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이 내린 저녁 기운 탓인지, 호기심이나 경계심과는 다른 스산한 감정이 소녀의 눈에 스치는 걸 느꼈다. 뚜르뚝은 라다크 레(Leh)에서 까르둥 라(5,606m)를 넘어 하루 종일 달리면 닿은 발티스탄(Baltistan) 마을로, 40년 전까지만 해도 파키스탄에 속했다. 카슈미르, 뚜르뚝 /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아비야네의 여인네들은 검정 치마 위에 ‘쿠르티스’라는 화려한 원피스를 걸치고 붉은 꽃이 그려진 히잡을 쓴다. 이슬람혁명 후에도 사라지지 않은 고유한 옷차림이다. 남자들은 통 넓은 바지를 입는데 아랫단이 격자 문양이면 미혼, 평행선이면 기혼임을 표시한다. 이란, 아비야네 /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날타르 호수를 떠난 트레킹로는 계곡 속으로 파고든다. 강줄기가 갈라지며 몸을 낮추는 자리에 부드러운 초지가 펼쳐진다. 설산과 빙하 지대를 향해 가는 길에 양치기들이 유일한 벗이 되어 주었다. 카라코람 일대에는 K2, 낭가파르밧을 비롯한 7000~8000m급 봉우리가 100개를 넘는다. 파키스탄, 날타르/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빙하 위를 걷고 돌무더기와 지루하게 싸우며 작은 초지 둔덕에 도착했을 때, 긴 지팡이를 들고 흰 수염을 기른 모습이 동화 속 산신령을 연상시키는 노인이 우리를 반겼다. 나뭇가지와 죽은 나무껍질, 소똥 따위를 모아 불을 지피고 그가 꺼낸 홍차가루로 짜이를 끓여 나눠 마셨다. 파키스탄, 파코라/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시멘트 벽돌로 지은 한 칸짜리 건물이 학교였다. 문 앞에는 아이들이 벗어 놓은 신발이 흩어져 있다. 마을은 평온했고 수몰 지구라고 하기엔 어색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산사태로 강이 막혀 카라코람 하이웨이 주변이 침수되면서 커다란 호수가 생겼다. 파키스탄, 굴밋/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이스마일리(Ismaili)는 시아(Shiite) 이슬람의 한 분파이지만, 다른 종파에 비해 온건하고 개방적인 편이다. 특히, 차도르 착용 등 여성에 대한 제약이 덜하고 여성 교육을 중시한다. 파키스탄, 굴밋/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산두르 고개를 넘기 전 여행자는 평화로운 강마을에서 쉬어 간다. 옥빛 강물이 S자 굴곡을 그리며 추수가 끝난 평원을 가로지른다. 순진무구한 기쁨을 지닌 아이들이 포플러 가로수 길을 달린다. 파키스탄, 판다르/2012. 2. 22 ~ 2.27 / 가나아트스페이스
다민족 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일정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여러 언어를 사용할 줄 안다. 마스튜지에서 알게 된 학생은 우르두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코와르(치트랄 지역언어), 부르샤스키(훈자·야신 지역언어)를 할 줄 알았다. 파키스탄은 인도로부터 분리 독립하기 전 영국의 식민지였다. 파키스탄, 마스튜지/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그들은 하루에 한 번 있는 패신저 지프(승객이 차면 출발하는 합승지프)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둘은 남매 사이였다. 부니 골 마을에서는 힌두쿠시 최고봉인 눈 덮인 ‘티리치미르’가 보인다. 파키스탄, 부니/2012. 2. 22 ~ 2. 27 /가나아트스페이스
칼라쉬 계곡에는 생명이나 사물을 순수한 것(온제스타)과 순수하지 않은 것(파라가타)로 나누는 풍습이 전해진다. 여자들은 머리카락을 다섯 갈래로 땋아 내리고 형형색색 무늬를 넣어 장식한 ‘수스트’라는 모자로 감싼다. 이슬람 국가에서 유일하게 전통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비무슬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파키스탄, 룸부르/2012. 2. 22 ~ 2. 27 / 가나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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