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5월 23일
집에서 나온 승우는 신림역에서 전철을 탔다.
승우는 신촌에 위치한 대학에 입학한 탓에 늘 2호선을
이용했다.
출근 시간을 넘긴 11시 무렵이어서인지 지하철 안은 한산했다.
승우의 표정에서도 오래간만에 만원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는
다는 일말의 여유를 읽을 수 있었다.
180센티미터의 헌칠한 키에 수려한 이목구비와 표정, 깨끗한
살결은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승우는 청바지에 푸른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앞 머리카락이
적당이 흘러내려 와 자연스럽게 이마를 덮고 있었다.
그는 여유 있는 좌석을 즐기는 듯이 장난스럽게 앉은 다리 간격을
한껏 벌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좌석은 3분의 2 정도만이 차 있었다.
입시 지옥에서 풀려난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는 대학 새내기 승우의
얼굴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지난달에 가입한 대학 연합 서클인 CDS가 한 여대 근처
카페인 <매직 넘버>에서 처음 모임을 갖는 날이기도 했다.
그는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지나가는 시각 장애자의 플라스틱 바구니에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넣은 뒤부터는 무릎에 놓아두고 있던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철학과 영상 문화의 만남』이란 원서였다.
해석되지 않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는 빨간 펜으로 밑줄을 그었다.
가볍기 그지없어 보이는 영상 문화의 시원(始源)이 철학의 본류를
관통하여 궁극적으로는 신화(神話)에 맞닿아 있으며, 그 신화가
현대에는 영상이라는 맞춤복으로 바꿔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 미국
영화 저널리스트의 저서를 그는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진이 풍부하게 실린 책 속에 승우는 아예 코를 빠뜨리고 있었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6년 가까이 영어 문화권 나라에 살았던
경험으로 인해 그는 영어에는 꽤 익숙했다.
하지만 출학과 영화의 전문 용어는 아무래도 나중에 집에 가서
사전의 도움을 받아야 될 것 같았다.
신도림역을 지나면서부터 내 빈 좌석이 하나 둘 채워지더니 당산을
지나고부터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전철이 합정역에 도착하자 승우가 앉은 좌석 가까이에 있는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올라탔다.
한 사람은 오전부터 외근을 나온, 마냥 피곤한 표정의 샐러리맨이었고,
한 사람은 등이 구부러지기 시작한 할머니였다.
나머지 한 사람은 스물두어 살 돼 보이는 젊은 여자였다.
대략 161센티미터의 키에 호리호리한 느낌을 주는 그녀는 군복에
검정물을 들인 듯한 바지와 흰색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단정하면서도 야무진 눈빛이었다.
그녀는 꽤 무거워 보이는 팸플릿 같은 크고 작은 뭉치를 두 손에 쥐고
있다가 큰 것을 내려놓았다.
홍대 입구까지 가는 동안 할머니는 손잡이를 잡고 있었지만 키가 작아
아무래도 불편한 모양이었다.
손잡이를 놓고 잡을 만한 것을 찾던 할머니는 진철이 신촌을 향해서
발차하자 일순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러자 젊은 여자가 할머니 앞에 버티고 앉은 승우를 돌아보며 눈에
힘을 주었다.
허여멀건 젊디젊은 사내 녀석이 비틀거리는 할머니를 앞에 두고
잃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의 눈빛이었다.
그러나 기실 승우는 당산역을 지나면서부터는 책 읽기에 완전히 빠져
있어서 책 바깥의 풍경에는 전혀 신경이 미치지 못했다.
젊은 여자는 몇 발자국 옆으로 옮겨 승우 앞에 와 섰다.
"이봐요!"
"……네? 아, 예에……!"
승우는 여자의 한 손에 들려 있던 또 하나의 인쇄 뭉치를 보곤
들어달라는 것인 줄 알고 황급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젋은 여자는 쌀쌀맞은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게 아니구요. 앞에 서 계신 할머니가 안 보이세요?"
"아……."
승우는 신음도 탄성도 아닌 짧은 소리와 함께 황급히 책을 접으며
부리나케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어서 앉으시죠!"
할머니는 씁쓰레한 표정으로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승우는 그제야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 자리가 비록 장애자와 노인 지정석은 아니었지만 할머니가 앞에서
비틀거리는 것을 알았다면 승우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을 것이다.
뭔가에 골몰하면 다른 건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그의 집중력이
자초한 봉변이었다.
할머니는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잠시 승우를 바라보더니 ‘예쁜 색시가
참 예의바르기도 하지!’하는 얼굴로 여자의 짐을 받아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아니에요. 전 담에 내려요."
전철이 속도를 늦추자 승우는 플랫폼에 박힌 역 이름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신촌이었다.
여자가 제동을 걸어오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서너 역은 더 가서
허둥거렸을 게 틀림없었다.
승우는 팸플릿 뭉치를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여자 뒤로 가서 섰다.
빈틈없는 자세였다.
전철의 흔들림.
문득 그녀의 머릿결에서 국화 내음 같은 좋은 향이 났다.
청명한 날씨의 푸른 들판에 핀 들국화 같은.
분명히 그 내음이었다.
놀라웠다.
수많은 사람들의 잡탕의 냄세로 향기란 게 살아 있을리 만무한
지하철 안에서 미량의 향기를 발산하는 그녀의 머리카락 뒤에 선
승우는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경이로운 떨림을 느꼈다.
알맞은 크에 생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린 그녀는 무거워 보이는
팸플릿 뭉치를 든 채 앞만 바라보고 서 있었다.
면박을 당했던 터라 ‘들어 드릴까요?’하는 말도 주저되었다.
승우는 그녀의 머릿결 가까이에 코를 대고 숨을 가볍게 들이켰다.
틀림없는 국화 내음이었다.
야생의 싱그러움과 햇빛 분말이 노랗게 날아다니는 듯, 은은하면서도
담백한.
참 놀라운걸.
요즘 국화 향이 나는 샴푸가 새로 나왔나?
한 번도 맡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하철이 멎고 문이 열리자 그녀는 총총한 걸음걸이로 걸었다.
굳이 그녀를 따라가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출구가 같았고 방향도
같았기에 승우는 간격을 유지한 채 뒤따라 걷고 있었다.
지금까지 몇 블록 근처에 있는 여대 쪽으로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던 승우는, 지하철 구내를 빠져 나와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자
이내 길이 낯설었다.
그는 동아리 방 칠판에 그려져 있었던 약도를 머릿속에서 더듬었다.
이 정도 큰 골목일 것이다.
그러나 <매직 넘버>의 입구인 좁은 골목 어귀에 위치해 있다는
<황금 가면>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도무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문득 20여미터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팸플릿 뭉치를 양손에 든 여자는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근처에서 일하거나 적어도 이 일대 지리는 환할 것 같은 걸음거리로
걷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머릿결에서 국화 향이 나는 여자……. 멀대같이 큰 키에 부지깽이같이
길다란 다리를 가진 그는 껑충거리는 걸음으로 그녀를 이내 따라잡았다.
"저……뭐 좀 여쭤 보겠습니다."
"네?"
"이 근처에 <황금 가면>이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생맥주 집이라던데요?"
승우는 혹시라도 자신이 지하철 안에서의 면박을 앙갚음하려는 속 좁은
인간이나 치한으로 비쳐질까 싶어서 얼른 말을 덧붙였다.
"그 집을 낀 골목 끝에 <매직 넘버>란 카페가 있는데 오늘 그곳에서
모임이 있거든요!"
그러자 그녀의 표정이 묘해졌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미간과 코의 주름을 살풋 잡았다가 천천히 다림질
하듯이 폈다.
그녀는 자신이 들고 있는 두 개의 무거운 인쇄 뭉치를 억울하다는 듯
잠시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그에게 던지다시피 바닥에 내려놓았다.
"들어요!"
"……네?"
"신입생이죠?"
네? ……아, 네에. 그렇습니다."
승우는 그제야 바닥에 놓여 있는 인쇄 뭉치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시네마·드림·솔저!’의 약자인 CDS란 대문자 영문 표기가 눈에 확
들어왔다.
서울권 열두 개 대학 영상 연합 서클의 공식 명칭이자 이니셜이었다.
갑자기 그녀는 옆쪽을 향해 양손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펴 사각형을
만들더니 승우에게 그 안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승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의 네모난 손가락 통로를 들여다
보았다.
그 네모를 관통하여 시선이 막다르게 닿는 곳에 영어 사전 크기로
조그많게 나무 팻말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 금빛 물을 붓에 찍어 휘갈겨 쓴 듯한 <황금 가면>이란
글씨가 들어 있었다.
마……맙소사! 바로 이 골목이었군.
코앞에 두고서 헤매다니.
이거 정말 계속해서 구겨지는 날인걸!
승우는 미소를 머금은 그녀 앞에서 멋쩍은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수밖에 없었다.
활달하게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녀의 뒤를 승우는 팸플릿
뭉치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성큼성큼 뒤따랐다.
꽤 무거웠다.
"선배님 되시나요?"
"네. 난 3학년이고 CDS 회장을 맡고 있는 이미주라고 해요. 학
교는 이 근처 여대죠."
"그…… 그러십니까? 전 Y대 경제학과 새내기 김승우라고 합니다. 정말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미주는 당황한 표정이 더욱 역력해진 승우를 골려 주려는 듯 지긋이
선웃음을 깨물었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해요. 전철 안에서 보니까 그리 예의바른 사람은
아니던데?"
"오…… 오해십니다. 그래도 제법 소신있고 싹수있게 큰 놈이라고 자부
하고 있습니다."
잔걸음을 재촉에서 미주와 나란히 선 승우는 조금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미주는 ‘소신, 싹수’라는 말에 입술을 내밀고, 흐응? 글쎄…… 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픽! 하고 가볍게 웃은 뒤 대꾸 없이 앞만 보며
걸었다.
‘앞으로 너 고생길 훤하다. 잘못 걸렸어. 난 후배 한번 찍으면 계속
해서 찍는 나무꾼 스타일이라구.’
미주는 그런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CDS는 연합 서클이지만 일단 가입하고 상견례가 끝나면 타대학 간의
벽을 허물고 철저하게 선후배를 지킨다는 것을 승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는 어이없게 약점을 잡힌 기분이 들었다.
벼르고 별러서 가입한 연합 서클의 선배이자 회장한데.
털털한 옷차림이지만 딱 부러진 용모에 선이 아름답고 머리카락에서
야생 국화 향기가 나는 그녀에게 말이다.
답답한 스우의 마음처럼 골목길은 헝크러져 있었고 길었다.
하지만 본 길대로만 쭉 따라가자 회칠한 벽이 있는 막다른 곳이 나왔고,
녹색으로 칠한 허름한 미닫이문 위로 <매직 넘버>라고 씌어진 상호가
보였다.
미주는 문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고는 반대쪽 손목을 들어 시계를
들여다본 뒤 승우를 돌아보았다.
"원서를 읽던데 영어를 잘 하나 보죠?"
"네. 회화는 더 자신 있습니다."
"어머, 그럼 잘됐네. 여기 서서 팸플릿과 책자를 오는 회원들에게
하나씩 나눠 줘요. 30분 정도……. 할 수 있겠죠?"
영어를 잘 하는 것과 문지기가 되어 팸플릿을 건네는 일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담!
승우는 미주에게 계속 긁히고 있다는 기분이 들자 가볍고도 경쾌한
오기가 발동했다.
"네. 물론압니다, 선배님! 근데 허락하신다면…… 질문이 하나 있습니
다."
"질문? 뭐예요?"
"전철에서 내릴 때…… 선배님 머릿결에서 국화 향이 났습니다. 오늘
어떤 샴푸를 쓰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뜻밖의 말에 미주는 잠시 어리둥절해 했으나 이내 재미있어 하면서도
빈틈없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건 왜요?"
"그냥 향기가 좋아서요."
미주는 두 손을 모아 겸손한 자세를 취한 키 큰 남자 후배를 흘끗 올려
다본 뒤, 애써 고소를 참는 웃음을 지은 채 <매직 넘버>의 다갈색 나무
문을 옆으로 밀며 말했다.
"실망시켜서 안됐군요. 난 비누 써요. 그리고…… 내가 머리 감은지
사흘이나 됐다는 걸 말해 주기가 어째 좀 쑥스럽긴 하네요!"
미주가 안으로 사라지자 승우는 멋쩍어진 표정을 풀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선배인 그녀에게 다짜고짜 향기를 운운했다는 것에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키와 외모가 두드러진 덕분이었는지 그로선 이제껏 자신이 여자에게
먼저 호감을 표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꼬인 점이 없지는 않으나 기분은 상쾌했다.
그는 무의식중에 즐겨 부르는 팝송 <seven Daffodils>를 흥얼거리다가
두 명의 늙은 대학생들이 나타나자 절도 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팸플릿과 책자를 건넸다.
"어서오십시오! CDS 회원 되시죠? 여기 있습니다!"
그들은 ‘누구지? 처음 보는 친군데?’하는 표정으로 고맙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팸플릿을 받아들고는 미닫이문 안으로 사라졌다.
‘…… 흘러내리는 달빛을 짜서 당신의 목걸이는 만들겠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보여 줄 게 있답니다. 수많은 언덕 사이로 나타나는 아침을,
그리고 드릴 게 있답니다. 읽보 송이의 수선화를!’
승우는 마음속으로 가사를 음미하며 유려하면서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팝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저음에 실린 그의 목소리는 달콤하면서도 섬세했다.
지금 기분대로라면 수선화 대신 국화꽃이어야 안성맞춤인데…….
승우는 혼자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그는 팝송과 야구와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했다.
스킨스쿠버와 야구, 농구, 볼링도 수준급이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보냈던 성장기 시적,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돈의 70퍼센트는 음반을 사는 데 썼고 나머지로는 극장표를 샀다.
그가 모은 레코드 LP와 CD는 1천장쯤 되었다.
영사관으로 일했던 아버지 때문에 승우는 일찌감치 외국 문화를 접했고
거기에 익숙해졌다.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한 이유는 자신이 번 돈으로 앨범을 불려 나간다
는 기쁨 때문이었다.
팝은 특히나 노래를 받치고 있는 연주 솜씨가 탁월했다.
악기들이 제 색깔의 깊이와 화려함으로 통쾌하게 가수의 성량과 음악
성을 받친다는 점.
승우는 우리 대중 음악도 좋아하긴 했지만 그 점 때문에 팝 음악을 더
좋아했다.
승우의 아버지는 20여 년간의 외교관직을 그만둔 몇년 전부터
언론 기관에 몸을 담고 있었다.
그는 외아들인 승우를 자신의 울타리 아에 가둬 두지 않고 아들이
스스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개척할 수 있도록 조심스레 유도해 왔다.
외아들이기에 혹시나 해서, 때로는 마음이 아프더라도, 가능하다면
조금은 더 거칠고 자유롭게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대로 놔 길렀던
것이다.
다행이 승우는 쾌활하고 남자답게 성장해 주었다.
독립적인 성향이 강한 마찰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승우는
아버지를 존경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한다는 점이었다.
굳이 외모에 신경쓰고 멋을 부리지 않아도 내면에서 우러나온 자신감과
반듯한 성품이 그의 깨끗한 얼굴과 표정에 잘 드러나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골목 끝으로 몰려오자 승우는 춤과 노래를 멈추
고 경쾌한 손놀림으로 팸플릿과 책자를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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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2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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