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4
3 술회述懷 4 궁수窮愁 궁한 근심
궁수여서착선점窮愁如絮着旋粘 궁한 근심은 솜 같아서 붙으면 달라붙어
제각청음불가폄除却淸吟不可砭 시나 노래 이외에는 고칠 수 없네.
라성이여서목조懶性已如棲木鳥 게으른 성품 이미 나무에 깃들인 새와 같은데
영생하이상간점營生何異上竿鮎 살려고 애쓰는 것 낚시에 물린 은어와 무어 다르리.
한고죽견첨한정閑刳竹筧添寒井 한가하니 죽견竹筧 쪼개서 우물물 끌어 오고
위절송지보단첨爲折松枝補短簷 소나무 가지 꺾어 짧은 처마 보충한다.
폐호저서료자위閉戶著書聊自慰 문 닫고 들어앉아 저술로 그럭저럭 자위自慰 하는데
일정소우정렴섬一庭疎雨正廉纖 뜰에 가득히 가랑비가 이리저리 뿌린다.
궁한 근심은 솜 같아 착 달라붙으니
맑은 노래가 아니면 치료할 수 없도다
게으른 근성은 이미 나무에 깃든 새 같아
살려고 애쓰니 어찌 낚시에 물린 메기와 다른가
한가히 대나무 홈통 쪼개어 찬 우물 끌어 와서
소나무 가지 꺾어 잛은 처마 보충한다
문 닫아걸고 책을 쓰며 그럭저럭 자위하니
뜰에 성긴 비가 막 여기저기 뿌려지는구나
►선점旋粘 빙빙 돌다 ‘돌 선旋’ 붙을 점粘‘
►돌침 폄砭 경계警戒. 침을 놓다
►메기 점鮎.은어銀魚
►죽견竹筧 물을 대기 위해 대[竹]로 만든 홈통.
►렴섬廉纖 가늘고 작은 모양. 가랑비(가 내리는 모양). 가는 비가 솔솔 내리는 모양模樣.
‘청렴할 렴(염)/살필 렴(염)廉’ ‘가늘 섬纖’ 잘다. 가냘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