해 그 중요성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 같네요.
항공기로 출구가 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