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나의 10대 뉴스
박 순 덕
1. 행복한 글쓰기 입문
연초 시작한 글쓰기 공부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주변의 사물, 인물, 동식물 등에 큰 관심이 있거나 많은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 왔다. 글을 쓰려면 그 모든 것이 소재이며 재료인데 관찰과 연구와 관심 없이는 어떤 글도 나오지 않는다. 세상을 보는 나의 변화가 새롭다. 대상이 모두 아름답게 느껴진다. 책읽기가 취미라니 참 놀라울 다름이다. 더욱이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최 원현 선생님 지도하에 ‘겨울 숲의 향기’수필집에 15인과 함께 내 이름도 올렸다. 쫓기듯 그러나 즐거운 마음으로 다섯 편의 글을 썼다. 2024년에는 여유를 가지고 나만의 감성을 실어 알찬 글쓰기를 해보려 한다. 여기서 배운 내용 1/10만 활용해도 멋진 글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니면 또 어떤가, 즐거우면 된다. 난 요즘 즐겁다 매우 행복하다.
2. 장가계 여행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라 하여 선택한 곳이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해외여행이라면 제법 많이 다녀본 터라 웬만해선 큰 감흥을 못 느낀다. 그러나 그곳은 차원이 좀 다르다. 세계최장 케이블카, 99회 굽잇길, 공중 위 천연 동굴, 절벽 위 산책로로 유명한 국립삼림공원으로 대협곡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400m), 가장 긴(430m) 유리 다리가 있다. 고소 공포증이 있던 나는 오금이 저려 엉엉 울다시피 지나야만 했다. 페키지 여행이라 무섭다고 혼자 되돌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공포를 이겨내고 지나가던지 낙오되던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곳을 억지로 지나고 나니 고소 공포증이 사라진 듯하다. 백룡 엘리베이터는 고속으로 326m를 1분여에 올라간다. 그 또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내려 올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하염없이 내려 와야 한다. 영화 ‘아바타‘ 촬영지인 그곳은 바위기둥 높이가 150m이며 그런 것들이 수 없이 서 있는 광경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중국의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되고 만다. 더 이상 중국을 만만히 보지 못할 것 같다.
3.아들의 독립
올해 서른넷 되는 막내아들은 곧 결혼도 해야 되고 해서 얼마 전 독립해서 나갔다. 첫째랑 둘째가 나 갈 때는 허전 하다고 못 느꼈는데 이제 더 이상 남은 자식이 없고 모두 다 떠났다 생각해서 인지 뭔지 모르는 묘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부모로써의 의무는 낳은 자식을 잘 키우고 가르쳐서 제대로 독립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딸들은 각각 서른하나에, 아들은 서른넷이니 다들 적당 할 때 내 보내는 셈 이다. 자기들만의 새로운 둥지를 틀고 행복 할 것이라 믿는다.
4.고양이 공포 극복
나는 늘 고양이를 무서워했다. 그런 나를 놀려주려던 오빠는, 책상에 앉아 있던 내 등 뒤에서 몰래 고양이를 어깨에 올려놓았다. 나는 기겁을 했고 소스라쳐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어깨위의 고양이도 따라 놀라 발톱을 세워 나를 할퀴었다.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그 공포감. 그 이후로 고양이를 더 무서워했고 먼발치에서 그림자만 봐도 숨이 멎을 정도로 경직이 된다. 그런데 최고의 난관이 닥쳤다. 곧 며느리가 될 아들의 여자 친구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운다. “어머니, 저희 집에 초대하고 싶은데 고양이 무서우시죠?”한다. 아들 한테 들었나 보다. 딸아이가 지금은 강아지를 기르는데 처음에는 고양이를 분양하려 했다. “고양이야 나야? 선택해.”라며 반대 했었다. 그러던 내가 고양이 공포 극복에1 나섰다. 어떤 여성이 지나가는 비둘기를 비정상적으로 두려워서 절절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의 이상 행동도 얼마나 바보 같이 보일까 생각하게 되어서다. 그것들이 무서우면 얼마나 무섭다고 내가 저 작은 것을 두려워하는 게 말이 되는가. 지나가는 길 고양이를 피하지 않고 바라보면서 연습을 했다.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마인드 콘트롤을 하였다. 드디어 만나는 날, 손에 땀도 나고 긴장은 되었지만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속으로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를 주문처럼 외웠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도 터치는 아직 좀 더 필요 할 것 같다.
5.시어머니 요양등급 판정
요즘 들어 89세인 시어머니의 증상이 심상치 않다. 30대부터 당뇨를 앓고, 고혈압등 여러 종류의 성인병 치료 중이다. 고관절 수술도 시아버님 돌아가신 2009년에 받았다. 그래서 보행도 자유롭지 못하다. 눈과 귀도 노환인지 당뇨 합병증인지 아무튼 노쇠해 있다. 그에 따른 많은 약들을 시간 맞춰 드셔야하는데 깜빡 잊고 안 드신 적도 있다. 식사도 산책도 병원 진료도 모든 게 걱정이다. 어머니는 원불교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 보내 달라고 아들 볼 때 마다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사실 말씀은 그리 하셔도 아마 하루도 못 계시고 돌아오실 분이다. 주변에 알아보니 요양등급 신청하면 어쩌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절차를 밟았다. 신속히 일이 진행되어 등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그러면 뭐하나, 외부 사람 집에 들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갑자기 예전 아이들 어릴 때 외부인 집에 배달 오는 거 싫어하는 남편 때문에 자장면 한번 못 시켜 먹었던 일이 생각났다. 요양원 보내 달라는 어머니 말씀을 한귀로 흘려 들으라고 남편에게 말해 주었다.
6.라인댄스 입문
이왕이면 재밌게 운동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우연히 라인댄스를 알게 되었다. 그리 어렵지 않고 신날 것 같아 시작 했는데 정말 정말 재미도 있고 어느 정도 운동도 되는 듯하다. 한 선배는 허리가 아프면서도 5개 반을 모두 등록해서 다닌다. 열정과 에너지에 박수를 보낸다. 신입들 안내도 잘 해주고 이것저것 도움이 많이 되어 준다. 또 다른 선배는 30명이나 되는 수강생들의 간식도 혼자 챙겨온다. 간식 치고는 거한 순대, 떢볶이, 어묵, 떡, 음료, 과일 등등. 그러면서도 표정은 매우 밝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요 본인 스스로 하면서 즐거워한다. 시켜서 하는 것 이였다면 그렇게까지 신나하진 않을것 같다. 분기 별로 대접 받은 것 같다. 참 본 받을 일이다. 정말 다 들 존경스럽지 않은가. 나는 어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꿈꾸는 것인가?
7.헬스의 매력
고혈압 약 먹을 위기에, 운동으로 극복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헬스, 너무 매력적이다. 체력도 좋아지고 근력도 키우고 건강해 진다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 씩 하고 다음 날 일어나면 몸이 살짝 뻐근한데 그런 느낌이 아주 좋다. 그곳에 내 또래 깡마른 여성이 나타났는데 제법 오래한 듯 자세도 멋있고 무거운 기구도 거뜬히 들어 올리는 게 보기 좋았다. 물론 개중에는 러닝머신이나 실내 자전거나 타며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였다. 그들과 마주치고 말을 섞고 어울리면 안 될 듯해서 피해 다닌다. 그들은 오래된 회원들 같아 보였다. 나도 오래 다니면 저렇게 될까 두렵다. 다른 헬스장으로 옮겨야 할까?
8.바이크 선물
요번 생일에 아들로 부터 바이크 선물을 받았다. 두 번째 바이크다. 첫 번째는 딸이 6년전 생일 때 장만 해줬다. 날 좋을 때 몇 번 밖에 못타고 추워지면서 아쉽게 주차장에서 동면하고 있다. 지나다니는 오토바이만 보면 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 나 뿐 아니라 바이커들 이라면 누구나 다 그런 심정일 텐데, 봄이 오고 날 좀 풀리면 차도에 그런 바이커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럿이 무리를 지어 내 달릴 것이다. 동호회 끼리 모이기도하고 삼삼오오 각기 모여서 양평으로 가평으로 시원한 라이딩을 즐긴다. 규칙도 잘 지키고 무리하지 않으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 그들 나름의 원칙과 예의가 따로 있다. 예를 들어 나중에 온 바이크는 신호 대기에 먼저 도착한 바이크 앞으로 가지 않는다는, 말하자면 줄서기 뭐 그런 거다. 몰랐던 나는 한 교차로에서 공간이 있기에 앞으로 가서 파란 신호를 기다리게 됐다. 누군가 뒤에서 “어머니”해서 돌아 봤더니 바이크를 타던 그 당시 예비 사위였다. 길 위에서 잠시 인사를 나누고 각자 달렸다. 나중에 아들에게 들었는데 그렇게 앞질러 세우는 건 예의도 아니고 세치기와도 같다는 것이다. 다음 부터는 조심해야 겠다. 기분 좋은 것은 바이커들은 모르는 사람들끼리 도로 위에서 잠시 대기 중 서로 손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엄지척도 받는다.
9.커피, 다이어트, 렌틸콩
혈압주의 적신호가 떠서 시작된 다이어트. 왜 이리 먹어서는 안 되는 기호 식품들이 많은지. 논란이 많은 것 중 하나가 커피다. 어디서는 끊어라 또 어디서는 무관하다. 통 종잡을 수 가 없다. 그래도 안 좋다하니 일단 끊기로 했다. 생각하기 나름인지 안 마셔도 큰 무리도 없고 견딜 만 하다. 안 좋다는 흰 쌀밥, 설탕, 밀가루 음식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바로 끊었다. 가끔 아주 가끔 빵 한조각 정도는 스스로 허락한다. 반면 세계 5대 슈퍼 푸드인 렌틸콩 섭취를 시작 했다. 의외로 먹을 만하다. 아마도 꾸준히 먹을것 같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도 좋다는데 그건 혹시 나중에 혈압 약을 먹게 될 경우 그 때 가서 생각해 볼까 한다.
10.무릎 연골 주사, 골다공증 치료제
발등 통증으로 평소 다니던 정형외과에서 검사를 했다. 피검사를 하는 길에 골다공증과 연골 검사(X-ray)도 같이 받았다. 발 통증은 며칠 염증만 치료하면 되는 가벼운 병이였다. 큰 문제가 아니라 다행이였다. 무릎은 연골 주사를 맞기로 했다. 1년에 두번 정도만 맞으면 연골 보호도 되어 건강한 무릎 유지가 가능하단다. 일주일에 한번씩 3주 연속 맞으면 된다. 보험 처리도 되어 큰 돈 드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체계가 매우 잘 돼있어 적절히 활용하면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자동차 엔진 오일을 재 때 잘 만 갈아줘도 잔 고장없이 오래 탈 수 있듯 연골도 마찬가지이다. 골다공증은 한 1년 정도 먹어보자고 했다. 한 달에 한번씩만 먹으면 되는 아주 편리한 약이다. 검사 결과 수치가 그리 나쁘진 않다고 한다. 약을 먹으면 좋아 지기도 하고 적어도 더 나빠지지 않을 것 이란다. 두 달만 지나면 1년 되니 좋은 결과가 기대 된다. 아프기 전에 미리 검사하고 조치를 취하는 좋은 습관이 만들어 낼 좋은 결과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