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전국대회인 문광기는 서울의 충암 중학이 차지했습니다. 충암중은 지난해 추계결승에서 성남중의 사이드 허상철(172/58)에게 말리며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한 수도권 정상급의 팀인데, 첫 단추를 잘 꿰었네요.
충암중 three-quarter 에이스 홍상삼(178/66 우좌, 충암고 진학)군은 좌우 ‘corner ball’이 괜찮은 기교파로 기억되는데, 개인적으론 3루수로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팀의 2학년 포수 김동영(180/67 우우)군은 부산중 이명진(180/86 우좌)과 더불어 내년 중학 무대에서 가장 주목해 볼만한 포수로 여기구요.
반면, 준우승 팀인 서울의 영남중학은 작년 최고 좌완 김유선(현 덕수고)이 있을 때도 이루지 못한 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음에도 정상정복에는 역부족이었군요. 일전에, 한화 김정무 부장님이 ‘자넨 중학 야구도 보나?’ 하며, 영남중 에이스 진야곱(178/70 좌좌, 성남고 진학)을 추천해 주신 일이 있는데, 하지만 이 친구, 팔꿈치가 좋지 못했는지 올 한해 활약은 별로였습니다. (개인적으론 타자로 분류해 놓고 있었죠. 마운드엔 2학년 민성기가 오히려 더 자주 나왔던 듯...)
4강에서 충암중과 박빙의 접전을 벌인 부산중학엔 유창준(184/79 우우)이란 에이스가 있는데, 아직 완성도에선 떨어지지만, 직구의 위력만큼은 부산 경남권 no1 어깨 나희윤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남고의 ‘리크루트’가 대단히 성공적이라 현재까지 이 둘을 모두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4강의 나머지 한 축을 차지한 인천 대헌중은 황건주(178/77 우좌)가 나름대로 전력의 핵심인데, 고교에 진학하면 투수 아니면 중견수에 주력할지 궁금하군요.
(소년체전)
(결승) 동성 10 - 2 경포 (4강) 동성 4 - 2 경복, 경포 1 - 1 양천
소년 체전은 지금은 폐지된 청룡기 중등부와 더불어 오랫동안 가장 권위를 인정받던 대회인데, 몇 해 전부터 계속돼 오던 서울과 호남의 전국대회 양분 구도가 올해도 그대로 재현 된 느낌입니다. (일부 부산 팀들이 홈에서 열린 대회에 강세를 보인 정도랄까?) 이 팀의 투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는 노진혁(175/69 우좌)과 윤명준(175/67 우우)은 작년에도 키스톤 콤비로 이미 선을 보인 적 있죠.
1년 선배 양현종, 임창윤(이상 현 광주동성고)을 능가하는 ‘쌍권총’의 힘으로 소체패권을 잡았는데요. 이 둘이 과연 고교 마운드에서도 얼마나 통할지는 아직 더 두고 봐야 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론 투타 모두 미세한 차이로 노진혁이 낫지 않나 생각해 봤는데, ‘실전 스윙’의 윤명준군이 얼마 전 야구인의 밤 행사 중등부 수상을 했죠. (부산 대통령기에서 10안타를 몰아친 게 컸던 듯...)
최창규(175/60 우우 투,중견수)가 이끄는 강원 경포중은 4강에서 ‘철완’ 이형종의 서울 양천중을 추첨으로 잡는 등 행운이 잇따랐지만, 결승에선 갑자원식 표현으로 ‘불을 뿜는 두 怪童!’이라 할 만 한 동성중 콤비의 투타 맹활약에 역부족이었군요.
2004 중학 야구의 'The One!' 농구계에선 渡美중인 경기 삼일중 김진수가 유명하고, 축구계에선 ‘리틀 홍명보’로 각광 받는 전주 완산중 윤창민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데, 가장 마니아층이 폭 넓다는 야구계의 어느 커뮤니티에서도 이형종을 말하는 이가 없다는 것은 실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잠시, 전반기에 선을 보인 올 중학 마운드의 ‘탑 건’들을 제 임의대로 장래성까지 감안해 권역별로 미리 살펴보면... 서울의 이형종을 ‘지존’으로 충청권의 조상철(청주중 185/90 우우 청주기공 진학), 호남권의 조영선(무등중 188/92 우우 광주일고 진학), 경인권의 안호현(경기 성일중 178/66 우우)등이 그 뒤를 잇는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아! 부산 경남권과 대구 경북권은 보류입니다.
백용환 서울 양천중 포수는
송구센스가 아쉬운 감은 있지만, 몸놀림이 민첩하고,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공을 보는 눈이 좋고 일정 수준의 파워도 갖추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올 중학 최고의 타자!'
연초 지방 대회에서 3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고 134km/h를 던지는 ‘특급 투수’로 신문에까지 소개된 나희윤(경남중 182/84 우우)은 부상으로 중앙무대 활약이 전무했거든요. 고교에 합류한 지금은 많이 회복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상화처럼 투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지만, 방망이 실력은 1년 선배보다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고교에선 유창준의 성장에도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누가 부산 최고 어깨일지는 몇 년 더 지켜봐야겠네요.
장경식 대구 경복중 투수,1루수는 팔꿈치 부상으로 1년 유급한 뒤, 연초 지역 예선에서 투타 맹활약! '제2의 이승엽' 이란 찬사까지 받았으나 전국 무대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구 경북권도 작년 부산 대통령기 우승 당시 3경기를 완투했던 ‘달구벌 특급’ 김성현(경복중 179/66 우우 투수, 4강에선 온양중의 장필준을 꺾기도...)이 년 초부터 얘기가 많이 됐는데, 부상이 있었는지 활약은 드물었죠. 오히려 같은 팀 최유성(179/65 우우 투수)이 에이스로 돋보인 한 해가 됐습니다. 하지만, 후반기엔 많이 회복이 되었다더군요. 김성현은 대구고, 최유성은 경북고로 각각 진학 한다고 얼핏 들었는데, 이 지역에선 모처럼 등장한 재목들인 셈이라, 다들 잘 성장해 줬음 하네요.
(전국중학선수권)
(결승) 양천 7 - 0 성일 (4강) 양천 2 - 0 무등, 성일 2 - 1 잠신
후반기 중학 선수권은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의 서울 양천중이 석권했습니다. 오랫동안 아야사 게시판을 열독해 오신 분이라면 3년 전 승률 95% 신화의 서울 화곡 초등을 기억하실 텐데요. 에이스 장두영을 필두로 오선진, 최재훈, 정두산, 정상민, 신석기, 조한욱, 박연솔... 85년 초등부 최강 공주중동 3루수 박찬호가 에이스 손혁을 제치고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 한 것처럼, 당시 중견수로 뛰던 이형종 군이 올 중학 무대 최고 투수로 우뚝 섰습니다.
성의준 서울 이수중 유격수는 무등중의 '리틀 이종범' 한희준과 쌍벽을 이루는 활약을 보여준 '바람의 아들!' 하지만 둘 모두 defens에선 약점을 노출했다.
년 초만 해도 약간 기분에 좌우되는 투구를 하는 인상이 짙었던 이형종은 이 대회를 통해 무섭게 진화했는데요. 호남의 강자 충장중과의 2차전에서 11k 완투로 예열을 끝낸 이형종은 서울권 no2로 분류할 수 있는 에이스 최원제(177/77 우좌)의 이수중마저 접전 끝에 5-4로 제압! 4강에서 광주 무등중과 격돌합니다.
하지만 건곤일척의 대결이란 기대와 달리 승부의 추는 싱겁게 기울고 말죠. 에이스 조영선이 부상 탓인지, 못 나온 무등중 마운드가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는군요. 2 - 0! 이 시합에서 이형종이 한 타자만 상대하고 어깨를 쉰 경과를 아는 분께 전해 들어서, 결승에선 경기 성일중도 쉽지 않겠구나! 짐작은 했었는데, 이형종은 다음 날 마지막 승부에서 정말 깜짝 놀랄 만한 ‘괴력투의 퍼레이드’를 펼치죠.
9k 완투, 노히트 노런! 3회 8번 박태수에게 통한의 볼넷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한국 아마야구사에 전무후무한 결승전 퍼펙트도 가능했다니, 비록 중학 경기가 7회 까지지만, 92년 공주고 노장진의 청룡기 결승전 노히트 노런과 내용면에선 전혀 손색이 없는 셈이군요.
김경렬 광주 충장중 투수는
작년의 김강에 이어 호남권에 모처럼 등장한 대형 좌투수 재목이란 평가였는데, 결국 타자로서의 가능성만 보여준 한해가 됐다.
제 기억엔 87년 문동환이 강속구로 중학 무대를 평정할 때도, 이 친구 이닝 별로 기복은 좀 심했구요. 대천중 전력이 워낙 막강해, 묻어가는(?) 면도 있었죠. 중학 시절 퍼펙트와 노히트 노런을 각각 달성한 부산중의 백차승도 라이벌 양재만(충남중)이 있었다는 면에서, 사실상 올 중학무대에 맞수가 없는 이형종은 가히 독보적입니다.
‘둔중’하기보다 순발력이 뛰어난 ‘날렵’한 인상으로(180/65), 냉정하게 보면 남아있는 성장치가 크지 않다는 생각도 일견 갖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어서 많은 기대를 갖게 하는데요. 서울고에 진학한다는군요.
한편 무등중 유격수 한희준(175/70 우우)은 이 대회에서 타격과 타점상을 휩쓸며 연초부터 언급된 명성을 확인! 충장중 유격수 서건창(170/67 우우)과 함께 광주일고로 진학합니다.
서건창은 3년 전 화곡초등의 연승기록을 저지한 광주 송정동초 스타플레이어로 동혁님이 언급한 적 있어서, 여기 골수(?)들도 익숙한 이름이죠.
가끔 어처구니없는 송구를 하는 한희준이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론 서건창보다 더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었는데, 호남 야구에 정통하신 아는 분께 전해들은 얘기론 내년 광주일고 주전 유격수로 서건창이 한결 유력하답니다. 한희준은 발목 부상으로 재활 중인데다, 야구를 알고 플레이하는 면에서 서건창의 장래성이 무척 밝다는 군요. 뭐 그렇긴 해도 한희준의 올 한해 중학 무대 활약은 대단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대통령기)
(결승) 경남 17 - 6 대신 (4강) 경남 7 - 3 충암, 대신 2 - 1 동성
보시는 것처럼, 부산의 두 팀이 각각 문체부와 소년 체전 우승 팀을 제압하고 결승에서 격돌했습니다. 뭐 우승을 어느 팀이 했나보다, 대신중의 ‘리틀 차명주’로 소문난 이성훈(170/56 좌좌, 경남상 진학)의 난조가 한결 아쉽네요.
이 친구의 던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해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올 한해 공식 경기에서 가장 ‘혹사’ 당한 친구라는군요. 문체부, 대통령기를 거치며 갈수록 힘이 부치는 인상이라 안타깝습니다.
* 여러 평가를 취합하고 또 올 한해 공식경기 활약도를 참작해서 임의로 가상의 중학 대표 팀을 만들어 봤는데요. 그냥 재미로만 보시길....
첫댓글 인용해서 썼으면 출처를 달아야지요? - 삼마니 아마야구사랑-
너무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이거... 제글 인데... ㅋㅋ kuhawn 님도 아야사에 글 좀 남겨 주세요.
baseball님, 저도 몇번이나 아야사에 글을 남기려고 시도 해보았는데, 무슨 영문인지 가입이 안되데여. 아무튼 중학 야구를 모르고서는 고교 야구를 평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요, 이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첫번째 충암중학...아야사 에도 올렸지만 충암중 포수 김동영은 2학년이 아니고 이번에 충암고로 진학 했답니다.
내이름이 없는게 아쉽군 ㅋ
충암고로 진학한 홍상삼 선수는 그 동안 키도 (185) 성장하고,구속도 빨라졌구요 요즘 동대문 야구장 연습게임에 실전 피칭을 하고 있답니다. 실전 감각과 체중이 불어나면 금년 상반기때부터 두각을 나타내이라 예상됩니다. 타고난 유연성과 배짱, 큰키에에서 내려꽃는 직구에 완성되가는변화구만 장착 되면... 최대어로
성남고교에 진학한 김태진(충암중)선수도 지켜봐야할 투수입니다. 엄청난 허벅지 두께에서 나오는 파워 피칭이 단연 압권이구요...(남해구장 1호 홈런의 주인공)충암중 문광기 우승의 주역이었죠. 예의주시할 피처로 손색이 없습니다.
야구전문가신가봐요~,중1야구선수를둔학부모로서 예리한관찰력부럽습니다.우리아들도이름오르내리게열심히뒷바쳐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