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직책 | 역할 | 참고-유럽연수 참가횟수 |
김영주 | 초등, 대전 수부 | 총괄, 보고서, 사진 | 2, 3차 |
송철식 | 중등, 전 전음교 회장 | 비디오, 아뜨리에 운영(풀여치,아리랑) | 1, 2, 3차 |
신은희 | 초등교육과정연구팀장 | 기록, 사진, 보고서 작성 | 2, 3차 |
<기타 한국팀 참가자>
이부련(파리8대학 강사, 통역) 안승문(전 전교조 교사와 서울시 교육위원, 현재 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연구원) 황성원(건양대, 프레네교육 전공, 학술진흥재단지원 혁신형공영학교 프레네 학교 연구차 참석) 성장학교 별팀 6명(총회때 아뜨리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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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행
가. 유럽연수(8월 13일 - 8월 16일) - 참가국 :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루마니아,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알제리, 한국, 미국 프랑스학교 교사 등 30여명
1) 일정표
2) 주요 내용
가) 프레네 교수법(플로랑스 진행)
13일부터 15일까지 총4회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참석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에 맞춰 프레네 교수법 중에서 협력학습, 개별화학습, 수업의 실제, 프레네 교육의 철학 정립 등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우리의 요구에 따라 국가교육과정과 프레네 교수법의 양립성에 대한 단기아뜨리에도 진행하고 수업 끝에 우리가 준비해간 음악수업장면(전음교 발표)도 같이 보면서 서로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참석자들의 고민을 들을 플로랑스는 프레네교수법 CD를 보여주었다. 2005년 만든 이 시디에는 일반메뉴(목적, 실천방법, 수준별 학교, 종류별, 교과별 자료)와 특별메뉴(교수실천 방법-시간조율방법, 학생과 학부모의 관계)로 구성되었다. 프레네에 입문하는 초보교사와 경력 있는 교사용으로 나뉘는 항목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프레네에서 많이 사용하는 교수 원칙은 협동/개별학습/표현(의사소통)/시도하는 모색 등이 있다.
편지교류나 자유글쓰기, 자치회의 등은 많이 알려져 있는 방법인데, 여기에서는 주로 아침에 아이들과 이야기나 새 소식을 나누는 장면, 자치회의 장면, 개인학습 과정에서의 교사와의 타협(협상)과정, 개인학습용 자가 평가지나 학습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자료들은 교사에 따라 접근방식이 다르므로 다양한 DVD자료로 편집되어 있다. 현재 프레네에서도 교사들의 양상이 크게 자주관리학습, 학습 기관(교사, 학교) 중심 학습, 다양한 기타 학습 경향이 있다고 한다. 평가에 대해서도 거부하는 교사부터 프레네 교수법의 장점을 우수한 평가결과로 입증할 수 있다는 교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프레네 교수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몇 가지 교수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끊임없이 상호연관성 있게 해 나가는 것이다. 즉 연구하면서 변화발전 시켜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상황에 접하면 계속 적응하고 창조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프레네 교육은 모든 사람들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중요하게 보고,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정치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모든 교수법(방법)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동료 교사의 보충도 있었다.
단기아뜨리에로 진행된 국가교육과정을 보면 프랑스는 간략한 내용의 국가교육과정만 있고 평가항목이나 양식이 제시되긴 하나 교사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지침서는 최근에야 나왔다. 일반 학교에서는 장학사가 5년 주기로 하는 교사평가 때문에 장학사가 만든 평가 자료를 쓰기도 한다. 학교체제는 사이클제(주기학습)인데 장학 나와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교육과정 진도표는 내용연계성을 핵심으로 본다.
프레네 교사들은 주기학습을 환영하고 내용진도표도 아동들의 현재성, 즉흥성을 반영하여 짜는데 기준의 타당성을 제시하면 장학사도 넘어간다. 평가지도 따로 만들어서 쓰고 서술식으로 하는데 학부모 동의만 구하면 호응도가 좋다. 그래서 현재 국가교육과정 체제에서 프레네 교수법을 적용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내용이 많아서 다 다루기 어렵다거나 점검 때문에 이중자료를 만들거나 부담스러워하는 현상은 우리와 비슷하다.
나) 교사양성 - 프레네와 외국의 양성 과정(올리비에 진행)
나라마다 교원양성과 임용 과정이나 연수과정을 살펴보고, 프랑스에서 양성과정에서의 프레네 교수법 적용 정도,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다.
대체로 3-4년 수학을 마치고 국가시험을 치르고 교사로 임용된다. 재교육은 있지만 받지 않아도 신분에는 영향이 없고 임금에는 영향을 미친다. 장학사가 교사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복수전공이며, 실습기간이 우리에 비해 길다.
국가교육과정이 있지만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권이 보장되고 교과서도 다양하므로 교사의 자율성이 많이 보장되는 편이다. 루마니아는 사회주의권 영향이 남아 대학만 비교적 자율적이다. 스페인은 10여년 교원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현재는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고 이번 유럽 연수도 출장비를 받고 연수경력으로 인정해 준다.
프랑스에서는 교원양성 과정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를 요구하고 현장에서는 프레네 교수법을 완벽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프레네 교육의 우수성을 전달하고 있지만 양성과정에서 이론적 전달의 어려움과 자신의 교수학습 태도 변화가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특히 교육계 밖에서도 프레네 교수법을 가져가나 가장 중요한 공동체와 협력정신을 뺀 채 효율성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다) 유럽 프로젝트(올리비에 진행)
이 프로젝트는 애초에 유럽의회가 유럽사회문화통합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좋은 기획안이 있으면 라벨을 주고 행사비용의 75%를 지원해주는 것 때문에 기획한 것이다. 프레네 교육을 적용하고 있는 유럽 각 국과 한국, 일본, 캐나다를 연결한 프로젝트를 만들었는데 원활하지 않아 프랑스와 한 나라를 연결하여 모범을 만드는 JEAN MONNET(장 모네, 숙소이름-다국적 학생이 주로 투숙)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유럽 각국과 비유럽국, 우리나라(남북한 포함)도 들어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국제 학생 교사간 국경 없는 교류 프로그램으로 프레네협회가 주도적으로 유럽 각국과 다른 나라 정부와 파트너쉽을 형성할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유럽연수가 1단계-국제학술대회(총회)가 2단계-프레네 교수법을 실천하는 학교방문이 3단계인 프로그램으로 우리가 참여한 프로그램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지원을 받지는 못해서 다시 지원서를 냈다.
프레네협회는 자주성을 침해받지 않고 활동하기 위해 처음부터 이런 프로젝트에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최근 아프리카 지역 지원이나 프로그램 일관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지원했다. 유럽의회에서도 아프리카 지역 교사양성 경험이 50년이나 된 프레네협회의 활동력과 내용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만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아마도 이 교육의 내용성을 간파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 프로그램의 원칙은 교사 지도 아래 세계 각국간 학교 서신을 통해 서로를 알고 지역의 문제점을 파악함으로써 평화증진과 열악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프레네 활동가가 직접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지자체와 기구들에게 지원을 받고 필요한 지역에서 스스로 요청하고 움직이는 자발성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전쟁국가나 재해국가에 학부모 참여로 지역학교를 만드는 것을 편지교류 등을 통해 이끌어내고 있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신림초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라) 교수법 원탁회의
원탁토론의 목적은 유럽 교사 교육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교사 조직을 연구와 연계시키기 위해 지난 스페인 발본대회 이후 모든 국제팀 프로젝트에 원탁회의를 넣기로 하였다. 발표는 20분씩으로 모두 7명이 발표하였다. 주제는
- 교사연수과정 연구와 ICEM이나 각 국의 연구경향(프, 플로랑스),
- 언어학 관점에서 프레네 교육의 우수성(프, 세바스티앙),
- 아프리카에서 적용가능한 프레네 교육 패러다임 모색(세, 메이사),
- 교사그룹별(프레네교수법 적용 교사/프레네 학교 교사/일반 전통교수법 적용 교사) 동시 인식 비교(프, 마틴 봉),
- 프레네 관점에서 읽기 교수법 개발과 아동 연구자 개념(프, 장 르갈),
- 아프리카를 등 소외되고 배척된 사람들을 통합하는 특수교육(프, 띠드),
- 프레네의 모든 관점을 적용한 교수 학습도구 개발(프, 올리비에)
3) 평가
큰 골격은 교수법/교사양성/유럽프로젝트/교수법 원탁회의로 잡혀 있지만 아침 회의에서 구성원들의 요구를 받아 단기로 새 아뜨리에를 조직하고, 오후에 총평을 통해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이 4일간 내내 진행되었다.
나라별로 사람별로 참석한 목적과 프레네 교육 공유 정도가 다르지만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여 공통된 인식을 갖출 수 있도록 내용과 형식이 마련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과정에서 언어가 같은 나라들끼리 소감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어 한국팀도 모여 각자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연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오고갔다.
나. 국제학술대회(8월 17일 - 8월 20일) - 참가인원 : 600여명
1) 일정표
2) 주요 내용
가) 총회 개막
- FIMEM(현대학교운동 국제연맹) 회장 인사
국경 없는 교육망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특히 천연재해를 당한 국가에 교육지원활동, 세계아동의 시민교육, 장애인교육과 발달 지원이 목적이다. 각국 멤버들의 현장교육지원,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셈이 강력하게 요구한 아프리카교육제도 강화는 모두를 위한 교육과 방향이 맞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나라간의 학급편지교환이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진정한 교육, 상호 연맹하는 교육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기술 인프라를 이용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항하여 인본주의에 입각한 연구가 가능한 국제 연구소, 프레네 투쟁역사 공유, 가상학급 통한 교육자간 대화 등 여러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내년 대회는 멕시코이다.
- 이셈 회장(뮤리엘 꼬냠, 유치원 경력 30년) 기조 발제
아동 자유 표현과 협동 학습에 공헌한 여러 선배들의 노력을 되살려 보자. 이런 실천에도 유럽연합이 우리 대회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올해 대회는 여러 단체 대표가 참가하고 있다. 오늘날 불법 이민자 아동 추락사고, 더 벌려면 더 일하라는 정부의 슬로건, 결과 중시하는 교육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협력 정신을 기초로 한 학교가 절실하게 요청된다.
프레네의 미래 모델은 가장 빈곤한 국가에서 올 것이다. 빈곤국에서 제도권 밖에서 고통받는 청소년, 마약 중독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 새롭게 시작되어야 하므로 프레네 교육의 모델이 필요하다.
올해 대회 목적은 사회 모든 압력으로부터 단절하는 교육과 릴 몽스학교 5년 연구를 기초로 한 자연교수법 연구 강화이다.
* FIMEM(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Mouvements de l’École Moderne) - 1957년 창립. 50여개 국가 교육자와 연구자들 중심으로 연대활동. 총회가 격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2006년 세네갈에 이어 2008년 대회가 멕시코에서 7월에 열릴 예정.
나) 프레네 철학 관련 연구 발표
- 몽스 학교 5년 연구 발표(프랑스 8대학 교수 이브 뤼터 발표)
2001년 9월부터 교육부(3년)와 교원대(2년) 지원 아래 릴 몽스 학교에 프레네 교사 9명(유 4명, 초 5명)을 배치하여 5년간 자연교수법 연구를 하여 보고서가 출판되었다. 여기에는 프레네 연구자들이 모인 테오빌 연구소가 주축이 되었다.
집중연구 주제는 국어, 쓰기, 구두표현, 규칙수립, 폭력이다. 실험은 5년간 지속되고 교사와 학부모 연수가 꾸준히 진행되었다. 그 결과 학습 태도나 방법, 결과가 모두 개선되고 학습관점도 거시적으로 변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교사들은 오케스트라 단장처럼 기획자나 조율자, 동기부여자의 역할을 했다. 학생들의 규율 수용 자세나 사회관 등도 개선되고 학부모들이나 장학사도 과정과 결과에 만족하면서 지역 전체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전제조건은 아동에게 학교 밖 환경과의 괴리를 줄여주는 사회, 문화 환경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란 것이 밝혀졌다. 또 학교 운영 메커니즘(학습시간, 쉬는 시간, 교내 규율 공동 수립 등)을 파악해서 학교 지식으로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하므로 이를 교육과정으로 도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학습 환경과 도구도 정책적으로 수립해야 이 과정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도 이 연구는 테오빌 연구소등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한 해석이나 외부 반응에 대해 프레네 관계자들은 기대와 우려를 표시했다.
- 노동 교육(니콜라 고 발표)
프레네는 교육 실천자이기 때문에 노동 개념은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노동은 일정한 형태의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교육적으로는 아동에게 뭔가 시키기 위한 것이나 유희만으로 끝나는 노동의 개념은 아니다.
프레네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즐겁게 일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 학습노동은 “삶” 속에 위치해야 한다. 현재 이 노동 개념을 학습 활동, 놀이 활동과 어떻게 연관시키고 개념화할지 고민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일일이 개념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동들이 전체적으로 뭔가 이루어내는 과정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문제는 현재 사르코지의 ‘더 일하고 더 벌자’라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고민되는 상황이다. 프레네 교사들은 질적으로 잘 일해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
다) 프레네 교육 확산을 위한 활동
- CLEF 마르세이유 프레네 공립중등 학교 개설 프로젝트
교사 개인의 실천에 한계를 느끼고 지역 상황에 맞게 프레네 학교를 새로 만들고 싶은 교사들이 모여 상황을 공유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인데 마지막엔 3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경과보고 내용을 보면 이미 협회가 조직되어 IEN지역 장학관 충고 요청, 학부모 지원망 조직, ICEM 지원 요청, 시장에게 중학교건물 요청, 학교장 접촉, 노조 접촉, 대통령 후보들에게 편지 보내기, Region 지역자치 위원에게 협조, 도 지원 요청 등을 하였다.
교수학습 조직, 평가 방법에 대해 그 동안의 교수학습 경험을 반영하여 좋은 안들이 많이 제시되었다. 현재 목적은 학생들이 바깔로레아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 초등 프레네 교사 중에서 교사(적어도 두 과목 이상 지도)를 모집할 계획이다.
- BTj 잡지(교수학습 네트워크 잡지)
우리가 가자 에펠탑에 이미지를 써 보고 이 내용을 잡지로 만든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어떤 구성이 필요한지 기획을 해 보라고 하였다. 이를 기초로 구체적으로 사진과 기사 배치까지 나갈 수 있었다.
프레네 교사들은 평소 1년 단위로 아뜨리에를 운영하고 각 단락 내용은 아동이 논의해서 3-4주에 걸쳐 프로젝트식으로 진행하여 쓴다. 학급간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수정한 뒤 다시 10개 학급 정도가 참여하여 논의한 뒤 편집지이 편집한다. 같은 내용도 수준별로 편집이 되어 유치원/초등 저학년/고학년/중․고등 등으로 편집되고 색깔로 분류가 된다.
이렇게 만든 자료를 다시 많은 학급이 공유하면서 자기 학급이나 개인에 맞게 고쳐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이해, 내용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동학습체제가 구축된다. 초기에는 2만부가 팔릴 정도로 인정받았는데 요즘은 다른 잡지도 많이 나와 5천부 정도가 팔려서 고민이다. 그간 축적된 내용은 DVD로 만들 예정이다.
- 프레네 영화 상영
프레네가 학교에 부임하고 전통교수법에 회의를 느껴 아이들과 함께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고 인쇄와 편지교류 하는 과정, 학부모나 지역사회와 갈등하는 과정 등 프레네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프랑스 국영방송을 통해 300만이 시청하였다. 영화를 보고 다음 날 실존인물인 니노(제자)와 감독 등과 대화를 나누고 프레네 정신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라) 한국 관련 아뜨리에(자료제공-별학교 김세희 선생님)
- 국제아뜰리에:ICEM과 생 나제르 자주고교 그리고 한국 : 짜여지고 있는 길
프랑스 생 나제르 실험고교의 학생과 교사, 한국 성장학교 별의 교사 그리고 ICEM의 국제부 대표자(티드 호젤)와 Ami de Freinet(프레네의 친구, 프레네 교육관련 자료를 담당하고 싸이트를 운영하는 조직)의 대표자, Fimem(현대학교운동국제연맹) 대표자, 이탈리아, 프랑스, 아프리카에서 온 교사 및 교육전문가 15명이 모여 학교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프레네 교육의 국제교류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왜 그리고 무엇이 성장학교 별을 프레네 교육으로 이끌었으며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그렇게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느냐’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성장학교 별은 2005년 서양의 대안교육을 공부하며 프레네 교육을 접하였고 그해 여름 ‘실천방법, 민주주의 교육적 사회운동’을 주제로 한 프레네 교육 교사연수를 위해 프랑스에 오게 된다. 그 후로 학교 내에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학교운영을 실천하며 약 2년 동안 두 번의 한불국제심포지엄과 프레네 교육연수를 개최하였고 두 권의 프레네 교육 관련 서적을 편찬하며 한국에 프레네 교육을 전파하였다. 또한 학생들에게 민주적 학교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학생들의 역할과 위치는 무엇인지 직접 체험하도록 하기 위하여 생 나제르 자주고교와 교류를 시작하였고 ‘프랑스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2006년 6월 생 나제르 자주고교를 방문하게 된다. 이때 생 나제르 자주고교에서는 ‘한국 아뜰리에’를 시작하였으며 현재까지도 이 아뜰리에는 성장학교 별을 방문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성장학교 별과 생 나제르는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프레네 교육에 입각한 국제교류를 어떻게 지속,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던 중 <자주경영(l'autogestion)>을 주제로 하여 서신교환, 자치회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교류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관계가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하여 학생 대 학생, 교사 대 교사 그리고 단체 대 단체의 교류를 시도할 것이며, 이 분야의 전문가인 Jean LE GAL이 조력자이며 협업자로 함께 하기로 하였다.
- 국제 아뜰리에 <함께 살아가기 : 소외계층에 대해 교차하는 국제적 시각>
‘삶의 장소(Lieu de vie)’의 창설자인 끌로드 시갈라와 성장학교 별 김현수 교장과 별학교 교사들 그리고 ICEM의 국제부 대표자인 티드 호젤, 이탈리아의 정신과 전문의, 꼬뜨디부아의 특수 교육자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소외계층의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진 교사들과 특수교육 전문가 약 스무 명이 모여 진행된 아뜰리에이다.
이들은 장애, 빈곤, 편견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거부당하고 있는 계층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전개하고 있는 그들의 실천과 모색을 나누었다. 이것은 교육적 프로젝트가 아닌 정치적 프로젝트로써 하나의 모델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감’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하는 토론이었다.
‘삶의 장소’란,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병원 안에 갇혀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을 준비하는 ‘학교, 병원, 주거공간을 아우르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함께 살아간다’의 개념은, 시민사회와 총제적인 관계 안에 놓인다는 것이며, 전문화가 아닌 일상의 작은 것부터 나누며 산다는 것 그리고 그 공간 안에 평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삶의 공간’에는 전문가나 봉사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주민이 있는 것이며, 그곳에 있는 스텝들 역시 교육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양성된다.
성장학교 별 역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동체, 단순한 교육공간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하는 인간을 양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교사를 양성하는데 있어 능력보다는 노력을 강조하고 학생을 바라보는데 있어 보여지는 것이 아닌 진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두 공동체는 학생의 진정성을 보고 그것을 존중하며 아동이 아닌 한 인간을 기다리는 것을 교육 안에서 실천하는 프레네 교육과 상통하고 있다.
씨갈라의 모든 활동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프랑스 안에 널리 알려졌고 현재 서른 개가 넘는 ‘삶의 장소’가 프랑스 전역에 퍼져있으며 이와 같은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전파하기 위하여 한국을 방문하고 성장학교 별과 교류를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마) 기타
- 학교 사례 발표 아뜨리에
유치원이나 생나제르 자주고등학교, 한국의 별 학교 등의 사례를 DVD를 통해 보거나 질의응답을 통해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 폭력, 창의성 관련 아뜨리에
- 체험 아뜨리에
활동을 통해 학습의 원리를 터득해가는 체험중심, 표현 중심 아뜨리에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3) 평가
우리 참실대회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다양한 질과 방식의 아뜨리에가 만들어졌다. 학술대회 기조와 관련된 주제들은 며칠에 걸쳐 발표와 토론이 이어지고, 교사 개인의 고민과 수준에 따라 자유롭게 아뜨리에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연구 주제에 맞춰 철학이나 이론, 조직화 관련 아뜰리에를 찾아갔다.
총회의 특징은 각 아뜨리에마다 주체들이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준비하고 진행하며, 내용 진행에 따라 시간이 부족하면 다음날 또 아뜨리에가 만들어져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독립적이면서도 주요 아뜨리에 내용들은 날마다 6시에 총회장에 모여서 공유하는데, 3명의 삐에로가 만평(프랑스의 특징)을 하는 방식이다. 마지막날도 역시 모두 모여서 그간 진행된 내용을 점검하고 삐에로가 만평으로 총화하면서 앞으로의 실천과제를 정리하였다.
아쉬운 점은 아뜨리에가 조금 유동적이라 불어를 모르는 우리는 모를 때가 많았고 특히 별 학교가 참여한 아뜨리에가 다 변경되어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5. 결론
가. 프레네교육은 개인의 자발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이를 끌어내고 조직하는 내용과 형식이 통일된 교육방법론이다. 공립학교에서도 교수법을 매개로 학생들의 협력생활을 이끌어내어 시민성을 발달시키고 교사조직의 연계도 여러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학교의 가장 큰 고민인 폭력과 소외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나. 프레네 교육은 가장 소외되고 가난하고 자연재해에 무력한 개인이나 국가에 관심을 가지고 편지교류를 통해 상호이해와 지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절로 생태교육, 평화교육, 민중교육이 이루어지고 반신자유주의 국제연대를 조직한다는 점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전교조도 이런 국제연대가 적극 필요하다고 보인다.
다. 프레네교육은 자유글쓰기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자치를 통한 협력교육으로 시민성을 길러내는 정치적 운동이라는 점에서 공동체성과 학생중심교육을 주창하는 참교육정신과 공통점이 많다.
라. 프레네의 조직운영(자발성, 즉흥성, 아동중심), 교수법 네트워크화, 학급실천물의 출판, 아뜨리에 중심의 총회 운영 방식에서 참교육운동의 질적 발전에 참고할 만한 사항이 많다. 표현교육이나 노동교육에 대한 고민도 새롭게 모색하고 있어 실천내용을 교류한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마. 프레네 교사들은 최근에 개인이나 지역연구소, 대학연구소와 협력하여 교수실천내용을 검증하고 이론으로 만들어 다른 학교나 지역, 다른 나라에 전이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 연구의 상호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참교육연구소의 고민과도 맞닿아있다고 보인다. 양성과정에도 프레네교육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바. 프레네 교수법 전반을 상호연관 시키려는 노력이나 편지교류 과정에서도 질적 관리를 해 나가는 모습, 연수과정이나 총회 운영을 철저하게 프레네 방식으로 하는 모습에서 프레네교육이 시간이 흘러도 화석화되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퇴임교사들도 프레네 철학이나 영화 상영 아뜨리에 등을 스스로 운영하였다. 자기들이 선지자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발성, 자주성을 생명으로 여기고 프레네 이론 안에서 배운다는 전형을 볼 수 있었다.
사. 프레네 교사 구성이나 조직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유 ․ 초등 교사가 많고 중등학교는 교수법이나 학교구조에서 새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입시교육이 큰 제약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교육 현황을 보면 벨기에에서는 제도권으로 안착하고, 최근 아프리카나 스페인, 북유럽 등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정작 프랑스에서는 고립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헌신적 활동에 대한 교원노조의 경계심도 갈등요인이다. 조직 관계자들이 아시권의 관심 확대 등으로 힘을 받고 내부결속력을 다지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6. 제안
가. 전교조와 프레네 교육의 만남이 필요하다.
몇 년째 참교육운동의 질적 고양과 참교육과정을 고민하는 전교조나 대내외적으로 여러 모색을 하고 있는 프레네 교육이 서로 지향하는 이상이나 실천양상이 비슷하다고 공교육개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연대할 지점이 많다고 판단된다. 특히 21세기에 맞는 참교육론 정립이나 자발성이 사라져가는 조직 활성화, 빈곤국가나 소외된 이들에게까지 시야를 넓혀가는 데에 프레네교육은 많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1) 반신자유주의와 민중교육에 대한 국제적 연대 확대
- 조직 상층부에서 이에 대한 계획이 장기적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2) 해외 연수에 대한 예산 마련 및 지원 체계
- 2008 여름 멕시코 학술대회 참여자 지원, 예산 확보 필수
- 이런 연수에는 계선활동가, 특히 참실국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유럽프로젝트 아뜨리에 진행중에 스페인팀이 2008년 7월 초에 하는 자기네 연수에 한국팀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스페인은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교사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 연수에도 출장비를 받았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교육부를 통해 초청할 수 있는 지 여부를 알아봐달라고 요청한 상태인데 성사여부는 차차 알아보야 한다.
3) 프레네 교육 연구와 확산의 형태
새로운 분과가 생기거나 기존 연구자, 관련자가 외부 협회에 결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가) 직무연수 형태 : 참실국이나 대전 지부, 관련 분과 주최로 가능하다
나) 내년 참실대회에 프레네 관계자 초청 연수
- 자치분과, 대안분과, 초등 분과 등에서 시범적으로 아뜨리에로 운영하는 방식
- 참교육론과 프레네교육론의 교류라는 관점으로 토론회 진행도 유효
- 별학교와 연대하여 진행하는 것도 한 방안
나. 참실대회 운영 방안을 개선해보자
1) 대회 초반과 종반까지 일관성 있게 내용을 총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자.
2) 참실 조직이나 운영에서 교과와 주제 분과가 너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내용 공유가 되지 않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자율신청이 가능한 아뜨리에 방식이 운영되는 것도 좋다
3) 플랭카드나 참석자 팻말 등이 일체 없는 생태적인 운영 방법을 고민하자. 개막식을 거액의 문화공연으로 채우지 말고 학교에서 실천한 수업을 보거나 학생들과의 작은 공연으로 함께 하는 것도 좋겠다. 우리도 이미 생태 관점에서 자기 컵 가져오기 운동이 몇 년째 하고 있기는 하다. 나아가 분과마다 발표한 내용이 참교육론과 접목되도록 질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여러 관점(물적, 인적, 시간 낭비를 방지)에서 생태적이다.
- 정책마당에 한정하지 말고 참교육론을 다양한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는 토론마당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각 교과가 아뜰리에 형식으로 운영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위원장을 중심으로 참실대회 기조 발제와 전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식도 시도되었으면 한다.
다. 국내 프레네교육의 확산을 위한 노력
1) 한국 프레네 교육협회 결성-FIMEM 가입
이는 프레네 관련자들이 앞으로 차차 의논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 국내 프레네 교육 관련자 연계 - 공교육(전교조), 대안교육(별 학교), 대학 연구자 간 연대와 역할분담으로 한국의 공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ICEM 국제학술 대회 참가 소감문
작성일: 2007년 8월 25일 작성자: 김영주
프레네는 초등교사였다. 전통적인 교수법이 아닌 새로운 교수지도법을 아이들과 함께 모색하고 실천한 것을 바탕으로 교육원칙을 정립해 나갔다. 프레네의 교육에 대한 정신을 본받고자 모인 사람들이 결성한 단체가 ICEM이다.
프레네의 교육실천 운동조직은 1949년부터 현대학교협력체(l'Institut Coopératif de l'Ecole Moderne:ICEM)로 불리고 있다. ICEM은 세계 곳곳에 프레네 교육학을 전파하기 위한 교육학 운동으로 정의되고 있고, 최근에는 프레네 운동으로 통일되어 불리고 있으며 그렇게 불러달라고 하였다. 또한 페다고지 프레네(Pédagogy Freinet, 프레네 교육론)로 불리기도 한다.
프레네의 운동 목표와 계획은 아이들이 내일의 세상에 참여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또한 프레네 교육의 원칙중 하나는 학교에서의 민주주의 실천을 통해 습득된 태도를 견지하여 미래 사회의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것이다.
연수와 학술대회 일정은 아침 8시 45분부터 시작해서 오후 6시까지가 공식 일정이다. 그런데 저녁식사 시간 이후에도 일정이 있어서 10시쯤 끝나는데 모든 부분에서 강제되는 것은 없다. 자신이 참석하고 싶으면 하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쉬어도 된다. 하지만 조직의 입장을 가지고 참석한 것이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강행군이었다.
ICEM에는 형식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태여 형식이라고 내세우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한 틀 속에 내용을 현장에 있는 참석자들을 통해서 조직해내고 일정을 정리하는 것은 참으로 이채로웠다. 프레네에서의 가장 기초에 가까운 학급열기를 새 소식과 더불어서 그 날의 일정을 토론을 통해서 정해진단다. 학교에서 학급에서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고 실천을 통해서 배운 셈이다. 2차 유럽연수에서는 현장에서 그 모든 것을 보았지만 전체 그림과 연결이 되지 않아서 그 의미가 모호했던 것들이 연수를 통해서 단박에 깨닫게 되었다. 아침 열기를 통해서 새 소식을 주고 받고 그날의 해야 할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 교사들에게 아이들에게 주제를 알려주고 그 그림 속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의견을 들어서 그러한 것들이 되도록 이끌어주는 것. 그러한 것을 그들은 조직하는 일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누군가는 “교사는 조직을 잘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까지 하여서 우리와 쓰는 용어상의 문제점이 서로 공유가 되지 않을 때 오해의 여지가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선택이 되면 그날 오전 일정과 오후 일정이 날마다 새롭게 결정이 된다. 그리고 아뜰리에는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이뤄지고 있어서 모든 것이 살아있는 생물 같았다. 늘 새롭고, 보완되고, 어설퍼 보이지만 그 속에서 각자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지 각성되어 있는 모습은 작지만 알찼다. 그런 알갱이들이 모여서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들이 말하는 총회는 연구주제 논문 발표를 한 축으로 운영이 되면서도 아뜰리에로 보완이 되고 있었다. 연구논문도 1-2년을 학급에서 실천한 것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교사 조직 전체의 학교를 대상으로 대학교수들과 연계해서 최소 5년 동안 연구실천한 것을 발표하고 그 내용들이 책자화 되어 있었다. 현장 교사들의 실천이 이론적 체계로 대학교수들과 연계가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그 성과물이 왕왕 대학교수들의 성과로 모두 돌아가 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현장 교사들이 발표를 하고 그것에 대한 이론적 전개를 교수가 보충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었다. 그러한 연구 논문발표가 하루 종일 오전에 발표하고 오후에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유럽연수에서 배운 것이 가장 많았고, 국제 학술토론회를 통해서 그들이 어떻게 실제 현장을 조직하고 움직이는지, 그러한 것들을 어떤 모습으로 구슬 꿰듯 꿰어서 하나의 체계로 정립해나가는지 눈으로 보고 실체를 느끼고 왔다.
가장 큰 성과는 우리가 그동안 해온 참교육과정이 그들보다 뒤지거나 실천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들을 조직하거나 체계화 하지 않았고, 너무 짧은 성과의 단기간의 결과를 발표만 하고 전체가 조직화 해서 체계화를 실천해 나가는 것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했다.
BTj잡지 제작과정을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도 그들의 사업 방식이었다. 적어도 일년 사업 계획을 세워서 아이들에게 점검을 하고 그것을 다시 재 편집회의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었다. 우리에게도 '우리 아이들'이 있지만 그러한 조직 부분에서는 시급하게 시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개회식이었다. 사무처장이 중요한 내용이나 전달 사항을 먼저 이야기 하고 연단을 내려가 버렸다. 그 뒤로 연대사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ICEM 회장이 기조 발제와 사업 보고와 향후 사업을 발표를 하는데 거의 한 시간 가깝게 이어졌다. 사업 전체 보고와 이후 향후 사업에 대한 방향 제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회의 중심이 어디에 있으며 이것을 통해서 통일적으로 보이지 않은 중심으로 작동되어지는 것을 보았다. 보여지는 그 어떠한 것도 그들은 하지 않았다. 우리가 늘 하는 수 십 만원에서 수백만원짜리 플랑 한 장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어느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존경과 권위가 숨어 있음을 그들은 보여주었다. 가장 극명하게 표 난 부분이기도 했다.
폐회식은 전체가 모두 모여서 서로가 소통하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뿔뿔이 아뜰리에 따로 논문 발표자 따로가 아닌 모두가 모였다. 유럽연수에 참여한 국가 대표들이 연수 참여 소감과 총평을 하고 나자, 프레네 교사가 아닌 벨기에 교사가 프레네 연수 전체 흐름에 대한 총평을 신랄하게 평가를 하였다. 그 뒤로 곧바로 대학교수가 프레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비판과 함께 제시를 하였고, 회장의 폐회식 인사는 아주 짧았다. 그렇게 끝이 나는 줄 알았는데 4명의 교사가 삐에로가 되어서 연수와 학술토론회 전체의 진행 과정을 익살을 떨면서 날카롭게 비판을 해서 각성과 함께 지나치고 무디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새롭게 견제하는 방식은 돈 한 푼 안들이면서 전체를 함께 할 수 있는 거여서 참으로 우리도 저렇게 진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공감하는 바가 컸다. 더구나 숨어서 표 나지 않게 활동했던 조직운영자들을 모두 불러서 자리에 세우는 것은 감동이었다. 스태프라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 많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연단에 오르도록 참여자들이 모두 연호하며 손뼉을 아주 오래도록 기립해서 쳐주는 모습은 아름다움이었다. 그들이 부른 내용 바꾼 '오 상젤리제'는 합창을 해서 참여한 모두에게 자부심과 하나 됨을 느끼게 했다.
그 뒤로 다음 2009년 개최지가 선정이 되었고, 그 지역 집행부 사람들이 나와서 스태프의 티셔츠를 넘겨받으며 막을 내렸다.
프레네 학교의 6-7세반 수업을 통해 본 프레네 교육학
지난 겨울 참실에서 유럽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작년 5월 경에 1차 유럽연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때부터 꼭 가고 싶었다. 원래 외국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전에는 외국 교육 현장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교육과정 연구를 계속 하다 보니 여러 이유가 생겼다. 특히 분과별 교육이 철저한 우리 시스템에서 통합교육에 대한 부분적 시도는 있지만 전반적인 통합교육 상황을 보고 싶었다. 발도르프 공부를 할 때에도 책이나 연수,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자족했는데 언제부턴가 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프레네 교육에 대해서는 일찍이 92년도에 책을 통해 보았고, 놀이를 작업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나 공교육 현장을 토대로 이뤄지는 교육개혁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우리는 벨기에 강 지역과 프랑스 릴르의 프레네 학교에 가서 많은 수업을 보았다.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수업을 개방해 주었다. 여러 명의 교사가 수업을 나눠서 참관하였는데, 강에서 6-7세 반을 집중적으로 보았는데, 릴르에서서도 공교롭게 6-7세 반을 보게 되었다. 연령대가 같고 연달아 하루 차이로 보게 되었으며 두 학교 모두 프레네 학교지만, 수업풍경이나 느낌은 사뭇 달랐다.
<강 학급 수업>
교실에 들어가자 한 쪽 구석에 있는 의자들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수도 브뤼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브뤼셀에 있는 여러 상징이나 특징에 관한 것이다. 사진들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학급 아이들 나이는 6-7세이고 모두 16명인데, 중간에 다른 반 아이가 한 명 왔다.
잠시 후 아이들이 그룹별로 나뉜다. 1그룹은 6세 반으로 8명이다. 칠판에 교사가 “침대에 누운 오줌싸개동상”이라고 쓰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여기에 맞춰 이야기를 쓰고 있다. 끝나면 종이에 계속 단어를 쓴다. 단어는 aa가 들어간 것을 찾아서 쓰고 있다. 아직 글을 정확하게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 아는 글자를 관련시켜 쓰는 정도이다. 그래서 아이들마다 쓰는 글자가 다 다르고 교사는 다니면서 글자를 봐주고 다른 글자를 소개해주고, 아이가 말하는 글자를 옮겨주고 있다.
이 때 2그룹 7세반 8명은 다른 영역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십진수와 두 자리수 덧셈과 뺄셈 문제인데, 푸는 학습지는 다 다르다. 아이들은 자기 학용품을 가지고 가서 조용히 문제를 풀고, 문제가 나올 때마다 옆의 작업장(아뜨리에)에서 적당하고 생각하는 자료를 가져가 조작활동을 한다. 하다가 문제랑 맞지 않으면 다시 다른 도구로 가져간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아주 조용하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모두 뒷마당으로 나가서 세 발 자전거를 타고 놀거나 뛰어논다. 교사들은 쉴새없이 아이들을 보느라 바쁘다.
다시 수업시간이 되자 이번에는 그룹이 바뀌었다. 7세반이 ooi, aai, oei가 들어간 단어 쓰기 수업을 하고 6세 반은 순서수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빨리 한 아이들은 진도가 빨리 나가고 진도가 느린 아이는 계속 같은 것만 하고 있다. 교사가 다니면서 내용이 맞는지 봐 주고 있다.
다시 아이들을 처음 시작했던 장소로 불러 모은다. 아이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고 다시 브뤼셀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교사가 관련 책도 읽어준다. 중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아이가 있으면 재빨리 “쉬”하면서 집중시키고 다시 진행한다.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이 우르르르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릴르 학급 수업>
들어가니 칠판에 개구리에 대한 시가 적어놓고 아이들이 칠판 앞에 모두 앉아 공부를 하고 있다. 이 반은 6, 7세반으로 유초 연계반이고 모두 25명이다. 간단한 시인데 같이 읽고, 중산에 빈 칸(종이가 붙여져 있음)이 있다. 칠판 위 쪽에 같은 시가 써 있다. 그걸 보고 아이가 발표를 하면 불러서 붙어있는 종이를 떼고 읽게 한다. 다른 아이도 같이 읽는다.
시 수업이 끝나고 그룹별로 아이들이 나뉘어서 수업이 진행된다. 1그룹 3명은 컴퓨터 앞에서 교사가 쓴 글을 자판 보며 쓰고 있고, 2그룹 11명은 책상에서 각자 학습하면서 칠판을 보는데 내용은 다 다르다. 나머지 3그룹 11명의 아이들은 칠판의 시를 읽고 발표하면서 읽기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1명이 교사 자리 옆에서 공부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 바뀌자 시를 읽고 공부하던 3그룹이 옆 교실로 간다. 교실 뒷면에 출입문이 따로 있다. 그 교실에 가자 과학 도구들이 있고 수학을 보는 보조교사가 있다. 보조교사는 규정상 수업을 하지 못하고 아이들 채점만 할 수 있다. 주로 아이들 학습지가 맞는지 여부를 봐주고 있다.
이 교실에는 그 옆반의 아이들도 같이 왔다. 나이는 7세이다. 즉 두 교실 사이에 보조교사 교실이 있어서 수학수업을 봐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여기서도 2명, 3명, 4명씩 다른 학습지와 조작도구를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자기 학습지와 교사 표에 체크를 해 나간다. 수준은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까지 다양하다.
그 사이 1그룹 아이들은 색깔을 찾고 단어에 맞는 그림 그리기 수업을 하고 있다. 1명은 그림 보고 문장 개인 지도를 받고 있다.
백칠판 앞에서 담임 교사와 수업을 하고 있고, 옆 반에서는 아이들에게 마이크를 들고 발표를 시키고 있다.
학급풍경은 비슷한 점이 많다. 먼저 모든 프레네 학급이 그러하듯이 6, 7세 나이가 다른 아이들이 한 반에 모여 있다. 수업에 필요한 각종 도구들이 여기 저기 잘 정돈되어 있고, 아이들이 쓴 공책이나 자료들이 교사의 책상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그걸 볼 때면 ‘저 많은 걸 교사들이 언제 다 보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급의 벽이나 사물함 밖에는 숫자나 단어 철자가 붙어있다. 6-7세 반이다보니 1-100까지 숫자가 붙어있거나 조금 어려운 단어의 모음변이 정자체와 필기체로 붙어있다. 릴르에서는 숫자 밑에 아이들 사진도 붙어있다. 100 가까이 간 아이도 있고 아직 한 자리 수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도 있다.
칠판 위 아래에는 16절지나 8절지 크기의 종이에 내가 모르는 간단한 글들이 빽빽하게 붙어있다. 사실 이건 핀란드, 스웨덴 학교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붙여놓은 것이다. 교실 앞에 뭘 붙여놓으면 아이들 주의집중 안된다고 못 붙이게 하는 우리 교실과 비교하면 덕지덕지 정신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또 교실 앞 켠에는 아이들 학습진도표가 붙어있거나 걸려있어 아이들이 수업 도중에도 수시로 나와서 표시를 하고 들어간다. 물론 그 전에 담임선생님이나 보조교사에게 확인을 받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한 칸을 다 칠하고 가는 아이들이 많다.
신기한 것은 어느 아이들도 와서 선생님에게 다음에 뭘 하냐고 묻는 아이들은 안 보인다. 자기 할 것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에 사물함에서 다른 자료를 가져오거나 옆 방으로 가서 수학을 하거나 모든 것을 자기가 스스로 하고 있다. 강에서는 선생님의 병가로 이 반에 하루 맡겨진 아이도 선생님과 협의를 하다가 자기가 할 것을 찾아서 하고 있었다.
또 수업을 보면서 한 명 한 명 무엇을 하고 있나 보았더니 놀랍게도 같은 것을 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처음 도입 부분에서는 교사와 아이들이 교실 앞 공간에 모여 한 주제를 가지고 공부한다. 하지만 이 때도 어떤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가서 자판을 두들기거나 자기 할 것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수학을 할 때에도 공책에 뭔가를 쓸 때에도 같은 걸 하는 경우는 불과 2-3명, 대부분은 주제나 내용이 다른 걸 하고 있다. 나름대로 그 동안 수업에서 아이들 다양성을 존중해보려고 했던 입장에서도 그런 풍경을 보면 외국이라 그런가? 프레네학급이라 그런가? 혼란할 정도로 아이들마다 하는 내용이 다른 것이 신기하다.
하지만, 두 학교의 수업 분위기는 너무 달랐다. 전날 강에서 너무나 활기차고 자율적인 수업이나 학교분위기에 푹 빠져 있다가 다음 날 본 릴르에서의 풍경은 뭐라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조금 놀라웠다. 수업 내내 엄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교사가 “쉬” 할 때는 강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분명 강 학교에서도 교사가 너무 소란해지면 조용히 시키고 그랬는데.
이건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차이를 느껴 그 날 밤 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무엇이 문제인가? 많은 토론을 하였다. 결국 우리는 두 지역의 차이점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강 지역은 이미 초등학교의 25%가 프레네 학교이고, 최초로 프레네교육을 실시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다른 일반 학교들에서도 프레네 교수법이 일반화될 정도로 제도교육의 지원을 받고, 아이들도 비교적 안정된 가정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에 비해 릴르의 지역환경을 보면 이민자 자녀나 하류층, 불법체류자 자녀들이 많이 다니고 경제나 사회면에서 매우 낙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운영되기에는 너무 문제가 많아 교육특구로 지정되어 특별관리되는 곳이고, 그래서 일반 교사들이 오기를 꺼리는 곳이다. 이런 학교를 오래 전에 프레네 교사들이 모여 운영하고 있다. 이런 학교는 보통 학교보다 25%의 예산을 더 준다. 워낙 가정상황이 어렵고 프랑스어를 모르는 데에서부터 어려움이 많은 아이들이라 이 돈은 다 보조교사 채용에 쓰이고 있다. 수업 시간에 보니 코감기로 수업 내내 휴지를 가지러 들락거리는 아이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아이들에게 프랑스어 수업을 하고 아이들이 자기를 스스럼없이 드러내게 하는 일에 집중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서 아이들을 교육과정에 갖다 붙이기보다 아이들 상황에 맞춰 가장 필요한 교육을 학교와 교사가 해석하여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레네교육을 이해하자고 결론맺었다. 그렇지만, 말도 통하지 않고 평상시 학급 실태나 속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 두차시 수업으로 프레네 교육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강에서 본 것은 프레네 수업이라기 보다 일반적으로 훌륭하다는 수업으로 이해해도 무방했고, 이미 핀란드나 스웨덴에서도 개별화 수업이나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수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것 때문에 다녀오고 난 뒤에도 쉽게 내용을 정리하기 어려웠고 다른 기회를 통해 수업을 보충하거나 이론을 보충해야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5월에 성장학교 별학교 주최로 열린 대토론회에도 갔지만 이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여름에 열리는 총회에 가기로 결심하였고 그 앞에 있는 유럽연수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유럽연수는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이뤄졌다. 가기 전에 일정 안내나 몇 가지 메일이 왔지만 불어문맹인 나는 몇 가지 단어를 유추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일정은 파리의 통역 선생님이 해석을 해 주었다. 그리고 관련 내용이 더 올 줄 알았다. 물론 온다고 해도 그냥 문서가 몇 장인가만 알 뿐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그런데 아무 것도 오는 것이 없어서 대체 언제 오려나 기다리고 있었다. 가는 날까지 무슨 내용을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안내가 없어 이제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간 밀린 일도 많고 집안 사정도 여의찮은데 음식도 안맞는데, 뭘 하는지도 모르고 파리까지 가야 하는가? 말이다.
그래도 그 동안 한 게 있는데 안 갈 수도 없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책을 들척이던 겨울과 달리 홍콩과 런던을 경유해 가는지라 맘 편하게 잠만 자기로 했다. 만 하루가 넘어서야 겨우 파리에 도착했다.
다음 날 연수가 진행되면서 비로소 프레네교육의 진면모를 느끼기 시작했다. 사전에 주어진 것이 없이 학습자에게서 공부할 내용을 찾아내고 학습자가 스스로 더듬어 학습하게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경험한 것이다.
먼저 이들은 우리가 누구이고 왜 왔는지 소개를 하게 했다. 두루뭉술한 소개보다는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했다. 이 내용은 앞이나 뒤에 붙여진 전지에 적어나간다. 연수를 하는 내내 전지에 뭔가 적어나가고 그걸 기초로 아뜨리에를 조직해 간다. 아뜨리에가 꾸려진 뒤에도 거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하고, 하다가 부족한 것이 있으면 기본 아뜨리에 외에 새로운 단기 아뜨리에를 만들어서 운영해나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여러 아뜨리에가 꾸려졌는데 내 맘에 드는 것이 없다면 그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을 다시 조직하거나 정 안되면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아뜨리에를 하게 한다. 절대 강요란 있을 수 없고 항상 소외자를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하는 것은 처음에 약간 웃기기도 하고 외국인들이 개인주의를 존중하는 맥락에서 평가해야 될지, 개인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방식이 체질로 굳어진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가 연수하는 방식이 평소 프레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똑같이 운영된다는 것을 들으면서 겨울에 궁금하고 서로 연결되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이어지는 듯 했다.
내가 들어간 아뜰리에에서는 프레네 교수법에 대해 공부하였다. 여기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끊임없이 그 과정에서 우리가 내용이나 이해 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교수법을 들어보니 프레네 학급의 운영 방식이 더 잘 이해되었다. 특히 협동을 가장 중요하게 보면서도 개별학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프레네 학교에서는 월요일 아침마다 학생들과 일주일 활동계획을 같이 세운다. 학습계획의 경우 나이에 따라 기간이 조금씩 차이가 나서 7세 아동은 하루치부터 시작해서 점점 늘려나간다. 생나제르 고교에 갔을 때는 학습계획기간이 훨씬 길었다. 보통 아뜨리에들이 6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이렇게 세운 학습 계획은 개인의 계획과 학급 전체로 나뉘는데, 개인 계획은 국가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주로 개인학습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교실에 가면 아이들이 이런 자료나 학습지로 혼자 수업을 하고 있는 걸 많이 볼 수 있다.
이 평가도 주로 아이들이 자가평가라고 하여 스스로 하고 그 결과는 앞의 학습진도표에다 맞는 정도에 따라 칸을 다 칠하거나 반을 칠하는 식으로 표시한다. 그 결과에 따라 다음 학습지가 정해진다. 만약 아이가 잘 못했는데도 잘했다고 표시하고 앞 단계로 나가기도 하지만, 학습지에서 다시 이걸 걸러내는 단계가 있다. 교육적으로는 아이가 그러는 것 자체도 뭐라 하지 않고 인정해준다고 하였다. 프레네학교에서는 선발이나 평가를 위한 평가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자기 발전을 위한 척도로만 삼기 때문에 비교적 결과를 속이는 일도 없는 편이라 하였다.
모든 과정에서 이렇게 학생 스스로 평가를 하고 교사가 이걸 다시 모아서 보고 있기 때문에 프레네 학급의 교사는 학생의 수준이나 단계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약점과 강점이 있는지를 아주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자신하였다. 그들은 또 아이들이 이 과정을 스스로 조절해가고 계획한다는 것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교사들을 스스로 조력자로 받아들이고 필요할 때 주체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 자신감이 교사로서 매우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정말 아는 것일까 의심도 들었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도 이런 과정을 스스럼없이 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런데 이번 연수 과정에 보니 교사들이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교수능력이 고정되지 않고 교사들의 협동을 통해 계속 상승시켜가려는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학습도구가 그 동안 선배교사들을 통해 많이 개발되었고, 학급에서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교사들의 수준이나 관심에 따라 적절하게 안내를 해 주는 CD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물론 프레네교육은 이런 몇 가지 교수법을 잘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방법들을 통일시켜내고 끊임없이 연결시켜가는 그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또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있는지를 계속 고민해가는 모습이 철저하다는 것도 엿보인다. 그런 면에서 프레네 교육은 단순히 좋은 교수법이 아니라 교육목표와 과정, 결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교육방법론으로 체계화되었다고 보인다.
다시 교실 수업으로 돌아가보자.
강이나 릴르의 교실에서 아이들이 하고 있던 내용은 아이들이 그 전에 세운 학습진도표대로 나가는 개인학습이다. 이렇게 세운 학습계획을 여기에서는 계약으로 부른다. 보통은 오전에 진행되는데 때로 돌발적인 계획이 생기거나 학습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중요한 결점(지식적 약점이나 행동 면에서)이 발견되면 교사가 아이들과 협상을 통해 다른 내용을 끌어들인다.
이 개인학습진도표와 함께 중요한 것이 아침 시간이다. 아침에 아이들이 오면 집에서 있었던 일을 들으면서 오늘 수업과 유기적으로 연관을 시키거나 거기에서 수업 소재나 주제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어제 배운 내용이 잘 이해되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프레네 교사들은 이 시간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의 소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주자 자녀가 많은 릴르 학교에서는 이 과정을 특히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학교가 생활과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과 연결되는 것임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또 아이들에게 국가교육과정을 적용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서 교육과정을 끌어오는 것이고, 이 연관성을 조직하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가 여러 학교를 갔는데도 이 과정을 보지 못했다. 특히 강이나 릴르 선생님들이 우리가 이걸 못 본 것을 아쉬워했다. 그걸 봤다면 아이들로부터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내고 수업이나 아뜨리에를 조직해 가는지 알 수 있었을텐데.
이런 것을 보면 과연 교사가 교육과정을 제대로 가르치기는 하며, 아침마다 아이들 이야기 통해 수업을 해 나간다면 빠지는 내용은 없는지가 궁금해진다. 교사가 교재연구도 해야 하고 미리 생각하는 것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예측은 얼마나 하는지 등을 이번 교수법 아뜨리에를 진행한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대답은 NO. 그런 건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보통 학교 선생님들은 한 학기 교육안 정도는 계획해서 진행을 한다. 장학을 나올 때도 이 진도표를 중요하게 보는데, 특히 내용의 연계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하지만, 프레네 학교에서는 내용에 아이를 맞추기보다 아이의 생활과의 연관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으므로 교사가 교육과정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고 아이들의 하루하루 생활과 연관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프랑스의 주기별 교육과정이다. 이 중 2주기가 유치원 첫 학년에서 초등 2학년(7-8세)까지이다. 각 주기는 2년에서 4년까지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오랜 프레네 학습 역사가 2002년 국가교육과정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래서 프레네 교사들은 이 주기학습제 체제를 적극 활용하여 그 주기 안에서 학급 아동 수준과 상황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프레네 학급이 두 연령대가 섞여있고, 보통 담임들이 2년씩 하는 것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된다. 담임이 바뀔 경우 교육과정 진척상황이나 빠진 것을 다른 교사에게 철저하게 인수인계 할 수 있는 체제도 잘 마련되어 있다. 특히 단위학급의 개선에 그치지 않고 교사간 공동학습 체제를 조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프레네교육 자체가 교사들의 실천을 장려하는 강력한 재연수프로그램이 된다고 보인다.
교사의 통제(?) 방식에서도 의문점이 풀려가고 있다. 프레네는 생전에 평생의 교육경험 속에서 아동의 본성, 아동의 반응, 수업 기술 등에서 30대 불변원칙을 정리하였는데, 프레네 교사들은 이 원칙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현대에도 통용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번 연수과정에서도 이 원칙들이 계속 이야기되었다. 그 내용 중에는 수업에는 질서와 규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와 있다.
프레네교육에서는 아침 활동이나 학급 자치회의 등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끌어내고 이걸로 규율을 만들어 가지만, 이것이 질서있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회의 시간에도 말을 해야 할 차례에 말을 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의 말해야 할 때 이야기하면 들어주지 않는다. 물론 이 회의 과정을 이끌어가거나 제재를 주는 것 모두 아이들이 역할을 맡아 자율적으로 진행하면서 이런 과정이 몸에 익게 만드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도 마찬가지이다. 개인 학습시간이 조용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항상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생활화되어있다. 다른 나라들을 보아도 이건 마찬가지인데, 이건 개별화 수업과도 관련이 있다. 수업시간에 자기가 해야 할 내용을 달성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릴르의 아이들은 저학년이라 그런지 우리 아이들처럼 집중도가 떨어지고 많이 산만해 보였다. 몸이 좋지 않아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도 학교를 옮겨다니거나 학급에 따라 분위기가 다른 것을 많이 보았다. 이 아이들도 조금 차분하지 못하거나 학습 수준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상태이다. 강 학교에 비해 아이들이 더 소란스럽고 자기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 보였다. 특히 이주민 자녀로서 프랑스어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프랑스 공식 글씨체가 3가지라 이걸 익히는 것도 버겁다.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발표를 할 때 목소리가 작은 아이가 위축되지 않도록 마이크(성능이 좋지 않아 잡음이 커서 귀에 거슬렸지만)를 쓰는 교사도 있다.
이 학교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이 중학교에 가서도 학급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이 점을 아주 중요하게 본다. 이런 자율통제 능력이 수업 뿐 아니라 학급자치를 통해 내면화되어 중학교에 가서 학급 임원을 많이 하고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비로소 겨울에 가졌던 불편함이 다소 해소되었다.
하지만, 프레네 교육은 절대적인 도그마가 아니라고 프레네 교사들 스스로도 이야기하고 있다. 교사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보고 느꼈다. 특히 쓰기 수업 공책을 보면 혀가 내둘러진다. 글자를 모를 때부터 아이들은 이야기를 하고 교사는 공책에 써 나간다.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간단한 글은 아이들이 쓴다. 아니면 교사나 학부모가 쓴 글을 아이들이 보면서 써 나간다. 그래서 공책을 보면 처음에는 교사들이 모두 정성스럽게 쓴 글이 있고 나중에 갈수록 아이들 글씨가 나타난다.
물론 우리 나라에도 마주이야기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프레네에서는 자기 이야기로부터 수업 소재를 찾아내고 수업결과로 온전히 존중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책이나 아이들이 만든 자료는 해당 학년에서만 가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져가고 이런 방식을 중등에서도 적용하려고 애쓰고 있다. 유초등에서 적용된 교육방법의 장점을 인정하고 학습결과물조차 연계하는 것에서 우리 교육부에서 말하는 연계성이라는 말이 얼마나 허상인지 알 수 있었다. 대입시 피라미드 속에서 급별 정체성을 인정받기는커녕 더 열등하게 취급하는 우리 사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이런 특성은 프레네 조직 전반에 반영되어 활동가급에서도 대부분 유초등, 특히 유치원 교사들이 많이 보였다. 물론 중등에서 프레네 교육이 많이 확산되지 못한다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 그래도 프레네 사람들을 만날 때 느껴지는 따뜻함(외국사람 같지 않게), 교육 방식, 조직 방식 등은 아무래도 유치원 교사들의 감성을 엿보게 한다.
그렇지만 개별 학급에서 다소 교육 관점이 무뎌지거나 왜곡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여러 학급 수업을 보다 보니 교사들은 애쓰고 있기는 하지만 지쳐있거나 교수법이 다소 화석화되어버리기도 느낌을 받기도 했다(물론 이것이 학급 사정도 잘 모르고 언어도 모르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럼에도 이런 여지를 개인의 역량에 귀속시키지 않고 학생 조직과 아울러 단위 학교와 지역, 국가간에 협동하도록 하고, 국가간에도 편지교류 등을 통해 배우는 지식과 실천이 소통될 수 있도록 조직하고 이런 방식을 끊임없이 체계화하려는 노력에서 프레네 교육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글을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 교육과정이 학습자의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과 수준으로 발달을 저해하고 있다고 보았다. 현장 중심의 발달단계 연구를 활성화하고 이를 토대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삼을 것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프레네 학교에서는 일부러 두 연령대 아이들을 한 반으로 만들고 이를 장점으로 삼고 있다. 나이 때문에 오는 차이를 보면서 아이들은 개개인간의 능력 차이를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고 (우월성이 아닌)차이로 받아들일 수 있다. 프레네 교육 원칙의 첫 번째도 “아동은 성인과 (본질적으로) 같다”라고 하면서 아동만의, 또는 나이에 따른 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그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조직해가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둘 뿐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교수법들이 있다. 그래서 처음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 연구와 배치되는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이건 현재 우리 상황에서 긴밀하게 요구되고 있는 과제이다. 이것이 프레네 교육과 배치한다고 그 이론을 멀리 하거나 할 문제도 아니다. 항상 현실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프레네 교육의 정신이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로부터 내용을 끌어내고 수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프레네 교육이다. 불특정 다수가 오는 연수에서마저 절대 내용을 규정하거나 강의자료를 먼저 주지 않는 것이 프레네 방식이다. 릴르의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부터 다른 지역과 다르게 쓰기 교육에 들어가는 것도 아동의 현실과 필요에 맞춘 프레네 교육이다. 프레네 교육이 어떤 정형이 있다기 보다 시대와 상황에 맞게 발전해가는 유기체인 것을 말이다. 올리비에 선생님은 이것이 프레네 교육이다 말하는 순간 이미 프레네가 아니다라고 하였다는데.
이렇게 바라보니 그 동안 괜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유럽 연수에서 아뜰리에를 시작할 때도 이걸 제기했는데, 프레네 교수법을 공부하고 연수과정에서 철저하게 프레네 교육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우리가 뭔가를 배우는 것은 쉽지만 그 이론 안에서 제대로 경험하고 체화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순간 그걸 대상화시키고 나도 피동적으로 되기 쉽다. 겨울에 여러 학급 수업을 보면서도 그 안에서 내가 경험하기보다 그냥 객관적으로 수업을 보고 평가하는 것에 급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놓치고 파편적인 것들로 전체를 이해하는 데 방해만 받고 내내 괴로웠다. 대상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데 말이다. 앞으로 현장의 교사로서나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나 이 두 번의 경험은 아주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몇 개의 개념이나 방법으로 프레네 교육을 정의하거나 부분적인 도입으로 프레네 수업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보다는 프레네가 숱한 역경을 헤치며 실현하려고 했던 그 정신이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려 한다. 그리고 우리가 딛고 있는 현실에서 참교육과 참교육과정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안에서 프레네 정신과 참교육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앞으로 나의 고민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