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관중 동원 능력, 순위경쟁만큼 흥미진진…LG 1위 탈환
지난 일요일 LG와 삼성의 경기가 잠실에서 펼쳐졌다. 휴일을 맞아 2만6천여명의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2만6천여명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남달랐다.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과 최하위에 허덕이고 있는 LG의 경기는 어찌보면 결과가 뻔한 싱거운 경기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두 팀은 9회 말까지 승부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삼성이 9-8로 힘겹게 이겼다. 결국 삼성은 3연승으로 가장 먼저 20승을 달성했고, LG는 5연패의 나락에 빠지며 아홉수(9승)에 묶여 있다.
흔히 말하는 관중동원은 홈팀의 경기에 들어오는 관중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두산과 LG가 잠실에서 두산홈으로 경기를 한다면 3루쪽에 LG팬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두산의 관중으로 기록된다. 원정팀 팬수가 많은 잠실을 제외하고는 지방의 구장에서는 3/4이상이 홈팀 팬이므로 위의 원칙은 일리가 있다.
30여경기를 치르고 각 팀의 홈경기도 15경기를 넘게 치른 지금, 관중동원 능력이 순위경쟁 못지 않게 큰 이슈다. 작년까지는 LG와 롯데의 관중동원 능력이 최고였다. 잠실과 사직 등 대형구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점으로 작용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틀리다. LG에 단 한번도 관중동원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두산이 지난 주초 20만명을 가장 먼저 돌파하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관중동원에선 고개도 들지 못했던 지난시즌 7, 8위 한화와 SK가 관중 증가율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LG는 두산과 더불어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팀은 8개구단 중 유일하게 홈관중 20만명을 돌파한 팀이다. LG는 팀이 비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팀에 대한 팬의 사랑은 끊이질 않는다. 구단도 이에 보답하듯 지난 13일 경기에는 LG의 트레이드 마크가 새겨진 노란 수건을 3000장 무료 배포하는 등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이 덕택인지 LG는 성적과 반비례로, 두산에게 잠시 빼앗겼던 관중동원 1위를 탈환했다.
또한, 한화는 주말 삼성과의 홈 3연전을 '한화-삼성 라이벌전'으로 정하고 모기업의 협조를 얻어 대대적으로 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 한화는 삼성의 협조로 대전지역 그룹계열사 직원들을 초청 관람케 하는 등 색다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프로야구 후원업체답게 지난해부터 구단과 계약을 맺어 삼성카드 소지자는 무료입장을 시키고 있다. 올해는 그 규모를 더 늘려서 7개 구단의 홈경기 입장때 삼성카드(애니패스, 지앤미 등 6종) 소지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두산의 홍성흔 선수는 지난 시즌에 "경기장에 관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처럼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수록 구단만 즐거운 게 아니라 선수들도 흥이 나서 더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어느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야구장 한번 더 가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 한국프로야구 중흥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KBO로서도 지금까지 27%정도의 관중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300만 관중은 쉽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도 야구장 한 번 더 가시지 않겠습니까?
박민서 <동아닷컴 e포터> minseo9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