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클럽 피팅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대형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클럽 피팅에 대한 옵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장비에 따라서 샷의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클럽 피팅은 무엇일까?
어쩌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피팅을 값비싼 샤프트로 바꾸거나 일본의 장인이 만든 헤드를 세팅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나 고수들만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클럽 피팅에는 많은 경우가 있지만 클럽 피팅의 핵심은 “골퍼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주는 것” 이다.힘의 손실이 없이 일관성 있는 스윙을 하는 것과 동일한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골퍼의 비거리가 손실되는지 살펴보면서 어떤 타입의 클럽들이 스윙의 잘못을 보상해 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1> 좋은 스윙을 방해하는 클럽 좋은 스윙을 방해하는 클럽들이 있다. 스윙의 많은 잘못들, 특히나 최초의 셋업 때 골반선과 어깨선을 기준으로 백스윙의 궤도를 만들어가야 하지만, 클럽이 길거나 무겁거나, 혹은 헤드 쪽의 무게 배분이 너무 큰 클럽들은 이 궤도를 흐트러지게 한다. 때문에 많은 골퍼들은 처음 출발부터 올바른 자세를 갖지 못하거나, 백스윙 때 골반선과 어깨선의 회전 각도가 변화되어 결과적으로 다운스윙 때에 좋은 궤도를 갖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굳어진 자세는 후에 교정하기에도 힘이 들기 때문에, 초보 골퍼일수록 좋은 스윙을 연습하고 훈련하기 위해서는 체격이나 근력에 적합한 클럽이어야 한다.
2> 헤드스피드 대비 볼스피드가 떨어지는 경우 헤드 스피드 대비 볼 스피드가 가장 좋은 클럽을 찾는 것이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다고 해도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면 볼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프로선수들은 헤드 스피드 대비 볼 스피드는 1.5배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를 smash factor라고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아무래도 정확하게 그리고 끝까지 볼을 압박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스매시팩터가 낮아진다.
이 스매시팩터를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본인의 스윙 능력에 맞는 적절한 길이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이버의 길이가 길어지면 거리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스윙 능력이 떨어진다면 헤드스피드가 증가해봤자 볼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길이가 가장 좋은 것이다.
그리고 요즘의 드라이버들이 항상 ‘관성모멘트’를 극대화 했다고 강조하는데, 이렇게 헤드의 디자인에서 ‘관성모멘트’가 크다는 것은 쉽게 얘기해 ‘관용도(forgiveness)’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조금 빗맞더라도 용서를 해주는 정도가 크다는 것인데, 이것은 헤드를 설계할 때에 헤드의 전체적인 크기, 무게 중심의 위치, 헤드의 전체적인 무게 배분을 통해 결정이 된다. 본인의 스윙 능력과 적합한 난이도의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볼 스피드 대비 적합한 탄도각과 스핀량을 방해하는 클럽 설마 드라이버의 로프트각이 10도라면 10도로 뜨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볼이 뜨는 데에는 - 임팩트 순간의 골퍼의 척추각도, - 임팩트 순간의 손목의 각도, - 샤프트의 휘어짐까지 포함해 볼을 가격할 때의 클럽의 진입 각도, - 볼을 가격하는 순간의 클럽 헤드의 로프트 각도 에 따라 달라진다.
이 중에서 골퍼의 자세를 제외하고 클럽만 고려한다면, - 클럽의 로프트 각도, - 클럽 헤드의 무게 중심의 위치, - 샤프트의 휘어지는 정도, - 샤프트의 휘어짐의 위치 에 따라서 똑같은 스윙이라고 해도 볼이 떠오르는 탄도각과 볼에 생기는 스핀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간혹 사람들은 프로들의 경기 중계에서 나오는 안내를 듣고 드라이버는 12도로 뜨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최대 비거리가 나오기 위해서는 볼 스피드에 따라서 적정한 탄도각과 볼에 생기는 스핀량이 달라진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프로골퍼들은 헤드 스피드도 빠르고 거기에 더해서 볼 스피드도 빠르기 때문에 볼의 추진력이 좋다. 때문에 낮게 출발해야 최대 비거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추진력이 약한 아마추어들은 보다 높게 뜨고, 스핀량도 많아야 볼의 체공시간이 길어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더 역설적인 것은 우리가 보면서 와~~!!! 하는 프로선수들은 모두 우리들 보다 한참이나 젊고 싱싱하다. 너무 그들의 스윙과 샷에 꽂히면... 그들은 황새 우리는 뱁새임을 기억하자!)
일반적인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15~ 17도 정도로 뜨는 것이 좋고, 그 보다 적게 나가는 골퍼라면 좀 더 높게 떠오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렇다고 억지로 볼을 더 띄우려는 방법으로 스윙을 바꿀 필요는 없다.여성용 클럽들의 로프트각도가 더 누워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헤드의 무게 중심이 낮을수록, 헤드의 무게 중심이 헤드의 뒤쪽에 있을수록 볼이 더 잘 뜨게 된다.(탄도각이 높아진다.)
로프트 각도 외에 헤드의 무게 중심의 위치에 따라서도 볼이 떠오르는 정도가 달라진다. 헤드의 무게 중심이 낮고, 헤드의 뒷쪽에 중심이 있을수록 볼은 더 잘 뜨게 된다.
골프 스윙에서 백스윙 탑에서 임팩트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0.2~ 0.3초 정도다. 이 짧은 시간에 골퍼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하도록 충분한 훈련을 해야만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각설하고 이 짧은 다운스윙 동안 샤프트는 어떠한 움직임을 가지고 클럽 헤드에 에너지를 전달하게 될까?
샤프트의 로딩과 언로딩 골퍼가 백스윙 탑의 지점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샤프트는 휘어진다(Loading). 이 휘어졌다가 펴지는 양과 임팩트 타이밍이 적절할 때에 에너지를 최대한 손실 없이 볼에 전달하게 되는데 다운스윙 중에 샤프트의 움직임에 대해서 좀 더 언급하자면 샤프트는 휘어졌다가 펴지고 다시 반대로 휘어지면서(Unloading) 볼에 힘을 전달한다. 또 헤드의 무게와 원심력 때문에 아래로 쳐지게 된다.(toe down 현상) 샤프트의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아무리 강하고 무거운 스틸 샤프트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만약 휘어졌다가 펴지지 않는다면 샤프트로서의 기능적인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샤프트가 적절히 움직였을 경우에는 임팩트 지점에서는 헤드가 타겟 방향으로 휘어지게 되어 있다. 이는 그립한 손의 감속 때문이다. 만약 감속이 없다면 샤프트의 성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휘어졌다 펴지는 샤프트의 반동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면, 골퍼는 볼을 잘 맞추지 못하게 되거나 적절한 비거리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탑에서 먼저 내려오다가 멈칫하는 듯하며 헤드를 먼저 보내는 손동작은 백스윙에서 만들어진 코킹과 힌징의 작용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이 역학관계를 이해하면 최대원심력을 얻어내고 몸의 중심과 손과 헤드를 직선화 할 수 있다면 원하는 방향으로(똑바로) 멀리 칠 수 있게 된다.
(근데 올리고 보니 사진 4개가 다 같은 것 같아 보인다. 갱상도 말로 가가 가라?)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 극단적인 그림을 제시했지만 샤프트가 곧은 형태로 임팩트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휘어지면서 임팩트 된다. 결과적으로 헤드의 페이스 각도, 탄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전체적으로 휘어졌다 펴지는 폭을 ‘샤프트의 강도’라고 하고, 샤프트의 휘어짐이 이루어지는 지점을 ‘샤프트의 킥 포인트’ 라고 한다. 이 휘어지는 지점이 샤프트의 선단(그립부분)일수록 샤프트가 전체적으로 휘기 때문에 헤드의 움직임이 보다 제한적이 되고 클럽 헤드의 로프트 각도의 변화는 크지 않다. 반대로 똑같은 양이 휘어지더라도 샤프트의 휘어지는 지점이 헤드 부분에 가까울수록 헤드의 움직임이 보다 많아지기(다이나믹하기) 때문에 그 결과로 헤드의 로프트가 증가되어 탄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샤프트의 휘어짐이 골퍼의 스윙 리듬과 잘 맞게 된다면 최적화된 탄도와 스핀이 만들어지고 힘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헤드가 볼에 맞는 각도, 페이스의 각도에까지 영향을 주어 방향이 나빠지고, 거리가 나지 않게 된다.
이렇게 클럽의 여러가지 요소들이 얼마나 골퍼의 스윙 리듬과 적절하게 어울리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스윙이라고 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스윙 리듬을 조절할 수 있는 상급자라고 하면 어떤 타입의 클럽이라고 해도 그 클럽에 맞는 스윙 리듬과 클럽이 지나가는 길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조절할 수도 있겠지만 수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힘든 일이다.
때문에 클럽 피팅은 좋은 스윙을 만들어내기 위한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스윙의 결점이나 신체적인 제약을 조금이나마 보완해줄 수 있도록 하는 가장 눈에 띄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딱딱한 얘기지만, - 여러분의 스윙, - 그리고 여러분의 스윙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클럽이 어떤 것이고, - 클럽 피팅이 상급자들이 아니라 초보자 때부터 필요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저 비싸고 유명한 메이커의 클럽이니까 그거 들고 죽어라 연습하면 되는 줄 알겠지만 그러면 결국 골프라이프가 죽는 일만 남는다.
이렇게 피팅 얘기를 마칩니다. 더 깊은 내용은 주화입마(走火入魔)라는 내상을 불러올 수 있기에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