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장르 중에 로드무비라고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남여 주인공이 어떤 목표를 따라서,
또는 이상향을 쫓아서 긴 여행을 떠난다는 컨셉입니다.
로드무비의 최고라고 하면 누가 뭐래도 독일 출신 빔 벤더스 감독의 "Paris Texas"를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됩니다. 또한 두 여자의 일상탈출 그리고 화려하게 절벽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압권인 "델마와 루이스", 피터 폰다와 데니스 호퍼 주연의 "이지 라이더"
남미 혁명전사 체 게바라의 일대기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로버트 레드퍼드와 폴 뉴먼
컴비의 "석양을 향해서 쏴라" 등 등.
나도 언젠가 이런 로드무비 형식의 여행기를 올려보면 어떨까?
이런 꿈을 간작하고 있었는데, 지난 지우자이고우에서 단빠를 거쳐 리지앙에 이르는
긴 여정을 이동하면서 조금 소재가 쌓였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로드무비 형식의 여행기에 도전합니다.
지우자이고우 창하이
창하이를 빼놓고는 지우자이고우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우자이고우 대표경관으로 이곳 창하이를 선정, 이때가 2015.10.28.
다음날은 황롱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그 다음 다음날 청두로 돌아왔습니다.
내가 2015.10.27. 아침 8:00분 청두를 출발해서
11월 10일 리지앙에 도착할 때가지의 내 여정입니다.
전부 장거리 버스를 타고 움직인 동선이지요.
1) 청두-지우자이고우 2015.10.27.8~오후 6시, 약10시간
2) 지우자이고우-청두 10.30. 8~오후 6시, 약 10시간
3) 청두-쓰꾸냥산 르롱 11.2. 7;30~ 12:30, 약 5시간
4) 르롱-시오진-단빠 11.4. 오후 1시~ 5시, 약 4시간
5) 단빠-캉딩 11.9. 8:30~12:30, 약 4시간
6) 캉딩-야안 11.9. 2시~6시, 약 4시간
7) 야안-시창 11.10. 오전 8시~오후 1시, 약 5시간
8) 시창-리지앙 11.11. 오전 8시~오후 6시, 약 10시간
총합계 약 52시간
시내를 통과하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뺀,
순 버스 의자에 앉아서 보낸 시간들입니다.
지우자이고우 넘는 길은 우리나라 미시령 한계령 비슷한 헤어핀코스 입니다.
지우자이고우-청두 버스가 대형버스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서너시간 타고 나면 오금이 저리고, 엉뎅이도 아프고...많이 불편하지요.
그래서 휴게소를 만나게 되면 전부 몰려나와 화장실도 가고,
기지개도 펴면서 스트레칭을 합니다.
긴 고갯길을 지나 고속도로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휴게소입니다.
장족 땅띠런들이 마오니우, 낙타 등을 앞세우고 호객을 합니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
1) 이제 청두에서 쓰꾸냥산 가는 길로
이동네는 청두 단빠간 장거리버스 구간의 첫 휴게소 와롱
원래는 중국 국보 팬더곰의 원산지입니다.
지금도 청두로 다 옮겨가지 못한 팬더곰들이 자신들의 고향을 지키고 있지요,
또한 중국 저전거트렉킹족들이 선호하는 코스 중의 하나
이곳 파랑산을 넘는 고갯길이 워낙 예쁩니다.
내가 조금만 더 젊었다면 자전거로 한 번 도전해볼만한 코스입니다.
그냥 미친 척하고 함 도전해볼까 합니다.
우리가 탄 소진행 버스는 이렇게 험한 고갯길을 해발 5000m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올라갑니다.차창 양옆으로 펼처지는 풍경들은 하늘아래 첫동네처럼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동차 운전기사도 힘들고, 버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제 해발 5000m를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마 이때쯤이면 자동차 브레이크 디스크가 빨갛게 달아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잠시 자동차를 세우고, 사람도 쉬고,
자동차 브레이크용 물탱크 물도 점검합니다.
이렇게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용변을 본다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면은
로드무비에서 자주 나오는 씬입니다. 이왕 로드무비 영화이야기가 나왔으니
파리 텍사스 이야기를 하고 넘어갈까요.
Paris Texas
빔 벤더스 감독, 나스타샤 킨스키 헤리 딘 스텐톤 주연의 파리텍사는
내가 꼽는 20세기 최고의 영화입니다. 물론 로드무비의 형식이구요.
여기에서 파리는 프랑스 파리가 아닙니다.
미국 텍사스의 사막 가운데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의 이름이지요.
이 영화의 무대가 파리인 것도 아닙니다. 단지 상징으로 쓰였을 뿐....
부동산개발업자에게 속아 산 텍사스 파리 근처의 조그마한 땅에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이 근처를 헤매던 트레비스라는 중년의 남성을
그곳 보안관이 동생에게 알리면서, 동생은 실종상태에 있던 이 형을
찾으로 이 사막으로 오게 됩니다. 이 형이란 남자는 문명과는 도저히 공존이
힘든 몽상가이자 방랑자입니다. 아마 이 여행기를 올리고 있는 나그네도
이 영화속의 주인공 트레비스 비슷한 케릭터가 아닐까?
스스로 그렇게 생가하고 있습니다.ㅎㅎ
아무튼 비행기 타기를 거부하는 형을 위해 동생은 자동차를 렌트해서
텍사스 사막지대를 종단하는 여행을 길고 긴 로드여행을 하게 됩니다.
워낙이 말이 없는 형과 동생의 긴 동행에서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된 형,
그리고 동생 혼자서 운전하는 것이 안쓰러워 자신이 운전을 하겠다는 형에게
운전하는 법을 기억할 수 있어 라고 묻는 동생.
지금도 내 마음 속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는 형의 대답은,
“내 머리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내 몸이 아직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좋은 영화는 이렇듯 심금을 때리는 대사 몇 개는 갖추고 있습니다.
동생의 집에는 형이 버리고 떠난 아들이 동생의 아들이 되어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없이 선량하기만 한 동생은 형에게 이 아들을 돌려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전부 동원합니다. 이 기묘하고 어색한 부자가 마침내는 서로를 인정하고
진정한 부자가 되어가는 등 하교길의 무언의 몸짓과 토막대화들은 가슴 몽클하게
하는 감동입니다.
그리고 다음 작업은 떠나기 전에 이 아이에게 엄마를 찾아주는 일.
단서라고는 매달 이 아이에게 송금 되는 수표가 전부. 결국 이 수표가 송금되는
은행지점을 찾게 되고, 그곳에 잠복했다가 자신이 오래 전에 버리고 떠났던
여인 나스타샤 킨스키를 먼 발치에서 보게 되고, 미행 그리고 그녀의 일자리를
확인하는 트레비스.
아이의 엄마는 소위 핍쇼라 불리는 성접대업소에서 일하고 있었지요.
유리창을 한 장 사이에 두고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지만,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는 구조. 동전을 넣고 전화기를 들고 대화가 시작됩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어떤 자세를 가장 좋아하는가 묻습니다.
남자는 그냥 이야기만 좀 나누고 싶다. 그래도 괜찮겠는가 묻습니다.
여자는 참 이상한 손님을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짓궂게 굴지 않는
이런 손님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어서 안도합니다.
트래비스는 매일 이 여자, 실은 자신의 전 처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갑니다. 서로 부부로 살 때는 나누지 못했던
깊은 대화까지도 나누게 되고, 마침내는 이들 사이를 가로 막았던 그리고
갈라서게 했던 결정적인 민감한 부분으로 점점 접근하게 됩니다.
남자는 잔신이 어떻게 사랑했던 한 여자를 힘들게 했고,
그리고 무책임하게 버리고 떠나야 했는지 깊은 후회를 담아서 여자에게 이야기 합니다.
여자도 마침내는 남자가 말하는 여자가 자신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되고,
두 눈에 가득 고여오는 눈물은 마치 깊은 우물에서 샘물이 솟아나는 듯했는데,
여자는 의자에서 조용히 일어나 유리창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트레비스”하면서 남자의 이름을 부릅니다.
좋은 연기자란 이 정도의 연기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나스타샤 킨스키는 역시 좋은 연기자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남자는 여자와 자신의 아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고,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자신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또 길을 떠난다는....
혹시 아직 못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시청을 권합니다.
난 최소한 다섯번 이상은 본 것 같네요. 좋은 영화라면 열번 정도는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내가 단빠에서 마물렀던 날들은 5일이었습니다.
실은 더 머물고 싶을 정도로 정이 듬뿍 들었었는데, 다음 일정이 이미 예약돼 있어서
겨우 5일간만 머물고 떠나야 했습니다.
단빠에서 보낸 5일은 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동화같은 이야기들로
가득채워져 있어서 지금 열심히 글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완성되면 그 여행기도 올리도록 하지요.
그래서 단빠이야기는 생략하고 바로 캉딩으로 떠납니다.
2) 단빠에서 캉딩으로 가는 길
3) 시창에서
단빠에서 약 13간을 달려 凉山彝族自治区 西昌에 도착했습니다.
시창에서 약 6시간 거리에는 아직도 모계사회의 풍습이 남아있는
泸沽湖가 있습니다.
그러나 루구후에 가기 전에 난 시창에서 1박을 합니다.
이곳 시창에도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그 습지공원은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4) 시창에서 판지화를 거쳐 리지앙 가는 길
난 시창에서 아침 8시 리지앙행 버스를 탔습니다.
차가 출발하고, 청두-쿤밍간 고속도로로 올라타자
이런 풍력발전기 단지가 차창 옆으로 계속 펼쳐집니다.
줄잡아 2시간 이상의 거리에 이런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습니다.
중국의 발전상을, 그리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국의 현주소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중부고속도로, 남해안고속도로 등 아름다운 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차창 옆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은 우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우리는 소나무군락이 많은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따뜻한 날씨 탓인지......아열대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란히 청두-판지화 철도도 달리고 있네요.
실은 기차 타고 하는 여행이 더 재미있는데, 이번 코스는 주로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기차여행이라....그럼 기차여행을 소재로 하는 로드무비도 한 편 감상하고 가시지요.
내 학창시절도 지금처럼 희망이 안 보이는 암울했던 군사독재 시절이었는데,
그 때 우리들에게는 불란서 문화원이라는 탈출구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봤던 최고의 반전, 기차여행 로드무비로는 Le traint(기차)가 있습니다.
르 트랭
장 루이 트랭티냥, 로미 슈나이더 주연
2차 세계대전 발발 1940.5. 남프랑스로 피난 가는 마지막 열차에서 만난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
로미 수나이드 분 여자주인공 안나는 아름답고 지적인 유태인 도망자로,
그리고 장 루이 트랭티냥 분 남자 주인공은 줄리앙은 어린 딸과 부인을
데리고 역시 피난길에 오릅니다.
전쟁중에는 정상적이란 것이 없다.
노약자와 여자는 객차에 탈 수 있지만, 남자들은 화물칸에 타야했던 탓에
줄리앙은 부인과 헤어져 따로 여행해야 했는데, 이 때 도망자 안나를 만나
자신의 부인으로 위장해서 도피를 도웁니다.
거칠고 무례한 피난민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말이 통했던 교양 있는 남녀,
그래서 가까워지고 이내 지기가 되어, 공습을 피해가면서 남프랑스 들녘을
며칠씩 달려야 하는 고된 피난길에서 서로 의지가 되었는데......
그리고 3년의 세월이 흘러 고향마을로 귀향해 있던 줄리앙의 집으로 독일
게쉬타포가 찾아와서 안나와의 관 계 및 신원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하게 되는데...
운명이란 참으로 얄궂은 것이어서, 꼭 이런 식으로 남녀를 시험에 들게 하고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요.
취조실에서 소위 대질심문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지켜야 할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서 본능적으로 여자를 부인합니다. 그 때 여자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고이고,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극도의 실망감으로 인해
흔들리던 로미 슈나이더의 눈 연기는 소름을 돋게 하는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이 여자를 부인한 댓가로 남자는 집에 돌아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테이블 밑으로는 여자의 움켜잡은 손사이로 선홍의 핏방울이
똑똑 떨어집니다. 남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인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여자의 본능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사랑받고 싶고 그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여자의 극도의 배신감이 자신의 살을 파고 든 것이지요.
돌아서서 문을 나서려다가 다시 한 번 돌아서서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
그만 절제는 한 순간에 무너지고, 안나 이름을 부르면서 여자에게 달려갑니다.
그 다음 결과는? 진실은 이렇듯 한 가정을 파탄내고, 한 남자를 죽이고
비극으로 끝날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진실을 지켜주지 못하는 전쟁이란
광기는 우리 인류 역사에서 사라져야 할 최악의 유산이라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아닐런지요.
내가 중국여행중 맨날 화장실이 더럽고 불편하다,
돈을 받는다고 흉을 봤는데.....요즘 신설되는 고속도로 휴게소만큼은 정말 깨끗하고 좋습니다.
아마 머지않아 우리나라를 추월할 날이 오겠지요
판지화.....
이름에 비해 볼 것은 별로 없는 동네. 그리고 광산촌......
이런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말 도시 전체가 시커멓고 약간 지저분합니다.
그러나 역시 사람들이 살고 있더군요.
5) 판지화에서 리지앙으로 가는 길
쓰촨 시장지역에서 윈난지역으로 넘어오면 풍광이 또 많이 변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풍광과도 흠사하달 정도로 산하가 부드럽고
풍요로와 보입니다.
인심이라고 하는 것이 먹거리와도 관련이 있어서, 아무래도 척박한 동네를 가면
흉흉한데, 윈난지방은 많이 순후합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딜 가나 비슷한 면이 있지요.....
계곡이 험해서 농지가 부족하면 이렇게 다랑치논을 만들고,
중국 구이양이나 우리나라 거제도에도 이런 다랑치논이 있습니다.
물론 규모는 이곳과 달리 엄청 크지만....
아마 차를 타고 약 7시간을 달렸을 무렵, 험한 고갯길을 내려와 이런 다리를 만났습니다.
내 고단했던 여행도 이제 막을 내리고 행복 시작을 알리는 다리로 보였지요.
그래서 하루종일 수고한 기사분에게
到丽江多长时间呢? 리지앙에 도착하려면 얼마나 남았어요? 하고 물었더니,
기사분 왈,
马上到了,坚持吧 금방 도착하니 조금만 참으세요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난 오금이 저려오는 정갱이를 펴고, 또 감각을 잃어가는 엉뎅이도 두두려 가면서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뭐 금방 도착하게 되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바로 리장 고성으로
밤나들이 가야지....하는 꿈에 부풀어....
그런데 이 다리를 건너더니 우리가 탄 버스는 한계령 비슷한 고갯길로 접어드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ㅜㅜ그러고도 우리가 탄 버스는 3시간을 더 달려야 했지요.
그렇습니다. 하루종일 달려야 하는 중국인 운전기사에게 3시간 거리는 애들 껌씹는 시간,
금방이었던 것이지요.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헤프닝이었습니다.
아직도 세시간 가까이 이런 고갯길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하는데,
이번 여행기의 컨셉인 로드무비 한편을 더 찍어야 겠습니다.
석양을 향해서 쏴라
유쾌한 비극영화? 과연 이런 영화가 있을 수 있을까요...그런데
영화천재들이라면, 이런 상호 모순된 개념의 영화라도 너끈히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들 기억 속의 영원한 콤비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영화 스팅)
그리고 졸업이란 영화에서 절대 청순녀로 나왔던 캐서린 로스가 그려내는
서부 열차강도 로망이 바로 이 영화, 감독은 조지 로이 힐
원제(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년 미국)
Butch Cassidy와 Sundance Kid가 이끌던 산골짜기 갱단
(The Hole In The Wall Gang)은 지금은 모두 저 세상 사람이 됐지만,
한때는 서부를 주름잡았고, 이 영화는 대부분 실화라고 합니다.
1890년대 미국 서부.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는
은행만 전문적으로 터는 은행 강도들었지요.
그러나 사람들을 해치는 것을 최대한으로 피하는 양심적인 강도들.
보스인 부치는 머리 회전이 빠르고 인심은 좋지만 총솜씨는 별로 없고,
반면 선댄스는 부치와는 정반대로 구변은 별로 없지만 총솜씨만은 당대 최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돈이 생기면 써버리고,
없으면 은행을 터는 그들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만은
매우 낙천적이며 낭만적이기도 했습니다.
선댄스에게는 애인 에타(Etta Place)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에타는
예쁘고, 선량하고, 따뜻하고, 사려깊고, 애교도 있고....아무튼 이 세상 남자들이면
모두 꿈꿀 이상형 중의 이상형인 여자, 그러나 나쁜남자 콤플렉스가 있는지
아무튼 이 전문 갱단 선댄스를 사랑하게 됩니다. 물론 가끔은 부치도 이 에타를
자전거에 태우고 사랑놀이 비슷한 것을 하는데,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 유명한
Rain drops keep on my head..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시간만 계속된다면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없는 것,
그래서 이들은 어느날 유니온열차를 털게 되고, 이것이 화근이 돼 전문 추적자의
추적을 받고 도망다니는 신세가 됩니다.
그래서 이들이 추적자를 피해 숨어든 곳은 남미 볼리비아, 이 세 남녀 갱단은
볼리비아를 무대로 환상적인 강도행각을 벌입니다. 나날이 천국.....그러나 인간이
너무 행복하면 하늘이 시샘을 하는 법,
이들이 강도짓을 그만 두고 광산노동자들의 임금 호송일로 직업을 바꾸면서
비극은 시작됩니다. 이들이 호송하던 광산임금이 산적들의 공격을 받아 털리고,
그러니까 전문 강도가 시골강도에게 당한 셈이지요. 이에 분노한 썬댄스와 부치는
산적을 소탕하고 빼앗긴 임금을 찾아오는데...여기서부터 일이 꼬입니다.
마침내는 볼리비아 군대의 포위 공격으로 출구가 없는 막바지에 몰린 것이지요.
그래서 이 두 멋진 강도는 이제 볼리비아에서도 볼 것 없으니 우리 호주로 가자
하면서 비처럼 쏟아지는 총탄 속으로까지 뛰어나가면서 화면은 정지화면으로.
이렇게 이 한편의 유쾌한 영화는 안녕합니다.
이런 비슷한 장면을 우리는 이소룡의 정무문에서도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이소룡은 자신의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일본군의 총구 앞으로 달려가면서
화면은 노랗게 훼이드 아웃....두 영화의 마지막은 이렇게 닮아있습니다.
그럼 썬댄스와 부치의 영원한 연인, 그리고 지구상의 영화팬의 사랑을 한 몸으로
받았던 케서린 로스 분 에타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 여자는 볼리비아 군대의 소탕을 피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말년에는 손주 손녀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연인 썬댄스와 부치가
얼마나 낭만적이고 의협심이 넘치는 멋진 남성이었는지, 나뭇 그늘에 앉아
아주 평화롭게 옛 이야기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에 출발한 버스가 헤어름의 리지앙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며칠동안의 강행군으로 나그네는 완전 파김치가 될 정도로 지쳤습니다.
겨우 자리를 탈고 일어나서 긴 여행길에 정들었던 나시족 꼬마와 아줌마와
바이바이를 하고 난 미리 예약해뒀던 고성청년여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짐을 풀자 배달민족의 오기가 도져 카메라 챙겨 바로 고성 밤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지쳤었는데,, 리지앙의 화려한 야경을 보고는 금방 재충전, 힘이 솟더라구요.ㅎㅎ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는 내 여행기 친구분들이 전부 아는 내용입니다.
어때요? 새로운 시도 로드무비 컨셉의 여행기는.....
첫댓글 로드무비,, 조만간 메가폰 잡으실듯 합니다.ㅋ~
지난주에 해남 '녹우당'에 다녀 왔읍니다. 보길도는 다음주에갈 계획이고요.
강건 하시길 축원 합니다.
보길도....좋지요
건강은 완전히 회복하신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