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개수업과 학부모 총회가 있는날이었습니다
전날저녁에 코디해놓은 옷을 아침에 한번 더 찍찍이로 말끔하게 훑어주시고
행여나 내리는 비에 옷 매무새 흐트러질까봐
냄표니 골프우산 꺼내들고(울 모자를 커버할수있는 사이즈를 찾다보니 ㅠ.ㅠ)
구두 더러워질새라 특별히 차를 몰아 학교엘 갔습니다
입술이 툭 터져서 딱정이가 꺼멓게 앉은것만 빼면
엊저녁에 특별히 팩도 한장 얼굴에 얹어주시고
정성들여 샤워하고 머리에 구리뿌(울엄니 표현^^)를 빡세게 감고잤더니
그런대로 평소보다 봐줄만한 상태가 되었는데
오늘은 또 어떤 무신경한 이가 있어
헌법에 명시된 재원이의 의무이자 권리인
교육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해서
나의 신경줄을 건드리려나
지레 긴장이 되는건 어쩔수 없었지요^^
실은 얼마전부터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오늘 천재지변으로 학교가는 길이 맥혀버리거나
눔이가 배탈설사라도 나주거나
아니면 내가 화장실에서 미끄러져서 깁스를 하거나
그 많은 경조사가 오늘 있어준다면
내가 부조도 넉넉히할텐데...음...^^
요런 발칙한 상상까지 동원해가며
아침까지도 요행을 바랬는데
역시 동기가 순수하지 못했던터라
하느님께서 응답해주시질 않더군요...ㅎㅎ
그래서 여지껏 써왔고 달리 다른 방법을 찾지못할때 쓸수밖에 없는
정공법-을 쓰는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학교 통틀어 스페셜리스트가 눔이 하나 인지라
눔이는 벌써부터 학교명물이 되었고
아이들이 집에가서 눔이 얘기를 진즉에 했을테니
아예 맴을 비우고 입꼬리를 귀에 걸고 시작을 했습니다
교실에 서로 대면대면 앉아있는 어무이들틈에 들어가
재우이 엄마라고 소개를 한 다음
눔이에 대해 미리 인폼을 주었지요
눔이가 공부시간에 가끔 뜬금없는 짓을 할때도 있지만
우리반 아이들 모두 생긴 그대로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어무이들이 아이들의 인성에 끼칠수있는
지대한 영향에 대해서 일장연설을 하고는
눔이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혹여 모르시는 분을 위해
다시한번 주지시켰지요^^
교실공개수업이 어찌어찌 끝나고(위궤양 도질뻔했습니다 하하~~)
강당에 구름떼같이 모인 학부형들 사이로
학교에서 나누어준 책자에 특수반이 있는걸 보고는
도데체 이런 애들은 특수학교엘 안가고
왜 우리학교에 오느냐, 맞아맞아, 등등
저의 신앙심이 기~퍼지게 만들어주시는
발언들을 하고 계신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저히 용서할수 없는 1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60초로 대신할수 있다면...
-루디야드 키플링의 <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러나 저는 어른중에서도 조금 명쾌한걸 좋아하는 어른인지라
누군가 제 아들로 인해 궁금해하는걸 두고볼수없어서^^
즉시 답을 주었지요
" 저기요~어머니~ 그 아이가 내 아들인데 말이죠!
특수학교에 안가고 이 학교에 온 이유는
어머님 아이가 검정고시나 국제중이나
대안학교나 홈스쿨을 선택하지않고
이 학교에 온 이유와 같아요
우리도 이 학교를 선택한거예요! "
집에오는길은 비도 그치고 바람만 귓전에 윙윙거렸습니다
가녀린 가지에 매달린 진달래며 개나리꽃이 가엾게도
추위에 오그라들었더군요
그래도 양지바른 담장밑에 바짝 붙어서 피어있는 제비꽃은
어제 <안녕!>할때와 같이 씩씩하게 웃어주었습니다
찍찍이가 두개나 붙은 길다란 우산을 접어 지팡이삼고
군청색 버버리에 검은 배낭을 둘러 메고
눔이가 추운듯하여 서둘러 걷다보니
상체는 45도 각도로 앞서가고
다리는 속도를 못 쫓아가서 뒤에서 종종대고...
언뜻, 좀머씨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석양이 지느라 벽돌담에 제 그림자가 올라서니
어찌나 좀머씨 모습과 흡사하던지요...^^
'그러니 제발 나를 그냥 좀 놔두시오'
하던 좀머씨의 유일한 대사가 떠올라
저도 모르게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제가 간절히 바란 대사이기도 했으니까요...
"재원아~엄마 오늘 울지도 않고
싸움박질도 안하고 잘했지~?" 하니
눔이가 뭔소리여~ 하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바라봅니다
재원아 "하느님 감사합니다~해봐"
"하느님 감사합니다~해봐"
"해봐~는 빼고!"
"해봐~는빼고!"
에효....^^
석양을 등진 눔이 귀밑에 솜털이 송송입니다
'너는 머리가 어찌나 노랗고 숱이 없는지
햇빛속에 서있으면 머리카락이 없는것 같았어...
요 녀석은 안 자라고 평생 내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엄마가 늘 바랬었지...'
친정어머니 바램은 안 이루어져서
저는 머리가 희끗거리는 나이가 되었고
그 대신 안 자라는 아이는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친정어머니 소원을 <보류>함에 넣어놓으셨다가
사무착오로 그만 너무 늦게 저한테 보내신건지^^
눔이가 주워섬기는 저녁메뉴를 다 해준다고 끄덕거렸더니
(사실은 실랑이 벌일 힘이없어서^^)
신이났는지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가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기임~재~워언~예쁜 김~ 재원~
기임~재~워언~ 착한 김~ 재원~"
눔이 달랠때 제가 불러주는 노래인데
자화자찬이 너무 심해서 못 들어주겠네요 ㅎㅎ
냄표니가 늦는다고 해서 간고등어 두마리 꺼내놓았습니다
눔이는 그새 주워섬긴 메뉴들을 다 까먹고는
고등어 굽는 냄새에 회가 동하는지
럴럴대며 연신 와서 들여다봅니다
생선냄새 없어지게 할 요량도 있지만
사실 심난한 마음을 달래려고 촛불을 켰습니다
제 유전자 어느 귀퉁이에 <심난할땐 촛불을 켜요>라는
정보가 저장되어있는지도 모를일입니다 ^^
타오르는 촛불을 들여다보며 아무 생각도 않고
멍하니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어찌 일어나든 우리들이 원치 않는 시련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진실이다
-마음에 와 닿는 성 바울의 말-
".......,"
첫댓글 원치않는 시련이 불청객인 줄 알앗는데...스승이 되어줄때가 많드라유..영사운드의 등불이 듣고프네유......재원이는 햇님이 사랑해줘서 행복하다.....재원이는 엄마의 서럽지만 한없는 사랑이 잇어서 행복하다...재원이는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부러울만큼 받고 있으니 행복하다...더이상 더럽히지 않는 영혼을 가진 맑은 재원이는 행복하다.....
곡스는 행복하다...곡스엄니와 하느님의 특![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5.gif)
한 사랑을 받고있는 곡스는 행복하다...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하고싶은 말이예요^^ 곡스님 잘 지내시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여고때 좀머씨를 읽엇는데..그 허허로운 느낌이 지금도 남아잇어요
착한 김재원.... 용기있는 재원엄마 박수를....나도 어제 핵교 갓더랬어요. 지붕개량(펌)하고 갔더니 구엽다고들..돈 들었는데 당연지사 들어야할말 한반에 44명 숨이 막히더라우유 긴복도를 보며 뚱땡이님 떠올렸어요. 실은 나도 아이들이 호주머니에 꼭 들어갈만큼 작아서 수시로 꺼내보는 상상을 햇더랬시우 날씨가 많이 추워요. 꼭꼭 사매고 다녀요. 감기 걸리면 큰일이닝께
날쌘돌이님도 학교에 가셨구나^^ 돈들인 머리가 보고싶네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우리반은 42명인데 덩치들이 크니깐 참말 숨이 막혀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님도 따뜻하게 꽁꽁 싸매고 다니세요 오늘도 무척 쌀쌀하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네..맞아요..제가 자주 되뇌이는 글귀에요.. 고통이 나를 넘어뜨리지 못한다면 나는 훨씬 더 강해져 있다.. 히히.. 우리 유전인자는 모두 어느 구석이라도 닮아있나봐요.. 하느님 혈통~~ 뚱님.. 수고많으셨어요.. 쪼옥~~ ^^
오늘은 하늘도 쾌청하구요, 뚱땡엄니 목소리도 푸르고 맑은 옥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어어서, 덩![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이 제 기분도 up![!](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입니다요. 봐요, 웃으니까 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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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이쁘잖아요. 부활성야 미사 때도 구리뿌 말고... ![샤방](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gif)
![샤방](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gif)
시폰 치마 입고, 분 마르고, 연지 바르고 납신다면... 뚱땡엄니 귀경하러 갈게요.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 예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뚱땡엄니, 착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뚱땡엄니... (토닥토닥)
가슴 한 가운데에 하느님이 계셔서 잡아주시니.... 힘들고 어려운 시련속에서도 굳굳히 헤쳐나가시는 땡이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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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십니다... 아름답습니다...사랑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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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주님께서 함께 계셔주시고, 지켜 주실 것 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하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gif)
![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우리딸은 엄마 학교가는날 전날밤에 미리 옷검사해요, 함격해야 입고가지요^^...저도 집안에 촛불 있는대로 켜놓을 때 있어요...
딸을 키우는건 참 특별한 경험인것 같아요, 어떨땐 거울을 보는듯한 느낌-저만 그런가요?^^ 저도 부모님 밖에서 만날 일 있을때는 옷도 코디해놓고 머리모양도 만져드리고 나가곤했던 기억이 나요 ㅎㅎ 그러면 엄마는 바보같이(죄송하게도) 제가 해드린 머리모양 안 헝클어지게 눕지도 못하고 있다가 나오셨다고...근데 저도 다예가 해주면 똑같이 그럴것 같아요^^
땡이님 어무이의 마음은 하늘끝에 닿아있답니다 잘하셨어요 글구 잊지마세염 땡이님 응원부대 누군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하면 아마도 쉼터식구들 모두가 저요 저요하고 손들고 나올걸요 아셨지요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으로 응원합니다 ![만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4.gif)
아멘
주니맘님, 귀여운여인님, 따뜻한 사랑 감사해요, 상록수 이사돕느라 늦게 귀가하여 댓글이 늦었네요^^ 화사한 봄햇살을 거실가득 들여놓고 님들의 사랑까지 받으니 좀 황송해지네요...^^ 제 사랑도 전해드립니다...행복한 주말 되시기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역시~~~ 재미있네요. 너무 재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재일님 오랫만에 보아서 댓글이 늦었네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죄송![^-^](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오늘 날씨가 참 화창하네요, 화사한 하루 보내고계시길 바래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