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언 훗날...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를 알아줬으면...'하는 자부심에
감히, 기록으로 남깁니다.)
2009년 5월 16일. 토요일.
결전을 하루 앞두고, 아침부터 시작한 비는, 오후내내 그칠 줄 모르더니,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 기승이다.
일년간의 준비가 하루 이틀 비바람에 날라가버리는건 아닐까하는
일말의 불안감에, 어찌할 수 없는 원망으로 베란다 창만 바라볼 뿐이다.
...
1년전, 2008년 5월...
예년에 비해 준비를 잘했었다고 나름 자신만만 했던 축구가...1회전 탈락에 이어,
패배를 몰랐던 최강족구(2006, 2007 연속우승)마저 결승에서 분루를 삼키고,
김해로 돌아와 뒷고기 집에서 따라마셨던 족구 준우승컵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차라리 패전의 쓴 잔이었다.
그 날 우린 약속했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그리곤 그렇게 했다.
계절이 한바퀴를 돌동안, 혹서기와 혹한기 한 두어주를 제외하곤,
장소불문, 날씨불문, 상대불문하고 붙었다.
불암구장에서, 구봉초등학교에서, 내덕중학교를 거쳐, 장유초등학교까지,
이상고온의 한더위 속에서나, 내리는 빗속에서나, 일몰후 나이트 게임까지,
동네 초딩부터, 중딩, 점차 직장인, 외국인으로 발을 넓히고,
마지막 즈음엔 지역의 터줏대감격인 고딩들과도 맞붙어서 전혀 밀리지 않을 실력과
조직력, 강철체력으로 거듭났다.
초기엔 전반전중에도 헉헉대던 체력이, 횟수가 거듭될수록 거뜬히 두세게임을 소화하고도
남는 체력에 어찌할 줄 몰라 당구클럽을 만들자는 말도 나왔다.
그만큼 우린 배고팠고 목말랐다.
(여기에 도움주신 청송얼음막걸리 정상형과 형수님, 그때가 그립습니다^^.
감초 병선형, 악역담당 카리스마 재익, 부드러운 욕심쟁이 회장 진우, 열혈총무 정우,
가늘지만 고래심줄 승완, 그리고 기형, 문종, 형칠, 영화, 석훈, 치경, 해재, 상원, 현탁, 상우,
석상, 지현, 성일, 그리고 사랑스런 우리의 조카들 , 또 그리고 뒷고기 사장 부부 성철과 제수씨...
다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T )
...
진인사대천명.
우승은 하늘의 뜻이어야만 한다.
2009년 5월 17일. 일요일.
잠결에서도 끊이지 않던 비소리에 잠을 설쳤었는데...
우리의 지성에 하늘도 감동하셨는지 서서히 비는 잦아들고,
늘 그렇듯 든든한 후방 지원군의 찬조를 가득싣고 결전의 장을 향하여 출발,
드뎌, 비장한 각오로 서전을 기다리는 중,
터질 듯한 웃음을 머금고서, 모래먼지를 흩날리며, 달려오는 아귀군...
막강군사력을 자랑하던 울산과 양산지역이 의외로 선수가 부족한 관계로,
우리 김해가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되었다는 낭보에 모두 함성, 와~!
(아귀국장, 본인말로는 자기 공이 컸다함,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음. cf, 댓글참조)
1차전, 통과!!!
다음, 2차전은 해수지역을 물리치고 올라온 금정지역...
한달간의 합숙으로 전열을 다듬었다는 자랑이 결코 헛말이 아님을 실감케했다
전반을 0:0으로 비긴 후, 후반 먼저 선취골을 내줬으나,
침착한 대응으로, 우리의 골 게터, 이정우군의 동점골...
이후, 일진 일퇴의 공방전 끝에 아쉬운 무승부.
마침내, 숨조차 크게 쉴 수 없는 긴장감 속에, 상대의 선축으로 시작된 PK 대결...
먼저, 1점 허용했으나,
우리의 최정예 초강심장, 김상원, 김상우, 강석훈의 폭격기 같은 슛은 오차없이
네트를 갈랐고, 골키퍼 성일이의 완벽한 장비와 자세에 빈틈을 찾지못한(?)
금정지역은 이후 줄줄이 실축, 분명 우수한 실력임에도 운을 탓할 수 밖에 없었던,
금정지역 동문님께 격려의 박수를 드립니다. ㅉㅉㅉㅉㅉ
2차전, 통과!!!
결승전.
상대는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선의의 동반자, 서부산지역(구, 사상),
우승 경험만도 수차례나 되는 막강의 전력...
역시나 그들의 실력은, 우리가 자주 부러워하는 젊은 피들로 인해, 한수위였다.
전반 0:2
고조되는 위기감 속에서, 어려운 때일수록 빛나기 마련인 작전이 수행되었으니,
후반전, 재익군의 심판 교체론과 정창군의 상대 선수 교체론이 먹혀들었다.
손석상 만회골, 이정우 동점골, 이어서 마침내 손석상 역전 결승골!!!
전통의 강호답게, 서부산 지역, 다시 젊은 피 수혈로 급수습에 나섰으나
한번 흐름을 탄 김해의 정신력과 체력은 거침이 없었으니...
3:2
역전 우승!!!
(우승경험자만의 여유있는 매너로 진심어린 축하를 해주신 사상지역동문님들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뒷고기 집 뒤풀이,
역쉬 술은 우승컵에 마셔야 제맛이여... (주의, 마실 수 없는 것은 넣지마세여)
성일아, 너...기억나니...
꼬부라진 혀로 나에게 했던 말...
" 행임, 이건, 레전드임다 .우리가... 레전드를 쓴검다, 행임."
그래... 성일아,
우리가 레전드를 하나 썼다.
우린 그 레전드 속의 실존 주인공이다 그리고 나의 영웅들이다.
(매번 행사때마다 물심 양면으로 아낌없이 찬조해 주시는 선배님과 동문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깊은 감사의 뜻을 올립니다.
주변 지역에서, 김해는 항상 풍족한 지역이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기천사님, 딸기가엄마, 35기 제수씨일동등 가야여고 여러분과 귀여운 울 조카들
모두 모두 고마와요~, 알라뷰~^*^
그리고 이벤트의 귀재 상범군, 헤나문신 멋졌어, 굿~
끝으로, 이젠 웬만한 행사는 걱정도 안하는 살림꾼 행오총무 욕봤데이~
마지막으로, 진우회장, 소원풀어줘서 고맙데이~
에~, 또~, 결론적으로,
.
.
.
.
(추신, 저의 부족한 기억력과 짧은 글솜씨로 인하여, 빠진 부분이나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을 달아주십시오. 바로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꾸벅)
첫댓글 행님...1차전은 김해 vs 울산, 양산 vs 사상 이었는디 울산,양산이 한팀이 되니 김해와 사상이 한팀은 부전승의 기회를 잡았고, 양측 사무국장이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고자 하여 외나무다리의 결투를 벌였고...바위를 낸 김해가 가위를 낸 사상을 이겨 우린 부전승(예선통과,준결직행) 사상은 양산,울산 연합팀과 1차예선을 치른것입니다. 훗날에 남길 기록이라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며...훗날에 볼 아들들아, 손자들아, 레전드의 서막은 아귀께서 여셨다는 것을 잊지말아다오...
축하합니다. 오늘 퇴근후 집에서 회장님 감동의 글 읽어보니 보니 빨리 김해로 가서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베트남 호치민 천봉옥
봉옥아, 감사 땡큐, 먼 곳에서의 축하라 더 귀하게 여겨지네. 여기 소식이, 베트남 생활에 활력소가 되길...^^
우승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습니다.
전설이 아니라 동문 전체가 만들어낸 선물을 ...맘껏 누리고 즐기삼.....한1년 갑니다!!
두번의 동점골의 주인공을 헹가리안쳐주는 동문이 밉다며 삐졌답니다.......누구는 너무무거워서 안했다는 말도있고....미챠~!
우짜겐노............하늘의 뜻이라 생각해야지.........ㅎ
딸기아빠 궁딩살 좀 빼라, 내년에 꼭 해줄께
궁디살은 빠져도 뱃살은 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