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령산과 주흘산 산행이야기...
언제나 “청춘”
늙어도 가슴은 살아서 뛰고, 눈은 윤활유 안줘도 잘 돌아갑니다.
현실은 좀 틀어지긴 하지만 마음은 늘 이상을 쫒고 소싯적 늘 가까이 하던
어머님 손맛은 지금도 그립고 기억에 남아 아쉽기만 합니다.
우리 광주 블랙야크 산악회의 장점은 리딩팀들의 수고가 목적을 품은 도전자들의
도전정신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잘하는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나는 갱신적인 사고의
산악회 운영을 하는 현, 집행부에 깊은 감동을 받곤 한다.
외람되게 회우들에게 하나 여쭙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산악회 활동을 하시면서 어떤 부류의 동반자들이 가장 아름답습니까?
주관적일 수 있으니까 각자의 생각은 다르리라 생각은 하지만 우리 광주블랙야크
산악회에는 고령의 영영님 부부와 중년의 빛돌님 부부 그리고 마스터님 부부가
계십니다.
우리가 초입에 들어서면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배낭을 찾기 위해서 한순간
북새통이 이뤄집니다.
저 세 부부의 남편이라는 직업을 가진 분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배낭만 둘러매고 나오는 남편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남편은 아내를 두고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말씀이 아닐지라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작지 않다는 반증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젊은 마스터 부부와 중년의 빛돌부부 그리고 영영님 부부가 서로를 보는
모습에서 농도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부부가 서로를 보는 모습은 부부임이
분명해 보이는 달착지근함은 어쩔 수 없어 보였습니다.
세상에 숨길 수 없는 것이 방귀 냄새와 남녀 간의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감히 말씀드리기는...
저들 부부의 모습이 우리 광주블랙야크 산악회의 자랑스러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두 달여를 쉬다가 지난 산행부터 산행의 거리나 난이도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오늘은 B코스로 신청을 하고 준비를 했는데 야크님과 영웅님이 오늘 연계 산행하는
조령산과 주흘산 코스의 난이도를 허버 겁나게 소개를 하는 바람에 일단은 조령산을
인증한 후, 컨디션을 판단해보고 다음 결정을 하기로 변경했다.
초입에서 현무장님과 생키님이 용을 쓰고 앞서간다.
바람막이를 벗어 넣고 한숨 돌리는데 다들 저 앞에 까마득히 사라지고 있었다.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싸목싸목 걷는데 오늘의 끝까지 동반자 순남이를 만났다.
순남이, 유순남이, 달빚 강, 앞으로 저 님을 나는 순남이라 부르기로 했다.
왜?
순남이가 친구를 하작했습니다.
동반자로서는 애가 터지기도 하지만 밥도 싸오고 홍어도 한판 싸오고
오늘 순남이 덕분에 허접한 빵은 한 개만 먹어도 땡큐였다.
쉬멍 가멍 하는데 갈증을 달래줄 조령샘을 만났다.
순남이는 한 바가지 벌컥 마시더니 물맛이 좋다며 맛평을 한다.
순남이는 오늘 한라산지기님 김진홍님 이렇게 셋이서 조령산을 인증하고
원점으로 회기한 후, 택시를 이용해 주흘산을 최단 코스로 인증한다는 것이다.
솔깃했다.
생각 끝에 그냥 해봤다.
나도 좀 낑가 도? OK~!
전에도 이 등 로를 통해서 산행을 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올랐다.
단체사진도 찍고 인증도 하고 한라산지기님과 김진홍님이 먼저 하산을 했으니
다급한 마음은 나만의 몫이었다.
영웅님에게 코스를 변경함을 고하고 순남이를 다급히 재촉했다.
순남이 왈,
올라가는 건 잘 못해도 내려가는 건 잘하니까 걱정을 말라한다.
???
우리는 태극기가 도로 양쪽에 쭈~욱 늘어진 지곡마을과 인근의 월곡사를
지나서 좀 허접한 공터에 주차를 했다.
택시비를 계산하시는 한라산지기님의 계산방법을 보면서 깜놀했다.
기사님이 허접한 길을 좀 더 올라왔으니 오천원을 더해서 이만오천원을
달라고 하시는데 계산하기 쉽게 4✕6=24니까 이만사천원만 받으라고 하신다.
듣고 보니 맞기는 한데 나라면...??
나라면 상상이 안 되는 가히 敬意러운 순발력이고 발상이었다.
배낭매고 작대기 펴고 주변을 봤더니 남은 이는
순남이 하고 나만 남았고 두 분은 저만치 사라지고 있었다.
오늘 고생을 안긴 대상은 산딸기였다.
빨간색의 산딸기가 길섶에 지천이었다.
넙죽한 잎 뒤에 숨은 놈
덜 익어 옹송거림서 내세운 놈
다 익어 쫙 벌리고 있는 몰캉한 놈
가리지 않고 한 움큼씩 모아서 갈증과 피곤이 몰려온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아~!!
새콤하고 달달한 그 맛~
갈증도 사라지고 피곤도 사자졌다.
뒤따라 온 순남이 왈, 내가 언제 너희들을 만나러 또 오겠냠서
자꾸 자꾸 뒤로 처진다.
순남이 한 대로 내버려 뒀다가는 오늘 아시깨끼는 내 몫이 되지 싶어
재촉을 하지만 순남이는 당최 말을 안 듣는다.
웬 청 매실...
길섶에 청 매실이 있었다.
계절상으로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하나를 따서 씹어봤다.
됀장을...
개 복숭아였다.
새콤한 맛을 기대하고 씹었는데 영~아니었다.
삼거리가 나왔다.
순남이한테 전화를 해보라 했다.
왼쪽으로 오란다.
한참을 올라갔다.
“꽝”이었다.
지도를 살펴봤다.
왼쪽이 아닌 오른쪽이었다.
내려가 오른쪽으로 오십보 정도 이동을 했는데 거기에도 삼거리가 있었다.
거기에서 왼쪽이었다.
뒤따라온 순남이를 보고 꾀를 냈다.
오면 가고 오면 가고를 반복하기로^^
나는 쉼서 가고 순남이는 계속가고를...
우리는 쭈욱 등고선에 올랐다.
점심을 먹고 가자는 생각으로 의견을 구했다.
순남이가 앞서간 이들에게 전화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오늘 순남이는 밥을 두 공기, 홍어 한 판에 초장까지...
순남이가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하던 차에
공기를 두 개나 준비해 온 순남이에게 감사했다.
홍어를 반찬으로 맛나게 점심을 비웠다.
순남이는 전업 주부가 아니다.
직장이 보길도 옆 무순 섬인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순남이는 우리 산악회 산행이사이신 영웅스완님의 중학교 스승이시기도 하다.
한 때, 정치를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오로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산에 대한 열정이 많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명산100에 도전을 하는 바지런한 순남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주흘산 인증을 마무리 한 순남이는 해냈다 를 외친다.
아무리 주판알을 튕겨 봐도 순남이를 데리고는 오늘 아시깨끼는 당첨인 것 같았다.
뒤에 선 순남이 왈,
나더러 먼저 싸게 내려가서 해국사 스님에게 우리 각시가 아파서 그러니
택시를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하란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싸게 내리 쐈다.
다행히 지난 출장길에 다쳤던 무릎은 이상이 없어 보였다.
걱정인 건,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보니 때로는 길이 안보이기도 해서
잘 찾아오려나 싶기도 했다.
해국사 근처에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전혀 보이질 않았다.
전화번호도 모른디 어쩐다...고민을 하는데 웅덩이 맑은 물이 나를 유혹한다.
들어와 들어와~~
망설임 없이 훌러덩 벗고 텀버덩 뛰어 들었다.
혹시 몰라서 갈아입을 속옷이며 반바지 등을 준비해 왔었다.
개운하게 또 션하게 찌든 땀이랑 노폐물을 씻어 냈다.
내려오는 데 생키님의 전화가 왔다.
다들 왔는디 어디냐고...
기다려 주지 않는 순남이...
순남이 혼자 카트를 타고 일 관문으로 가고 있었다.
카트를 타기 위해서는 4시20분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포기하고 걷기로 했다.
땀나게 걸어서 주차장에서 만난 순남이는 택시를 부르고 있었다.
목욕을 끝낸 일행들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나야 알 탕을 했으니 목욕 안 해도 되지만 순남이는 좀 거시기 할 것 같았다.
저녁 자리에서 “딸”맑은 날의 한마디에 카드를 내어주고 아시깨끼를 나눴다.
숨어서 알 탕을 했으니 아무도 안 보는 것으로 알았다.
근데 본 사람이 있었다.
물었다.
어디까지 본겨?
다 본겨?
말할 수 없단다.
우짠댜~~~
생각이 청춘인 건 팔십 노년에도 같을 것이다.
예쁜 젊은 처자들을 보면 눈에 윤활유 안 넣어도 눈은 잘도 돌아간다.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우리는 다 변명이 불가한 有罪다.
최근 한 민원을 받았습니다.
그 민원의 당사자들은 여기까지였으면 싶습니다.
가정이 앙금 팥같이 늘 달달한 맛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달달한 앙금 팥에 중독이 되면 무교병의 참 맛을 잃을 수 있습니다.
달달함은 잠시라는 것, 경험해 봐서 압니다.
맛없는 무교병이 건강을 지키는데 유익한 건강식이라는 것, 경험해 봐서 압니다.
설렘은 설렘으로 남아야 합니다.
길어지고 진전이 되는 경우, 서로의 정신은 피폐해지고
상처는 대를 물려 흠으로 남게 된다는 것, 경험해 봐서 압니다.
책임질 수 없는 일에 힘을 쏟다보면 힘을 쏟아야 할 일상을 소홀히 하기 마련입니다.
그 다음에 오는 것은 가난이 도적같이 몰려옵니다.
이해들 하시리라 생각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百山"
첫댓글 한번의 산행에 그 많은 일이!!
빽도에 택시, 딸기에 ㅇ탕?친구돌보기까지..
리얼후기 감사합니다!
고희님,
조령산 주흘산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욕심도 많으십니다
한곳씩 두번 가면 되는것을요
어떤분이 그러시데요
나만 바쁘지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고
오매 부족한 저희 부부를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5월 6월 두 달동안 일이 있어서 요즘 남편 혼자만 보내고 있는데 반성됩니다. 7월부터는 또 같이 다니겠습니다 헤헤
수고하셨습니다.무릎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