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1666E445515D78E214)
거리 곳곳엔 귀향객들을 상대로 하는 선물용품점들이 즐비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B9546515D792B33)
어제부터 만 하루동안 따뜻한 온기를 한번도 느끼지 못하고 얼어있던 우리에게 다행히 중국의 대중 분식집이 눈에 띄었다.
벽에 붙어있는 그림을 보고 주문을 하면 되는데다가 가격도 무척 저렴하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볶음밥과 돼지고기 고명이 들어간 국수 두 개를 시켜 먹었는데도 21위안(한국돈 3,600원)밖에 안한다.
몇번을 칭찬해도 모자를만큼 맛있었던 식사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78141515D79680F)
난 안장 높이나 핸들바 각도가 약간만 어긋나도 온몸의 관절이 신호를 보내오는 예민한 체질인데, 박대리는 그렇지가 않다.
자신의 컨디션조차 체크가 안된다.
결국 졸음운전을 하다가 넘어져버렸다.
어쩐지 백밀러로 보이는 박대리의 속도가 평상시보다 이상하다 싶었다.
그러나 설마 자전거를 타면서 졸줄은 꿈에도..
다행히 무릅에 약간의 타박상만 입고, 자전거도 고장난 데가 없다.
문제는 박대리의 전압이 0 볼트에 가깝게 방전됐다는 것.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1083E515D79B80B)
<당일 사진을 찍지 못하여 다음 날 찍은 사진을 사용하였음.>
넘어진 곳에서 5분쯤 걸어가니 외진 곳인데도 영업을 하는 빈관이 하나 보인다.
난 따로 한문을 공부한 적은 없으나 어렸을때문터 신문을 읽었던 덕을 중국에서 보고 있다.
한자가 웬만큼 읽혀진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박대리에게 필요한건 휴식.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8583D515D79FB33)
한국돈 7천원 정도의 저렴한 여관인데, 구석구석을 둘러보니 숙박비가 아니라 역사박물관 입장료를 낸 느낌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3B243515D7A3618)
보안은 9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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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은 재시공 등급.
![](https://t1.daumcdn.net/cfile/cafe/01317C41515D7AB61A)
화재등급은 영업정지 수준이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DCC41515D7B3D10)
화장실은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1FA3D515D7B9008)
입김이 담배연기보다 진하게 나오는 냉동실에서 언제 합선될지 모르는 전기장판과 30kg 쯤 되는 솜이불을 덮고 회복중인 밧대리.
(저렇게 브이질을 하면 충전중이라는 표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1983E515D7BCE05)
코에 고드름이 얼정도로 실내온도가 낮은 탓에 박대리는 얼굴에 깔깔이를 덮고 자고, 난 어제 동네슈퍼에서 산 9백원(5위안)짜리 빵을 먹고 있다.
저 빵이 저래뵈도 대단한 내공을 가진 빵이다.
먼저 제조날짜가 작년 말이다.
유통기간은 아예 표시도 안되어 있다.
6.25때 두만강 코앞까지 밀고 올라갔던 한미연합군을 수원까지 후퇴시킨건, 저 빵을 식량겸 벼개 삼아 꽹가리를 치고 물밀듯이 밀고 내려왔던 중공군 덕분이었다.
총이 모자랐다던 중공군에게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저 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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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이 보일정도로 부실해 보였던 중국산 전기장판의 힘은 실로 엄청나서, 물병의 물을 모두 얼려놓는 실내온도에도 불구하고 박대리와 김기사를 단잠에 빠져들게 했고, 우린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하여 다음 도시인 라이양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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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에게 항상 만족감을 안겨다주는 분식집을 찾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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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까지 한 병 곁들인 식사값은 5천원.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34B3F515D7D3509)
청도까지 1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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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면은 보충했지만, 지난 1년동안 이런저런 바쁜일로 자전거를 거의 타지 못한 우리들에게 이틀간의 강행군은 무리였고,
무엇보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속에서 자전거를 타느라 얼굴이 얼어있는 박대리에게 휴식이 더 필요하다 싶어서 괜찮은 숙소를 잡고
한 이틀 쉬기로 했다.
사진에 보이는 은행 건물이 3성급 호텔.
1박에 25,000원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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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땅이 좁아서 호텔 변기물통 위에 세면대를 만들어 놓는데, 역시 대륙답게 자전거 두 대를 넣고도 베드민턴을 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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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별로 크지 않은 도시임에도 중심가 사거리엔 그 복잡함이 원주율 못지 않다.
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
(어느게 더 복잡한지 알려주시는 분에겐 중공군 빵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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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면도로엔 아직도 옛모습들이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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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서양의 파티보다 동양의 명절이 더 인간적이고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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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티기 가게다.
복을 중요시 하는 중국사람들에겐 아마도 저 곡식과 더불어 복까지 크게 부풀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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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자연경관보다는 시장과 골목을 더 좋아하는 우리가 이런데를 지나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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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을 터트리면 악운이 물러가고 복이 온다고 믿는 중국사람들의 명절에서 폭죽은 빼놓을 수 없는 소품이다.
아예 어느 골목 하나가 모두 폭죽 전문상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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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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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와 황소개구리를 닮은 오리와, 황구를 닮은 돼지편육을 식사겸 안주 삼아 맥주 한병씩 나눠 마셨다.
여긴 맥주값이나 생수값이나 비슷하다.
600ml 칭다오맥주 한병이 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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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칼이 이번 여행에 적합한 소품중 하나인데, 독일 자전거 용품 업체인 씨티바이크에서 패니어들을 살 때 사은품으로 딸려 보내 준
스위스제 과도이다.
무게가 볼펜 하나 정도로 가볍고 칼날이 손잡이 속으로 들어가는 구조라 휴대가 간편한데다가 재질 또한 좋아서 성능이나 내구성 모두 훌륭해 보인다.
내일은 이 도시를 더 둘러보고 핸드폰도 개통할 예정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46746502DDEF924)
첫댓글 정말 재밌네요! 앞으로도 꾸준히 올려주세요 ㅎㅎ
에필로그부터 끌려 쭉 읽고 있네요. ^^ 길 위에서 항상 건강하고 안전하길 바래요.
철학적인 화장실 수준에서 빵 터졌습니다 ~~
잼난 설명과 해학적인 달필에 광 펜이 될것을 예감합니다 박대리님 신경 많이 써주시길바랍니다 ^^*
밧대리에서 뿜었습니다. ㅋ
정말 재미있고, 재치있고 정감 넘치는 여행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화이팅!!!!!
정회원 등록 후 처음 읽는 건데, 정말 재밌네요...자전가 타고 졸다가 넘어졌다는..읽는 사람은 우습겠지만 당사자 분은 얼마나 피곤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