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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 하맑음·안이슬-씨름 박광덕·남재현 등 대거 발굴
존폐위기 씨름부 일으켜 전국 제패 11회 대기록 수립도
학교 홍보·단합 등도 힘써 … 퇴임식때 홍조근정훈장 전수
이중근 청주 운호고 교장(62)이 이달말 37년 교직생활을 마감한다.
그는 청주지역 사립학교 사상 최초의 체육교사 출신 교장선생님이다. 태권도 선수 출신이지만 씨름감독, 씨름심판에 공중파 방송의 씨름 해설위원으로 까지 활동하는 등 변신을 거듭하면서 가는 곳마다 학교를 변화시키는 마력을 가진 선생님으로 통한 교직 인생으로 인해 정년을 맞는 그에 대해 주변의 관심이 높다.
대학시절까지 태권도 선수로 전국대회에서 20회나 우승하는 등 태권도계의 유망주였던 그는 교직생활 기간엔 씨름감독으로 운호고 씨름부를 전국대회 11회 제패라는 기록을 남긴 명감독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최선을 다하자’라는 좌우명처럼 이 교장은 37년동안 감동교육, 과정중심교육,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천해 왔다. 그결과 수많은 기록과 스승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의 제자들을 배출했다.
충북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그가 운호고에 부임한 것은 1978년. 체육교사인 그의 눈앞에 존폐위기에 놓인 씨름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연패의 늪에 빠진 씨름부를 살리기 위해 그는 씨름공부를 시작했다. 샅바 한번 잡아본적 없는 그가 씨름 관련 책을 모조리 섭렵했다. 샅바잡는 요령 등 실전은 제자들에게 배웠다. 그런 열정을 쏟은 결과 운호고는 창단 12년만인 1982년 대통령기 대회 첫 우승을 했다.이후 씨름감독으로 1978년부터 2000년까지 23년간 재직하면서 운호고 씨름부는 전국대회에서 11회 우승했다.
그의 손을 거쳐간 제자들만해도 천하장사 박광덕 선수를 비롯해 남재현, 최동환, 최성섭, 조홍주, 조두식, 임정기, 서수일 선수 등 한국 씨름계 거목들이 즐비하다.
그의 씨름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한씨름협회에서 주관한 심판강습회에 참여해 1등으로 심판자격증을 취득해 전국씨름대회 모래판을 누볐다. 물론 천하장사 이만기 선수의 경기도 자주 심판을 봤다.
그는 감독과 심판에 이어 방송의 해설위원도 넘본다. 1990년도 생방송을 펑크 낸 KBS 윤병태 씨름 해설위원의 대타로 해설을 맡은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24년째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 김광식 KBS 해설위원(운호고 출신 씨름선수)과 MBC해설위원으로 이 교장이 활동할 때는 충북 출신 쌍두마차라며 주변의 부러움을 산적도 있다.
선수 발굴에 탁월한 눈을 가진 이 교장은 충북여중 교사 시절, 롤러스케이트부를 창단해 국가대표 하맑음 선수를 배출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안이슬 선수는 청주여상 교감시절 발탁했다.
이 교장은 “예·체능 출신 관리자가 잘할수 있겠냐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과 나로 인해 예·체능 출신 관리자가 끊어지면 안된다는 부담감에 최선의 노력을 할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11년 운호고 교장으로 부임했을 때 이 교장은 3학년 수험생들을 위해 수능교과 전교사가 참여해 만든 비밀병기를 제작했다. 획일적인 야간자율학습을 탈피해 ‘듣고싶은 강좌, 하고 싶은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집중한 결과 올해 서울대 4명, 연세대 2명, 고려대 2명, 육·해사 각 1명, 관동대 의대 1명 등 최고의 입시 결과를 얻었다.
충북여고 교감 시절(2008년)엔 13명이 수능에서 언어와 수학 1등급을 받았고, 서울대, 연·고대에 18명이 진학해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을 남겼다. 청주여상 교장이었던 2010년도에는 10년간 충북대 진학자가 전무한 사실을 알고 심화반을 개설한 결과 청주교대 전체 수석은 물론 7명이 충북대에 합격했다.
고교입시설명회에 직접 나서서 학교를 홍보하고, 교사들의 단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본인 사망외에는 전원참석’이라는 회식문화를 만든 결과 운호고는 학교배정 1, 2 지망 미달학교에서 정원초과로 학생들 사이 가고 싶은 학교로 변모했다.
37년 동안 수많은 국가대표를 키워냈고, 제자를 길러낸 이 교장은 입버릇처럼 “복이 많은 사람이다”는 말을 한다.
씨름부 제자들은 17년 전 이 교장의 근속 20주년 기념식을 챙겼듯 올해는 스승의 정년 퇴임식을 준비중이다. 200여 명으로 구성된 운호고 씨름동문회는 오는 21일 오후 6시 청주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스승의 떠나는 자리를 빛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이 교장은 오는 27일 충북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교직원 퇴임 훈·포장식에서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교동초-주성중-대성고(구 청주상고)-충북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이교장은 대한씨름협회 총무이사, 경기위원장, 충북씨름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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