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창이 너를 저 쪽에 두고
목마른 나를 이쪽에 가두었다.
우리 서로
만지는 것을 금지 시킨 창은
스펀지처럼 우리의 언어들을
흡수해 버리고
더욱 두꺼운 벽이 되어 간다
창 밖의 너는 성대 없는 마네킹
나는 손톱이 부러지도록 창을 긁지만
창은 나를 비웃듯 뽀드득 웃는다
창 밖에 네가 없어도
창 밖에 네가 보이는 너는
언제나 창 속에서 헤엄치는 이쁜 금붕어
너를 향한 나의 욕망이
상어처럼 날카로운 이빨로
벽을 깨고 하늘을 날은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박상희 시인
(1번) 마네킹
박상희
추천 0
조회 1
24.05.17 18:0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