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볼거리]서울라이벌 홍홍vs안안
'홍홍vs안안'이 도대체 뭐야?
어느 누가 봐도 단번에 알아차리기는 힘들 것이다. 바로 프로야구 서울라이벌인 두산과 LG의 타자들이다.
앞의 '홍홍'은 두산의 홍원기(28)+홍성흔(24).
뒤의 '안안'은 LG의 안상준(28)+안재만(27).
아!하면서 이제는 이해가 갈 것이다.
4월 1일 오후1시에는 '서울라이벌'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가 2년째 하고 있는 '불우이웃돕기 서울라이벌전'이 개최된다. 올해는 LG가 주최인데 입장료는 무료이며 두 구단은 현장에서 성금을 모금해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 경기는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물론 취지대로 불우이웃돕기의 의미도 있지만, 영원한 서울라이벌인 두 팀이 시즌전 마지막으로 전력을 점검하자는 것이다. 야구전문가들도 친선경기인 이 경기에서 시범경기 못지않게 올시즌을 예상하려 한다.
두산과 LG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이고 워낙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상품성도 가지고 있다. 특히 강타선들의 싸움이 볼만한데, 대부분은 두산의 '우즈-니일-김동주-심재학'과 LG의 '양준혁-로마이어-김재현-홍현우'의 대결을 예상하곤 한다.
타순의 배열이나 좌-우 쌍포의 대칭이 볼만한데 여기서 또 한가지 볼거리가 있다. 각 팀의 6, 7번에 배치된 홍원기+홍성흔과 안상준+안재만의 대결이다. 이름이나 나이 등에서 상당한 경쟁거리가 된다.
1. 파워
일단 네 선수 모두 클린업 트리오에 비하면 중량감은 현저히 떨어진다. 홈런수도 작년시즌 '홍홍'과 '안안'이 똑같이 15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언제든지 기회가 닿으면 홈런포를 가동시킬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홍성흔은 작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선배 박경완을 대신해 마스크를 쓰면서 야구예선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한 안재만은 이미 신인 때부터 '차세대 해결사'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줬다. 데뷔 첫해인 97년 8월에 이틀연속 9회초 대타로 나와 홈런을 쳐냈고 29일 시범경기 두산전에서는 3회와 5회에 각각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3안타 3타점 맹타를 기록했다.
2. 닮은꼴 그들
홍원기와 안재만. 둘은 언뜻 보면 전혀 매치가 안 된다. 하지만 닮은 점이 있다. 내야수로서 수비도 뛰어나고 한 자리를 붙박이로 있지 못하지만 어느 수비위치도 다 소화해 낼 수 있다.
홍원기와 안재만은 항상 글러브를 3개씩 들고 다닌다. 전천후 내야수로서 1~3루에서 외야까지도 부업(?)으로 겸하고 있다. 그들에겐 언젠가는 홀가분하게 글러브 한 개만 가지고 다닐 날이 올 것이다. 또한, 홍원기와 안재만은 등 번호 역시 똑같은 5번인 것이 이채롭다.
3. 인기남아(男兒)
홍성흔을 보면 두말할 나위 없이 프로야구계의 '오빠부대' 르네상스를 보는 것 같다.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성팬들이 불펜과 가까운 지정석 아랫자리 그물 앞에 자리잡고 시종일관 그를 연호한다. 안재만도 또한 스타급으로 알려지지 않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팬클럽이 활성화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실감한다.
4. 올 시즌 예상
홍원기와 안상준은 전망이 상당히 밝다. 일단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팀 내에서도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알려지고 있다. 모두 4할대(홍원기 .412, 안상준 .400)가 넘는 고타율을 기록 중이고, 안상준은 24, 25일 해태와의 시범경기 2경기에서 수비뿐만 아니라 8타수 6안타로 공수에 있어서 이광은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홍성흔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확실한 주전이 없다. 단지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기는 하나 이전까지는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구단간의 라이벌 외에 선수들간에도 상당한 경쟁의식이 있는 것이 사실. 주목을 받고 있는 '중심타선 대결' 외에 언뜻 보면 비중이 떨어지는 6, 7번 타선에서 새로운 볼거리가 생겨날지 모른다.
오는 5일, 2001시즌 대망의 21세기 첫 프로야구에서 전혀 다르지만, 닮은 꼴도 있는 그들 4명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박민서 <동아닷컴 e포터> minseo9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