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인터넷·OTT까지… 4인가족 통신비 20만원 훌쩍
[서민 고통 덜어주자] [中] 갈수록 커지는 ‘체감 통신비’
김봉기 기자
변희원 기자
입력 2023.02.14 03:00 | 수정 2023.02.14 03:00
4인 가족 가장(家長)인 이모(49)씨가 지난달 부담한 통신 관련 비용은 22만원이 휠씬 넘는다. 본인을 비롯해 아내와 고등학생인 딸, 초등학생인 아들 모두 같은 통신 업체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가족 간 결합 할인 혜택과 2년간 통신 업체를 바꾸지 않겠다는 선택약정 할인(월 이동통신 요금의 25% 감면)을 챙겨받았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액수다.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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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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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역을 들여다보니 이씨 본인은 월 이통 요금과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을 합쳐 약 7만원, 아내는 이통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까지 약 6만1000원을 냈고, 저렴한 청소년 요금제를 쓰는 딸과 아들에겐 각각 약 2만3000원과 1만9900원이 청구됐다. 집에서 쓰는 인터넷 회선 요금 약 3만7900원(유선전화·인터넷TV 결합상품)에 가족들이 즐겨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이용료 1만3500원(동시 2명 이용 가능한 요금제)을 다 합치니 총 22만6220원에 달했다. 이씨는 “통신 업체가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받고 있는 데다, 비용들이 각기 따로 청구돼왔기 때문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정작 이렇게 합쳐보니까 정말 쉽게 볼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발표한 가계(家計) 동향 가운데 통신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월 평균 13만1000원이었다. 하지만 이씨 가족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 국민, 특히 서민들이 체감하거나 실제 부담하는 통신 관련 비용 지출은 훨씬 더 많다. 현재 통계청이 매년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 통신 지출 항목은 스마트폰 같은 통신 장비와 이동통신·유선전화·인터넷 요금을 집계한 수치다. 이 집계에서는 최근 통신 3사가 주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각종 OTT는 빠진다. 실제로 국민들의 OTT 이용률은 지난 2020년 66.3%에서 지난해 72%로 증가(방송통신위 조사)했고 국내 유료 OTT 가입자 중 60.7%는 OTT를 2개 이상 이용(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요금 체계가 소비자들이 실제로 쓰는 데이터양보다 휠씬 높은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기형적 구조라는 점도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이용자 가운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이 쓴 1인당 월 평균 데이터양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50.4GB(기가바이트)로 집계됐다. 하지만 통신 3사 대리점에서 가입 가능한 5G 요금제에는 데이터 40~100GB 구간에 해당되는 정규 요금제(성인 기준)가 없다. 통신 3사의 5G 요금제를 보면, SK텔레콤은 24GB(월 5만9000원) 다음이 바로 110GB(6만9000원)로 넘어가고, KT 역시 30GB(6만1000원) 다음이 110GB(6만9000원)이다. LG유플러스도 31GB(6만1000원) 다음이 150GB(7만5000원)로 중간 구간을 커버하는 요금제(중간요금제)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조차 데이터를 모두 소비하지 못하는데 어쩔 수 없이 110GB 이상 요금제 또는 무제한 요금제(월 8만원 이상)를 쓰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저가 요금제로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비싼 요금제를 쓰도록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년 8월 요금제 추가했지만…
지난 2019년 4월 국내에서 5G 서비스가 상용화됐지만, 지난해 7월까지 3년 3개월간 통신 3사의 5G 요금제에는 20~30GB 데이터 구간 요금제도 없었다. 10GB(LG유플러스는 12GB) 미만이거나 110GB 이상이었다. 소비자들의 중간요금제 출시 요구에도 당시 통신 3사는 “전국에 5G 망(網)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만큼 아직까진 고가(高價) 요금제가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새 정부 출범 이후 중간요금제를 국정과제로 추진하자, 통신 3사는 지난해 8월 잇따라 20~30GB대 요금제(SK텔레콤 24GB, KT 30GB, LG유플러스 31GB)를 내놨다. 우리나라 전체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양이 20GB대인 점에 맞춘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소비자의 요금 선택 폭을 넓히기에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 과방위 소속 윤두현 의원실(국민의힘)이 지난해 말 전문 업체에 의뢰해 1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가 통신 3사의 20~30GB 구간 요금제에 대해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했다. 또 바람직한 중간요금제 데이터양을 묻는 질문에는 “월 40GB 이상’이어야 한다”는 응답(41%)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해외에선 다양한 중간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통신사 로저스는 5G 요금제 데이터를 15·25·50GB로 나눠서 운영하고, 독일 통신사 O2도 20·40·60GB 등으로 데이터를 구분해 제공한다.
◇통신 3사 호실적에 개편 요구 거세질 듯
특히 국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역대급 최고 수준에 육박하면서 요금제 다양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가 늘어난 4조3835억원으로, 2년 연속 4조원을 돌파했다. SK텔레콤과 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도보다 16.2%, 10.4%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매출은 통신 3사 합산 56조861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요금제가 비싼 5G 가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통신 3사의 5G 가입자는 2805만9343명으로 같은 해 1월 대비 30.1% 증가했다. 통신 3사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가장 높은 5G 이용자를 확보해 영업이익을 올린 만큼,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2023년 업무 계획’에 5G 중간요금제 추가 도입 추진을 명시한 데 이어, 통신 3사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한 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이동통신사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봉기 기자
2000년 입사후 사회부, 정치부, TV조선, 디지털뉴스본부, 산업2부, 총무팀 등을 거쳐 현재 산업부에서 통신업계를 맡고 있습니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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푀이멘
2023.02.14 09:11:03
문재인정부의 가짜 5G에 속은 것이지.. 28억 헤르츠의 5G는 기지국을 100미터 간격으로 세워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28억 헤르츠면.. 모든 국민들이 안전모를 쓰고 다녀야 한다.. 담배 보다 더 나쁘지.. 미국과 유럽에서는 반대하는 5G를 .. 4G가 롱템에볼루션(LTE).. 오랜시간 검증했다는 것이지.. 경기도의회에서 기지국을 유치원 위에 금지하는 법안을 문재인정부는 반대한 정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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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itas
2023.02.15 01:32:43
근데 이 정도는 선진국 어느 나라나 다 저정도 쓴다.
좌에 시체판 똥유족
2023.02.14 09:32:40
스마트폰을 안쓰려 해도 요즘 각종 금융기관들이 화면을 보고 조작하게 강요해서 그게 문제다... 그래서 이젠 스마트폰을 사용 안할수도 없고... 은행 점포로 가면 직원들이 태업을 해서 늘 한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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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w4147
2023.02.14 06:28:05
머리 좋은 한국사람 지나칠리가 없지 한수 아래 국민은 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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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치매
2023.02.14 13:00:17
저렴한 핸드폰사고 알뜰폰 요금제쓰면 얼마 안한다. 값비싼 상품 구매해놓고 왜 비싸냐고 투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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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Lee
2023.02.14 08:28:57
학생들은 저가 요금제 및 중고공기계를 활용하면 월 2만원 밑으로 요금지출 가능함. 이걸 장기가족가입할인에 엮으면 추가 30%할인 가능. 어른들도 굳이 고가 요금제를 쓸 이유가 없는데, 이는 통신사향 약정폰을 쓰기에 폰 할부요금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 것임. 최신폰에 집착하는 한 벗어날 수 없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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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2023.02.14 09:47:47
다른 공공요금에 비하면 통신요금은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다. 데이터 사용구간도 더 촘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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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tw
2023.02.14 08:53:00
5G 는 사기. 여의도 화장실에서도 LTE로 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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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그물
2023.02.14 12:17:10
61,000원 할부금은 요금이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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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아빠
2023.02.14 09:55:31
특히 SK 너무 비싸다. 알뜰폰으로 다 옮겨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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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2023.02.14 12:48:55
약정기간 끝난 휴대폰은 알뜰폰으로 갈아타시면 저렴한 요금제 많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전에는 무지하여 기존 통신사에서 휴대폰할부금내고 요금내다 약정 끝난다음, 알뜰폰으로 갈아타고 보통은 2년 더 휴대폰 사용했고, 최근에는 자급제폰 사서 알뜰폰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뜰폰 사용한지 6년 넘었는데 불편한 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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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
2023.02.14 12:43:09
우리가족은 자급제폰(가전제품처럼 직접 휴대폰 구매)사서 알뜰폰 가입하니 요금 엄청 절약되고있다. 60대인 나는 데이타2기가, 통화무제한 7,700원 카드쓰니 공짜, 군인아들은 150기가, 통화무제한 국민은행에서 하는 리브모바일 카드쓰니20,000원 이내, 인터넷 티비2 ,25,300원 카드할인해서 5,300원, 인터넷 가입하며 무선공유기 별도 구매하여 설치하여 하루종일 데이터 써서, 통신사 데이터는 거의 안씀...80대 부모님 알뜰폰 2기가, 통화200분 4,400원, 알뜰폰 사용하는데 기존통신사와 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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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heuy
2023.02.14 22:53:55
현재의 3사 통신망은 국민의 통신비로 만들었다. 추가로 통신사 허가를 해 주어서 기존의 통신망을 공동으로 사용토록 하여 경쟁하도록 하자.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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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2023.02.14 14:49:22
알뜰폰으로 가자 //2기가 2000분 통화 7700원 와이파이 이용 유튜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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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세월
2023.02.15 03:18:26
과거로 돌아가서 살 수도 없고... 이동통신사의 고정수입원이자 결합 고객은 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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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유공자
2023.02.14 21:11:25
길거리에서 유튜브나 방송 보지 않는 분들은 300M에 음성 무재한 16000원 짜리 쓰고 집에서 11000원짜리 인터넷 티브이 방송 보면 끝난다. 티브로드나 kt sky 싸다. 그보다 더 싼 것은 우체국 폰 같은 기타 통신국. 1G 300분에 3300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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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tw
2023.02.14 14:27:16
여의도에서 건물에 따라 LTE로 바뀜. 5G는 정부가 인정한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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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showe****
2023.02.14 13:33:21
대기업들 항공사 자동차회사 통신사 은행들 다 마찬가지. 다 갑질이다. 경영을 잘해서라기 보단 우월적 지위 이용해서 일방적으로 가격 올리고 금리 올리고 비싼 요금제로 서민들 쥐어짜고 고혈 빨아 자기네들은 가만히 앉아서 수천만 수억 월급에 퇴직금으로 배불리고 국민들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다. 교묘한 현대판 가렴주구 아닌가. 이몽룡의 한시가 딱이다. 金樽美酒 千人血 玉盤佳肴 萬姓膏 燭漏落時 民淚落 歌聲高處 怨聲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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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대푸른바다
2023.02.14 12:44:14
모든 물가가 올라서 살아가기가 팍팍 합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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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비고개
2023.02.15 04:13:47
5G는 테더링이 30Gb(sk)로 제한이 되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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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안이
2023.02.15 01:46:50
나도 이것에 적극 동의 한다 에 휴 나의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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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가득
2023.02.14 18:51:14
두명의 단말기값과 넷플릭스 운운하더니 결국 통신사 요금제 까네. 정말 진부한 기사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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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김대중
2023.02.14 15:19:08
난 한 60만원 나온다. 선 5개에 인터넷 넷플릭스 아마존 다 합하면 그 정도 나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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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규
2023.02.15 10:20:04
휴대폰값 넣어놓고 통신비? 고가 휴대폰 싸게 사려고 비싼요금제 가입 해놓고? 그냥 폰값 빼고 통신비 말해라.휴대폰을 고급으로 자주 바꾸는사람이 능력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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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노을
2023.02.15 08:46:28
통신사 요금제가 통신 3사가 거의 똑같은것이 단합 하는것 같다. 요금제도 너무 복잡하게 하지말고 단순하게 하고, 그만 좀 국민 울궈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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