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멋진 날개를 달아 주신 교육장님!!!
최근 청소년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였습니다. 지난달 경북 포항에서 여자 친구와 헤어진 중학생 김모(15)군이 19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10대 소녀 3명 동반 투신자살, 제주시 노형동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중학생 장모(14)양이 투신자살했습니다. 이들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혹은 성적비관, 가정환경 등 갖가지 이유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자살에 대해 어른들이 놀라는 것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갈등이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마치 더울 때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시듯 너무나 쉽게‘투신자살’이라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선택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할 것입니다. 더구나 이 같은 청소년들의 자살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교과부에서도 청소년들의 생활 지도를 위해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제정하고, wee센터를 운영하고, 상담교사를 배치하여 상담시간을 확보하는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우리 지역에 아주 아름다운 문화 활동이 개최되었습니다. 제1회‘초․중학생 연극페스티발’과‘여수 학생․학부모 합창 페스티발’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연극페스티발에는 10팀(초9팀, 중1팀) 참가하여 2일간에 걸쳐 발표를 했으며,“내 노래에 날개를 달다”라는 주제로 열린 합창 페스티발에는 학부모 9팀, 학생 12팀이 출전하여 예선을 거친 후 결선 무대에서 기량을 마음껏 표출하였습니다. 저는 연극과 합창 페스티발에 참가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평소에 내성적이고, 발표력이 없는 아이들이 연극과 합창을 통해서 표정이 밝아지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성․예술 교육은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을 심어 주는 최고의 교육입니다. 또한 학부모 합창단 조직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이 참으로 크다 할 것입니다.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청소년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날개’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들에게 날개가 있다면 쉽게 쿵하고 땅바닥으로 추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작은 날개 짓만으로도 얼마든지 비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들은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분들의 가장 큰 슬픔일 것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다 유치원을 다녔으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적어도 이 기간 동안에 교과 성적이 조금 뒤처지더라도 자신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날개를 누군가가 꺼내 줄 수 있다면, 아니 세상을 비행할 수 있는 튼튼한 날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이라도 알게 해 준다면 우리의 교육은 성공입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모두 소외감에 빠져 있습니다. 부모님도, 친구도, 선생님도 그 누구도 자기에게 아무 관심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을 소중한 인격체로 대해 준다면 결코 자살을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친구들과 하나가 되어 서로 도와가며 즐겁고, 씩씩하게 자라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 교과 성적으로 인해 서로 경쟁상대가 되다 보니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은 날개가 꺾여 제대로 날개 짓 한번 해보지 못하고 추락하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살충동을 한 번이라도 느끼지 않은 청소년들이 있을까요? 한 번도 자살 충동을 느끼지 못한 아이라면 어딘가에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아이들은 이 시기에 방황과 갈등사이를 오가며 긍정적인 가치관을 형성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생활이 힘들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그냥 따스한 말 한마디라도 조금만 다독이고 감싸주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은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요, 미래입니다. 결코 그들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철부지 같고, 희망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 속에 잠재되어 있는 끼와 재능을 찾아 가능성의 날개와 자신감의 날개를 꺼내 주어야 합니다.
학교생활에서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많습니다. 앞서 말한 연극이나 합창 등 예체능 활동을 통해 달아줄 수 있고, 가장 쉽게는 독서 활동일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책 날개를 달아 주면, 이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누구보다도 원대한 꿈을 꿀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거북공원에서 400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영어 페스티발’이 열립니다.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만의 꿈 날개를 마음껏 펼칠 것입니다.
하늘에는 조각구름들이 흘러가고 잔잔한 물결이 가막만 바다위에 빛나던 날, 무대 위에서 펼쳐진 아이들의 몸짓과 화음이 온 시내에 울려 퍼질 때 여수교육도 날개를 달았습니다. 또한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들의 땀방울이 흠뻑 배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은 그 땀방울을 먹고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 세계의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날개를 달아 준 선생님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을 눈치 채고 세상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선생님의 그 고마운 마음을 아이들은 평생 간직할 것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이 힘차게 날개 짓을 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격려하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한 명도 자살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아니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 목요일은 수능일 입니다. 우리지역의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월요일입니다. 한 주간도 의미 있게 보내시기를 바라오며, 기온이 찹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강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