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무서운 전립선암
착한 암’으로 불리던 전립선암이 국내 남성암 중 증가율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나 자주 발병하던 전립선암, 이제는 더 이상 만만하게 봐선 안 될 것 같다. 전립선암의 원인과 조기 진단, 치료 및 예방 식습관을 알아봤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과 관련된 장기다. 전립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정액의 일부를 형성하는 일이다.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액체는 정자를 보호하고 항균 작용을 하여 정자가 여성의 자궁 내에서 수정이 가능하도록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요로계에서 생식계로의 감염 전파를 막아준다.
이러한 전립선은 남성의 신체 기관 내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자리해 소변과 정액은 전립선을 거쳐야만 몸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전립선은 무게 20g에 불과한 작은 기관이지만, 성 신경과 혈관들이 붙어 있어 부주의하게 관리하면 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전립선암은 고기를 많이 먹는 미국 남성들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다. 미국 남성의 암 질환 중 세 번째로 사망률이 높다.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2003년 전립선암 초기 진단을 받았고, 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 역시 1990년에 전립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서양인에게 많이 발병하던 전립선암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서구식 식생활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내 중·노년 남성들에게 전립선암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아래 사항을 통해 전립선암 의심 여부를 체크해보고, 치료법 및 예방을 위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알아보자.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전립선암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급속한 고령화와 바쁜 현대인들의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등을 꼽을 수 있다.
1 고령화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비뇨기과종양학회에서 55세 이상 남성 약 4천 명을 대상으로 전립선암 선별검사를 시행한 결과, 55세 이상 남성 1백 명 중 5.2명이 전립선암 환자로 밝혀졌다. 이는 일본의 1.8명보다도 높은 수준이어서 아시아에서도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이 전립선암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나이 많은 남성이 전립선암에 잘 걸리는 것일까? 이는 전립선암이 발생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40세 이하 남성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50세 이후부터 점차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기 시작해 80% 이상이 65세 이후에 진단을 받는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전립선암은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2 유전적 요인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2.5배나 높다. 특히 형제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다른 형제의 전립선암 발생 확률은 일반인의 3배,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는 4배 이상 높다. 만약 가족 구성원 중 3명이 전립선암에 걸렸거나 3대에 걸쳐 발병한 경우, 친척 중 2명이 젊은 나이에 전립선암에 걸렸다면 다른 가족이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은 50% 가까이 된다. 이처럼 핵가족 내에 전립선암 환자가 3명 이상 있거나 3대에 걸쳐 전립선암이 있는 경우를 유전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3 인종적 요인
미국 흑인 남성들은 다른 인종들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백인 남성보다 심각한 형태의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으며, 재발 가능성 또한 높다. 전립선암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훨씬 더 높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체로 많은 미국 흑인 남성들이 전립선암 진단 당시 악성화 정도가 높은 암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호르몬
전립선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장기다.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생성하는 고환을 제거한 사람은 전립선암이 생기지 않는다. 전립선암 환자도 고환을 제거하거나 약물로 고환이 기능을 잃은 경우에는 암이 퇴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와 전립선암 발병에 별다른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많아 그 관계가 확실하지 않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암세포가 비교적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특별히 악성도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초기 자각증상이 없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암세포가 상당히 커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욱 조기 검진이 필수다.
PSA검사(전립선특이항원검사)
전립선암 진단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사.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전립선암을 발견할 수 있다. 전립선특이 항원은 전립선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립선 조직에 문제가 있으면 PSA 수치가 높게 나온다. 하지만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 등 다른 전립선 질환으로 PSA 수치가 높아질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PSA 수치가 낮다고 해서 안심할 것도 아니다.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는 프로페시아는 PSA 수치를 낮출 수 있고, 뚱뚱한 사람의 경우 PSA 수치를 통한 전립선암 조기 발견이 어렵다.
직장수지검사
40세 이상의 남성들은 매년 직장수지검사를 받는 게 좋다. 혈액 채취를 통한 PSA검사만으로는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직장수지검사는 두 번째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것으로, 정상 전립선은 고무처럼 표면이 부드럽지만 전립선암이라면 단단한 느낌이 있다. 검사 시 불편한 느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올바른 자세만 취해도 그런 느낌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전립선 초음파검사 & 전립선 조직 검사
항문을 통해 전립선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 초기 전립선암에서는 초음파 음영이 낮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으며 약 50%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초음파를 통해 보는 전립선 영상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립선 조직 검사로 확진을 받는다. 전립선 조직 검사는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채취해 암의 악성도를 평가한다. 소요 시간은 10분이며 조직 검사 후에는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전립선암, 이렇게 치료한다
전립선암은 병기에 따른 치료의 선택 사항이 다양하다. 국소성 암(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방사선 치료, 대기요법), 국소적으로 진행되어 전립선을 벗어난 경우(방사선 치료와 호르몬 치료의 병행 요법), 림프샘이나 뼈로 전이된 경우(호르몬 치료, 항암 화학 요법, 통증 조절을 위한 초점 방사선 요법)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한다.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젊은 환자에 비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들면 모든 근육이 약해지므로 수술 후 요실금이 생길 확률이 높다. 60세가 되면 근육과 더불어 신경이 40%까지 소실되는데, 이에 따라 발기부전이 올 수도 있다.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전립선암은 동시에 여러 군데에서 암세포가 자라기 때문에 이들 중 몇 군데만 제거해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은 전립선과 정낭을 통째로 들어내고 방광의 입구와 요도를 연결하여 소변 기능을 회복시킨 다음, 성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수술이다. 나이가 너무 많거나 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받기에는 부적절한 치료 방법이다.
복강경하 전립선 절제술
배 안에 가스를 넣어 공간을 확보한 후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 광원 카메라를 넣고 다른 구멍을 통해 수술도구를 삽입하는 수술. 기존의 개복수술(치골 뒤나 회음부를 절개한다)에 비해 피부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미용적으로도 좋다. 개복수술이 요도부터 전립선을 절제하는 반면 복강경하 전립선 절제술은 방광부터 전립선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로봇 전립선 절제술
로봇 수술은 사람의 손목 관절과 비슷한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 팔이 체내에 들어가고, 의사가 외부에서 원격조종 기계를 사용해 로봇 팔을 조작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육안보다 세밀한 최대 15배로 확대된 영상을 보며 요도와 방광을 꿰매는 작업은 전립선 주변의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며 암 덩어리만 떼어낼 수 있다. 의사의 손 떨림 방지 장치 등에 힘입어 전통적 방법보다 훨씬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개복수술, 복강경 수술보다 상처가 작고 안전하며 합병증이 현저히 적다.
방사선 치료
수술적 치료, 즉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하지 못할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70세가 넘는 고령에다 수술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 또는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경우 방사선 치료를 택한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좋으며 기대 수명도 늘어난다는 최근 연구 결과로 인해 젊고 건강한 경우에도 방사선 치료를 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호르몬 치료
호르몬 치료 역시 수술이 불가능한 연령대의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는 치료가 시행되는 동안에만 효과가 이다. 치료를 중단하면 그 즉시 암세포가 다시 자란다.
CHECK LIST
내 남편 이럴 때 전립선암 의심된다!
□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3명 이상 있다
□ 발기부전이 의심된다
□ 소변을 참기 힘들고, 소변 줄기가 약하다
□ 소변이 중간에 끊기거나 방울방울 떨어진다
□ 허리, 골반, 엉덩이, 허벅지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 사정액의 양이 감소한다
□ 소변이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온다
□ 배뇨 시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