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에 발은 담그고 있지만 고결하고, 볼품없이 넓은 잎사귀를 지녔지만 수려한 연꽃. 일반적으로 연꽃은 7월에 피기 시작해 8월부터 열매가 맺힌다. 따라서 7~8월이 만개한 연꽃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99,200㎡ 규모의 드넓은 연꽃밭이 절경을 선사하는 청산수목원에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마음이 너무 앞선 까닭인지, 연꽃이 느긋한 까닭인지 푸른 연잎은 가득한데 꽃망울을 터트린 연꽃은 드문드문 고개를 내밀고 있을 뿐이었다. 때 이른 방문을 아쉬워하며 찬찬히 살펴보니 연잎도 연꽃도 닮은꼴인 듯하지만 저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지녔다. 백련, 홍련, 노랑어리연 등 연꽃과 수련이 무려 200종에, 부레옥잠, 물양귀비 등 수생식물 또한 100종이나 자라고 있다니 매년 축제 때마다 외진 이곳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또한 300여 종의 야생화와 나무가 주변을 에워싸고 있고, 수목원 곳곳에 조형물이 설치되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7월 18일부터 8월 중·하순까지 청산수목원에서 열리는 태안 연꽃축제는 아이들에게 보기 드문 수생식물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므로 한 번쯤 들러봄 직하다.
연꽃 제대로 감상하려면··· 연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에 지기 때문에 활짝 핀 모습을 보려면 아침나절 고즈넉하게 연못가를 돌며 감상하는 게 가장 좋다. 또한 연꽃은 관상용뿐만 아니라 뿌리와 줄기, 씨앗 모두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청산수목원에서는 태안 연꽃축제 기간 동안 연으로 만든 음식을 판매한다. 연밥, 연잎칼국수, 연콩국수, 연부침, 연꽃과 연잎으로 만든 차, 연 아이스크림 등이 있으므로 이 기회에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듯하다. |
① 약용으로 쓰이는 연밥 꽃잎은 어디다 잃어버리고 연꽃의 열매인 연밥만 삐죽 솟아 있다. 연밥 안에는 씨앗이 15~25개 정도 들어 있는데, 잎과 꽃, 뿌리와 마찬가지로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인다니 연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② 여름의 정취를 더하는 해바라기 연꽃문화원 뒤편으로 작은 해바라기밭을 조성해놓아 동양적인 색채를 지닌 연꽃과 대조적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③ 연못 사이로 쭉 뻗은 관찰로 자연학습을 위해 수목원을 찾은 아이들이 이곳에 앉아 연꽃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기 좋은 곳. 관찰로 외에 수목원 중간에 풍경 좋은 가로수 길과 고흐 그림에 나오는 랑그루아 다리, 만(卍)자 모양의 길 등이 조성돼 있다.
④ 휴식 공간인 연꽃문화관 커다란 물레방아가 예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꽃문화관. 외벽에 연꽃 사진과 그림 등을 걸어놓아 아이들의 학습을 돕고, 흙집이라 내부가 시원해 한여름 연꽃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⑤ 개구리 등 재미있는 조형물 넓은 연못 한가운데에 솟은 연잎에 미소 띤 개구리가 떡하니 앉아 있어 아이들을 즐겁게 한다. 이외에도 나무로 만든 책 읽는 사람, 연잎 사이로 거대한 꼬리만 드러낸 물고기 등 수목원 군데군데 재미있는 조형물을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