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우리말 이름은 지라이며 이 장기는 중요한 림프기관으로서 인체에서 골수(bone marrow)를 제외한 전체 림프기관 중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큰 면역기관이다. 비장은 순환 중인 혈액을 여과하여 손상되었거나 오래된 적혈구를 제거하고 혈액을 통해 유입된 병원체나 외래 항원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을 담당한다.
● 비장의 위치 및 구조
비장은 9번에서 11번째 갈비뼈 사이에 위치하며 위, 대장(large intestine), 왼쪽 신장과 이웃한다. 길이 13 cm 미만, 두께 5 cm 미만, 무게는 평균 150 g 정도이다. 껍질(capsule), 적색 속질(red pulp), 백색 속질(white pulp), 비장 동맥(splenic artery), 비장 정맥(splenic vein)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비장 동맥을 통해 혈액은 심장에서 비장으로 전달되며, 여과된 혈액은 비장 정맥을 따라 배출되어 곧 이어 간으로 연결된 문맥을 따라 흐른다.
● 비장의 기능
비장은 인체에서 제일 큰 림프기관 중 하나로서 순환 중인 혈액을 지속적으로 여과하여 손상되었거나 오래된 적혈구를 제거하고 혈액을 통해 유입된 외래항원이나 병원체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을 담당한다. 적색 속질에는 곰팡이,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을 섭취하는 포식세포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적색 속질은 손상되었거나 노화된 적혈구를 제거하는 장소인 동시에 백혈구와 혈소판의 저장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백색 속질은 T세포, B 세포, 항원제시세포 등이 모여 있는 면역조직으로서 보호항체를 생성하거나 세포면역을 이끌어 낸다. 또한 비장은 골수(bone marrow)의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골수의 역할을 도와 혈액세포를 생성하기도 한다.
● 비장비대(Splenomegaly)
비장비대(splenomegaly)란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커진 상태를 말한다. 비장비대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며 기저질환의 결과로 나타난다. 심장판막증, 간경화증과 같은 순환장애, 말라리아 패혈증, 장티푸스와 같은 감염증, 고셔병(Gaucher's disease), 아밀로이드증과 같은 대사장애, 백혈병, 악성 림프종과 같은 혈액질환, 암, 혈관종 등의 종양과 동반되어 나타난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팽만감, 복부의 상부 좌측부분이나 등의 좌측 비장 부위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일반적으로는 의사의 촉진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비장이 비대해질 경우, 비장 안에 적혈구가 과다 저장되어 빈혈을 유발하게 되며, 비장에 의해 백혈구나 혈소판이 파괴되면서 백혈구감소증 및 혈소판감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장비대의 치료는 일반적으로는 비장을 비대하게 만든 기저질환의 치료를 통해 이루어지나 비기능항진증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비장을 제거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장을 제거한 후에는 감염으로 인한 중증 패혈증(sepsis)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수술의 대안으로 방사선 요법을 이용해서 비장을 축소시키기도 한다.
● 무비증(Asplenia)
무비증(asplenia)이란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이유로 비장이 없는 경우, 또는 비장은 있으나 비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선천적 무비증은 태어날 때부터 비장이 없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심장결함이 동반된다. 후천적 무비증은 비장의 손상 또는 비장비대를 유발하는 질환 때문에 비장을 제거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심각한 질환으로 인한 비장파괴나 겸상적혈구빈혈(sickle cell anemia) 환자처럼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비장은 존재하나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기능성무비증 상태도 무비증에 포함된다. 무비증의 경우 보호항체를 생성하지 못하거나 외래 항원이나 병원체 등을 혈액에서 제거하는 기능을 잃게 되어 감염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는데 이럴 때는 간과 같은 다른 기관의 항감염 기능이 증가되어 오래되었거나 손상된 적혈구가 제거됨으로써 비장손실을 보완하게 된다. 하지만 무비증 환자의 경우 세균 감염 위험이 높아지며 이와 관련된 사망률도 50-70%로 높아지는 위험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예방적 항생제 적용, 예방접종 시행 및 발열 발생 초기에 이전 사례를 참조한 항균제 조기투약 등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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