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1년 KBS 스포츠PD 탈락후기 입니다.
이번 공채전형을 보니 스포츠 PD는 지원자가 적어서 그런지 아랑에서의 글 수도 적은거 같아
향후 준비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남깁니다.
- 서류
저는 지금 3년차 직장인입니다. 직장인이시면서 언론사 준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언론사의 공채가 뜨면 자신도 모르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언론사에 원서를 써볼까 이런 고민들.
저도 고민하다가 접수 하루전날 2시간만에 후다닥 자기소개서 포함해서 다 적었던 것 같습니다.
서류에 기재해야 되는 것들을 중심으로 적어보면
나이는 01학번이구요,학교는 SKY 중 한 곳 상경계열,학점은 4점이 조금 안됐습니다. 토익은 900대후반 한국어는 715점.
2008년부터 방송사 원서를 썼었는데 서류에서 탈락한 경험은 없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너무 솔직하게 적어서 면접때 추궁의 대상(스포츠토토)이
되기도 했지만요.
서류의 합격, 탈락 기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수치로 나타낼수 있는 점수들은
높으면 높을수록 합격 확률이 높지 않을까하는 당연한 이야기죠. 정말 끼있고 글도 잘 쓰는 분이
서류 때문에 안되시는 경우가 있는데 지원자로써 어느 정도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충실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필기 전형
> 상식
학생이나 회사에 다니지 않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필기 공부를 많이 하시는 것에 비해서 필기 준비를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서류 접수가 끝나고 바로 필기 취합을 해서 준비를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서류합격
발표가 나서야 아랑에서 모집하는 필기취합에 한군데 참여를 해서 준비를 했습니다.(아마 필기날짜 3주전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취합해 주셨던 분 지금에서야 감사드립니다. 꾸벅~) 취합본을 받고는 일단은 한번씩 쑥 훝어봤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의 시각에서 나올 것 같은 것들을 체크했습니다. 어차피 공부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키워드 중심으로 여러번 봤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용어 적고, 용어풀이에 대해서 몇번씩 적어보는 방법이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분량이 많아서 그렇게 해서는 도움이 안될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막상 시험장에 가면 그렇게 모든 문장들이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시험장에서 문제가 나왔을 때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의 키워드만 외울려고 했습니다.
스포츠 PD이기 때문에 시험은 스포츠 관련 3문제, 시사 상식 2문제가 나왔습니다. 스포츠 관련 문제는 따로 공부는 안했던 부분인데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회사에 있다보면 정말 모든 시사, 스포츠, 연예 뉴스를 다 보게 되는데(심심하면 네이트, 다음 뉴스를 보거든요) 거기에서 다 본 내용들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하루에 꼭 한 종류의 신문을 봤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다른 직종의 문제를 봐도 거의다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방송사의 경우 상식이 방송상식, 직종에 대한 상식이 나오는데 비해서 KBS의 경우는 이슈가 된 뉴스에 대한 상식이 문제가 나와서 저의 공부방식이 통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 방송학
방송학은 일단 한진만 교수의 책을 사서 2번 정도 속독했습니다. 나온지 1년이 넘은 책이라 방송 규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읽어만 보고 따로 외우지는 않았습니다. 규제 등과 관련한 부분은 방송법/시행령/시행규칙 부분을 출력해서 공부했습니다. 책은 최신 업데이트가 안되어있지만 방송법을 보면 모든 부분이 업데이트 되어 있으니깐요. 실제로 2~3문제 정도가 방송법 부분에서 나왔구요. 문제를 보면 아시겠지만 맞출 수 있는 문제와 찍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물론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모두 맞출 수 있겠지만). 그래서 공부할 때는 맞출 수 있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어느 부분이 맞출 수 있는 부분이냐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방송법 이런 부분은 꼭 나오는 부분이고 이견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니깐요. 이런식으로 문제에 나올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논술
저는 따로 스터디를 안했기 때문에 직접 글을 써본 경험이 적습니다. 그걸 상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도 그렇고 제가 글 쓰는 걸 싫어해서 그랬습니다. 여러분들은 글 많이 쓰세요. 자기가 쓴 글을 읽어보면 확실히 자기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글은 재미있어야 합니다. 논술에 있어서도 적용된 다라고 생각하는데 신문에서 읽어본 사실 나열로는 흥미를 불러 일으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내용을 주장하더라도 재미있는 소재, 흥미있는 전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번 시험의 경우 스포츠 PD의 논제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방송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되나 였습니다. 저의 경우는 정말 친구들한테나 말하는 내용을 글로 적었습니다. 예를 들면, 예쁜 여자 스타를 집중 조명해야 된다에 대해 적었는데 예시를 들면서 김연아 선수가 안예뻤으면 이렇게 인기 못끌었다, 손연재 선수가 예쁘니깐 이정도 성적으로도 이슈가 된다. 그리고 우생순 등을 언급하며 드라마를 만들어야 된다 등등 당연한 얘기지만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재미만 추구하는 건 안되죠. 왜냐하면 논술 이니깐요. 어떻게든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내용이고 문장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작문
작문은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쓸 수 있는데 이번에 저는 "김연아의 눈물"이란 제시어를 받고 시사토론에서 김연아 선수가 경기출전 횟수보다 TV프로그램 출연횟수가 많은데 이것이 올바른가에 대해 투 패널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선수로써의 활동이 더 많아야 된다, 다른쪽은 니가 무슨 상관이냐 김연아가 돈벌어서 코치도 초빙하고 전지훈련도 가야될 것 아니냐. 이런식의 전개였는데 제시어인 "김연아의 눈물"을 끌어 들어야 했기에 무릎팍 도사에서 김연아가 돈연아로 불리는 부분에 대해 해명하며 눈물을 흘렸던 부분에 착안을 했습니다. 실제로 그 얘기가 있었던건지는 모르겠는데 시험장에서 문득 떠올라서 김연아의 눈물을 상업성과 선수본연의 자세 사이의 갈등으로 잡아보았습니다.
재미있게 쓰면서도 제시어에서 의미를 끌어오는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 면접
필기통과 발표가 나고 실무면접을 준비하려고 하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일단 KBS에서 하는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다 봤습니다. 스포츠 쪽은 비바K리그, 운동화 등 2가지 프로그램이외에는 중계방송, 뉴스 부분밖에 없어서 공부하기는 편했습니다. 아무튼 자기소개서 쓴것도 보고 시간이 지났죠. 실무면접 대기장소는 본관 시청자광장 2층이었는데 그냥 로비에서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로비에 가면 노조에서 단식투쟁하는 텐트가 있던데 아무래도 지금 KBS 내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며 마냥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고 시간이 되면 인사팀 직원이 사람들 모아서 인원체크하고 안으로 데려가는 형식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는 5층인가 국제회의장이란 장소에서 MMPI 검사를 40분정도 하고 앞의 번호 순서대로 3명씩 실무면접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실무면접은 7층인가 NHK지국 있는 방 앞에 있는 회의실이었는데 한명이 들어가고 나머지 인원은 대기하는 형식이었는데 직원한분이 앞에 계시며 이런저런 얘기(정말 나이제한이 없다, 건물이 낡았다 등등)를 해주면서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했는데 여전히 긴장은 됩니다.
면접장소에 들어가면 앞에 면접관 5분이 앉아 계시고 여자사원 한분이 따로 계셨는데 왜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뭐 이리저리 적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첫 질문이 왜 공영방송인 KBS스포츠 PD로 지원했느냐 하는 거였는데 생각은 한거 였는데 막상 대답을 하려니 쉽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질문들은 EPL과 한국 축구 중계를 비고해봐라, 어떤 방송을 만들고 싶나 KBS 스포츠방송중에 기억나는 부분, 좋은 부분, 안좋은 부분에 대해서 말해보라고도 하구요. 언론사 지원자들 대부분이 대학때부터 언론쪽 수업을 듣거나 전공을 하는데 왜 자네는 상경계열이면서 지원을 한건지 등도 묻고
저는 직장인이라 이전 직장에서 왜 옮겼느냐 요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어보시더라구요. 나름 대비한거라 이런저런 대답을 했는데 약간 불만족 스러워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직장경력이 있으신분은 차라리 경력에 안넣는 것도 괜찮은 것같고. 잘 판단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다운 동기가 없으면 그리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종면접은 뭐랄까 실무면접과는 달리 어떤 판단을 하는 질문들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신있게 말하는 것과 KBS에서 바라는 답변 사이에서 잘 생각을 해보고 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결과는 탈락으로 나왔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탈락의 이유는 아무래도 저의 열정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면접관님들이 잘 보신것 같습니다. 이번에 스포츠 PD 합격하신분 보니 정말 지식도 많은 것 같고 스포츠 PD로 어울리는 것 같아 아 이분 합격하시겠구나 생각했는데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는 정말 스포츠를 즐기고 좋아하는 아이였는데 그 분은 왠지 제가 즐길 수 있게 잘 만들어주시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방송사 준비를 하면서 30살까지만 도전해보고 안되면 그만둬야지 생각을 했는데 올해 30이니깐 이제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새로운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란 다짐을 해보면서요.
이번에 합격하신 분은 정말 멋진 방송 만들어 주시고,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 분들은 더 열심히 해서 원하시는 일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최근 루퍼드 머독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데 저도 열심히 돈 벌어서 방송국을 살 수도 있는 거고 사람일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다 :)
그럼 다들 건승하십시오~~~
첫댓글 쿨하시네요..ㅎㅎ
직장 다니시면서 한번 더 해보세요...내년에 되실듯 합니다..^^
부담없는 문장이면서도 가려운 곳 빠짐없이 긁어주신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멋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정리 해주는 후기네요~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글로만 봐서는 누구신지 잘 감이 오지 않지만 더 좋은 기회가 찾아갈 거라 믿습니다. 화이팅!
so~~ cool~~~^^ 시원한 후기 감사합니다!!^^
와.. 근데 진짜 멋있네요 글쓴분!!
쏘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