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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
네팔은 아열대기후라서 3천미터 아래에서는 눈을 전혀 볼 수 없다
밋밋한 들길에 붉고, 하얗고, 노르스름한 꽃들이 지천에 피어있어서 천상의 화원이 연상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인세티아나 사르비아가 풀꽃인데 반하여, 여기에서는 모두 나무로 변해 있는 점이 특이하였다
계단식 경작지(다랭이논)
수수, 밀, 귀리 등을 재배하는 다랭이논은 경지면적을 최대화하려는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모디콜라를 따라 죽 늘어선 마을의 다랭이논은 세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 지역에서 많은 일광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이 주는 조건에 맞춰 살아가는 인간 생존법의 증거이자, 네팔인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세계 유산이다
절묘한 시각적 형태미의 지표예술(Earthen Art) 다랭이논은 하나의 산 전체에 조성되어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물, 물, 물
산에는 물이 있어야 한다. 산과 물은 서로 어울리며 상응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이들을 합쳐 산수(山水) 한 몸으로 이야기 했다.
히말라야는 한없이 자유로우면서도 풍경의 일체감을 이루어내는 이유는 적절한 장소에 물이 있기 때문이다.
산이라는 부동(不動)함과 물의 유동(流動)이 음양의 태극처럼 어우러져 역동적인 과정을 통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
촘롱콜라(Chomrong Khola), 모디콜라(Modi Khola)와 나란히 걷기도 하였고, 건너기도 하면서 나아갔다 (Khola=강)
에코(Eco)생수
히말라야에 물은 풍부하지만 석회성분이 많기 때문에 함부로 마실 수가 없다
우리는 아침에 출발할 때마다 에코생수를 한 병씩 사서 배낭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마셨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고산병 예방에도 좋다고 해서 일부러라도 하루에 물 한병씩은 꼭 마셨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생수가 있지만 히말라야에서는 오직 하나의 생수, 에코생수가 완전히 점령하고 있었다
눈동자가 맑은 아이들
히말라야에 사는 어린이들의 눈동자는 맑고 지순하여 바라보는 우리들이 부끄러워진다
그들의 눈동자에서는 히말라야의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고, 모디콜라의 물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우리들에게 캔디(candy)를 요구했지만 나는 고국에서 가져간 네임펜 세트를 주면서 '나마스테'를 말하였다
나마스테는 ‘안녕하세요’ 라는 말이고, ‘안녕히 가십시오’ 라는 뜻도 되는 말, '행복하십시오’ 라는 뜻도 되는 말이다
타인과 소통을 위한 최초의 악수 같은 말이면서, 기약조차 없이 헤어질 때 아스라이 흔들어주는 결별의 손짓 같은 말...
노점상
어떤 로지에든 그 옆엔 노점상이 있다. 물론 작은 토속 기념품을 팔고 있다
처음에는 독특하고 싼 맛에 사기도 하지만, 계속 똑같은 물건들을 보다 보니 나중엔 시들해진다
우리는 참롱의 Kalpana 로지 옆에 있는 노점상에서 가장 많은 물건을 사면서 티벳 아가씨와 친해졌다
랄리구라스(Laliguras)
해발 2,000m부터 3,500m까지 주로 피는 꽃으로 네팔의 국화이다
그 종류가 무려 75가지나 된다고 하며 잎은 독성이 있어서 약으로 쓰인다고 한다
색은 우리나라 동백꽃과 같은 붉은 색이며(좀 더 화려함) 수백년 묵은 나무들이 집단으로 자생하고 있다
고래파니 부근부터 랄리구라스의 무성한 숲속을 걷기 시작하여 하루종일 벗어나지 않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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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Porter)
말 그대로 짐꾼을 이야기 하는데, 이들이 없으면 일반인들이 ABC에 오르기란 대단히 어려워진다
설산에서 만난 대부분의 포터들은 순수한 눈빛에 수줍은 미소를 품고 있다
때때로 짐꾼들의 풍경은 이 히말라야 속의 또다른 설산이요, 산맥처럼...살아있는 자연 그 자체로 다가온다
위령탑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오르면 여기저기 많은 위령탑들이 보인다
안나푸르나는 많은 산악인들의 도전본능을 자극하여 이곳에서 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세상을 떠난 것이다
1950년부터 2006년까지 1,437명의 안나푸르나 등반대 중에서 탐험대 43명과 셀파 15명이 숨졌다고 한다
눈속에 말없이 서있는 위령탑들은 인간이 지극히 나약한 존재란 걸 알고 자연을 경외하라고 웅변하는듯 하다
레드 불(Red Bull)
히말라야 롯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이다
붉은 소 두 마리가 저돌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상표는 음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레드 불은 1987년부터 300억개 이상 팔린 세계 1위의 강장음료이며, 본사는 오스트리아 푸슬암제에 있다
맛은 우리나라 박카스와 비슷한데.. 마셔본 결과 갈증이 약간 해소되었고 소변의 양만 많아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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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당나귀, 노새
바퀴 달린 것이라곤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이곳에서는 이들이 운반수단으로 소중하게 이용된다
산 위에서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노새와 나귀가 먼저 가야 한다
짐을 지고도 늑장을 부린다고, 한눈을 판다고 때때로 매를 맞아야 하는 그들의 운명이 서글펐다
노새는 암말과 숫당나귀의 교배로 태어나는데 새끼를 낳을 수 없다는 엄청난 비극을 안고 있다..둘의 장점을 적당히 갖춤
너와집
히말라야에는 넙적하고 반듯하게 쪼개지는 편마암류가 지천에 널려 있다
이 돌을 넙적하게 잘라서 지붕의 재료로 사용하였는데 천년이 가도 끄떡하지 않을듯 하였다
히말라야에 기대어 살면서 자연으로부터 먹을 것과 생활의 재료를 얻는 고산족들의 지혜가 번득였다
에베레스트맥주
지대가 높은 로지는 필리핀 산미구엘 맥주가 점령하고 있었지만 아래로 내려오니 에베레스트 맥주가 보였다
맥주병에는 에베레스트를 초등정한 뉴질랜드인 힐러리(Edmund Hillary)의 모습이 있는 상표가 붙어 있었다
설산의 깨끗함과 모디콜라의 시원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맥주가 한모금 들어가니 그동안의 피로가 싸악 가시었다
세르파(Sherpa)
세르파는 네팔과 인도의 시킴 주에 사는 산악 부족의 이름이며, 티벳인의 후손의 명칭이다
히말라야 등반시 현지 고용인 대부분이 고소 적응에 순화된 세르파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우리의 가이드 펨바(Pemba)는 에베레스트 4천미터 지대에 사는 세르파족으로서 한국말을 제법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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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있는 묘비
마을 입구에서는 이처럼 화려한 꽃으로 치장되어 있는 묘비를 종종 만날 수 있다
마을의 족장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죽으면 이렇게 묘비를 만들어 기린다고 한다
묘비 위에는 나뭇잎, 야생화, 나무열매, 붉은 천 등을 꿰어 엮은 새끼줄이 가로질러 걸려 있었다
네팔 전통모자-뚜비
뚜비는 네팔의 전통모자인데 100% 양모로 짜여져서 대단히 따뜻하다
이중구조로 되어 있고 귀마개까지 달려 있어서 히말라야의 바람을 막아주기에 안성마춤이다
나는 아침 저녁으론 꼭 뚜비를 쓰고 다녔는데.. 롯지에서 잘 때 머리에 써도 아주 좋다
첫댓글 감동 감동 감동입니다. 가기전에 공부하고 직접가서 느껴보고 다시 후기를 보니 현장에서 보지 못한 꽃들을 여기서 보니 꽃들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안나푸르나를 만난것은 행운이엇지만 친구와 일행들을 만난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카메라에 담으면 추억이 되고, 화폭에 담으면 그림이 되지만, 가슴에 담으면 그리움이 됩니다. 안나여인이 보고프고 그리울 때면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다음카페/ 김용구의 부동산교실로 모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겠습니다.
좋은 글을 읽으며 감동의 순간들을 되세겨 봅니다.
우리 직원들에게 신산회 카페를 알려주었더니,
모두들 부려워 하고 젊은 친구들도 도전하고 싶다고 하는 군요.
좋은 글 고마워요.
이 모든 것이 가슴에 쌓여 ...
삶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되어
빛나는 나날이 되시길 빕니다.
그날의 모든 느낌이 ...
간접경험이지만 ~
덕분에 ...마음안에 생생히 담아 갑니다.
감동의 11박 12일 트레킹 스토리를 엮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변에 모든분들이 이좋은 산행기를 보면 얼마나 좋으실까 생각 됩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 한번쯤은 에베르스트쪽으로 가야하는데 아직은 시간과 여건이 저에게는 허락치 않지만 글로 그리고 사진으로 잘 감상하였습니다..
히말라야의 이야기들을 스토리로 잘 엮어주셨는데 마지막 요약본이네요.이 세련되지 않으거 같은데 이름은 이쁘네요.
뚜비는
기록으로 남기시느라 고생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