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사법방해 종합세트' 오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구요?
당연하지요. 그런데, 그 경종을 연예인에게만 울려야 하나요? 대통령은요? 대통령 부인은요?
'바이든-날리면'은 어떤가요? '김건희 디올백'은요? 채수근 해병 사건 수사 외압은요?
그게 진짜 '사법방해 종합세트' 아닌가요? 대통령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검찰 경찰 등 국가권력기관을 동원했고, 방심위 등 심의기구를 검열의 도구로 악용하여 공영언론과 독립언론에 재갈을 물렸잖아요.
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연예인만이 아니라 대통령도 대통령 부인도 법 앞에 평등한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젊은 해병을 죽음으로 떠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서서히 안개가 걷히면서 그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불안하고 조급한 누구는 연막을 피워 가리려 하지만, 그건 참으로 우매하고 아둔한 행동입니다. 연막을 피운 곳에 범인이 있다는 건, 범인은 현장에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처럼 드라마에 종종 나와 누구나 아는 진리입니다.
숨기려고 하는 자가 범인입니다.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듯이.
외국회사의 쬐끄만 빽이 아닌 명품 디올백을 진상받은 대통령 부인은 칩거에 들어간 지 169일 만에 드디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그 긴 세월 동안 돋보이고 싶은 욕망을 참고 견디느라 몹시 힘들었을 겁니다. 듣자하니 곧 칩거로 미루었던 해외 순방에 나선다고 합니다.
‘마초’ 홍준표 대구시장의 지론에 따르면 ‘상남자’인 대통령 남편은 공개 행보에 나선 아내를 위하여 디올백 수사도 주가조작 수사도 모두 날려버리는 ‘방탄 인사’로 화려한 카펫을 깔아주었습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뺑소니 친 걸로도 모자라 운전자를 바꾸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거짓으로 일관하다가 거짓이 거짓을 낳고 죄가 죄를 부르는, 그래서 결국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게 됐습니다.
그 사건을 보면서 ‘바이든-날리면’이 생각나고, ‘김건희 디올백’이 생각나고, 젊은 해병의 어이없는 죽음이 생각났습니다. 그런 걸 일컬어 데자뷔라고 하더군요.
하나의 거짓을 감추려면 두 개의 거짓이 필요합니다. 거짓이 늘어갈수록 그걸 감추려고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점점 외통수로 몰리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세계는 바쁘게 움직이는데 선진국 문턱을 겨우 넘은 내 나라는 대통령 부부를 지키느라 국력과 국가의 에너지를 탕진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선진국 문턱에서 그대로 미끄러져 내릴 것만 같습니다. 대통령 부부도 국민도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그 이유는 다르지만...
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을 동시에 불렀다. 대질 신문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 그랬을 거다.
김계환 사령관은 난감했을 것이다. 군인으로서 상관(이종섭 국방장관)을 곤궁하게 하는 진술이 불편했을 것이고, 억울한 누명을 쓴 부하를 수렁으로 떠미는 진술이 난감했을 것이고, 박 대령과의 대질 신문은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야전복을 입고 출두했을 것이다.
박정훈 대령도 난감했을 것이다. 누가 거짓을 말하는지 따지는 옛 상관과의 대질 신문이 유쾌할 리가 있겠는가. 그러나 상관에 대한 미안함보다 누가 젊은 병사를 죽음으로 떠밀었는지, 그 진상을 밝히는 것이 해병대를 지키고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 믿기에 계급장 없이 대질 신문에 임하고자 군복 아닌 양복 차림으로 출두했을 것이다.
이건, 내 생각이 아니다. 인터넷 방송에서 우연히 들었다. 이런 얘기가 주류 언론에는 나오지 않는다. 시민이 기자보다 똑똑하다. 언론은 길을 잃었고, 집단지성이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요. 인정해요. ‘이러면 누가 사단장 하겠냐’고 대통령이 격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통령이 격노했을 때는 채수근 해병이 왜 어이없는 죽음을 당했는지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이러면 누가 사단장 하겠냐’며 임성근 사단장을 두둔하는 격노를 했을까요? 국민은 그게 궁금한 겁니다.
대통령의 말대로 그 격노가 ‘왜 무리한 수색작업을 하여 병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느냐’는 질책이어도 그렇습니다. 무리한 수색이 사망의 원인이었다면 철저하게 조사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그런 불행한 사고가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했어야지요.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의 주장대로 사단장이 병사가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았을 겁니다. 고의로 부하를 죽음으로 떠미는 지휘관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예상되는 위험에 대비하여 부하 병사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또한 지휘관의 책무입니다. 급물살이 흐르는 위험한 상황인데도 구명조끼 등 안전장구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조치도 없이 수색작업을 하도록 했다면, 그 지휘관은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일보 독자들의 수준이 결코 낮지 않을 텐데 이런 칼럼에도 구독을 끊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구요. 혹시 조선일보 독자들은 조선일보에 세뇌된 극성스러운 독자들이고 강성 팬덤이라 그런가요?
그렇다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개딸 팬덤’ 운운하며 혐오 프레임을 씌우면 안 되지요. 안 그래요? 관중석에 열성 팬들이 없으면 프로 스포츠는 다 망합니다.
FM(Field Manual)대로 강직하게 업무를 수행한 박정훈 대령은 항명으로 몰려 영창에 갈 뻔했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지금은 외진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홀로 벽을 쳐다보는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더군요.
조선일보가 진실로 보수를 지향한다면, 지금은 격노를 즐겨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진짜 군인 박정훈 대령 구하기'에 나서야지요. 안 그래요, 조선일보?
오늘의 뉴스로 영어로 배우기
방송심의위원장 류희림과 전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황상무는?
유유상종: 끼리끼리 논다.
초록은 동색: 그 x이 그 x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오십보 백보: 거기가 거기.
It’s six of one and half a dozen of the other.
'하나밖에 없는 아들 채수근 해병의 어이없는 죽음도 159명이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도 '아유 뭘 이런 걸' 하며 받은 디올백 진상품도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을 울렸을 주가조작 수사를 뭉개는 것도 처가 땅을 향해 구부러지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도 선거 앞두고 내질렀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의료 공백 사태도 모두가 다 내 책임이다'를 한 문장의 영어로 줄이면?
The BUCK STOPS here! (모두가 다 내 책임이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