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총걸음으로 귀가길을 서두르는 밤 11시30분 잠실입니다. 저 멀리 남쪽끝자락에 있는 고흥반도 팔영산을 가기위해 자이안트 산악회 버스를 타고 무박산행을 위해 나선것이지요.
무박산행은 사랑도 지리망산 이후 처음인데 좁은 차안에서 다리 오그리고 장시간 밤새워 달려야 하기에 힘든 여정이지요.
1시간을 자도 다리 쭉 뻗고 자야 개운한 것인데 워낙 먼 남쪽 산인지라 오고 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무박산행에 나섰습니다.
자는둥 마는둥 어둠을 뚫고 달리는 버스는 한밤중이어서인지 막히지 않고 시원스럽게 달립니다. 중간 정차한 정읍휴게소 상점은 문이 닫혀있고 불꺼진 썰렁한 모습입니다.
새벽 5시 팔영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다른 산악회 자동차 불빛 속에서 아침을 먹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은 능가사를 들머리로 1봉-----8봉을 거쳐 깃대봉을 지나 다시 능가사로 내려오는 원점 회귀산행으로 4시간30분 10시까지 하산하라고 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 해드랜턴 불빛을 따라 능가사로 올라 갑니다.
랜턴을 미쳐 준비하지 못한 산님을 위해 중간 중간 끼워 넣고 출발한 시간이 5시30분.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도 안되는데 절 입구 등만히 희미하게 켜 있는 능가사를 지나는데 개짖는 소리에 발자국 소리도 묻혀 버립니다.
조심 조심 어둠속 바위에 매달려 올라갑니다.
캄캄한 밤이기에 작은 해드랜턴 불빛은 더 밝아서 산행에는 지장없습니다. 제1봉인 유영(儒影)봉은 절벽위험이라고 노약자,어린이는 우회하라는 경고판이 어둠속에서 보여 다소 긴장하게 만듭니다.
새벽을 지나며 먼동이 트이는지 어둑어둑하지만 날이 밝아오는것 같습니다.
비록 491m이지만 바다가에 우뚝 솓아 희미하지만 조망이 시원합니다.
가야할 제2봉인 성주(聖主)봉을 넘는 사다리가 가파른 암릉에 걸쳐 있습니다. 비록 월출산에는 못 미치지만 여덟개의 암봉을 오르고 내리는 산행길로서 오늘같이
새벽에 오르기에 한가롭게 오르지만 낮에는 위험스러운 암벽구간에서 정체를 빚어 산행시간이 몇배로 불어나는 팔영산입니다.
올망 졸망한 다도해와 해창만 간척지의 너른 평야가 광활하게 눈앞에 펼쳐집니다.
주변이 훤해지는 7시10분 538m성주봉에 오릅니다. 팔영산은 이 산의 그림자가 한양까지 비쳤다고도 또 중국 위왕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를 보고 이산을 찾으라 해서 전남 고흥까지 찾아와 제를 올렸다해서 팔영산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습니다.
어둠을 뚫고 아침해가 장엄하게 떠 오릅니다. 이른 새벽에 맞는 일출은 경건하고 성스럽기까지 합니다.(아침 7시14분)
"열 아홉 대나무동 관악기 모양새로 소리는 없지만 바위모양 생황이라 바람결 들어보세 아름다운 생황소리"봉마다 이렇게 안내판이 세워 있구요. 제3봉인 생황(笙簧)봉인데 남녁이라서인지 바람이 차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무박산행팀중에서도 제일 먼져 산행에 나선 탓인지 거침없이 오를수 있어 사자(獅子)봉과 그뒤로 깃대봉이 보입니다.
여덟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팔영산은 1봉에서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종주 산행의 묘미가 각별하며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라는데 오늘은 그렇게 멀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은 아침 7시30분 벌써 제5봉인 오로(五老)봉엘 올랐구요.
여러 암봉들을 오르기는 거의 비슷하나 제6봉이 그 가운데에 가장 까다롭고 경관이 빼어나는 곳으로 지금은 철책과 계단이 설치되어 위험한 요소는 많이 줄었지만, 겨울철 눈이 오거나 빙판이 지면 안전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것 같습니다.
제6봉인 두류(頭流)봉이 있는 암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야 하는데 빌딩 수십층 높이에 해당되어 아래를 내려보면 아찔합니다.
6봉에서 7봉을 오르려면 통천문을 지나야 하며 7봉에 올라서면 정상에 오른 듯 착각하기 쉬운데 그러나 왼편으로 펑퍼짐하게 뻗은 암릉을 따라 10여분 더 가야 정상인 8봉에 닿는다.
암릉등반의 짜릿한 맛을 느끼며 제7봉(七星봉)까지 오르면서 보이는 다도해가 멋진 경관을 선사하니 피곤한줄 모르고 8봉을 향합니다.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깃대봉이 한결 가까이 보입니다. 팔영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이자 인기명산 89위의 산입니다.
마지막 제8봉인 적취봉(積翠)을 지나는 시각이 8시15분입니다. 다녀본 산 중에서 이곳처럼 친절한 안내판과 사다리발판,철사고리 손잡이,알루미늄난간과 철계단을 꼼꼼하게 설치한 고흥군의 노력이 돋보이는 곳으로 초보자도 안전산행할수 있습니다.
멋진 암릉 사이와 계곡에는 단풍이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는것 같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 깃대봉(610m)에 8시45분 도착합니다.
다도해가 더 가까이에서 보이구요.
깃대봉 정상에는 어업 무선기지국이 있어서 더 갈수 없고 중턱에 정상석이 세워있고 올라온 길로 다시 조금 내려와 능가사 계곡으로 하산합니다.
3.2km의 하산길은 아주 편안한 길로 낙엽이 수북히 쌓여 푹신 푹신한 마치 카페트 위를 걷는것 같은데 낙엽이 두툼해서 미끄러질것도 같았습니다. 울긋 불긋한 단풍길이 아침 일찍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산님들에게 가벼운 발걸음과 상쾌함을 선사합니다.
다른때같으면 한창 산행지를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릴 시간인데 무박이 좋은 점은 10시도 되기전에 벌써 산행이 끝나가는 여유를 느낄수 있습니다.
산에 내려와 능가사에서 본 팔영산의 모습이 중국산하고 비슷하지요?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가 있는데 지금은 대웅전을 비롯 몇채만이 남아 그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것 같았습니다.
능가사를 둘러보고 주차장에 10시 도착하니 하산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찍 산행을 마치니 이제부터는 관광 유람온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곳의 특산물인 유자를 비롯한 감,표고버섯,복분자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손님을 맞고 전국에서 산행을 위해 버스는 속속 도착합니다.
전국에서 회가 제일 싸다는 녹동항인데 지금은 소록도까지 다리가 놓여 있고 다른 섬들끼리도 다리 공사가 한창으로 연안여객선이 사라질것 같습니다.
이곳까지 왔으니 그냥 갈수는 없겠지요.
1인당 만원씩 내서 도미,우럭,광어회를 뜨니 그 양이 엄청납니다.
적당한 산행을 끝마치고 마시는 참이슬에 모두들 즐거워합니다. 모처럼만에 만나는 산님들도 있어 더욱 반가운 마음에 한잔씩 권합니다.
녹동항 바로 건너에 있는 소록도는 아주 젊었을때 봉사하고 계시는 수녀님을 뵙고 소록도 성당에서 강길웅신부님 집전미사를 보고 1박하며 제일 아름답다는 중앙공원과 나환자촌등을 둘러본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녀본 산중에 제일 남쪽(홍도와 제주도 빼고)에 다녀 온것 같습니다. 바람이 차고 기온이 내려가 이제 제 계절인 겨울로 가는것 같습니다.
수요일에는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니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니 몸이 더 움추러지는것 같습니다.
어려워진 경제로 인해 연탄이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추운 날씨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답글 주시며 격려해주시는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구의동에서 구남필 스테파노 올림
<산림청선정 100명산> 여덟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으며 조망이 좋고 도립공원으로 지정(1998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가 있음. 신선대, 강산폭포 및 자연휴양림이 있음. 정상에서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음
<빼어나면서도 웅장한 바구다리산> '팔'자 들어간 산 치고 봉만미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홍천이나 서산 팔봉산은 작아서 웅장함이 없는데 600미터의 높이에 여덟 암봉이 솟은 이 고흥 최고봉은 빼어난 위에 웅장하기까지 하다. 2봉의 동북동릉과 8봉 남릉의 균형 잡힌 양 어깨에다 앞에는 삼각뿔 천주봉이 지키고있어 구도 또한 완벽하다. 경인지역에서 가장 멀리 있는 산 중 하나인데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이유다. 돌명패를 세워놓았는데 순서와 이름의 상관관계에서 보듯 다분히 작위적이다. 원래는 좀 떨어진 1봉에만 이름이 있었고 나머지는 묶어서 성주봉(聖主峯)이라고 불렀던 것을 하나하나 작명을 한 것이다. 그 점암은 고흥사람들이 ""바구""라 부르는 바위가 점점이 있다는 뜻인데 점암면에 이런 지형은 팔영산 외에 달리 없다. 그리고 모룡리에는 회계마을이 있는 바 우리말로 ""바구다리""라고 한다. 팔영산의 원이름은 바구다리뫼나 바구다리산이었던 것이다. 대신 바다가 있다. 육지에 달린 고구마 모양의 반도 고흥의 산이라 사방으로 호수 같은 바다가 펼쳐진다. ... 산림청 자료 ...
"http://cafe.daum.net/100mot" -아침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