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맞은 총알의 영향으로..지금도 난 양쪽 시력이 짝짝이다. -_-
0.7에 0.1
쓰바...오른쪽 아랫 눈꺼풀이 뽈록하고 이상한 액이 흘러내렸다.
울어도 안나와서 손가락 넣어서 꺼냈다.
한동안 안대차고 다녔다.
오빠? 내 목 자르려다 걸린 이후로 가장 많이 맞아야했다.
그래도 골목 나가서 자랑하는거 들었다.
"있지...내가 5m 밖에서 내 동생 눈에다 명중시켰다~~"
쓰바...그럼 실수가 아니었단 말야??
[6]
내가 국민학교 4학년땐가..
아침자습을 다 못하면 손바닥을 맞던 시절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치사뽕한 나...
명상의 시간에 책상밑에다 공책 깔고 욜라리 불나게 자습
문제 풀고 있었다.
그러나..이에 시비를 걸던 우리반의 D모군...
시비에 시비가 꼬리를 물고 둘이 대판 쌈이 붙었다..
내가 배를 깔고 앉아서 어퍼컷을 날리자..
저도 남자라고 꼴에 열받은D군... 라이트훅을 내게 멕였다.
다음 쉬는시간...
내친구들이 5학년 교실로 꽁지에 불붙게 달려가서 단순무
식지루...가 아니라 조루..인 오빠에게 일러바쳤던것이었
다.-_-::
나는 맞은 것도 까먹고 놀고있는데..
운동장 한복판이 웅성웅성한 개떼들로 난리였다.
'쌈이닷!!'
뇌리를 스치며 얼렁 구경하러 갔다.
..........
..........
울 오빠가 자기반 남자 30여명 다 끌고 와서 돌림빵하고
있었다. 내가 봐도 치사했다..섀끼..일대일에 자신없나..
-_- ;; 불쌍한 D군..
얼굴에 피칠갑을 한채..
흙도 퍼먹고..풀도 뜯어먹어야했고..
구경온 내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면서 외쳐야했다.
"잘못했습니다 여왕님..!!! 잘못했습니다 여왕님!!!"
오빠가 사랑스러웠다.
그놈 일년동안 내 꼬봉이었다.
[7]
이렇듯 화목했던 우리의 어린시절은 가고...-_-;
드디어 오빠가 중학교에 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진학하게 된 학교는 인근의 개날라리 똥양
아치들이 다 모이는 학교로 이놈이 그 학교에 가더니 여
러가지를 매일매일 배워와서 순진한 어린 동생에게 가르
치기 시작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노래가 대부분이었다..
머..그런 종류였다..-_-;;; 죄송함당...
이놈이 그림을 잘그리는 관계로...
여자들이 멋지게 홀라당 벗고있는 그림을 손수 그려다 팔
기도 하고.. 또한 아버지께서 특이한 직장에 계시는 관계
로 집에는 압수된 빨간책이 많았는데, 그걸 종종 학교에
가져다 팔기도 했다. -_-::
그즈음..오빠는 항상 지 방문을 꼭꼭 잠근채 나오지 않곤
했는데 아마도 인생에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것들을 독학
했으리라고 이 동생은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본다..-_-::
훗날 이방이 오빠의 대학진학으로 내 놀이터가 되면서..
이동생..오빠가 미처 없애지 못한 많은 삐리리한 흔적들
을 발견하고..
그 이쁜 얼굴로 이런걸 보다니 가증스러운놈..하며 치를 떤 바있다. -_-;;
이 시기는 '에로기'였다고 내맘대로 이름을 붙여본다..
이땐 오빠 얼굴 보기 힘들었지만..
오빠방에서 없어진 삐리리책을 찾으러 오빠가 내방에 올때..
일주일에 한번쯤 서로 책을 교환하며..
밝게 웃곤했다. -_-::
[8]
어쨌든 또 이놈은 계속 잘도 자랐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이놈의 광기는 갑자기 누그러 들더니.. '머슴'형 오빠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별안간 내 말에 절대 복종하게 되었
던 것이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씨바..
아마 지놈도 인간인데 뭔가양심이 있었던게 아닐까..-_-
우리의 관계는 이시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거듭나게 되었
던 것이다. 그즈음 우리의 대화..
아침시간.. 고등학생인 오빠가 먼저 학교에 간다.
"여왕님..다녀오겠습니다.!!" (발끝을 낼름 핥으며 인사
한다...-_-;)
"오냐. 귀찮게 말시키지 말고 빨랑가.. 이 씨방세.."
"넵! 여왕님!" (낼름~)
그리고 하교시간이면 내가 좋아하는 과자류를 알아서 사
오고.. 내 염색약(중학생도 한다..-_-)도 알아서 색깔별
로 사오고..
"여왕님!! 새로운 컬러가 나와버렸슴니다요..!"
어쨌든 그땐 그랬다.
[9]
이놈은 이렇게 나에게 복종하면서 열심히 공부한 결과..
여왕님의 은덕으로 한의학과에 당당히 합격하게 되었다.
타지에 나가 공부하게 된 오빠..이젠 방학때나 볼수있게
되었다. 방학이 오고...하루종일 붙어 지내며..
난 당연히 예전처럼 까대며 살았다.
그러나.. 몰랐다..이놈이 또 진화 했음을..
(지가 무슨 피카츄냐? 라이츄로 진화하게...ㅜ_ㅜ)
밥먹으며 엄마 아빠 앞에서..
"지영아~ 오늘 오빠야가 일찍일어나서~~깔깔깔...
이것두 하고~~ 씨불씨불~ 궁시렁~~"
"아..씹쒜...드럽게 떠드네.."
"그래서...~~ 나불나불~~~"
"조용히 안해~? 안그래도 정신 사나운데..
"그랬는데~~~ 씨불씨불~~~히히히"
"허참..그 개쉐..뉘집자식인지... -.-;;;
순간.. 나는 보았다.. 오빠의 눈에 불이 붙는것을..
헉.........피해야했다.
어린시절의 악몽이 주마등처럼 되살아나며 나는 느꼈다.
노병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업그레이드되어 나타날 뿐이다....!!!
나는 상황을 무마 시키려고 얼른 일어나 냉장고를 열고
쭈그리고 앉아 야채칸을 열고 비굴하게 말했다.
"규......귤이....맛이 있...으려나.....아...?"
순간..오빠가 뒤에 같이 들어와있었다.. 나를 일으켜 세
우고 멱살을 잡은 다음... 자기는 문 밖으로 나가더니..
문을 쾅!! 닫구서 짓누르는게 아닌가....!!
나는 졸지에 냉장고 문에 껴버렸던 것이다.
쓰바...갈비뼈 으스러지는 소리 났다...우두둑.
그러나 고통보다 더한것은 쪽팔림이었다.
흐흑...엄마아빠의 표정은..
'고뇬...오빠한테 더럽게 개기더니 ...당해봐라..' 하고
방관하는 모습...아빤 휘파람까지 불면서 신문을 가지러
나가시고..
"참나.. 내가 이제 좀 잘해주려고 맘먹으니까.. 이게 뵈
는게 엄써???"
"..........ㅜ.ㅜ"
"야! (뺨을 툭툭치며)야!!야!! 아까한말 다시해봐...하하..이게 참나.."
".............웅얼웅얼...ㅜ.ㅜ"
"머라고?? 안들려...크게 복창한다..실시!!" 흑...그날 진짜 오랫만에 맞아
봤다.
10]
오빠가 대학교 2학년때..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서 오랫만에 친구들과 한잔한다고
나간오빠.. 나와는 달리 오빠는 술을 싫어한다.
술자리에선 꼭 백세주 아님 매취순만 마신다..
그럼 친구들이 재수없는 새끼라고 술먹자고 안한다나..?
-_-; 미친놈...
어쨌든 술 잘안먹는 곱상한.. 그러나 엽기적인 울오빠..
새벽 3시가 되어도 안들어오는거다.. (참고로 이 인간의
평상 귀가시간은 오후 3시경이다.. -_- ) 놀란 식구들..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않고..
갑자기..마당에서 이상한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식구들... 마루 문을 활짝 열어보니..
오빠가... 앙상한 대추나무에 올라가 흐느적 거리며...
노래를 부르며 오줌을 갈기고 있었다.
"어누 누우가~~ 머래도~~~ 오오~~ 도옥~또는 우뤼~~땅~~
(질질질..)"
대추나무 높이는 2m.
울오빠 키는 1m85cm.
씨바...그때 놀란 대추나무...다음해에 열매 안열렸다.
식물도 생식의 권리가 있건만..왜 불임을 만드냔 말이야..
[11]
그 이후로..지금..
오빠 눈치를 적당히 보며 살고 있다.
적당히 까대다가.. 눈에 불붙으면... 하하... 알아서 기
고 있다.. -_- ;
치사하다고? 치이~ 니가 맞아봐라. -_-::
어쨌든 요새 오빠의 취미는 자기가 다 깬 오락을 나한테
시키는거다. 몸이 녹아서 흐느적거리는 좀비들.. 총쏴서
죽이는 그런 오락을 나한테 시키구서, 옆에서 보면서 즐
거한다. 내가 안하려고 반항하면 삐져서 밥을 안먹기 때
문에 내가 엄마한테 혼난다..
이놈의 새로운 전술이다..-_-
어쨌든 내가 안한다고 뻣뻣하게 나올까봐.. 치트키로 총
알 만땅으로 만들어 주고서... 옆에 누워서 궁시렁 거린
다..
"야~~ 거 문열리면 좀비 셋 나오는데, 하나는 늦게 나온
다.."
"야~ 거 모퉁이 돌면 위에서 떨어지니까 조준해놔라."
쓰... 이놈은 정녕 할짓이 없단 말인가? -_-::
아..다른 취미도 있다.
내가 만화보면 옆에서 읽어주는거..
슬램덩크보면 옆에서 효과음까지 넣어준다..
"훗훗훗훗훗~" (강백호가 마크하는 소리..-_-)
*미우나 고우나.. 내가 사랑하는 우리오빠..
아마.. 내가 결혼하면 같이 살일도 없을거구...
지금 둘다 학교때매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앞으로 오빠랑 한집에서 지낼 날이
며칠이나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 오빠가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래도...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_-;;;;;;;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항상 곁에 있어 소중함을 잊고
있는 가족들에게 오늘.. 사랑한단 말 한마디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